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49)
149화
…그런데 그 설마가 맞았다.
“저게 저번에 클랜이 보여줬던 몬스터 요리인가?”
“저걸 아무 준비도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운데…”
“조지 마누엘 셰프가 올린 글 봤어? 최연승 헌터가 그렇게 실력이 대단하다더군. 스킬 보유자 같던데.”
몬스터 요리는 몇몇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진미였다.
먹을 수 있다고 알려진 재료도 한정되어 있어서 가격이 천문학적이었고, 그걸 다룰 수 있는 요리사들도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걸 저렇게 아무런 장비 하나 없이, 불과 칼만으로 요리를 한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았다.
대체 어떻게??
그러나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현실이었다.
“그런데 이무기 고기는 물고기 비슷해야 하지 않나?”
“나한테 물어봤자 모르는데요.”
일레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아르고의 고기는 아무리 봐도 들짐승에 가까웠다.
큼지막하게 잘린 붉은 살코기는 은은한 마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최연승은 빠른 손놀림으로 고기 한 덩이는 양념에 재워서 굽고, 다른 고기 한 덩이는 얇게 잘라낸 다음 겉을 살짝 구웠다.
보통 채 썰어서 만드는 육회와 달리 고깃덩이에서 얇게 통째로 잘라낸 스타일의 육회!
“흠. 괜찮군. 먹어봐라.”
이미 몇 번 먹어본 적 있는 안토니와 일레야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이제 최연승의 실력은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겉을 살짝 지진 육회는 그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이무기 양념갈비는 다른 걸 찾게 만들었다.
“빵 없나?”
“한국 왔으면 밥 먹어요.”
“아니 난 밥보다는…”
“밥 먹어.”
“…알겠다.”
최연승까지 쐐기를 박자 안토니는 조용히 쌀밥을 받았다.
괜히 고집 부렸다가 고기 뺏길까봐 걱정이 됐던 것이다.
‘아니. 생각보다 괜찮잖아?’
미국에서 먹었던 쌀밥은 별로였는데 여기서 먹는 건 은근히, 아니, 상당히 괜찮았다.
역시 본토에서 나오는 건 뭔가 다른 건가?
“특별한 쌀밥인가? 이 호텔 셰프가 만들었다거나?”
“아니. 밥하기 귀찮아서 햇반 돌렸는데.”
“……”
안토니는 배신감에 젖은 눈빛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감동하고 있었는데…!
“고기만 요리하면 됐지. 다른 것까지 요리하긴 귀찮았다. 먹기나 해.”
우걱우걱-
안토니는 다시 식사에 집중했다.
확실히 고기만 맛있으면 나머지는 뭘 먹어도 다 맛있었다.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몸에 힘이 돌아오고 기운이 솟는 느낌!
“구경하지 말고 와서 먹어라. 넉넉하게 만들었으니까.”
한국 헌터들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 헌터들한테도 말하자, 그들은 깜짝 놀라서 물었다.
“정, 정말 우리도 먹어도 되나?”
“먹는 것 가지고 사람 차별하겠나? 와서 먹으라니까.”
“정말 먹어도 된… 악!”
최연승은 옆에 있던 밥주걱을 집어 던졌다. 무공의 묘리가 담겨 있어 헌터는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이마를 얻어 맞았다.
“저 놈 빼고 나머지 와서 먹어라.”
“아, 아니다. 감사한다! 그냥!”
“따거! 크흑.”
일레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따거가 뭐에요?”
“형이란 뜻일걸.”
“나이 많다는 건가요?”
일레야의 질문에 중국 헌터들이 다급히 변명했다.
“그런 뜻이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라고!”
다른 건 몰라도 최연승이 나이 언급하는 걸 싫어한다는 것 정도는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 * *
“허…”
정원욱은 생각치도 못한 평화로운 상황에 감탄했다.
국적 상관없이 옥상에 각자 나눠 앉아서 고기를 먹고 있는 평화로운 광경.
교류전에서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보통은 개■끼 소■끼 다 나오면서 서로 욕하는 게 보통인데…
‘찍어놔야지.’
나중에 가 주최한 교류전 발표할 때 아주 광고하기 좋은 사진 같았다.
