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s Are My Disciples RAW novel - Chapter 61
◈ 61화 네가 왜 여기서 나와?? (2)
김주혁의 눈앞에 뜬 알림창.
그에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만난다고?’
물론 김주혁은 자신의 제자들을 성좌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째서냐고?
적어도 김주혁이 키웠던 제자들 중 어중이떠중이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
우선 김주혁이 제대로 달려들어서 키웠던 제자들은 전부 나름대로 자신의 세력을 일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주혁은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제자들이 전체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명 정도는 분명 성좌가 되어 있을 거라고.
그러나, 사실 제자와의 만남이 이렇게 빠를 줄은 김주혁 본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충 생각을 해봐도 제자를 만나는 것은 힘든 일이었으니까.
‘그것도 이런 상황에서 말이야.’
거기다 김주혁이 그 알림창을 받고 더 혼란스러웠던 이유는, 바로 조금 전 벤트릭 가문의 마력을 느껴봤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익숙함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익숙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넘어 묘한 이질감까지 들었다.
그 이질감 때문에 김주혁은 알림창이 떠오른 직후에도 고민을 했고, 어쩌면 성좌가 자신을 누군가로 착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이내 그 생각을 지워버린 뒤.
김주혁은 그냥 간단한 방법을 선택했다.
“……누구냐 너?”
물어보는 것.
어차피 혼자 머리를 굴려봤자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을 알기에 김주혁은 자신에게 알림창을 떠올린 성좌에게 물음을 던졌다.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인 물음을.
그러나.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부리 가면이 제자리에 서서 환희합니다!]…………
..
.
그 피드백은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눈앞을 가득 채운 알림창에 김주혁의 인상이 순간 찡그려졌으나, 그는 곧 그 알림창에서 시선을 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쿠그그그그그극-!
거대한 공동에서, 엄청난 양의 마력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으니까.
이전, 김주혁을 상대하기 위해 계약자들이 흩뿌리던 마력보다도 찬란해 보이는 금빛의 마력이 공동 주변을 휘감기 시작한다.
쿠그그그그극-!!
그와 함께 더더욱 심하게 떨리기 시작하는 공동.
그러나 금빛의 마력은 멈추지 않고 사방에서 내뿜어지더니 이내 어느 한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델리아 벤트릭은 이내 무엇인가를 깨달았다는 듯 경악한 표정으로 사방에서 모여들고 있는 금빛의 마력을 바라보았다.
‘성역화가 자동으로?!’
성역화(聖域化).
그것은 가문의 수호 성좌가 현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행위였다.
‘도대체 왜……!?’
물론 아델리아 벤트릭은 실제로 이 공동을 성역화할 수 있을 만한 준비를 끝내놓기는 했다.
성역화를 5분 이상 유지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마력석도 준비가 되어 있었고.
마찬가지로 성역화를 위해 필요한 촉매제와 복잡한 수식이 그려진 마법진까지도 준비를 해놓기는 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아델리아 벤트릭은 성좌를 소환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대비를 한 것이었으니까.
자신의 직감에 따라 혹시나 김주혁이 모든 계약자를 처리할 경우를 대비해,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대비를 해놓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아델리아 벤트릭은 분명 성역화를 할 준비까지는 해놓고 있었으나 그것을 실제로 기동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수한 의문.
분명 중간까지는 그녀의 예상대로 시나리오가 흘러가고 있었다.
물론 처음을 삐끗하고 벤트릭 가문의 마력을 남기기는 했으나 결국 접촉조는 자폭을 하는 것으로 김주혁을 이 공동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이제 그녀에게 남은 과제는 김주혁을 끝내는 것뿐이었다.
그래, 그거면 완벽했다.
그런데 현 상황은 그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김주혁을 죽이려던 순간 계약자들은 자유를 속박당한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돼버렸고.
분명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던 성역화는 어느새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평범하게 생각해보면 이 상황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성역화를 통해 안 그래도 확실한 승기를 잡게 되는 것은 김주혁이 아니라 성좌가 현신한 벤트릭 가문이었으니까.
그런데.
분명 그런데도.
‘뭐야……? 이 께름직한 기분은……?’
그녀는 분명 께름직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기에 불안한 표정으로 진행되는 성역화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기분이 어떻든.
그그그그그극-!!!!
이미 그녀가 충실하게 준비해 놓은 성역화는, 이미 제멋대로 발동을 끝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모두가 멈춰버린 계약자들 사이에 서있는 김주혁의 앞에, 금빛의 마력이 뭉치며 하나의 형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김주혁은 금빛의 마력이 자신의 앞에서 일렁거리기 시작하며 형태를 조금씩 잡아감과 동시에.
‘아.’
