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97)
097화
‘하지만 뺏어오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군.’
다른 성좌의 권속일 정도면 그 재능은 확실히 증명되었다고 봐도 좋았다.
게다가 말하는 걸 들어보니 성좌의 취미가 꽤나 고약한 모양이었다.
페널티로 언어 하나를 금지시키다니. 일레야는 러시아어로 말하는 걸 금지당한 것이다.
문득 궁금해진 최연승은 성좌로서의 힘으로 일레야의 상태창을 열어보았다.
[일레야의 본질을 꿰뚫어봅니다!] [현재 성좌 ■의 권속입니다. 본질을 볼 수 없습니다.] [일레야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있습니다. 본질의 일부를 엿보는데 성공합니다.] [존재력이…]일레야 프세볼로도브나
레벨:?
A-랭크 스킬
B+ 랭크 스킬
B 랭크 스킬
‘아니…?’
최연승은 깜짝 놀랐다.
스킬의 일부만 봤는데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라인업!
‘은 근접전 마법인가? A-랭크면 정말 희귀한 스킬일 텐데. B+도 희귀한 마당에…’
어느 성좌의 권속인지는 몰라도 정말 기대를 많이 받은 모양이었다.
“혹시 어느 성좌의 권속인지 물어봐도 되나?”
“미안해요.”
일레야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떤 성좌들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비밀 속에 숨겨두고 싶어하는 것이다.
일레야의 성좌 또한 그랬다.
“아니. 성좌와의 계약이라면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지금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이번 을 깰 팀을 모으고 있는데.”
“…혹시 저도 들어갈 수 있나요?”
일레야는 걱정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클랜은 미국에서도 나름 한가닥하는 원석들을 모아 놓은 클랜이었다.
그녀도 여기에 스카웃되면서 이 클랜이 얼마나 대단한지 귀가 아프게 들었던 것이다.
그런 곳에 신입인 이상 팀에 넣어달라고 하기 눈치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경쟁도 치열하고, 팀에 남는 자리도 없을 것 같은데…
“뭐래?”
기다리던 엘리자벳이 지루해져서 물었다.
“우리 팀에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응?”
“훗. 이해간다. 나 같은 헌터가 있는 팀에 신입이 새로 들어오려면 눈치가 보이겠지.”
엘리자벳은 안토니의 말은 무시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런 거구나.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하면 되지 않아?”
“음…”
“…?”
“그러면 우리가 너무 허접해보일까봐…”
“……”
“……”
둘은 정색하고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우리가 부끄러워?”
“우리 팀에 안 들어오려는 놈은 그 놈이 자신의 행운을 걷어찬 거지!”
“알겠어. 알겠어. 화내지 말라고.”
최연승은 둘이 말한 대로 사실을 전했다.
“사실 팀 인원 널널해서 들어오고 싶으면 얼마든지 들어와도 상관없어.”
“네? 진짜인가요?”
“여기 헌터 놈들이 다 따로 노는 놈들이라 연습 훈련에서 팀 짜서 움직이고 싶어하지 않더라고.”
“저는 팀 짜서 움직이고 싶어요. 최연승 헌터 싸우는 영상 봤어요. 훌륭했어요. 괜찮다면 같이 싸우고 싶어요.”
“내가 싸우는 걸? 어디서?”
“라스베가스에서요. 사람들 구출한 거, 존경스러웠어요.”
“아.”
라스베가스에서 있었던 일은 꽤 화제가 되었던 편이었다.
던전이 터진 것도 터진 것이지만 피해자가 거의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당사자가 최연승이란 것도 화제가 되는 데에 한몫했다.
30년 전 헌터인데다가 무공 사용자니 벌써부터 독특하지 않은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 팬 것도 있고…
“그건 딱히 구하려던 게 아니라…”
“겸손까지. 역시 한국의 문화인 건가요?”
“아니거든.”
최연승은 이야기가 이상해지자 재빨리 끊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레야는 한국에 대한 이상한 환상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한국에 그딴 거 없어…!
‘경룡이 형이 얼마나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지 봐야 할 것 같은데.’
