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47
◈ 47화 건드렸으면 자기도 큰일 날 각오를 했어야지 (1)
일신자(一信者)의 아지트가 있는 북태평양 외딴 섬의 지하.
“이런 씨발!”
빠지지직!
아지트 내부에 있는 집무실에서 한니발은 언론에 뜬 뉴스들을 보며 성질을 이기지 못하겠다는 듯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깨부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병신같은 새끼들……!’
한니발은 자신의 직속 부대 중 한 곳인 삼살(三殺)을 떠올리며 이를 갈았다.
‘고작 학생 한 명 못 죽이고 오히려 학생한테 당해!? 거기다가 의뢰인까지 발설했다고!? 이런 개 병신 같은 새끼들!!’
한니발이 삼살(三殺)에게 의뢰를 맡긴 것은 그들을 믿었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더 정확히 말하면 그들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알의 성좌인 ‘그림자 속에 숨어사는 늑대’의 고유능력인 분신은 개인을 상대하기에 굉장히 좋은 능력이었고.
리사의 성좌인 ‘암흑 속의 신자’의 ‘은폐’는 누가 남긴 능력이나 마력의 흔적을 완전히 깔끔하게 지우거나 다른 마력으로 왜곡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며.
무엇보다 삼살의 마지막인 올리아의 성좌인 ‘부유하는 음양사’는, 주문을 이용해 공간을 단절시키거나 마력만 이어져 있다면 어떤 거리라도 텔레포트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 덕에 삼살(三殺)은 지금까지의 의뢰 수행 중에서도 단 한 번도 잡히지 않고, 자신들의 악명을 떨치기 위해 일부러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로 들킨 적이 없었다.
그런데.
분명 이번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날 거라는 한니발의 예상과는 다르게 삼살은 모조리 산 채로 붙잡혀 살기 위해 여러 가지 정보를 내뱉고 있었고.
그 덕분에 일신자(一信者)의 적은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있었다.
그것도 기존과는 달리 감당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 새끼들이 더 불기 전에 처리해야겠는데…….’
그렇기에 한참이나 인상을 찌푸린 상태로 집무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한니발은.
“쯧.”
이내 결심한 듯,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무슨 일이지.”
곧 들려오는 목소리에, 한니발은 입을 열었다.
“의뢰를 맡기도록 하지.”
XXXX
[록딜 벤트릭이 일신자의 암살자를 고용해 김주혁을 죽이려 했다!]발할라의 기말고사 시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전 세계에 있는 아카데미가 슬슬 기말고사로 인해 바빠질 때 즈음 밝혀진 이 충격적인 사실은 이제야 슬슬 가라앉던 언론에 다시금 기름을 부었고.
—-
‘삼살(三殺)에서 깨어난 악인 취조 끝 ‘록딜 벤트릭이 의뢰자라 밝혀 충격!’
(대충 벤트릭에서 이걸 또 저질렀다는 내용.)
김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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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23개
십상남자김계약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벤트릭 가문 이번 해 들어서 뇌절에 삼절까지 치는 거 봐라, 존나 무섭네. 자기 가문 쪽줬다고 악인 고용해서 학생 죽이려 하는 거 실화??
ㄴ 로우파밍: ㄹㅇㅋㅋ 이 새끼들 다른 가문 존나 삼켜서 깡패깡패 하긴 했지만 진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솔직히 벤트릭 가문 악인이랑 붙어먹었으니 악인 딱지 붙여도 되는 거 아님?
ㄴ 김공: ★ 경 축 ★ 벤트릭 가문 박★살
오리무중이다: 솔직히 이 정도면 벤트릭 가문 업계에서 사장돼도 이상하지 않을 케이스 ㅋㅋㅋㅋㅋㅋ 이미 한번 전적 있는데 거기다가 3대 아카데미 대항전 들어가서 로건 주니어 죽이려고 하고 거기에 덤으로 김주혁 암살 또 하려는 수준 ㅋ
ㄴ 간보지마라: 솔직히 이 정도면 능지 문제있는 거 맞지 ㅇㅇ
ㄴ 퇴근마려운남자: 근데 솔직히 삼살(三殺)이 진다는 생각은 못 했을 것 같긴 하다. 찾아보니까 얘들은 악인들 중에서도 좀 급이 높더만 설마 일개 학생이 악인 조질 줄 알았을까.
