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43)
343화
전투는 그것으로 끝이 났다.
성좌의 분신은 허우적거리며 쓰러졌다. 아주 작은 조각도 강력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최연승이 사용한 힘 덕분에 분신은 어떤 폭발도 일으키지 못했다.
쿵-!
진동과 먼지가 피어오르고 그대로 분신은 조용해졌다. 그렇게 시끄럽던 도 같이 조용해졌다.
자신의 분신이 쓰러진 탓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 분명했다.
“성좌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쉬아링은 경외심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알마고리아가 어비스에서 살아 있을 때에도 성좌들은 몇 번 접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그 힘의 차이를 느껴보진 못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니 그 차이가 느껴졌다.
아무리 마법을 많이 쓸 줄 알고, 레벨이 높다 하더라도 따라갈 수 없는 권능의 차이.
자신의 의지로 세계를 바꿀 수 있는 존재!
“정말로 대단하도다!”
[막대한 신앙의 힘이 쏟아져 내립니다!] [존재력이 크게 상승합니다!]마침 최연승도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이번 전투로 인해 막대하게 상승한 존재력.
도시 바깥쪽에 해외 기자들이 와있는걸 모르는 최연승은 도시 사람들이 이번 전투를 지켜봐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눈앞의 쉬아링도 감탄하는 걸 보니 그 중 하나가 분명했다.
“의 힘이 느껴지나?”
최연승은 슬며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쉬아링은 감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승이 평범하게 반말을 하고 있다는 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다.
하긴 방금 같은 싸움을 봤는데 태도가 그대로라면 그건 멍청하다고 봐야 했다.
“정말로 대단하다. 수련의 화신이 가진 힘은 실로 대단하군. 네 녀석 같은 권속을 키워 내다니.”
“그래. 혹시 수련의 화신을 믿고 싶으면…”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건 이다. 나는 절대적인 힘을 보았다!”
“…?”
최연승은 상대의 반응에서 뭔가 잘못 굴러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시여! 아직 여기를 보고 있다면 제 부름에 대답해주십시오! 저는 한낱 오만한 뱀파이어였지만, 당신의 위엄을 보고 진정한 힘이란 게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제게 당신을 따를 기회를 주신다면 영혼을 바쳐 충성하겠습니다!”
[이… 앞으로 자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더욱 느리고 조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물론입니다!”
쉬아링은 바로 고쳤다. 작고 느린 목소리로 외친 것이다.
최연승은 떨떠름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죽 써서 개 준 꼴이군…’
싸움은 최연승이 했는데 저 알마고리아란 뱀파이어는 정작 에게 반해버린 것이다.
매우 떨떠름한 상황.
-너무 과한 승리는 패배보다 더 위험한 법이란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지.
-…맞는 말이다.
최연승은 여신의 말에 동의했다.
폭발 성좌가 워낙 어그로를 끌어서 묻혔지만, 최연승은 이번 전투에서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얻었다.
아무리 최연승이 다른 성좌들과 좋은 관계를 쌓았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지원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이 어그로를 끄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이번 싸움을 지켜 본 성좌들은 최연승도 최연승이지만 에게 더 경계심을 갖게 될 테니까.
최연승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
원래 서로 불가근불가원하는 사이였지만, 방금처럼 도움을 받았을 때는 이렇게 조금 감사하다고 해줄 수는 있었다.
최연승은 성좌였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인간 출신 성좌였던 것이다.
[가 악을 쓰러뜨리는 당신의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을 기대하겠다고 말합니다.]최연승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은 굳이 긴 말을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가 여신의 권속도 아니면서 왜 그렇게 말하냐고 의아해합니다.] [이 애써 무시합니다.]‘…짠하군…’
[가 이번에 자신의 힘을 느꼈냐고 묻습니다.]최연승은 못 본 척 했다.
과 계약을 끝낸 쉬아링은 최연승에게 다가왔다.
죽 써서 개 준 꼴이 된 최연승은 심드렁하게 물었다.
“뭐냐? 할 말이라도 있나?”
