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1)
031화
설명이 끝난 공무원들은 다시 작업을 이어갔다.
헌터는 일단 끌어들이고 보는 게 원칙이었는지, 그들은 이민을 제안하고 영주권을 제안했다.
-왜 저러는 겁니까?
-지구의 나라들은 서로에게 헌터 뺏기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 너희 귀족들도 그러지 않나?
-아… 확실히 그렇습니다.
고블린 귀족들도 자기 부하를 다른 귀족한테 뺏기는 매우 싫어했다.
바로 납득하는 오다이곤!
“영주권을 받도록 하지.”
“잘 생각하셨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헌터한테 미국만큼 좋은 나라는 없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건 봐야 알 것 같은데.”
“하하. 두고 보시면 알 겁니다. 어쨌든 두 분 영주권을 발급해 드리겠습니다. 최연승 씨는 기존 헌터 등급이 있으십니까? 헌터 카드나?”
“헌터 카드가…”
있다고 말하려던 최연승은 멈칫했다.
생각해보니 헌터 카드에 워낙 많은 것을 기록해놓은 것이다.
특히 성좌 관련 스킬들도!
‘굳이 꺼낼 필요 없겠군.’
“…잃어버렸지.”
“저런… 그래도 헌터 카드를 발급받은 적 있다는 건 기록이 있다는 거니 바로 조회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 헌터 쪽과 연결이 되어 있거든요. 잠시만요… 잠시만요… 아, 나왔습니다. 정말 30년 전이 마지막 갱신이네요. C+ 등급.”
“요즘은 카드를 안 쓰나?”
“네. 그냥 모바일로 띄우거나 이렇게 홀로그램으로…”
남자가 손가락을 튕기자 앞에 작은 홀로그램 창이 생겼다.
그걸 본 최연승은 신기해했다.
안 보는 사이 이런 기술이?
설마 컴퓨터도 저렇게 작아진 건 아니겠지?
“기존 헌터 등급이 있으시니 정밀 테스트까진 하지 않겠습니다. 간단한 테스트와 성좌 검사만 하도록 하지요. 이봐. 도와드려.”
“이쪽으로 오시죠.”
최연승은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옆의 컨테이너로 가자, 축구공만한 수정구슬이 보였다.
마력 측정기!
레이드 초창기 때부터 써온 전통 있는 도구였다.
마력을 얼마나 불어넣느냐에 따라 색이 변했고, 그 색의 진함으로 마력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최연승은 그 아이템에 반가워하다가 멈칫했다.
‘…잠깐, 저걸 아직도 써?’
30년 됐는데 이건 기술의 발전이 없나?
“저걸로 측정하나?”
“그렇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측정관은 의아해했다.
“어… 내가 지구에 있을 때도 저게 있었는데?”
“아. 예전부터 써왔긴 했죠! 하지만 저건 재작년에 새로 나온 최신 모델입니다. 예전에 최연승 헌터가 썼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겁니다.”
“오. 어떤 기능이 있는데?”
“마력 한계가 엄청 늘어났고… 손을 대고 마력을 불어넣으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음악이 나옵니다.”
“…?!”
‘을 모르나?!’
최연승은 깨달았다.
마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30년쯤 지났으니 그만큼 마법이 많이 풀리고 새로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마법이 없다고?
‘오다이곤이 미개하다면서 펄쩍 뛰겠군.’
어이가 없었지만 여기서 따진다고 달라질 게 없었다. 최연승은 손을 내밀어 구슬을 잡았다.
“얼마나 넣으면 되지? 힘의 절반 정도?”
“한계까지 넣으시면 됩니다.”
“꼭 그래야 하나?”
“예? 당연히 한계까지 넣어야 정확한 측정이 되니 그렇게 해주셔야 합니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상대야 최연승의 힘을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하지, 한계까지 힘을 넣으면 이 건물 정도는 날아갈 것이다.
‘상관없지. 힘 조절은 적당히 하면 되니까…’
최연승의 목표는 B급이었다.
A급은 실적 없이는 불가능한 랭크였고, 등급 측정에서 가능한 건 B 랭크까지였다.
C+에서 다시 시작해도 되긴 하겠지만, 굳이 그렇게 돌아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B-든 B든 일단 B 랭크 받아야 활동하기 편해지지. 그 다음 실적 쌓아서 천천히 올라가면…’
파지지직!
빛이 번쩍이더니 수정구가 그대로 깨져나갔다.
“!?!??!”
[가 뭐하냐고 기겁합니다!]무슨 아마추어도 아니고 수정구를 깨뜨려먹어!
자기 힘도 제대로 못 숨기면 앞으로 일을 어떻게 하려고 저런단 말인가.