“엇. 청룡검이잖아.”
“안녕하십니까.”
자리에 있던 헌터들이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다른 나라의 헌터들이라 하더라도 A급 헌터에게는 기본적으로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정원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
그리고는 근엄한 목소리로 최연승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하군. 그 사이 나쁘던 헌터들이 저렇게 화해하다니.”
“딱히 화해한 건 아니라 밥 먹느라 입 다물고 있는 거 같은데. 다 먹으면 다시 싸우겠지.”
“그렇다 하더라도 대단한 거지. 혹시 나도 한 그릇 받을 수 있겠나?”
“아. 미안하군. 방금 저기 안토니가 마지막 고기를 가져갔어.”
“……”
정원욱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이런 돼지 새끼들!
과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인들답게 먹는 양도 더럽게 많았던 것이다.
그 많던 고기들을 다 해치우다니.
‘먹어보고 싶었는데…’
정원욱도 사람인데 호기심이 안 생길 수는 없었던 것이다.
“으흠. 으흠.”
최연승이 헛기침을 하면서 어색해하자 정원욱은 의아해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거지?
“자. 이걸 받아.”
최연승은 용기를 내밀었다. 아까 요리하면서 특별히 챙겨둔 고기가 담겨 있었다.
그 따뜻한 마음에 정원욱은 감동했다.
‘이 자식…!’
예전 던전에서 오줌 지리고 죽기 직전이었던 걸 구해줬던 것처럼, 최연승은 여전히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기 있는, 자기들밖에 모르는 인성쓰레기 헌터새끼들을 화합시킬 수 있었던 거겠지.
“고맙네.”
“그, 한세하한테 갖다줘. 이거 먹고 몸보신했으면 좋겠군.”
“…어?”
“?”
“내… 내 건 없나?”
“뭐가? 예전에 목숨 구해줬으면 됐지 더 받아먹으려고?”
“아… 아니. 그런 게 아닌데. 그게. 그러니까.”
정원욱은 말문이 막혀서 어버버하다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잘 갖다 주겠네.”
“그래. 부탁하지.”
정원욱은 돌아서 걸어 나가며 생각했다.
그래도 한세하가 이걸 혼자서 다 먹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정원욱은 한 점도 먹지 못했다.
* * *
“폭주한 원소 정령을 잡기 위해, 다섯 명의 헌터가 반대 속성 마법을 준비했습니다. 다섯 명 모두 C급이었고 쓴 마법도 3서클 마법이었는데, 놀랍게도 B급 몬스터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힘이 아닌, 몬스터의 약점을 공략하는 게…”
“헌터들의 사망률은 여전히 높습니다. 각 클랜과 국가가 갖고 있는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더 공유할수록 헌터들의 사망률이 내려갈 겁니다.”
“숲 트롤의 새로운 약점을 발견했습니다. 놈의 경추를 타격하면 재생능력이 현저히 내려간…”
“요즘 인공 아티팩트 회사가 많아지면서 어떤 아티팩트를 골라야 할지 헌터들 사이에 고민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티팩트를 골라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지키시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을 수 있는데…”
등산 이후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자유로운 형식의 세미나가 진행되었다.
뭘 발표하든지 자기 자유였지만 쓸 만하지 않으면 외면을 받거나 야유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건 바로 최연승의 무공이었다.
“마력과 내공이 어떻게 다릅니까?”
“비슷하지만 통제력에 있어서 차원이 다르다. 마력으로 무공을 펼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할 거다.”
“무공 사용자들은 무조건 근접전이 강제되나?”
“아니. 원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무공 사용자들도 여럿 있었다. 그냥 숫자가 다 줄어서 안 보이는 거지.”
헌터들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댔다.
B급을 찍은, 어느 정도 완성된 헌터들보다 그 이하의 헌터들이 더 질문이 많았다.
무공을 새로 익히거나 아니면 아예 갈아탈까 고민하고 있는 이들!
“지금 C-급을 달성했는데, 무공으로 갈아탈지 마법을 계속 익혀야 할지…”
“같이 익히는 것도…”
최연승의 차례는 가장 오래 걸려서 끝났다.
