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28)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28화
28화 CIA와 협상(2)
티모시 작전국장과 고승건 국정원장이 한자리에서 만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분이 한국에 말도 없이 오셔서 절 보자고 하신 이유가 궁금하군요.”
“일이 있다 보니 오게 되었군요.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더군요.”
“무슨 말인지?”
“내가 알파벳이란 회사를 방문한 것에 대해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던데 중단해 주셨으면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내는 티모시 작전국장이었다.
알파벳에 대한 국정원의 조사를 그만두라는 직접적인 말에 고승건 국정원장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보통의 정보 계통에서 이뤄지지 않은 대화였다.
모두들 자신의 의중을 숨기고 상대의 본심을 파악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모시 작전국장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조사라뇨? 그런 말 들어 본 적 없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를 꺼낼 줄은 몰랐다.
그렇기에 고승건 원장은 일단 발뺌을 하는 것이다.
괜히 CIA와 얼굴을 붉혀야 좋을 것 하나 없기 때문이다.
CIA가 가진 한국의 민낯 정보들.
그건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정원의 민낯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회사 하나 때문에 그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믿어도 되겠습니까?”
“…….”
“말이 없으신 것을 보니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시는가 보군요.”
이 말에 고승건 원장의 얼굴은 보기 좋게 붉어지고 있었다.
약간은 굴욕적인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정보를 책임지는 자신과 아무리 미국이라고 해도 CIA 내 3위인 인물이 자신을 꼭 하대하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닙니다. 혹시 보고 안 된 조사가 있는지 확인이 안 돼서요.”
그러나 고승건 원장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걸 직접적으로 따질 수는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실상 티모시 작전국장은 그럴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신이 들어온 정보가 국정원장에게 보고가 안 되었단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앞의 국장이 국정원 내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는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그럼 확인해 주시고, 그런 일이 있다면 바로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더는 조사할 명분도, 힘도 없었다.
어떻게 보면 내정간섭에 해당하는 일이지만, 미국은 그런 걸 무시할 만큼 힘이 있는 나라다.
“확인해 보도록 하죠.”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온 고승건 원장은 아무 소득도 없이 통보식의 이야기만 듣고 오늘 만남을 끝냈다.
다른 정세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 못하고서 말이다.
그렇기에 알파벳이란 회사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더는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
“작전국장님, 저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휴 과학기술국장의 말에 빙그레 웃는 티모시 작전국장이다.
알파벳의 피터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는 국정원이 하고 있는 조사를 물려 달라고 했고 그 말에 움직인 티모시였다.
“아마 가만히 있지는 않겠지. 하지만 대놓고 움직이지는 못할 거야.”
한국의 국정원이 대놓고 외압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는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였다.
충분히 알아들을 정도로 말을 해 놓은 상황이다.
만약 말을 안 듣는다면, 다른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다.
시간이 조금 필요한 CIA였기에 이런 강수까지 들고나온 것이다.
보안 계약을 체결하면, CIA가 대놓고 보호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그때까지만 한국의 국정원의 움직임을 제한하면 될 일이었다.
“그건 그렇고, 그가 한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해독에 대한 장비 성능의 오차가 다소 존재하지만, 그전과 비슷합니다.”
한 번 확인한 사안이지만 다시 한번 해독에 대한 필요 장비의 성능을 연구해 보고하라고 한 것이다.
이걸 알아야 CIA가 제시할 조건이 변경되는 것이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니…….”
“…….”
지난 만남에서 경민이 말한 마지막 말 때문에 고민이 많은 티모시 작전국장이었다.
실질적으로 알파벳과의 사업은 CIA가 아닌 IBM이나 인텔 등과 해야 할 일이었다.
아니, 합작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거 인텔에서 그렇게 찾고 있는 사람이 미스터 한이라니.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나?”
마지막에 한 제안, 그것을 가지고 지금 둘은 제시할 조건을 고민하는 것이다.
“해독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미스터 한은 우리 미국에 꼭 필요한 인재입니다. 이번 기회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안 계약을 제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상황이 참 재미있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티모시 작전국장이다.
그는 실제로 해독 프로그램을 인수하려고 온 것이었다.
그러나 해독 프로그램은 현재로서는 요원했고 기술이 개발되고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발전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보안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급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ASE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새로운 보안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지만, 이는 앞으로 알파벳과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끈을 연결해 놓는 것이 좋다는 판단이었다.