“어쨌든 참가하고 싶다면 환영이야. 말이 안 통해서 불편할 것 같은데 차라리 한국어로 말하는 건 어때? 러시아어는 금지당했다지만 한국어는 할 수 있을 거 아냐.”
“한쿡어, 그치만 잘… 못해여.”
“알아들을 정도는 되는군. 어차피 통역기가 돌려줄 테니까 그 정도면 상관없어.”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들리지 않나요? 한국인들을 모욕하는 것처럼 들리면 어떡하죠?”
“…한국인들이 그렇게 언어에 엄격하지는 않아.”
최연승은 일단 이 어린 헌터가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부터 없애야겠다고 다짐했다.
* * *
다른 곳에서 놀고 있던 스몰우드는 최연승의 연락을 받고 달려왔다.
스몰우드는 오자마자 최연승의 제안을 듣고 킥킥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우. 친구. 꿈이 너무 큰 거 아니야? 클랜에서 억지로 묶은 것도 아니고 개인전 성적 내는 건데 6명 팀으로 들어가겠다니. 누가 협조하겠어?”
“그래서 안 할 거냐?”
“걱정 마. 친구. 나까지 안 해주면 친구는 정말 쓸쓸할 테니까. 가르침 받은 것도 있으니까 나는 들어가 주지.”
뒤에 있던 엘리자벳이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다른 사람들 모두 다 똑같은 소리 하고 들어왔으니까 얌전히 들어와라.”
“…어!?”
스몰우드는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니 엘리자벳, 안토니, 처음 보는 러시아인 신입까지…
“다 들어온다고? 뭐야, 협박이라도 받은 거야?”
“흥. 같이 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을 뿐이지.”
“저 사람, 츤데레… 맞슴니까?”
일레야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안토니의 행동이 어디서 많이 봤던 행동이었던 것이다.
“어디서 그런 걸… 저건 그냥 이상한 놈이지.”
“이상한 놈, 이상한 놈. 기억하켔슴니다.”
“그래. 한국어로 ‘이상한 놈’은 자주 쓰이니까 알아두면 좋지.”
둘의 대화에 안토니는 발끈했다.
“거기 둘… 번역되어서 다 들리거든?”
“안토니.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사실 한국에서 ‘이상한 놈’은 칭찬으로 쓰인다.”
“뭐? 정말로?”
“…아니. 당연히 거짓말인데 그걸 믿으니까 미안하군.”
최연승의 말에 안토니는 분노했다.
이 자식이!
“■■■■■■■…”
“그래서 스몰우드 왔으니 다섯 명인가? 한 명은 어떻게 할 거야?”
“리차드 파커 생각 중인데.”
“그 재벌 가문 신입?”
스몰우드가 시작하자 엘리자벳, 안토니가 순서대로 한 마디씩 얹었다.
“재벌 가문 출신이라 재수없어.”
“너무 거만한 성격 같더군.”
‘…구티에레즈야 그렇다쳐도 안토니가 할 말은 아닌데.’
“친구. 힐러 역할이 있는 게 안정적이지 않겠어?”
“휘태커 넣으라고?”
“생각해보니까 힐러는 없어도 되겠어, 친구!”
스몰우드는 바로 납득했다.
휘태커 넣을 바에는 그냥 힐러 없는 구성으로 가는 게 나았다.
각자 포션이나 아이템으로 해결 보면 되지!
* * *
“어니스트 님. 최연승 헌터는 따로 권한을 줄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클랜의 분석관 중 한 명이 어니스트에게 말했다.
어니스트나 그들은 이미 확신을 갖고 있었다.
-최연승은 실적만 쌓으면 확실하게 A급에 도달할 수 있는 헌터다.
던전 테스트에서도 확신을 얻었지만, 라스베가스에서 활약한 것 덕분에 그 확신이 확고해졌다.
게다가 언제든지 떠나갈 수 있는 다른 헌터들과 달리, 최연승은 클랜의 주인인 황경룡과 절친한 사이였다.
실력적으로도, 신분적으로도 클랜의 핵심이 될 자격이 넘쳐흘렀던 것!
그렇다면 최연승한테 이런저런 권한을 주고 클랜 헌터들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하지만 회장님께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셨지.”
“!”