“음! 이번 일에 감사하고 싶다. 네가 아니었다면 내 영지는 불타오르고 영지민들은 죽고 다쳤겠지.”
여기가 누구 땅인지는 아마 의견이 많이 갈리겠지만, 최연승은 더 이상 낄 생각이 없었다.
인질들 데리고 돌아갈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감사해하도록.”
“나는 다시 한 번 내 왕국을 다스릴 생각이다. 그럴 때 네 공을 잊지 않으마.”
“그러던가.”
최연승은 대충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이 때 최연승은 저 말이 무슨 뜻으로 돌아올지 알지 못했다.
* * *
-중국, 광저우를 포기하나? 군부대 일시 철수…
-미국, 중국의 악신 성좌 계약을 맹렬히 비난… ‘자국의 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악신 성좌와 계약하는 것은 너무나도 끔찍한 만행이다’…
-중국, 광저우 관련 미국의 비난은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일축… 워싱턴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악의적이고 교묘한 선동이자 편집’이라고 주장…
“몇십년이 지나도 똑같은 건 똑같군.”
최연승은 지겹다는 듯이 뉴스를 돌렸다.
레이드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나마 나았지만, 레이드가 실패하거나 피해가 크게 끝나면 이제 전통적인 행사가 있었다.
서로 남탓하기!
여러 나라가 함께 한 레이드라면 이제 누구 때문이라고 신나게 비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동북아시아는 남탓하기에 일가견이 있는 국가들만 모여 있었다.
‘내가 한 잘못은 니가 한 잘못이다’의 전통 강호 중국.
‘내가 한 잘못은 니 날조다’의 신흥 강호 일본.
‘우리가 저 둘보다는 나으니까 이것 좀 내놔라’의 조용한 강자 러시아까지.
‘진지하게 정신병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이란 말이지.’
중국 정부는 평소처럼 강하게 나오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국가 단위로 악신 성좌와 계약하는 건 몰래 핵무기를 만들어서 실험하려다가 들킨 것에 가까웠다.
아무리 철판을 깔려고 해도 깔 수 없는 상황!
그래서인지 중국 정부도 ‘몇몇 군 장교의 일탈이다’라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를 하려는 중이었다.
원래라면 그냥 버텼을 걸 생각해보면 대단한 차이긴 했다.
-조지 미국 대통령, 이번 레이드를 주도한 A급 헌터 최연승에게 ‘인류의 영웅’이라며 경의를…
-A급 헌터 찰스 오코너, 최연승에게 존경 표현. ‘현재 가장 위대한 헌터… S급의 칭호를 주지 않는 게 모독적일 정도’
-인류의 새로운 S급 헌터가 나올 것인가?
“음?”
의외의 반응에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여러 곳에서 찬사가 나오는 건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원래 레이드가 끝나면 여러 나라에서 ‘와 참 잘했어!’하고 칭찬을 보내는 건 일종의 국룰이었다.
물론 헌터 생활 조금만 하고 보면 저런 칭찬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저렇게 칭찬해 줄 거면 지원이나 해주지 지원은 안 할 거면서…
-그냥 칭찬은 공짜니까 입 씻겠다 이거지.
자기 나라에서 극찬을 해도 협조 받기가 힘든데, 다른 나라라면 더더욱 그랬다.
최연승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A급 헌터로서의 힘과 기업의 막대한 로비 능력을 갖고 있었는데도 저번 풀더포드 레이드 때를 보라.
다른 놈들 협조 구하기가 힘들어서 욕이 나올 정도였다.
‘크게 기대 안 하는 게 속이 편하지.’
나태의 여신이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S급 헌터가 되면 좋지 않니?
-음… 좋기야 하겠지. 일단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름이 높아질 테니.
A급 헌터는 수십 명이었지만 S급 헌터는 손가락으로 꼽혔다. 그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헌터들의 레벨을 볼 수 있는 최연승은 A급과 S급의 차이를 그리 높게 보지 않았다.