그 외사 기업 간의 거래 부분은 연결만 시켜주는 조건, 그리고 기밀을 유지해 주는 조건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알았어.”
***
CIA와의 협상장이 다시 마련되었다.
처음 협상과 같이 티모시 작전국장과 휴 가이슨 과학기술국장이 함께 CIA에서 참여하고 우리 쪽은 나와 제인 존슨 팀장, 류성호 연구원, 피터 존슨 실장이 참여했다.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건입니다.”
서류를 하나 내미는 티모시 국장이다.
그곳에는 CIA의 보안 계약 체결에 관한 내용이 나와 있었다.
연 2억 달러에 달하는 유지 보수비와 함께 미국에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거기에 한 가지 단서가 더 붙었다.
미국 시민권 취득 시 유지 보수 비용은 두 배로 상승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미 시민권 취득 조건이 있었기에 이번에 또 조건이 붙어 있을 줄은 몰랐다.
“재미있는 제안이군요. 시민권에 걸린 판돈이 더 큰 느낌입니다.”
내 말에 티모시 작전국장이 얼굴에 미소를 그리며 답한다.
자신들이 제시할 최대라는 표정, 거기에 더해 뭔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우리는 유망한 기업인이나 전문가에 대해 아낌없이 포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하하, 시민권이라, 그게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내가 알기로는 미국 이민의 경우 이민국의 법률에 따른다고 알고 있는데요.”
미국 이민의 경우 그 필요조건이 있었다.
“상관없습니다. 필요하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처리 가능합니다.”
인재를 빨아들이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눈물겹다.
그렇기에 미국 이민은 가족 초청 이민을 제외하고는 취업 이민의 경우 과학, 예체능, 사업 등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거나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 받는 EB-1 비자가 최상위였다.
이는 뛰어난 인재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그만큼 이민 쿼터제에서 가장 순위가 높게 형성된 이민이다.
“생각 좀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난 이민에 대한 확답을 줄 수는 없었다.
아니, 확답을 줄 생각이 없었다.
내가 필요해서 이민을 신청한 것이 아닌 CIA, 아니, 미국에서 더 적극적인 상황에서 내가 애가 탈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내 태도가 미온적이란 것을 아는지 티모시 작전국장이 다른 제안을 해 온다.
“그럼 영주권 신청은 어떻습니까?”
“영주권이요?”
실제 영주권이란 미국에 살아도 된다는 일종의 비자 발급과 같은 것이다.
시민권과는 다른 그저 머물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이런 제안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아까도 말했지만 우린 현 보안 알고리즘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귀하를 높게 평가한다는 말이죠. 거기에 지난번 말한 CPU의 특허가 미스터 한의 것일지는 상상도 못 했죠. 이런 인재를 우린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지난번 만났을 때 마지막에 밝혔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난 피터 실장의 말에 언젠가는 CPU 특허의 소유주가 나라는 것이 밝혀질 거라고 예상했다.
무조건이란 말, 그 말은 벌써 내 존재가 알려졌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니까.
그러나 돌아가는 판세에서 그런 눈치는 없었다.
그럼 그걸 이용해야만 했다.
상대가 나에게 보이는 호감을 이용해 내가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어차피 밝혀질 것이라면 이를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게 중요한 일은 루비의 통신 모듈 설치와 루비를 구글 Absolute가 아닌 유지 보수가 가능한 새로운 기기로 이전하는 것이다.
혼자서 이 모든 걸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참에 CIA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 말고 지난번 제안한 것에 대한 답변은 없군요.”
지난번 만났을 때 제안한 것은 인텔과의 계약 추진, 그리고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위해 IBM과의 협력 추진, 거기에 더해 IBM이 가지고 있는 OS/2(Operating System/2) 운영체제의 인수였다.
이는 미래 인공지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루비의 제안 때문이었다.
후일을 위해 준비한 내 회심의 역작 중 하나다.
OS/2의 경우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후일 IBM의 단독적인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GIU 방식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WPS(work place shell)를 사용하여 직관적으로 화면 관리가 가능하고 폴더 개념의 파일 관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운영체제였다.
그러나 MS의 영향인지 MS-DOS의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고 그 후 이 단점을 극복했지만, MS는 윈도우95를 내놓으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어 버렸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사기업의 계약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
“하하하, 우리가 뭘 원하는지 아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안 되죠. 강제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비밀리에 제안을 걸어 달라는 겁니다. 거기에 따라올 반대급부로 슈퍼컴퓨터의 방식을 제안하는 거고요. 아닌가요?”