메가테라쓰리: 근데 다른 건 모르겠고 록딜 벤트릭 보니까 벤트릭 가문 방계가 아니라 스파이아니냐? 가문 무너뜨리려고 정자부터 잠입한 스파이?
ㄴ 하르나베: 정자 스파이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 오징땅콩먹고싶당: 솔직히 혼자서 이 정도까지 국제 이미지 조지는 거 보면 합리적인 의심 가능함 ㄹㅇ.
…………
..
.
—-
커뮤니티는 다시 한번 벤트릭 가문으로 인해 불타고 있었다.
[THE ONE, 인터뷰 中 ‘내 아들에게 일어난 일’ 벤트릭 가문에게 직접 물어볼 것.] [백련회 ‘벤트릭’ 이번 일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아카데미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될 것.] [발할라 관계자 ‘이건 1차적인 문제를 넘어 굉장히 위험한 문제, 확실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번엔 벤트릭 가문이 도저히 혼자서는 막지 못할 크기로.
물론 그럼에도 벤트릭 가문은 그렇게 불타는 언론을 진정시키기 위해 뛰어들어 반박 기사를 내기 시작했으나 이 거대한 폭풍은 막지 못했다.
허나 언론과 아카데미, 시민들이 신나게 벤트릭을 두들겨 패든 말든 김주혁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왜?
‘나 대신 패주는 놈들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직접 팰 필요는 없지.’
사실 김주혁 대신 패주는 놈이 많긴 해도 직접 패고 싶었다.
존나 패고 싶었다.
애초에 300년 전에 김주혁은 자신을 어떻게라도 건든 놈들을 단 한 명이라도 그냥 놓아준 적이 없었다.
그게 아무리 권력의 꼭대기 층에 있든, 겁나게 강한 놈이든 김주혁은 어떻게든 엿을 먹였다.
그러나 요점은 지금이 300년 전이 아니라는 것.
만약 김주혁이 달려가서 록딜 벤트릭을 팬다?
그것은 김주혁이 록딜 벤트릭에게 언론전을 펼쳐서 이 상황을 바꿀 기회를 주는 것과 같았다.
‘뭐,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사양이었기에 김주혁은 그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작업을 걸었던 록딜 벤트릭이 스스로 무너지는 것을 보며 불구경을 하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있었는데.
“우리, 이야기 좀 하지.”
그렇게 벤트릭이 터져나가기 시작한 지 정확히 이틀 뒤, 김주혁은 늦은 밤 자신밖에 없는 단련실에 찾아온 록딜 벤트릭과 그 뒤에 있는 여자를 슬쩍 바라보며 피식 웃더니 말했다.
“꺼져.”
“한 번만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줄 수는 없나?”
“내가 왜?”
“제발……!”
정말 애처로운 표정으로 무릎까지 꿇으면서 비는 록딜 벤트릭의 모습.
확실히 그 모습은 김주혁이 보기에도 많이 수척해져 있었으나 딱히 그 모습을 보고 동정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록딜이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해진 김주혁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뭔 이야기 하려고?”
“고, 고맙다!”
김주혁의 한마디에 무슨 대단한 것을 성공하기라도 한 듯 눈에 띄게 안색이 밝아지는 록딜 벤트릭.
이내 그는 어물거리며 현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현재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부터 시작해서 잘하면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박살 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고.
“마……만약 내가 여기서 이번 일로 인해 완전히 끝나버리기라도 한다면 나는 수감소에 갇혀서-”
김주혁은 무릎을 꿇고 있던 록딜의 앞에 앉아서 그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그러니까 내 말은 네가 좀-”
“아, 내가 좀 뭔가를 해달라?”
“그……그래! 그거다! 네가 그렇게 해주기만 한다면 어떤 짓이라도 하겠다!”
록딜 벤트릭의 말에 김주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싫은데?”
“아……?”
“내가 왜? 얻는 것도 없는데?”
김주혁은 그렇게 말하며 록딜 벤트릭을 바라보며 혀를 찼으나, 그는 급하게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듯하더니-
“저 여자를 주겠다!”
