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27)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27화
27화 CIA와 협상(1)
국정원에서는 한창 이번 티모시 작전국장과 휴 가이슨 과학기술국장이 들어온 사실을 알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들이 한국에 들어올 일은 없다.
국제 정세도 그렇고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산 미 공군비행장을 통해 입국했지만 그걸 눈치 못 챌 국정원이 아니었다.
그만큼 중요 인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작전국장 정도 되는 사람이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일 정도다.
그만큼 CIA 내부에서 엉덩이를 잘 떼지 않는 인물 중 하나였다.
CIA 국장이라면 혹 모른다.
그는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인물이기에 한국에 입국할 수도 있다.
그만큼 작전국장은 CIA 내부에서 움직이지 않는 인물로 통한다.
어떻게 보면 CIA의 핵심 인물이었다. 작전국장이 간 곳, 그곳은 유일이나 한성도 아닌 그저 조그만 알파벳이란 회사였다.
“도대체 알파벳이란 회사가 뭐 하는 회사야?”
임영복 국정원 1차장의 소리에 모두 난색을 보이는 얼굴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대답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자 해외조사팀의 이상문 팀장이 대답했다.
“파악 중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이 말밖에 할 수 없는 이상문 팀장은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파악? 지금 티모시 작전국장이 그곳을 갔어. 도대체 국내에서 뭔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있었단 말이야?”
한국에서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대단한 인사들이 들어올 정도의 사안을 파악도 못 했다는 건 국내 정보 취득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상 대공 수사를 제외하고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난 정권부터 국정원은 축소되고 있었다.
그렇기에 국내에 대한 정보는 많은 부분에서 정권 및 권력자의 필요에 의한 것만 취득하는 실정이었다.
정권의 시녀, 아니면 권력자들의 시녀, 각각 국정원 내에서도 줄이 다를 정도다.
그렇다 해도 CIA 작전국장이 들어올 정도의 사안도 파악 못 한 것은 큰 실책에 해당한다.
앞마당에서 적성국은 아니지만, CIA가 먼저 뭔가를 감지하고 입국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축소되어 국내 정보 취득의 취약성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건 아무리 말해야, 국정원의 무능력을 나타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모든 가용 인력 다 투입해.”
“알겠습니다.”
***
피터 존슨은 지인의 소개로 한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피터 존슨이라고 합니다.”
“황규태요.”
간단하게 자기를 소개하는 인물이었다.
“이야기는 들어 아시겠지만, 정보 쪽 사람을 구하고 있습니다.”
지인인 로버트에게 정보 수집에 특화된 인물이 있냐는 말을 물어보자 그는 앞의 황규태란 인물을 바로 이야기했다.
황규태는 CIA에서 눈독을 들였던 인물이라고 한다.
그만큼 정보 수집 및 분석 부분에서 탁월한 재능을 소유한 인물이지만 영입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한국 국정원 출신이지만 지금은 일련의 사건으로 나와 탐정사무소(심부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금도 CIA에서 영입할 수 있으면 영입하고 싶은 인물 중 하나라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무슨 필요가 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군요.”
“필요하니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도대체 정체가 뭐죠?”
“생각보다 능력이 없으신가요, 나에게 물어볼 말은 아닌 것 같은데요.”
“크큭, 재미있네요. 요즘 그쪽 사람들이 이쪽으로 넘어온 것 같은데 미국 정부와 관련이 있습니까?”
“정부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그저 개인적으로 지인들을 불러들인 것밖에는요.”
피터 존슨의 말에 더욱더 이상한 표정으로 변하는 황규태였다.
“정말, 정부와 연관이 없는 회사 맞나요?”
“그건 들어와 보면 아실 것 아닙니까?”
되레 화를 내는 피터 존슨이었다.
“일단은 나도 새로운 둥지를 찾아가는 건데 그 둥지가 튼튼한 둥지인지 아니면 썩은 나무나 비바람에 사라질 둥지인지는 확인하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보통 사람을 영입할 때 오가는 연봉이 얼마냐, 근무조건은 어떠냐, 직원 복지는 뭐가 있느냐 등이 주 관심사다.
그러니 신입사원 영입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경력사원의 영입, 그것도 일반직이 아닌 특수전문직 종사자의 영입에 오갈 대화는 아니었다.