물론 완전히 똑같은 수준은 아니었다. A급 헌터들은 대충 레벨 300에서 400. 그리고 S급은 그 이상.
하지만 레벨이 된다고 해서 바로 S급이 되는 건 아니었다. 애초에 헌터들은 레벨을 볼 능력이 없었다.
S급은 정치적인 영역이었다.
규칙이야 A급 헌터 중에서 막대한 전공을 쌓은 헌터한테 주는 칭호였지만, 일단 선발 과정에서부터 상임이사국의 입김이 들어갔다.
다섯 상임이사국의 동의가 없으면 S급으로의 승급이 불가능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의 이해가 모두 일치해야 하니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봐야 했다.
-지금 있는 S급 헌터들은?
-그건 다 1세대지.
게이트 열리고 사람들이 가차 없이 죽어나가던 때는 아무리 사이 안 좋은 상임이사국이라 하더라도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 협조를 하지 않았다가는 필요한 상황에 도움을 받지 못할 테니,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공을 세우면 S급으로의 승급을 다들 수긍했던 것이다.
황경룡도 그 혼란기를 수습한 것으로 S급을 달았고, 중국의 천샤이치도 중국의 강력한 주장으로 S급을 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
게이트 초기의 인류가 보면 놀라울 정도로, 사람들은 적응을 한 상태였다.
이제는 몬스터가 나와도 도망치는 대신 스마트폰 꺼내서 ‘여러분 여기 몬스터가 나왔습니다 제가 헌터들 오는 동안 중계 한 번 해보겠…’하는 미친 놈들이 나올 정도로.
그런 만큼 여러 나라들도 서로 아쉬운 게 없어졌다.
마법 능력도 늘었고 헌터 숫자도 늘은 만큼 새 S급 헌터를 동의할 리가 없는 것이다.
-S급은 좋지만 크게 미련은 없다. 애초에 경룡이 형한테 들어보니 권한도 그리 강하지 않고.
S급 헌터 하면 어마어마한 권한과 힘을 예상하기 쉬웠지만, 실제로 따져 보면 빛 좋은 개살구가 더 많았다.
‘아래 등급 헌터들을 동원할 수 있다는 거 뭡니까!? 이런 권한이 있으면 A급 헌터들 왜 안 불렀습니까!?’
‘야… 그거 써봤자 애들이 거부권 때리거나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가서 패면 안 됩니까?’
‘한 놈이면 패지, 수십 놈이 그러는데 어떻게 다 패냐. 포기해라.’
S급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게 현실이었던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명성을 알리면 그만이지. 사실, 지금 A급 헌터 중에서 내가 가장 유명한 축이기도 하고.
잘난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이게 사실이었다.
워낙 몸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는데다가 이득을 남기지 않으니 명성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번 레이드에서 최연승이 생각치도 못하게 생중계가 되었으니…
오죽하면 중국 정부도 눈치가 보였는지 최연승한테 감사장을 전달할 정도였다.
“최연승 헌터. 계십니까?”
“?”
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최연승은 의아해하며 나섰다.
익숙한 얼굴의 천사가 앞에 서있었다.
“아다콰니엘 님!”
“최연승 헌터. 이번에 해내신 일은 정말로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역시 주인님께서…”
“아닙니다. 아다콰니엘 님. 이 일은 원래…”
둘은 30분 정도 서로를 칭찬했다.
그 사이 나태의 여신은 하품을 하고 고양이 성좌는 짜증난다는 듯이 앞발로 바닥을 긁었다.
[가 그냥 둘이 서로 사귀라고 합니다.]-무슨 말도 안 되는 무례한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최연승은 조종자 성좌를 따끔하게 훈계했다.
그리고는 아다콰니엘을 보며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저… 최연승 헌터에게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무엇이든지 말만 해주십시오. 무공입니까?”
최연승은 흔쾌히 대답했다.
아다콰니엘이 무공을 배운다면 얼마든지 가르쳐 줄 수 있었다.
“투자를 배우고 싶습니다.”
“…????”
그러나 아다콰니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상상을 뛰어넘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