위험을 무릅쓰고 밝힌 일이었다.
만약 이게 관철되지 않는다면 CIA의 제안은 무조건 거절이었다.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었고, 정 안 된다면 금융에서 번 모든 자금을 루비를 위해 돌리면 될 일이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뿐 내가 손해 볼 일은 아니었다.
인텔과의 사업 추진, 거기에 IBM과의 협력, 이 부분에서 미국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과 작용 안 하는 것은 천양지차를 보여 줄 거라는 것이 루비의 예상이었다.
“알겠습니다. 못 당하겠군요. 최대한 협조해 드리죠.”
내 의지가 엿보였는지, 아니면 날 꼴통이라고 생각을 해 더 이상의 협상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아는지 티모시 작전국장이 백기를 들고 나선다.
그 후 내용은 빠르게 진척이 되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번 계약에 관한 내용을 확정했다.
보안 계약 명목의 금액인 3억 달러를 선입금하고, 그 금액에 대해서 10년간 유지 보수비를 공제해 연 2억 7,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에 계약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CIA만을 위한 보안 계약이지 다른 미국의 정부 부처는 계약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나는 이례적으로 CPU의 비밀 유지를 위해 올해까지 회사 4곳에 CIA 요원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StarOne, KM-Investment, 새로 신설될 일본 투자팀, 그리고 한국의 투자팀으로 요청한 것이다.
이는 CIA에서도 바라는 상황이기에 흔쾌히 받아들여졌다.
계약에 대한 세부 사항이 완성되었고 이젠 CIA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이 계약은 효력이 발생할 것이다.
***
김준영은 SH 테크론 윤명진 사장에게 온 연락을 받고 생각에 잠겼다.
유일은 그룹 차원에서 CPU의 아키텍처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이는 김준영 이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찾을 수만 있다면 그룹에서 지금과 같은 위상이 아닐 테니까.
“SH 테크론의 윤명진 사장의 보고는 뭐지?”
“네, 지난 한영전자 시절 사장이 알파벳이란 회사를 설립했고 뭔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알파벳이란 회사.
이 회사를 주목하는 이유는 과거의 일 때문이다.
김준영이 유일 그룹에 편입되기 위해 벌인 한영전자의 부도 때문에 한경수가 휘발유를 들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함께 죽자는 생각이었는지 그 당시 잘못되었다면 아마 김준영 또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 당시 김준영이 한경수의 자식들을 언급하며 협박한 것이 주효했다.
그때 김준영이 옛 한영전자 사장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자신 또한 유일 그룹으로 편입되었기에 확실히 자리를 잡은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괜히 말이 나왔을 경우 다시 내쳐질 수 있다는 판단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찾아온 개를 건드리다 물리면 물린 사람만 손해 보듯 그렇게 지나갔지만, 후일 자리가 잡히면 김준영은 그때의 굴욕을 몇 배 이상 되갚아 줄 생각이었다.
“뭐 대단한 일이라도 벌인 거야?”
“실상 한경수 사장이 설립한 회사가 아닙니다. 그 아들인 한경민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아들?”
“네, 선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인데 알아보니 미국 여행 중 파워볼 복권에 당첨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김준영은 보고서를 잘 읽어 보지 않았기에 이런 내용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걸 권재엽 실장이 확인해 주고 있었다.
“다른 특이사항은?”
“현재 공유기 관련 기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특허가 신청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특허?”
특허란 말에 약간의 이채를 발하는 김준영이었다.
자신이 유일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한영전자의 특허 때문이었다.
“무슨 특허?”
“네, 공유기 관련 특허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공유기? 그 인터넷 연결하는 것 말하는 거지?”
“그렇습니다.”
“중요 사업은 아닌 것 같네. 다른 사안은?”
“그 외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알았어. 그건 그렇고, 김진영 전무의 동태는 어때?”
김준영은 자신의 배다른 형인 김진영 전무의 동향을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미국 올리브&앤서니 로펌에서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올리브&앤서니 로펌을 통하면 CPU 특허의 주인을 찾을 수 있기에 그전 정보를 확인하려고 하는 김준영이었다.
그러니 미국 김진영에게 빨대를 꽂아 넣은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 보니 김진영 전무가 하는 모든 정보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알았어, 조금 더 주시해.”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