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67)
“……”367화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모날리가 다시 물었다.
“어… 진심으로 하신 소리십니까?”
“농담을 할 이유가 있나?”
“…그게 바로 개발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만.”
모날리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몰라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쓸만한 소재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일단 몬스터 중에서 쓸만한 놈을 찾고, 놈의 구조를 분석하고, 그걸 재현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그런 다음에는 몇 번이고 테스트를 하고, 마지막으로는 헌터들 시켜서 실전에서 굴려보고…
업계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이 특허를 갖고 있는 소재들은 다 이런 과정을 통과한 것들이었다.
아무리 빠르게 하더라도 몇 년은 걸리는 과정!
지금 드래곤 솔루션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을 아무리 재촉하더라도 최소 1년은 넘게 걸릴 터.
“이게 재촉한다고 당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낸다고 하더라도 저기 3사가 합작해서 낸 것보다 더 좋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기존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는 걸 당기란 건 아니고. 내가 어비스에서 쓸만한 소재를 찾아오겠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그게 가능합니까? 그냥 특이한 소재여서는 안 됩니다. 대량생산도 가능해야…”
“그래. 그런 걸 감안해서 찾아오도록 하지.”
“!?”
모날리도 지금 어비스에 진출한 기업들이 눈에 불을 켜고 겁도 없이 사방을 뒤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첫 번째 영역이 열린지 얼마나 됐다고 진출한 기업이 수만 개가 넘어갈 정도로.
어비스가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 하더라도 인류의 탐욕은 그걸 넘어갔다.
그만큼 어비스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었다.
평소에서는 던전에 들어가야 간신히 하나 찾을 수 있을 만한 보물들이 사방에 널려 있는 곳!
드래곤 인더스트리도 진출해 있는 만큼 최연승도 뭔가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확실히 드래곤 인더스트리 소속 헌터 클랜들 중에 어비스에 나가 있는 클랜들 숫자가 제법 된다. 최연승 헌터가 내가 모르는 정보를 갖고 있을지도…’
모날리는 갑자기 희망이 샘솟는 걸 느꼈다.
“그렇다면 믿고 있겠습니다!”
[가 신기해하며 어디서 어떻게 찾을 거냐고 묻습니다.]고양이 성좌는 신기해하며 물었다.
옆에서 설명을 들어보니 제법 까다로운 조건이었던 것이다.
지구의 기술로 생산 가능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상대 경쟁자들이 내놓는 것보다 더 좋아야 하고…
어비스에서 그런 소재가 없지는 않겠지만 최연승이 알고 있는 종족 중에 그런 소재를 갖고 있는 종족이 있었나?
-음? 네가 만들어줘야지.
[…..]* * *
용암과 마그마의 고양이는 처음에는 최연승을 욕했지만 금세 체념하고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 자신의 능력으로 도와주게 된 게 기쁘지 않냐고 묻습니다.] [가 저 여신 좀 조용히 시켜달라고 투덜거립니다.]천칭의 여신은 고양이 성좌가 왜 투덜대는지 알지 못했다.
여신이었다면 이런 기회를 기쁘게 받아들였을 텐데…
-힘내라. 고양이 성좌. 네 실력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가 그쪽도 조용히 하라고 투덜거립니다.]-아니. 응원해줬는데 너무하는군.
-원래 솜씨 좋은 대장장이들은 좀 괴팍한 면모가 있는 법이지.
[도 동의합니다.]뒤에서 떠드는 성좌들은 무시하고, 고양이 성좌는 생각에 잠겼다.
차라리 아무 조건 없이 걸작을 만들라고 하면 더 쉬울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까다로웠다.
지구의 평범한 인간들도 다룰 수 있을 만한 소재여야 한다!
절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아다만티움 비늘 같은 거 만들어봤자 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적당하게 선을 맞춰야 한다는 게 더 어려웠다.
[가 화신이 직접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뭐? 내가?
[이 괴롭히려는 거 아니냐고 의아해합니다.] [가 인간을 가장 잘 아는 게 화신이라 그런 거라고 화를 냅니다!]-알겠다. 진정하라고.
