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unt's Youngest Son Is a Player RAW novel - Chapter 260
제260화
-루벤 왕국 내전 종결. 승자는 6왕자?
-뚜껑 열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 루벤 왕국 명문 무가 연합 압승!
-마스터가 10명? 당신이 모르고 있던 퍼스트 영지의 모든 것.
-오리무중 크라넨 제국. 과연 제국은 언제 등장하는가?
-루벤 왕국 신임 국왕 제라드 1세 취임. 신임 국왕은 라울 백작과 절친 사이라는 소문이. 퍼스트 길드에 힘이 실리나?
루벤 왕국의 내전이 끝나자 언론은 대대적으로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가장 많은 플레이어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플레이어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퍼스트 길드의 본거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만약 3왕자 측이 승리했다면, 퍼스트 자작령에 기반을 둔 퍼스트 길드의 타격은 불가피했다.
실제로 많은 언론들이 제국을 등에 업은 3왕자의 승리를 예상했고, 상당한 수의 플레이어들이 퍼플 협회를 등지고 리플 협회로 적을 옮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무가 연합이 승리하고 말았다.
그것도 엄청난 격차를 보이며, 적을 압살했으니….
커넥트 커뮤니티는 그 어느 때보다 열렬히 불타올랐다.
수천 개가 넘는 게시판.
매일 수만 건이 넘게 올라오는 게시글들.
그 가운데 유독 플레이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베스트 게시글이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제가 정말 어리석었습니다.
커린이(커넥트 초보 플레이어 준말) 시절부터 퍼스트 길드의 각종 지원을 받으며 편하게 게임을 해왔습니다.
덕분에 자유 도시 브리안트에 제 소중한 보금자리도 마련했고, 협회를 통해 손쉽게 보수 좋은 퀘스트도 구할 수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그런 퍼스트 길드를 배신했습니다.ㅜㅜ
사실 그런 분들 많았잖아요?
언론에선 하루가 멀다고 퍼스트 길드가 망한다고 하고.
대출 쫙 땡겨서 집을 구매했는데 당장 협회가 없어지면, 좋은 의뢰를 구하기도 어렵구요.
그래서 리플 협회로 가긴 했는데…. 망했습니다.
없는 골드를 모아서 입회비를 내고 리플 협회 단체 퀘스트에 참여했는데…. 죄송합니다.ㅠㅠ
퍼스트 기사단이 달려드는 순간 깨달았습니다.
내가 미쳤었구나.
언론이나 자칭 전문가 놈들은 모두 사기꾼이구나.
사람이 죄를 짓고 살면 안 되는 거구나.
퍼스트 길드와의 전투에서 패배한 저는 포로로 잡혔습니다.
일주일간 포로수용소에 갇혀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일주일간 전장 정리 등의 잡일에 동원되었구요.
그리고 다시 포로수용소로….
도망친 리플 협회의 간부들은 아무런 후속 조치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전쟁 중이라면 적진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전쟁이 끝났음에도 포로에 관한 아무런 협상이나 교섭의 소식도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 보금자리를 팔아 마련한 보석금을 내고 왕국에서 ‘영구 추방’되었습니다.
당연히 리플 협회는 탈퇴했구요.
그런데 리플 협회에서는 오히려 계약 위반이라며 탈퇴 위약금을 내라고 합니다.
X쓰레기 같은 놈들이라고 면전에서 욕했다가 PK도 당했습니다.
수배를 내렸으니 놈들의 영역에 들어오면 무한 PK를 하겠답니다.
저는 지금 브레넌 공화국의 어느 시골 구석에서 필드 몬스터나 잡으면서 연명 중입니다.
제 기반이 모두 남아 있는 브리안트로 갈 수도 없고, 리플 협회 때문에 다른 왕국의 대영지로 갈 수도 없습니다.
저는 이 글을 마지막으로 커넥트 접속을 끊으려고 합니다.
어차피 사망 스택이 쌓여서 다음에 죽으면 부활비만 백만 원이 넘을 테니까요.
다 제 업보겠지요.
만약 퍼플 협회나 퍼스트 길드 분들이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그리고 염치없지만 부탁드립니다.
리플 협회라는 커넥트의 암 덩어리를 치워 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또한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평범한 플레이어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
-배신자의 말로로구나.
-고인에게 묵념.
