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247
◈ 247화 이걸 어떻게 알아. (4)
아무것도 없는 식탁에서 앉아 있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 무명과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김주혁은 곧 입을 열었다.
“뭐야, 그럼 결국 너와 이야기해도 내가 알 수 있는 건 거의 없잖아?”
“거의 없다기보단 내가 굳이 답해줄 수 없을 만한 것들을 물어보니까 내가 대답을 못해주는 것뿐이지.”
김주혁은 왜 검의 이름이 빙신이냐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을 물어봐도 무명의 대답은.
“몰라.”
였다.
그렇기에 조금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무명을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을 본 그는 피식 웃으며 이야기했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 어차피 네가 쭉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
“그런 말은 이미 몇 번이나 들은 것 같은데.”
“그런 말밖에 해줄 수가 없으니까 몇 번이나 들은 거겠지.”
“그럼 네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너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내가 도대체 왜 검의 이름을 부르니까 나타났겠어?”
“그럼 네가 설명할 수 있는건 검에 대한 능력뿐이라는거지?”
“맞아. 사실 이 빙신검이 스스로 이야기를 해주면 내가 굳이 흔적을 남겨놓진 않겠지만.”
“검이 이야기도 할 수 있어?”
김주혁이 묻자 무명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정말로?”
“물론 진짜 입이 달려서 말한다는 건 아니야. 다만 의지의 형태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근데 이 녀석은 도통 입을 잘 안열어서 말이야.”
“……입을 열지 않아?”
“그래, 분명 자아가 있는 건 분명한테 입은 절대로 안 열어.”
“신기하네. 무시하는 건가?”
“그건 또 아니야, 능력 사용해 달라고 말하면 째깍째깍 사용해 주거든.”
“거 특이한 검이구만.”
김주혁이 이야기하자 무명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특이한 검이지.”
“뭐, 그럼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검의 능력이 뭔데?”
김주혁의 물음에 무명은 곧바로 이야기했다.
“이 검에는 총 두 가지 능력이 있어, 한 가지는 해제, 다른 한 가지는 각성.”
김주혁이 이야기를 계속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무명은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
“우선 해제부터 이야기 해볼게, 해제는 사실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고 반대로 특별하지 않다면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는 능력인데. 그 어떤 봉인이던 본인이 원하는 상태로 해제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의 힘을 사용해서?”
“아니, 그냥.”
“그냥?”
“그래 그냥. 검의 힘을 사용하면 그 어떤 봉인이라도 풀어버릴 수 있어.”
“……봉인을 풀 일이 많겠냐만은, 굉장히 사기처럼 들리긴 하네.”
김주혁의 말에 무명은 피식 웃곤 이야기했다.
“사기가 아니라 개사기 능력이야.”
“그럼 혹시 만다라나 다른 녀석들에게 이 검을 빼앗기기라도 하면, 큰일이 나는건가?”
“만다라한테 검을 뺏겨?”
김주혁의 말에 잠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 무명은 곧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 아아. 대충 그렇게 된 상황인 건가.”
“혹시 설명해 줘야 하나?”
“아니 안 해줘도 돼. 네 말로 대충 밖이 어느 정도 상황인지 파악했어. 아무래도 차선을 선택한 모양이네. 하긴, 차선이 아니라면 네가 여기에 올 일도 없긴 하겠지.”
무명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이야기했다.
“우선 먼저 이야기해 주자면 네가 그 검을 빼앗겨도 다른 곳의 봉인이 풀리는 일은 없을 테니까 안심해도 돼.”
“그래?”
“내가 말했잖아? 그 검에는 자아가 있다고. 아마 네가 사용하는 게 아니면 그 검의 능력은 사용할 수 없어.”
“잠금장치 확실하네.”
김주혁의 물에 피식 웃은 무명은 곧바로 말을 이었다.
“아무튼 해제는 네가 검을 휘둘러 보면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잘 알 거고 두 번째는 각성인데, 사실 이건 좀 간단하긴 해.”