놀랍게도 최연승은 질문에 피하는 것 하나 없이 다 대답해줬다.
-이렇게 대답해줘도 괜찮나?
묻고 있던 헌터들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정도였다.
‘어차피 이렇게 알려주고 퍼먹여줘도 대부분 못 할 테니까.’
무공은 결국 얼마나 꾸준히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있었다.
물론 뛰어난 재능으로 인해 번뜩이는 깨달음을 얻어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긴 했다.
하지만 무공의 수많은 초식들 중에서, 혼란스러운 실전 상황에서 믿고 쓸 수 있는 건…
자신이 오랫동안 갈고 닦은 초식밖에 없었다.
무공을 익히게 되면, 무공에는 왕도가 없다는 걸 깨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봐.”
“?”
중국 헌터, 천위웨이가 말을 걸어왔다.
“뭐지? 기습이라도 하려고?”
“기습이라니. 무슨.”
“일본 헌터들이 너와 네 친구들이 기습했다고 욕을 엄청 길게 하던데.”
“그건 일본 놈들의 음해다. 그 놈들이 헛소문을 만들고 조작하는 데에 얼마나 능한지 알면서.”
‘와 저런 뻔뻔한 놈.’
최연승은 감탄했다.
중국 헌터들의 저런 반응을 볼 때마다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너희 뭐 어디서 단체로 훈련 받고 나오냐?
“그래 뭐 오해가 있었다고 치자고.”
어차피 최연승 일도 아니었다.
이창욱 같은 헌터 건드렸으면 아주 뼈마디를 가루로 만들었을 테지만, 뭐 일본 헌터는…
자기네들이 알아서 잘 하겠지?
천위웨이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사실 중국 쪽에, B급 랭크에 도달한 무공 사용자 헌터들이 제법 있다.”
“…?!”
최연승은 너무 갑작스러운 말에 의아해했다.
B급이면 어지간한 클랜 에이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
중국에 그렇게 무공 사용자들이 많았다면 최연승이 모를 리가 없었다.
“뭐지? 숨겨 놓았던 건가?”
“그래.”
“왜 그런 짓을?”
가끔 외부에 공개가 안 되는 헌터들이 있긴 했다.
헌터는 국가 전력인 만큼, 사실 남들에게 알려져서 좋을 게 없었다.
중국처럼 강압적인 국가 같은 경우에는 저런 식으로 육성되는 비공식 헌터들이 제법 됐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명확했다.
일단 애초에 활약 한 번 하는 순간 얼굴이 공개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 헌터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당과 나라의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찍이 있으면 당근이 필수적인 것이다.
‘B급 헌터들이면 그렇게 통제하기가 힘들 텐데?’
“그게… 음. B급 실력이 안 되거든.”
“아… 조작?”
“조작이 아니라. 크흠. 그냥 약간의 지원과 그런… 그런 거지.”
헌터 등급 조작.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이었다.
A급 조작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지만 B급은 공적을 몰아주는 식으로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한 거지?”
“당에서 구상한 계획 중 하나라서.”
“…?”
세상은 가끔 합리적으로 굴러가지 않았다.
무공이 몰락하고 다들 마법을 파고 있을 때, 중국 공산당의 간부 중 하나가 강력하게 주장한 것이다.
-무공을 버리는 건 말도 안 된다!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철수했을 때 더욱 더 적극적으로 무공을 밀어줘야 한다!
-아니 그게 뭔 개소리…
-지금 설마 아들이 무공 사용자라고 저러시는 건 아니지?
-우리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공 사용자를 데리고 있다! 이 장점을 어떻게 버리겠는가!
그 결과 중국에서는 계속해서 무공 사용자들을 육성해내는 시도가 물밑에서 벌어졌다.
전국의 재능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 무공을 가르친다!
하지만 가르치는 쪽도 한계가 있는데 당연히 결과도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이 C급 정도가 한계였다.
“그래서?”
“크흠. 간부 체면도 있으니까 조작을 좀…”
“…너희 아직도 그러고 사냐?”
“아직도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너희 예전에 등급 조작…”
“그건 다른 나라에서 퍼뜨린 헛소문에 불과하다!”
“…알겠다. 계속 이야기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