이 마력이, 자신이 알고 있던 마력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까 전 벤트릭 가문이 사용했던 분명 조금 익숙하기는 했으나 이질적이었던 마력과는 다르게 지금 그의 눈앞에서 일렁이고 있는 마력을, 김주혁은 알고 있었다.
알다뿐인가?
김주혁은 그 마력의 주인에 대해서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사람들의 광기로 인해 몇 년간 노예로 살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녀가 가지고 있는 끔찍할 정도의 인간불신과 노예 생활로 인해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성정이 된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그녀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또한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고 있었으며,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것이 더 많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김주혁은 그녀를 잘 알았다.
다만 불만인 건, 이름.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길잡이에게 듣기는 했다.
성좌들이 ‘이름’을 빼앗긴 순간부터, 이름을 되찾기 전에는 이름이 이 세상에서 지워진 것처럼 사라진다는 것을.
하지만 사실 그래도 상관이 없기는 했다.
애초에 김주혁은 제자들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보다는 별명으로 훨씬 더 많이 불렀었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이제는 완전히 형체를 갖추고 있는 금빛의 마력을 바라봤고, 곧 그곳에서 굉장히 익숙한 이가 나타났다.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은 척 봐도 그녀의 몸에는 커 보일 것 같은 후드.
그 위로는 금색의 정리되지 않는 단발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기대감에 잔뜩 상기되어 있는 푸른 눈빛이 김주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김주혁은 저도 모르게 피식 하는 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목에 걸려 있는 요상한 부리 가면을 제외하면, 녀석은 김주혁이 300년 전 봤던 제자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으니까.
그렇기에 김주혁은 스윽 웃으며 입을 열었다.
“모질이.”
모질이,
그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뜻을 아는 사람들은 그 단어가 그리 좋은 단어가 아니라는 것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계약자들은 모두 경악했고.
마찬가지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아델리아 벤트릭 또한 김주혁의 행동에 저도 모르게 두 눈을 부릅뜰 수밖에 없었다.
성좌한테 모질이라니?
그것도 현신이 가능한 S급 성좌에게?
그건 자신의 목숨이 아깝지 않음과 동시에 미치지 않고서는 절대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성좌한테 그런 모욕적인 언사를 한다는 소리는 곧 죽고 싶다는 소리와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적어도 그녀의 입장에서 봤을 때, 김주혁의 목은 이제 몇 초 지나지 않아 이 공동 바닥을 구르게 될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그녀가 알기로, 우선 한번 현신한 부리 가면은 굉장히 냉철하게 아군이던 적군이던 자신에게 걸리적거리는 모든 것을 없애버린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오히려 그녀는 조금 전 느끼고 있던 불안감이 기우였다는 생각과 함께 그 불안감이 있던 곳에 기대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을 모질이라 부른 김주혁을 성좌님이 절대로 살려두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어느새 불안감을 가지고 차오르는 기대감 속에 김주혁의 앞에 현신한 부리 가면을 바라보았고.
‘무……슨?’
아델리아 벤트릭은 곧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째서……웃고 있는 거야……?’
분명 모질이라는 말을 정면에서 들었던 부리 가면이, 정말로 기분이 좋다는 듯 기쁜 미소를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때.
슥-!
기분 좋다는 미소를 짓고 있던 부리 가면이, 어느새 자신의 손에 들려 있던 단검을 한번 휘둘렀다.
자신이 쥐고 있던 아래에서, 위로.
그저 단순하게.
그러나.
“……!!”
그 단순한 한 번의 휘두름은 조금 전까지 자유를 속박당해 멈춰있었던 계약자들을 전부 쓰러트렸다.
수백 명이나 되는 숫자의 계약자들이, 단 한 번의 휘두름으로 인해 정신을 잃은 모습에, 아델리아 벤트릭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고.
“…….”
김주혁이 순식간에 쓰러지고 있는 계약자들을 한번 둘러보고 있을 때.
“스승님을, 뵙습니다.”
김주혁의 앞에 다가온 그녀가 말했다.
그를 적대하려던 모든 계약자들을 단칼에 제압한 채, 환하게 웃는 얼굴로 금방이라도 칭찬을 받을 것을 기대한다는 듯 웃음을 짓는 그녀.
그에.
“오랜만이네.”
김주혁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 위에 턱 손을 올리며 입을 열었고.
“…….”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아델리아 벤트릭은, 문득 그 모습에 한 가지 문장이, 불현듯 떠올랐다.
‘모든 것은 하나를 위해.’
벤트릭 가문의 성좌가 직접 이야기했던 그 문장.
그녀는 이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불현듯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은 하나를 위해.’
그 문장에서 표현하는 하나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아.”
그녀는,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