“뭔데?”
“두 배.”
“……두 배?”
“그래 두 배. 각성을 사용하게 되면 검이 강제로 네 능력을 정확히 2배로 증폭시켜 줘.”
“부작용은?”
“대충 일주일 정도 앓아눕는 거지. 그동안에는 진짜 아무것도 못 해, 제대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지.”
“……식물인간이 된다는 소리?”
“거의 그 정도라고 보면 돼.”
“……너무 손해가 큰데?”
“그래도 목숨을 잃을 만한 위기에 사용하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능력이지.”
무명은 그렇게 이야기 하며 씨익 웃은 뒤 말하자 김주혁은 물었다.
“참고로 각성을 사용했을 때 각성이 유지되는 시간은 어느 정도야?”
“으음. 그건 사용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한데.”
무명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김주혁을 바라보더니.
“지금의 너라면 대충 10분 정도일까?”
“……마찬가지로 좀 짜네.”
김주혁의 투덜거림에 무명은 피식 웃었다.
“아무튼, 내가 해줄 수 있는 능력 설명은 이게 끝이야.”
“그럼 이제 나가서 검의 능력을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건가?”
“맞아.”
“……그래? 길잡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검을 통해서 뭔가를 깨우치면 조금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다른 해줄 말은 없어?”
김주혁의 물음에 무명은 잠시 생각하더니 웃음을 지었다.
“지금 이 정도로도 너는 이미 충분히 강해졌을걸?”
“……충분히 강해졌다고?”
“그래, 지금 너는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두 개나 얻었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
“그렇게 이야기하면 또 그렇긴 한데…….”
김주혁은 조금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야.”
“그럼 할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
“돌려보내 주려고?”
“언제까지고 여기 있을 건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슬슬 할 일을 끝마쳤으니 좀 쉬어야지.”
그와함께 발 아래부터 먼지가 되기 시작하는 무명.
“뭐야?”
“뭐긴 뭐야, 할 일을 다했으니 슬슬 쉬려하는 거지. 여기서 멍때리고 있는 게 얼마나 지루한지 알아?”
무명은 그렇게 말하며 피식 웃었고, 김주혁은 그런 그를 바라보다 마주 피식 웃으며 이야기 했다.
“고생했다.”
“나 답네.”
그 말을 끝으로 무명은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렸고.
그다음.
파앗-!
김주혁의 시야가 다시 한번 새하얗게 물든 뒤.
“…….”
그는 다시금 자신이 있던 단련실로 되돌아온 것을 깨달은 뒤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했고.
‘결국 알아낸 건 이 검의 이름이랑 능력밖에 없었네.’
물론 그가 얻으려고 했던 것이 이 능력이기는 했으나 추가적으로 알아낸 것이 없기에 김주혁은 조금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래도 필요한 건 얻었으니.”
김주혁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빙신을 꽉 쥐었다.
‘……이 검, 이름은 좀 바꾸고 싶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XXXX
다시금 미궁주의 집무실로 돌아온 김주혁은 그곳에 길잡이만이 홀로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애들은 다 어디 갔어?”
김주혁의 물음.
그에 길잡이는 웃음을 지으며 이야기했다.
“전부 다 밖으로 내보냈어.”
“밖으로?”
되물음에 길잡이는 자신이 그가 없을 때 무엇을 했는지 차근차근 알려주었고 얼마 있지 않아
김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된다면야 분명 좋은 선택이긴 하네.”
“그렇지?”
“근데, 그게 진짜 되는 거야?”
“당연히 되지. 만약 그 애들이 진심이라면 꽤 빠르게 이름을 얻어서 올 수도 있을걸? 거기다.”
“거기다?”
“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기도 하니까 나중에 이야기해 줄게.”
“?”
갑작스레 말을 끊는 길잡이의 말에 김주혁은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했다.
“그럼 이제 검의 능력도 얻었으니까 실행만 하면 되는 건가?”
“뭐, 그렇지.”