-근데 포로수용소나 강제 노역은 좀 너무한 거 아님?
└그건 퍼플 협회의 소관이 아니지. 전쟁에서 포로로 잡혔으니 어쩌겠어. 게다가 하필이면 왕에게 밉보였으니….
-다른 왕국 시나리오 진행 중인 사람들도 조심해야 할 듯. 줄 잘못 서면 이 꼴 날 수 있단 얘기잖아?
└닥치고 퍼플 길드 따라가면 됨.
└ㅇㄱㄹㅇ
└퍼스트 자작가, 아니 이제 백작가 전력 못 봤어? 애쉬튼까지 합하면 왕국 하나 찜 쪄 먹는 건 일도 아니겠더라.
└정말 다른 왕국 세력들이 이제 퍼스트 길드로 쌈짓돈 들고 찾아가는 거 아닐까?
-그나저나 리플 협회 이 X새끼들은 어떻게 해야 하지?
└소식 들어보니 협회장, 간부들은 전쟁 중간에 다들 토꼈다던데? 지금 마커스 왕국 쪽에 있다는 얘기도.
└걔들은 이미 X됐음. 우리 라울 백작님이 가만히 둘 것 같음? 백작가의 마스터 한둘만 파견해도 바로 쓱싹임.
└다른 왕국에 마스터를 보내긴 쉽지 않을걸? 내 생각엔 퍼플 길드 손에서 해결할 것 같기도.
└다들 이번 사태를 겪고도 그런 말이 나와? 기사 보니까 협회장, 간부들 전부 재벌 2세, 3세더만. 이번에 뿌리 뽑지 않으면, 다른 게임에서처럼 대형 길드의 횡포에 끌려다닐 게 뻔하잖아. 퍼스트 길드 찾지 말고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지! ***카페에서 리플 협회 척결단 모집 중이야. 다들 한 손 보태라고.
└오오, 바로 간다!
└리플 협회 피해잔데 저도 가능할까요ㅜㅜ
└그냥 다 모여. 참가 제한 없으니까.
커넥트 게시판에는 퍼플 협회를 탈퇴한 이들의 반성문이 끝도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퍼플 협회에선 탈퇴자들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하지만 탈퇴 후 후작 측에 서서 퍼스트 자작령을 공격한 이들에 대해선 가차 없었다.
포로들은 몸값을 지불할 때까지 수용소에 갇혀 강제 노동을 해야 했다.
몸값을 지불한다 해도 왕국에서 강제 추방당하고, 차후 협회 재가입은 절대 불가능했다.
도망친 이들도 전원 왕국 영구 추방에 수배령까지 내렸다.
라울의 영향력이 미치는 각국 16개의 자유 도시 또한 그들의 재산을 압류하고 출입 금지 및 체포령이 떨어졌으니….
그들이 정상적으로 플레이어 생활을 하기 위해선 자진 출두하여 ‘내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만 했다.
반성문을 올린 이들은 어떻게든 루벤 왕국 입국 금지만은 풀어달라는 청원을 하고 있었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은혜를 베푼 은인이 위험할 때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반대편에 서서 칼을 뽑아 든 이들을 쉽게 용서할 리가 없었다.
이는 커넥트의 신규 플레이어 숫자가 급증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제는 한 달에 십만 개가 넘는 캡슐이 공급되고 있었고, 전체 플레이어 숫자는 70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반 퍼스트 길드 연합 7만 플레이어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포로로 잡힌 이들과 탈퇴한 이들이 줄을 이으면서 리플 협회 규모는 2만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니 게시판이든 어디에서든 그들의 목소리는 그저 묻혀버릴 뿐이었다.
* * *
“현재 여론은 이렇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퍼스트 백작가의 수도 칼립스 성.
영주 집무실에서 라울과 김일우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대관식이 끝나고 열흘.
새롭게 개편된 영지를 정돈하느라 플레이어 쪽 일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일우에게 대략적인 일들은 맡겨놓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방향은 잡아줄 필요가 있었다.
“굳이 그런 자잘한 일까지 내가 결정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 협회장, 자네가 알아서 하게.”
반 퍼스트 길드 연합.
