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61)
461화
나태의 여신이 한 잔소리는 최연승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최연승은 약탈자 성좌에게서 뜯어낸 영혼석을 확인하느라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쓸만하군.’
물론 강한 성좌들과 성좌전을 벌이고 그 영역과 권속들을 뺏어오는 것에 비하면 적은 양이긴 했다.
하지만 그런 성좌전은 최연승도 쉽게 덤비지 못할 정도로 팽팽하고 아슬아슬한 싸움.
그에 비해 이건 어린애 손목 비틀듯이 쉽게 이기고 얻은 보상이었다.
이렇게 쉽게 영혼석들을 얻을 수 있을 줄이야.
‘앞으로 종종 어비스를 떠도는 악신 성좌들을 붙잡아야겠군.’
일반적인 성좌들이라면 최연승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단 성좌는 그렇게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성좌가 한 번 움직이면 성좌가 보살피고 있던 영역은 그 주인이 사라지는 셈인 것이다.
잘못 자리를 비웠다가 애써 가꾸던 왕국이나 권속들이 죽기라도 하면 그 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보잘것없는 하급 성좌를 약탈하기 위해 움직이다니.
성좌 본인의 자존심과 체면이 있지 그걸 누가 한단 말인가.
하지만 최연승은 할 생각이었다.
‘진정 훌륭한 사업이다.’
왜 이제까지 떠올리지 못했을까?
이건 예전 어비스를 떠돌던 시절에도 많이 해왔던 일이었다.
지나가다가 적당한 적이 있으면 달려들어서 쓰러뜨리고 달려들어서 쓰러뜨리고를 반복하던 그 시절.
-……
[……]다른 성좌들은 말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 * *
[가 할 말이 있다고 말합니다.]‘?’
천사 성좌가 갑자기 말을 걸어오자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뭐지?
[이 설명해주겠다고 조심스럽게 손을 듭니다.]-말씀해주십시오. 여신님.
여신은 다른 성좌들과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최연승이 새 영역을 관리하고 새 성좌를 두들겨 패고 있는 동안, 여신과 다른 선신 성좌들은 원흉이나 마찬가지인 을 압박하고 있었다.
물론 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도발에 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역으로 도발을 해왔다.
-그래서 제가 성좌전을 걸어주기를 원하는 겁니까?
[이 참으로 못된 성좌들이라고…]-나쁘진 않습니다.
[……]-그런데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 악신 성좌들이 참 못된 성좌라고 화를 냅니다.]여신은 황급히 말을 돌렸다.
-은 제가 겁이 나서 피할 줄 아나봅니다.
달인 성좌는 최연승을 잘못 판단해도 아주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최연승은 다른 성좌들처럼 이해타산을 따지고 왕국 경영에 집중하느라 눈치를 보는 성좌가 아니었던 것이다.
과 싸우면 악신 성좌들이 전부 적이 될 거라고?
상관없었다.
어차피 최연승도 싸울 생각이었으니까.
‘지구에서 난동 피우는 놈들. 쓸어버릴 수 있을 때 전부 쓸어버려야지.’
악신 성좌들을 조종해서 다시 침공을 일으켰을 때부터 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나서게 되면 선신 성좌들은 최연승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었다.
자기들이 말을 꺼낸 이상 물심양면으로 도울 수밖에 없었으니까.
각오만 되어 있다면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 * *
는 초조한 표정으로 기다렸다.
[가 악을 격멸하기 위한 싸움을 위해 화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과의 성좌전을 준비하고 싶다고 말합니다.]상황 설명은 했으니, 이제 패배하지 않는 수련의 화신이 보낼 대답만을 기다려야 했다.
과연 화신은 응할 것인가?
-주인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은 주인님처럼 악을 몰아내고 선의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성좌입니다.
고맙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주인님. 최연승 같은 권속을 데리고 있는 성좌인 만큼 악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
천사 성좌와 다른 천사들은 일라파엘을 쳐다보았다.
일라파엘은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고 의아해했다.
왜 쳐다보시지?
응… 그래. 알겠다.
-예. 그렇다고 칩시다.
-???
천사 성좌와 다른 천사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기들끼리 알겠다는 듯이 넘어가자 일라파엘은 더 의아해했다.
왜 이러는 거지?
너희 중에 다른 종족과 사랑에 빠진 적 있는 자가 있는가?
-저는 없습니다만, 제가 아는 천사 한 명은 엘프 영웅과 사랑에 빠진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둘은 이어졌는가? 비극적으로 끝났나?
-서로 모시는 주인이 다른데다가 엘프 영웅은 한 왕국의 지도자였고 천사는 어비스를 돌아다니는 전령이어서 위험했으나…
곳곳에서 탄식이 튀어나왔다.
-…고난을 극복하고 이어졌다고 합니다.
다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천사 성좌도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있던 일라파엘은 강하게 말했다.
-주인님! 그리고 너희 천사들!
‘앗. 너무 놀렸나?’
일라파엘 밑의 천사들은 움찔했다.
지구의 인간들한테 까칠한 것처럼 일라파엘은 부하들에게도 엄격하고 타협이 없는 완고한 천사였다.
최근에 좀 부드러워진 모습을 보여줘서 떠들었는데 너무 놀린 모양이었다.
-지금 주인님께서 중요한 대화를 하고 계시는데 다른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면 간언을 올려서 막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아무 상관없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반성해라!
-???
-아니…
천사들은 황당해했다.
지금 나눈 대화를 듣고도 자기 이야기라는 걸 알지 못한다고?
일라파엘 말이 맞다. 다들 집중하도록 하자.
-예.
-알겠습니다.
[이 같이 힘을 합쳐서 싸운 만큼, 성좌전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합니다.]!!!