“알다시피 헌터들은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존심 강하고 성격 좁은 놈들이잖나?”
어니스트의 말에 다들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의 분석관들은 절반 넘게 헌터 출신이었던 것이다.
나름 현역 시절에 날렸던 이들도 있었기에, 헌터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잘 알았다.
많은 사람들 중에서 선택 받았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목숨 걸고 던전 깨가며 돈을 쌓아올리다 보면 오만해지고 거만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선택받았다!
나는 최고다!
하루에 몇십만 달러씩 뿌리면서 돈을 물쓰듯 쓰고, 파티란 파티는 다 찾아가고, 유명인들과 소란을 일으키고…
헌터들만큼 화려하고 강렬하게 사는 이들도 드물었다.
“그런 놈들이 납득하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명령을 내려봤자 마찰만 생긴다는 거였다.”
“아… 확실히 그렇군요.”
“맞는 말입니다.”
“헌터들을 이끌 자격이 있다면 자기가 스스로, 알아서 잘 이끌 거라고 말하셨지. 두고 보게. 시간이 해결해 줄 테니.”
어니스트의 말에 분석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리더는 가만히 둬도 스스로 알아서 튀어나오기 마련이었다.
자기들이 현역일 때도 그랬다.
뛰어난 헌터는 낮은 위치에 있어도 두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분석관들은 존경과 믿음이 섞인 눈빛으로 어니스트를 쳐다보았다.
‘역시 어니스트 님이시다!’
‘A급 헌터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물론 어니스트와 황경룡의 대화는 조금 달랐다.
-회장님. 권한을 줘서 도와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 알아서 잘 할 거다. 내버려둬도 돼. 괜히 건드리면 걔가 이상한 짓 할 거야.
-이상한 짓이라니요?
-하루에 26시간 훈련하기 같은 것들. 예전 클랜에서 그런 짓 했었지.
-……
-억지로 권한을 주지 말고, 스스로 리더가 되도록 만들어야지. 걔는 사람 부리는 법도 배워야 해. 그래야 나중에 사업도… 크흠.
-사업 말씀이십니까?
-못 들은 걸로 하게.
-예. 알겠습니다.
확실히 천재들은 리더로서 실패하는 경우가 있었다.
자기는 할 수 있는데 왜 남들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최연승도 그런 타입이라면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좀 배워야 했다. 게다가 1세대 헌터니 더더욱…
* * *
“리차드 파커는 사정이 있어서 못 깨겠다는데?”
“무슨 사정?”
“집안일이라는군. 음… 그러면 오다이곤을 불러야겠군.”
“그 잘생긴 친구?”
“걔 좀 부자연스럽게 잘생기지 않았어?”
엘리자벳의 예리한 말에 최연승은 움찔했다.
폴리모프한 걸 어떻게 알았지?
안토니가 코웃음치며 말했다.
“미적 기준이 엉망이군. 그나마 오다이곤 정도쯤 되어야 내 얼굴과 비교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
“…진짜 어떻게 저런 말을 쉬지도 않고 당당하게 말할 수가 있지?”
엘리자벳이 경악하는 사이 일레야가 말했다.
“멀쩡한, 사람… 마자요?”
“아니. 저건 미친놈이니까 신경 쓰지 마. 어쨌든 오다이곤 부른다.”
좀 반칙이란 느낌이 들긴 했다.
오다이곤은 S급 헌터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성좌+S급 헌터+B급 헌터 넷의 파티!
지구에서 가능한 조합으로는 거의 사기적인 수준이었다.
게다가 오다이곤은 갖고 있는 마법의 폭도 엄청나게 다양했다.
딜러, 탱커, 힐러 다 가능한 미친 인재였던 것이다.
[사실 레벨 300 안팎 수준으로 힘 제약 걸어놓으면 화신보다는 고블린 왕이 더 쓸만하다고 가 말합니다.]‘……’
정곡을 찔린 최연승은 정색했다.
‘어디 가서 이상한 소문 안 돌게 오다이곤 힘 단속 좀 시켜야겠군.’
실력 맞춰놓지 않으면 다른 헌터들이 깜짝 놀라서 기절초풍할 수도 있었다.
[가 질투하는 거 아니냐고…]‘너 차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