고양이 성좌가 캬르릉거리며 화를 내자 최연승은 진정시키기 위해 받아들였다.
그리고 고양이 성좌한테만 다 맡기는 건 좀 미안하기도 했고.
결국 최연승은 자신의 왕국에 있는 앞에 섰다.
“…잠깐. 새로 생긴 영역 설명만 들었는데 좀 이상하지 않나?”
최연승은 왕국에 새로 생긴 공장 구역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에 멈칫했다.
분명 오다이곤이 ‘저희들끼리 알아서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인님!’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가 지금 그럴 시간 없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그렇긴 하군. 가자.”
최연승은 대장간 앞에 섰다. 그러자 고양이 성좌가 각종 금속 주괴들과 몬스터 소재들을 꺼내 놓기 시작했다.
[가 여기 있는 것들을 어떻게 조합하면 되는지 알려줄 테니 직접 만들어보라고 말합니다.]“너무 다루기 힘들거나 단단하면 안 되겠군.”
[가 맞다고 말합니다.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집중하라고 말합니다!]고양이 성좌는 대장장이 관련 일을 할 때는 매우 엄격한 성좌였다.
조금도 봐주지 않고 최연승을 호되게 야단쳤다.
[가 그런 식으로 합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무식하게 만드는 걸 누가 따라할 수 있겠냐고 말합니다.] [가 백옥초석 위에 칼라일을 얇게 입힌 다음 온도를 올리고 빙은 주괴 가루를 뿌리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에는 내공의 힘으로 불순물들을 날려보라고…]‘으윽. 어렵군.’
소재를 다루는 건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었다.
그냥 두드리고 녹여서 섞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이 많았다.
‘고양이 성좌한테 다 시키면 될 줄 알았건만…’
[가 다른 생각 하지 말라고 말합니다.]혹독한 과정 끝에 최연승은 그럭저럭 쓸만한 걸 찾아낼 수 있었다.
[를 만들어냅니다!] [가 고생했다고 칭찬합니다.]‘어… 잠깐. 성능이 좀 애매한 거 같은데, 이걸로 괜찮은 거 맞나?’
-물어봤다가는 화낼 것 같으니 그냥 한 번 실험해보자꾸나.
나태의 여신이 물어보려는 최연승을 말렸다.
오늘은 고생을 많이 한 고양이 성좌를 칭찬해줘야 할 것 같았다.
* * *
“펠레자 쪽에서 연락이 왔다고?”
“예.”
첨단소재가 안 쓰이는 곳이 없다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쓰는 것은 헌터들이었다.
당장 몬스터들과 싸울 때 장비 하나로 목숨이 갈릴 수 있는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만큼 첨단소재를 개발한 기업들도 홍보를 위해 대형 클랜들을 노리곤 했다.
“노골적으로 나오는데 이 자식들? 지금 독점적으로 계약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밀릴 수도 있다고?”
펠레자 쪽에서 클랜에 보낸 연락은 반쯤 협박에 가까웠다.
태도야 공손했지만 ‘지금 우리와 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하지만 지금 계약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물량이 밀려서 못 줄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건 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
“매우 재수 없군.”
“하지만 거절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육안귀 클랜이 한국의 3대 클랜 중 하나고, 가장 숫자가 많은 클랜이긴 했지만, 전세계 기준으로 놓고 보면 그건 커다란 의미가 없었다.
펠레자 정도 되는 대기업이면 육안귀 상대로 배짱장사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라이덴이나 클라인 같은 다른 해외의 대기업과 손을 잡았으니 한동안 첨단소재 시장에서는 적수가 없는 공룡이 나올지도 몰랐다.
“계약이고 기회고 뭐고, 사람의 목숨이 걸린 장사는 믿을 수 있는 상대와 해야 하는 법이다.”
클랜장 권영현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A급 헌터, 권영승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펠레자가 그렇게 믿기 힘듭니까?”
“예전에 클랜에 따라 장비 품질을 다르게 보내줬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놈들은 크게 변하지 않지. 게다가 라이덴이나 클라인 모두 우리와 친한 기업이 아니잖나.”