플레이어들 사이에선 나름 이슈가 되고 있지만, 라울에게는 이제 그리 의미 있는 이름은 아니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 퍼스트 길드와 퍼스트 플레이어 협회는 그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이제 와서 놈들이 커넥트의 어떤 왕국 어떤 세력을 등에 업고 움직인다 해도 위협이 되긴 어려웠다.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자자하니, 특별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반등은 어렵겠지.’
물론 전쟁에서 압도적으로 패했음에도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의 저력을 보여 주긴 했다.
돈의 힘.
지구에서 가지고 있는 재력과 인맥으로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초창기와 다르게 이제는 플레이어들에게 상당한 골드가 풀려 있는 상태였기에, 놈들의 ‘현질’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미 1년 차가 지나면서 라울이 쥐고 있던 골드 환전 시장의 점유율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선 통제를 포기하고 시장 자율에 맡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그래도 나한텐 안 되지.’
라울이 자신도 모르게 픽 웃었다.
내전이 끝나고 근 한 달.
커넥트에 접속한 플레이어 가운데 완전 초짜들을 제외한 대부분이 퍼플 협회에 가입했다.
가입비나 회비 같은 건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벌어들이는 수익은 백작령 전체 수입을 가뿐하게 넘어서고 있었다.
아주 값싸게 측정한 협회 퀘스트의 수수료.
협회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그들이 진행하는 각종 의뢰로 생기는 수입.
회원 할인이 적용되는 퍼스트 길드의 각 상점과 숙박업소들에서 들어오는 수입 등.
플레이어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수입까지 확보되니, 라울과 플레이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플레이어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런 수입이 더 많아질 것은 분명했고, 제아무리 재벌 3세들이 현질을 한다 해도 라울의 재력을 따라올 수는 없으리라.
‘게다가 놈들이 환전해주는 지구의 자금은 차곡차곡 퍼스트 컴퍼니의 배를 불려주고 있으니.’
놈들이 눈치챘을 때는 이미 그 턱밑에 비수가 겨눠져 있을 터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까지처럼 공식 대응은 하지 않는 걸로 하지요.”
일우도 이제 어엿한 거물이 되어 있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일우는 퍼플 협회장, 퍼플 길드 부길마, ㈜퍼스트 매니지먼트의 부사장 역할까지 흔들림 없이 수행해나가고 있었다.
“다음 안건입니다. 근래 들어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회원들에게 스카우트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들어보니 액수도 상당하고, 제안하는 쪽이 상당한 네임 밸류를 가진 기업들인지라 흔들리는 이들도 있습니다. 한번 단속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었다.
직접 개발이 어려우면 상대측의 기술을 훔치거나 개발자를 빼 오는 건, 업계에서 종종 벌어지는 일이었다.
그래서 라울도 회사 설립 당시부터 핵심 멤버들은 특별 케어를 해오지 않았던가?
라울은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씩 웃으며 말했다.
“아니, 그냥 내버려 두지. 어차피 막는다고 막아질 일도 아니고. 물론 이직자들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괜찮겠습니까? 아무리 하급 회원들이라 해도 이탈이 시작되면, 기존 회원들이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로 이렇게 대기업의 인재 빼먹기에 당해 무너져 내린 기업도 많았다.
이를 막기 위한 법이 존재하지만, 어차피 법은 가진 자에게 유리했다.
하지만.
“글쎄. 이번 내전을 보고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도 그렇군요. 어떤 일이든 본보기는 필요한 법이니까요.”
과연 퍼스트 길드를 떠나서 지금의 구독자와 광고를 유지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론 스카우트한 업체에서 손실을 보전해 줄 수도 있겠지만, 개인 방송은 컨텐츠 싸움이었다.
퍼스트 길드를 벗어나 커넥트에서 양질의 컨텐츠를 확보한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이후로 라울과 김일우는 몇몇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일우가 맡고 있는 일이 워낙 다양했기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이야기가 끝날 즈음, 라울이 물었다.
“예의 건은 잘 진행 중인가?”
“네. 일단 각 왕국의 내전이 끝나는 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선에 신경 써주게. 이제부턴 우리뿐만 아니라 자네들의 전쟁도 시작될 터이니.”
“명심하겠습니다.”
[시나리오 : 킹 메이커]가 끝나고 나면 시작될 새로운 시나리오.라울은 이미 그것에 대비하고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과거와는 이제 완전히 달라질 테니, 방심은 금물이야.’
그 새로운 시나리오의 끝에서 무언가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6개월이 흘렀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