-!
천사 성좌는 물론이고 휘하의 천사들도 기쁨으로 날개를 떨었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가 호탕하게 웃습니다!] [의 설득 능력에 감탄합니다!] [가 둘의 친분에 경의를 표합니다.]이 정의로움을 알았을 뿐, 내 설득 능력이 대단해서가 아니다.
천사 성좌는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다른 성좌들은 이미 기쁨으로 듣지 않고 있었다.
‘만 조용하군.’
천사 성좌는 여러 성좌들이 기뻐하는 동안에도 여신 성좌만 조용한 것에 의문을 품었다.
은 어비스에서도 상당히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성좌에 속했다.
어쩌면 미래를 본다는 강력하고 수상쩍은 권능 때문에 그런 성격이 된 걸지도 몰랐다.
실제로 는 꽤 오랫동안 의 이름을 알아 왔지만 거의 접점이 없었다.
그만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꿍꿍이를 알 수가 없는 성좌였던 것이다.
‘의 정의는 믿을 수 있지만, 은 조금 불안하다.’
어비스에서 조용히 은둔하고 있었지만 존재력은 꾸준히 늘어나고 굴러가는 일은 여신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어쩌면 여신 또한 위험한 음모가가 아닐까?
…그것까지 너무 간 생각이더라도, 을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건 확실했다.
아군이든 적군이든 조심스럽게 공경해야 했던 것이다.
아마 을 꺼림칙하게 여기는 거겠지.
천사 성좌는 여신이 화신을 꺼림칙하게 여긴다고 확신했다.
물론 둘의 권속들은 같이 활동하는 모습이 꽤 보이고, 성좌전에서도 엮여 있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동맹이 꼭 친밀함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약육강식의 어비스에서 동맹은 가끔 꺼림칙한 적과도 맺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여신이 정말로 화신을 친밀하게 여기고 동맹으로 생각한다면, 대화할 때 좀 더 친근함을 보여야 했다.
그러나 여신은 화신의 이름만 나오면 뻣뻣한 나무토막처럼 굳어서 반응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꺼림칙하기 때문이리라.
-맞는 말씀이십니다. 훌륭한 안목이십니다.
-그냥 부끄러움 타는 거 아닌가?
-쉿. 멍청한 놈아. 조용히 해. 성좌가 무슨 부끄러움을 타? 너 때문에 나까지 다 부끄럽다.
-이상한 소설 좀 그만 봐.
천사들은 우르르 주인의 말에 동의했다.
갓 성인이 되어서 새로 천사 성좌의 궁전에 올라온 천사 한 명은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가 풀이 죽어서 고개를 숙였다.
[가 에게 비밀리에 연락을 보냅니다.] [을 상대하는 것이 꺼림칙하다면 자신이 대신 상대할 테니, 불쾌하게 여기지 말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은 가만히 대화를 듣다가 싸늘하게 표정을 굳혔다.
뭐지?
전쟁 선포?
[가 제발 진정하라고…]* * *
[이 비웃습니다!] [되도 않는 허세 부리지 말라고 말합니다.]다시 선신 성좌들이 모여서 말을 던져오자 은 코웃음을 쳤다.
저들이 되도 않는 허세를 부리면서 위협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 무엇이 아쉬워서 지금 같은 상황에 성좌전을 나선단 말인가.
[이 지금 지구에서 꺼지면 목숨은 살려주겠다고 말합니다.] [꺼지지 않으면 성좌전에서 보자고 선언합니다.]……
그런 만큼 의 충격은 컸다.
‘말도 안 돼! 이렇게 무모한 놈이었다고!? 내가 잘못 봤다는 거냐?’
성좌는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대체 어떤 이유로?
‘혹시 참가를 핑계로 다른 성좌들을 속이려는 것인가? 그도 아니면 다른 이유가?’
발끈한 분노보다는 어이없음이 먼저 느껴질 정도였다.
지금 은 약점투성이였다.
지구부터 시작해서 어비스에 새로 생긴 영역들까지.
이곳저곳 찌르기 시작하면 피해가 막대하게 일어날 텐데, 그게 아쉽지 않단 말인가?
‘설마 저 정도 되는 성좌가 이기면 된다고 생각하진 않을 테고.’
-주인님!
무슨 일이냐?
– 성좌가 크게 당했다고 합니다! 에게 직접 말입니다!
권속 중 하나가 달려와서 보고했다.
!!
은 소름이 돋았다.
성좌가 직접 움직여서 적을 쓰러뜨리는 건 어비스에서 금기 중의 금기였다.
하물며 는 악신 성좌들 중에서도 무시 받을 정도로 약한 하급 성좌 아닌가.
그런 성좌 하나 잡겠다고 같은 성좌가 직접 나선다고?
이건 함정이구나.
-예?
함정이다! 노골적으로 공격을 유도하고 있군. 놈이 무언가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무엇을 노리고…?
를 떠올려봐라. 놈을 얕봤다가 엉망진창으로 당했지. 놈은 제법 영리한 녀석이다. 멍청한 멧돼지처럼 굴었다가는 되레 당할 터. 섣부른 견제는 하지 마라. 놈이 노리는 게 무엇인지 먼저 알아내야 한다.
-과연…!
은 확실히 처럼 생각 없이 본능만으로 움직이는 성좌와는 달랐다.
무언가 이상함이 있으면 그걸 파악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행동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신중함이 발목을 잡았다.
* * *
‘공격이 왜 없지?’
최연승은 의아해했다.
다른 성좌들의 도움을 받아 혹시 모를 기습을 대비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피해는 각오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자기 영역에서 싸우는 순간 손해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가 의 위엄에 적들이 겁먹은 거라고 아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