요즘 시대에는 새로 개발되는 마법이나 제품들을 확보하는 것도 능력이었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유리한 건 미리 인맥을 쌓아 놓은 같은 나라의 클랜들.
한국도 자랑하는 분야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첨단소재 부분에서는 눈에 띄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군. 나중은 몰라도 지금 계약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일단 검토를…”
받아들이려던 클랜장에게 연락이 왔다.
그건 의외의 상대였다.
“…드래곤 솔루션 쪽에서? 무슨 일이십니까?”
드래곤 솔루션 쪽 방어구들을 구입하고 있었던 만큼 무슨 이유로 연락이 온 건지는 예상이 갔다.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각종 혜택을 줄 테니 계속 계약을 유지하자는 연락이겠지.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아무리 최연승 헌터와 친분이 있더라도 클랜장으로서는 옳은 판단을 내려야 했다.
“…예?? 그게 정말이십니까?”
* * *
펠레자의 CEO, 보너팬트는 혼자 있는 거대한 방에서 홀린 것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제 탐욕과 돈을 주인님에게 바치니, 더욱 더 많은 것을 내려주시옵소서!”
“큭큭… 큭큭큭!”
보물고 성좌는 헌터보다 일반인을 더 많이 하수인으로 데리고 있는 특이한 성좌였다.
피나 싸움, 명성 대신 황금과 보물에 관심이 있는 성좌인 만큼 당연한 걸지도 몰랐다.
그런 탐욕스러운 보물고 성좌에게 지구 같이 고도의 자본주의가 발달한 곳은 손가락 하나로 막대한 돈을 빼돌릴 수 있는 낙원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인님. 이번에 알려주신 단가를 보니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었는데…”
[가 경쟁업체들이 쓰러지고 나면 품질을 낮추고 가격을 올리라고 조언합니다.]“과연…! 하지만 그랬다가는 연방거래위원회는 물론이고 의회에서 저를 공격할지도 모르는데…”
[가 이미 의원들에게 넉넉하게 뇌물을 먹여놨다고 말합니다.]“역시 주인님이십니다!”
보너팬트는 넙죽 엎드렸다.
퇴물, 실패자 등등 각종 혹평을 듣고 있던 보너팬트였지만 성좌를 만나고 나서 인생이 달라졌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 위인!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하! 저도 다른 나라의 기업들을 그렇게 챙겨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
[이 보너팬트는 멋진 미국인이라고 칭찬해줍니다.]보물고 성좌는 성좌들 중에서도 칭찬에 능한 편이었다.
그 칭찬과 능력에 보너팬트는 이미 흠뻑 취해 있었다.
‘다른 기업들의 기술을 빌려서 시장을 장악한다… 그 후에는 자본의 힘으로 다른 놈들을 쫓아버리고… 내가 이 시장의 왕이 되는 거다! 전세계 헌터 클랜들이 내 눈치를 보게 되겠지!’
우우웅-
갑자기 연락이 왔다. 보너팬트는 눈썹을 찡그리며 확인했다.
파커 가문의 장남인 제이콥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뭐지?”
-이 개자식! 내 뒤통수를 쳐!? 네놈이 그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아. 그 이야기였나.”
보너팬트는 코웃음을 쳤다.
발표하기 전에 다른 경쟁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공수표를 던져놨었던 것이다.
파커 그룹도 당연히 그 상대 중 하나였다.
펠레자가 망할 거 같다, 파커 그룹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가 뭐든 양보할 테니 제휴하자 등등의 감언이설로 제이콥을 홀렸던 것이다.
“그런 서비스에 속다니. 한참 멀었군.”
뚝-
보너팬트가 대답도 듣지 않고 연락을 끊자, 제이콥은 경악에 차서 부들부들 떨었다.
만만하게 본 퇴물한테 제대로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
“이… 이 개자식이…! 드래곤 인더스트리에 연락해!!”
“드래곤 인더스트리에 말입니까?”
“그래! 그 놈들도 지금 그냥 넘어가려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놈들과 손을 잡고 대항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