“튼튼한 둥지를 확인했을 때 자리가 남아 있겠습니까, 함께 비바람도, 눈보라도, 태풍도 막아가면서 조금씩 튼튼하게 지어 나가야 그 공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이거 나보다 이쪽 계통을 더 잘 아는 분 같군요.”
“나에 대해 조사가 이뤄졌을 것 아닙니까?”
다시 한번 물어보는 피터 존슨이었다.
“…….”
옅은 미소를 비추며 말하는 피터의 말에 대답을 못 하는 황규태였다.
실상 앞의 피터 존슨에 대한 조사는 어느 순간 꽉 막혀 있는 상태였다.
되레 피터 존슨이 속한 알파벳을 조사하는 것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을 정도였다.
사돈에 팔촌까지 보유한 재산 현황 등 아주 편하게 조사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아무 말 못 하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정부에서 특별 관리하는 인물이거나 아니면 현직 특수 정보요원 중 하나일 것이다.
황규태는 그래서 앞의 사람이 미국 정부와 연관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알파벳이란 회사는 한국인을 얼굴마담으로 한 미국 정부의 전위조직이 아니겠냐는 황당한 의심도 하고 있었다.
“내가 좀 이 계통을 잘 압니다.”
네이비실의 최연소팀장 타이틀은 아무나 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만큼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가 바로 팀장이다.
거기에 각종 작전에서 만난 인물들은 무시 못 할 수준이다.
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브리핑해 주는 인물들과 네이비실 작전 투입 시 현장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수집, 분석해 작전에 성공해야 하기에 정보 쪽과 떼려야 뗄 수 없었다.
“진짜 미국 정부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곳 맞습니까?”
“그건 장담 드릴 수 있겠군요.”
“알겠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황규태였다.
그 자리에는 하나의 쪽지가 있었다.
쪽지를 읽어 본 피터 존슨은 빠르게 회사로 복귀한다.
***
“그래도 작전국장이 들어온 것을 국정원이 파악은 했군요.”
황규태가 준 메모에 쓰여 있는 내용은 국정원에서 알파벳을 파악한다는 쪽지였다.
“네, 아마 조만간 CIA에서 말이 들어갈 겁니다.”
“CIA가?”
“그렇습니다. 아마 CIA에서도 국정원이 파악한 것을 알 겁니다. 그러나 혹시 모르니 우리도 준비는 해 놔야 할 겁니다.”
CIA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다른 나라의 내정까지 간섭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최악에는 국정원이 독단적으로 나오면 CIA 선에서도 막을 방법이 어려워질 것이다.
“일정 부분 커버가 가능하지만, 혹시 모른단 말이군.”
“그렇습니다.”
“내 생각은 알아서 할 것 같은데…….”
속 편한 생각을 하는 거지만, 이건 맞을 것이라 확신을 한다.
현재 CIA가 주목하고 있는 보안 알고리즘이다.
거기에 더해 내가 CIA에 제안한 것이다.
그만큼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한 상황이다.
“…….”
“그건 그렇고 갔던 일은 어떻게 됐지?”
정보를 취득할 인물을 만나는 자리에 피터 실장이 다녀왔다.
“일단 우리 쪽에 적대감은 없어 보입니다.”
가기 전 만날 사람에 대한 정보를 피터에게 들었기에 추진하라고 한 것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이지만 지금 나에게 딱 알맞은 인물이었다.
“적대감이 없다니 다행이기는 하네. 그에 대한 조사는 이뤄진 거야?”
“네, 일부 미국 쪽 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은 상태입니다.”
계속 생각나는 것이 피터 존슨의 실체다.
도대체 무슨 존재이기에 이런 정보를 손쉽게 얻는단 말인가?
“피터, 혹시 네이비실 최연소 팀장 말고 다른 건 없어?”
이럴 때는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는 판단이 들어, 난 큰마음을 먹고 피터에게 물어봤다.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CIA도 피터에 대해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었다.
내 말뜻을 이해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피터 실장이었다.
“그건…….”
나는 계속 질문하다가 더는 물어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다음에 이야기할 생각이 있으면 해 줘. 나도 더는 물어보지 않을 테니까.”
“감사합니다.”
“피터가 감사할 일은 아니지. 내가 피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데…….”
“아닙니다. 전 사장님 때문에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말하는 피터이기에 이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했다.
“혹시 모르니 국정원의 일을 CIA에 알려 주도록 해.”
“알겠습니다.”
***
성민은 오늘도 회사에서 빈둥거리며 놀고 있었다.