최연승도 솔직히 당황했다.
힘 조절은 분명 제대로 했는데?
“아. 죄송합니다. 이게 살짝 고장이 나있던 물건이라… 아직 괜찮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박살날 줄은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그, 그렇군.”
최연승은 안도했다.
그가 실수한 줄 알았던 것이다.
“자. 여기 있습니다.”
파아아앗!
수정구 색이 진하게 차올랐다.
“오오…!”
측정관은 감탄했다.
빠르게 차오르는 진한 마력.
이 정도면 B-나 B 정도는 될 법했다.
‘제대로 어필했군.’
어비스와 달리, 문명이 자리 잡힌 지구에서는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까다로웠다.
아무나 붙잡고 두들겨 팬다고 ‘강하군, 인정한다!’라고 해주는 게 아닌 것이다.
어디까지나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보여줘야 한다!
‘방금 보여준 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지.’
마력량이 강함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만 보면 최소 B-급 이상은 나오지 않겠는가.
“다음은?”
“여기 설문지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성좌 와 계약한 적이 있습니까?
-를 모욕하는 글을 쓰시오.
…
…
‘…유치하긴 한데 확실하긴 하군.’
성좌와 계약한 존재라면, 성좌의 욕을 하는 것만으로도 분노를 살 수 있었다.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법!
성좌 개■끼 해봐!
최연승은 한숨을 쉬며 작성해나갔다. 스스로가 바보가 되는 기분 같았지만…
* * *
‘보는 사람 없지?’
측정관은 머뭇거리며 보고서 화면을 노려봤다.
눈깔이 있다면 방금 헌터의 마력량이 충분히 B급의 자격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당연히 B-를 매겨야 했다.
그러나…
-측정관님. 이 돈 받으시지요.
-아니. 뭘 이런 걸 또… 아니, 저번보다 액수가 많아졌습니다?
-무슨 소리십니까? 전 이 봉투를 본 기억이 없는데요. 측정관님이 떨어뜨린 걸 주우신 거 아닙니까?
-……
-측정관님. 괜찮으시다면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지요. 저희는 클랜에서 나왔습니다.
클랜.
최근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형 클랜 중 하나였다.
거기서 나온 사람이 할 부탁이란?
-알다시피 인재 구하기 힘든 세상입니다. 처음 측정에서 C급만 나와도 대단한 인재라면서 온갖 대형 클랜에서 찾아와 침을 바르지 않습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뭡니까?
-하하하… 측정관님이 보시기에 괜찮은 인재가 나오시면, 등급을 살짝만 낮게 잡아 주세요. 그리고 저희한테 따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등급 측정에서 실수가 있는 건… 처음 있는 일도 아니잖습니까?
-!!!
매수!
측정관은 떨면서 말했다.
-하지만 들킬 경우에는…
그는 소속 공무원이었다.
만약 빼돌렸다는 게 알려진다면?
그냥 해고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돈도 좋지만 공포가 더 컸다.
그러자 클랜에서 나온 사람이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안 들키면 되지요.
-아니, 그게 안 들킨다고 되는 일입니까?
-측정관님. 이미 측정관님은 우리와 한 배를 타셨습니다.
-…!
-이제 와서 발 빼신다고 되겠습니까? 저희한테 돈 받은 게 처음도 아니실 텐데…
측정관은 자기가 덫에 걸려들었다는 걸 깨달았다.
부탁 없이 계속 뇌물을 주기에 넙죽넙죽 받아 먹었는데…
이런 때를 위해서였나?!
클랜원은 달래듯이 말했다. 채찍을 휘둘렀으니 당근을 줄 때였다.
-측정관님. 잘 생각해보십시오. 백만 달러씩 드리는 건데 안 좋은 조건은 아니잖습니까. 저희도 측정관님을 믿고 도박을 하는 겁니다. 만약 정말 괜찮은 헌터를 소개해주시면 저희가 또 보상을 해드리지 않겠습니까.
협박하고 회유하는 말에, 결국 측정관은 OK를 했다.
‘돈을 받았으니 누구든지 소개를 해야 해.’
문제는 시간이 꽤 됐는데도 한 명도 소개를 못 한 것이다.
인재가 나오라고 해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남들이 보는 앞에서 조작을 하려면 눈치가 보였다.
잘못 걸리면 정말 목숨이 위험한 것이다.
주변에 보는 눈이 없는, 지금 같은 예외 상황이 바로 절호의 기회!
‘마음 같아서는 오다이곤이라는 헌터를 하고 싶었지만…’
오다이곤은 어비스 귀환자 출신에, 능력이 대단하다는 증언이 있어 관심이 너무 많아서 위험했다.
오다이곤의 등급을 깎을 수는 없었다.