-이내 자신의 뒤에 서 있던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뭐? 저 여자를 어떻게 줘? 쟤가 니 소유물이냐?”
“내 소유물이 맞다! 저년은 내가 건 금제에 걸려 있으니까! 만약 네가 원한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금제를 네게 넘겨줄 수도 있다.”
“얼씨구.”
“게, 게다가 저년은 영국에서도 꽤 유명한 팰리스 가문의 자제다! 분명 너도 만족할 거다!”
“아, 그래?”
김주혁은 그렇게 대답하며 그녀를 바라봤다.
아주 쓰레기를 바라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있는 록딜 벤트릭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김주혁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이 새끼, 그냥 쓰레기도 아니고 폐기물이네?’
새삼스럽지만 김주혁은 300년 전 굉장히 다양한 쓰레기를 많이 만나봤다.
당장 사람 간의 사이를 이간질해 이득을 보는 새끼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남을 사지로 밀어 넣는 개새끼도 있었고.
그중에서도 김주혁이 제일 엿 같다고 생각한 놈들은 바로 자신과 같은 인간을 노예처럼 다루는 새끼들이었다.
몬스터 조지려고 만든 마법진을 개조해 같은 인간에게 사용해 자신과 같은 인간을 노예로 만들어 물건처럼 사고파는 새끼들.
그 부류를, 김주혁은 제일 혐오했다.
어느 정도냐고 한다면, 300년 전 그런 놈들의 머리통을 뚝배기처럼 박살 내 머가리 학살자라는 웃긴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김주혁은 그런 부류를 혐오했다.
밑바닥에서 살아온 그는 그런 식으로 인간을 사고파는 새끼들이 얼마나 개 같은 짓을 저지르는지 알고 있었고.
실제로 자신이 가르친 제자 중 한두 명은 그로 인해 큰 상처를 받은 녀석도 있었으니까.
“너, 진짜 운 좋다.”
그렇기에 그 말을 들은 순간 김주혁의 입에서는 자연스레 그 말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슨……?”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김주혁을 바라보는 벤트릭.
‘이 새끼만큼은 진짜 300년 전 마렵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생각한 김주혁은 이내 벤트릭의 앞에서 쪼그려 앉아 이야기했다.
“지금 내가 네 대가리 깨버리고 싶은데 꾹 참고 있는 거 보이지?”
“……!”
난데없는 김주혁의 협박에 순식간에 그 눈이 공포감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록딜.
그런 그를 보며 김주혁은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충고 하나 해줄게. 이건 시발 너한테 존나게…… 존나존나존나존나존나!!!!!! 중요한 내용이야, 그러니까 잘 새겨들으라고.”
“히익……!”
정말 추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괴하게 일그러진 상태로 공포감을 보이는 벤트릭의 얼굴을 마주 본 김주혁은 입을 열었다.
“내 눈앞에 띄지 마.”
“……!”
“만약 네가 내 눈앞에 다시 보인다? 그럼 내가 돌아버려서 네 목을 회전관람차 돌아가는 것처럼 돌려버릴 수도 있어. 내가 너 같은 새끼들한테는 선택적 분노조절장애가 있거든. 그러니까-”
이제는 공포에 질린 채 눈물까지 질질 흘리는 록딜 벤트릭.
“내 눈앞에 띄지 마라.”
김주혁은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록딜 벤트릭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켜 단련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고.
“아. 그리고.”
그렇게 벤트릭을 지나쳐 걸음을 옮기려던 곧 김주혁은 무엇인가를 깨달았다는 듯 록딜의 뒤에 서 있던 유리아 팰리스에게 다가와.
텁-
“!”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않고 김주혁을 바라보는 유리아 팰리스.
그러나 김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마력을 일으켰고.
그에 유리아 팰리스가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묻기도 전에.
-까지지지직!
“!?”
그녀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금제가 산산이 깨져나가는 것을 깨닫고는 경악한 표정으로 김주혁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록딜 벤트릭이 그녀에게 걸어놓은, 상위 계약자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아주 악의적인 금제를 너무나도 쉽게 박살 내버린 김주혁은.
“남 인생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개새끼야.”
그렇게 말하곤 이내 속이 후련하다는 듯 단련장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