길잡이의 끄덕거림.
“내가 할 일은 만다라에 들어가서 다리를 가지고 나온다…… 맞지?”
“맞아. 다리만 있으면 네가 다음 행선지로 찍은 칼파에 도달할 수 있으니까.”
“흐으음…….”
고민하는 김주혁.
한참이나 김주혁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자 길잡이는 궁금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왔다.
“뭘 그렇게 고민해?”
그녀의 물음.
그런 물음에도 김주혁은 한참이나 고민하다.
“있잖아.”
“?”
“그 만다라라는 집단이 갇혀 있는 곳에는 지금 나보다 강한 녀석들이 몇 명이나 된다고 했지?”
“너보다 강한 녀석들?”
김주혁의 물음에 길잡이는 으음, 하며 고민하다 이야기했다.
“저번에 이야기 했던 대로 아마 4명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 이외에 나랑 비슷하게 싸울 수 있는 녀석은?”
“……너랑 비슷하게 싸울 수 있는 상대는 아마 없을걸?”
“없다고?”
김주혁의 물음에 길잡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내가 저번에 설명했듯 만다라에 소속되어 있는 이들은 전투를 잘하는 이들은 아니야. 다만 그 위에 있는 녀석이 집단의 신앙을 받으면 받을수록 강해지는 거라 골치가 아프지.”
“흐음…….”
길잡이의 말에 잠시 침묵하는 김주혁.
“나보다 강한 놈이 4명이라…….”
그가 중얼거리자 길잡이는 덧붙이듯 이야기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거야.”
“이유는?”
“아마 걔들은 네가 자신들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도 모를 테니까. 애초에 봉인은 쉽게 뚫을 수 있는게 아닐뿐더러 네가 들고 있는 그 검은 봉인을 은밀하게 뚫을 수 있게 해줄 거야. 한마디로-”
“애초에 들킬 일도 없다 이거네?”
“그렇지. 게다가 만다라가 가지고 있는 다리는 또 그녀석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물품이 아니거든.”
길잡이는 검지를 척 올리며 이야기 했다.
“한마디로 네가 조금만 조심히 들어간다면 그 녀석들은 네가 다리를 가지고 나왔는지도 모를거라 이 말이지.”
“그렇단 말이지…….”
그런 길잡이의 말에 수긍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김주혁은 곧 또 한번 고민을 이어나가는 듯하더니.
“좋아.”
이내 모든 고민이 끝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부터 만다라가 봉인되어 있는 곳까지 가려면 얼마나 걸려?”
“음. 대충 10일 정도?”
“거기까지 한 번에 가는 법은 있나?”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놨지.”
길잡이는 그렇게 이야기하며 자신의 품속에서 영롱한 색을 내뿜고 있는 붉은 보석을 내밀었다.
“이건?”
“홍단이라는 물건이야. 마력을 불어넣기만 하면 그 어디라도 미리 홍단에 찍혀 있는 좌표대로 전송을 하게 해주는 능력일 가지고 있어. 일회성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성능 하나는 끝내주네.”
“당연하지.”
길잡이의 말에 홍단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김주혁은 물음을 던졌다.
“그럼 혹시 이 홍단의 좌표를 지금 변경하는 것도 가능한가?”
“좌표를 변경한다고? 어디로?”
“이곳으로.”
“미궁? 아, 설마 갈 때는 걸어가고 올 때 홍단을 사용하려고? 그래도 상관없긴 해. 다만 한 가지 명실해야 할 건 만다라 내부에서 이 홍단을 사용해봤자 능력 발동은 안 돼.”
“봉인 내부라서?”
김주혁의 말에 길잡이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으로 대답했고.
“그건 좀 아쉽긴 한데 그래도 상관없어.”
곧 김주혁은 중얼거린 뒤.
“이왕 다리를 챙기러 가는데 그 싸가지없는 새끼한테 엿도 하나 선사해줄 수 있겠네.”
씨익 웃으며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