아버지가 시킨 일을 알아보려고 해도 더는 경민을 찾아갈 마음이 없었다.
직함은 SH 테크론 이사지만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그는 그저 방 하나를 차지할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복권에 당첨되었는데 바로 회사를 차린 것이 이상하단 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성민이다.
아르바이트나 하던 경민을 찾아갔을 때 느꼈던 이질감.
학교 다닐 때도 그런 느낌을 가끔 받았지만, 그때는 더욱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생각난 것이 후배인 임지철이다.
그는 임효상 이사의 아들이었다.
옛 한영전자 임원들 가족이라 친하게 지낸 후배였다.
성민보다 두 살 어린 지철이는 한영전자시절 그를 곧잘 따르던 후배였다.
한영전자시절까지 그렇게 지내다 회사가 부도나고 성민의 아버지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반전되자 성민은 지철이를 잘 챙겨 줬었다.
얼마 전까지 SH 테크론에 임효상 이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민은 전화기를 들어 지철이의 번호를 눌렀다.
통화 연결음이 울리고 조금 지나자 지철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그래, 지철아 나 성민이다.”
“네,”
그리 좋은 반응이 아니란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지철이 아버지가 SH 테크론에 다닐 때는 이러지 않았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알고 싶은 것이 있기에 예전과는 다르게 그냥 넘어갔다.
“뭐 좀 물어보려고 하는데…….”
“나한테요?”
“그래, 임 이사님이 들어간 알파벳에 대해 좀 아는 것 있나 해서.”
돌려 말하는 성격도 아니었고 말하는 방법도 잘 모르는 성민으로서는 직설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게 왜 궁금한데요.”
“뭐 아는 거라도 있는 거냐?”
“있어도 내가 왜 알려 줘야 하는데요.”
“야, 좋게좋게 이야기하는데 반응이 그게 뭐냐? 예전에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 줬는데…….”
화를 참고 좋게 이야기하려는데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
아니, 약간은 공격적이란 느낌까지 받은 성민이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형은 나한테 잘해 준 것으로 기억하고 있네요.”
꼬박꼬박 형이라고 대해 줬지만, 성민은 뭔가 자신에게 틀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성민으로서는 뭐를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뭘?”
“그렇잖아요. 내가 형 똘마니도 아닌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얼마나 날 시켜 먹었어요?”
“…….”
아버지가 사장이 되면서 지철이를 만나면 이것저것 하라고 한 적은 있지만 저렇게 말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성민이다.
“이거, 형이 나한테 잘해 준 것처럼 말하지 마요. 걸핏하면 아버지 자른다는 말만 하고. 내가 형 만나면 얼마나 스트레스받았는지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나요.”
“하하, 넌 유머를 그렇게밖에 못 받아들이는 거냐?”
자기가 잘못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잘해 줬다고만 믿고 있는 성민이다.
그렇기에 지철이의 말에 잘 이해할 수 없다.
“유머, 재미있네. 그게 호의였나? 친구들 불러 놓고 내가 너 꼬붕이라면서 술 사 오게 하고 담배 사 오게 하고 뭐, 시키면 다 한다고? 야, 이 개새끼야!”
급기야 욕까지 하는 지철이었지만 성민의 성격상 그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반성을 하지는 않았다.
“이 새끼가, 제 아버지 회사 옮겼다고 이젠 막말을 하네. 너, 그게 형한테 할 소리야?”
“형은 씨팔, 꺼져, 우리 아버지 그 회사 때려치운 것을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넌 모르지? 이 개차반아, 지금 아버지가 한창 특허 때문에 바쁘시지만 않으면 전에 있던 일 다 말해 뭐라도 해 달라고 했을 거야. 이 쌍놈의 새끼야, 연락도 하지 마! 존만아!”
찰진 지철의 말에 할 말을 잃은 성민이다.
욕을 찾으려고 하는데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 이…….”
뭔가 당한 것 같은 느낌이다.
씨팔이라는 욕만 계속 흘러나왔다.
너무 흥분되다 보니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 흥분이 가라앉자 성민은 지철이를 어떻게 할까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지철이의 마지막 말이었다.
“특허 때문에 바빠? 이거라도 말해야 할 것 같네.”
아버지가 알아보라고 한 것은 두 사람의 불화였다.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경민이나 경민 아버지에게 아무런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저 몇 마디하고 나온 것이 전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