역시 무공 사용자라 관심이 거의 안 쏟아지는 최연승이 제격이었다.
‘설마 무공 사용자라고 불평을 하진 않겠지? 분명 마력량 하나는 제대로였으니까…!’
측정관은 보고서에 ‘별다른 변동사항 없음’이라고 써서 올렸다.
나는 아무것도 못 본 거다!
* * *
최연승 C+.
오다이곤 B-.
“…???”
최연승은 떨떠름한 표정을 올렸다. B-를 줄 줄 알았는데…
‘헌터들 마력 평균이 늘었나? 아니. 분명히 놀랐는데? 그 사이에 기준이 변했나?’
오다이곤은 B-였다. 실력을 꽤 숨긴 모양이었다.
실력만 놓고 보면 A급 헌터들도 오다이곤 밑일 테니 당연한 일.
“다 끝났나?”
걸어 나오는 둘 앞에 화려한 리무진 몇 대가 멈춰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익숙한 얼굴의 헌터가 서있었다.
리차드 파커였다.
“무슨 일이지?”
“더 보상해준다고 했을 텐데. 갈 곳이 없겠지? 따라와라. 집에 머물게 해 줄 테니까.”
-주인님. 저 놈 수상하지 않습니까?
-어떤 점이?
-갑자기 친절을 베푼다는 점이 말입니다.
-…너 그냥 인간이라서 의심하는 거지?
-아, 아, 아, 아닙니다. 제가 어찌…
오다이곤은 허둥지둥 손을 내저었지만 이미 속마음은 들킨 뒤였다.
던전에서 나오자마자 각종 인간들을 상대한 오다이곤은 이미 불신감이 최대로 쌓인 뒤였다.
‘인간 종족 놈들은 귀찮고, 성가시고, 탐욕스럽고, 그런 주제에 마법은 하찮고…’
도 도 쓸 줄 모르는 미개 종족!
-목숨 구해줬으니까 대접해주는 거겠지. 잘 됐다. 어차피 지낼 곳도 없었는데.
-무슨 수작이라도 부리면 제가 따끔하게 혼을 내겠습니다.
-오냐. 기대하마.
최연승은 그렇게 말하고 리무진 뒷좌석에 탔다.
“오. 안에 미니 바도 있군. 집안이 좀 사나 본데?”
“…잘 모르겠지만, 파커 가문하면 업계에서 알아주는 가문이다.”
“그래, 그래.”
최연승은 대충 대답했다.
리차드는 얼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들은 파커 가문의 이름을 들으면 놀라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최연승은 무슨 돌멩이 보듯 대하고 있었다.
‘어비스에서 헤매고 왔으니까 그런 거겠지.’
“여기는 술밖에 없나? 콜라 없어? 콜라? 코카 말고 펩시.”
“…원하면 시켜서 사오게 하겠…”
“아니. 됐어. 없으면 그냥 물 마시지. 생각해보니 콜라 잘 안 마시기도 했고.”
오랜만에 돌아와서 마셔보려고 한 거지, 원래 최연승은 금욕적인 식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연승아. 사탕 먹을래?
-단 거 먹으면 근손실 옵니다.
-연승아. 놀러갈래?
-늦게 자면 근손실 옵니다.
-연승아. 내가 진짜 괜찮은 사람 하나 소개해주고 싶은데…
-그것도 근손실…
-아 그만해 미친놈아!
물론 성좌로 각성했으니 콜라 한 모금 마신다고 몸이 무너질 리는 없었지만, 마음가짐은 언제나 중요한 법.
최연승은 리차드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전재산은 언제 줄 생각이지?”
“커헉! 컥!”
리차드는 사레가 들렸는지 헛기침을 해댔다.
“농담인데.”
“그, 그, 그걸 들었나?”
“누가 자기 살려주면 전재산이라도 줄 수 있다고 한 걸 얼핏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뭐, 진짜 받을 생각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난 많은 걸 안 바라니까.”
“…뭘 바라지?”
“정말 별 거 아니야. 자리 잡을 때까지 어디든 간에 좀 머무르게 해달라는 거지. 하도 어비스에서 오래 있다 오니 영 적응이 안 되는군. 아는 사람도 없고.”
최연승의 말에 리차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같아도 그럴 것 같았다. 30년 동안 어비스에서 헤매다니.
“그건 상관없다. 머무는 건 얼마든지 머물러도 좋다.”
“오. 통이 크군.”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 나 리차드 파커를 너무 얕보지 마라.”
-기껏 집 하나 빌려주면서 너무 깝치는 거 아닙니까, 주인님?
-원래 지구는 커다란 집 있으면 좀 깝쳐도 된단다. 오다이곤. 너희 왕국이랑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