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y I became a dragon RAW novel - Chapter 102
“도살장이 공격당했다고?”
“그렇습니다. 시장님.”
“이틀 전에 벌어진 일을 왜 지금에서 보고했나.”
“밑에쪽에서 어떻게든 자기들끼리 수습해 보려고 보고를 지연시킨 모양입니다.”
“쯧, 연합놈들 짓인가?”
“조사중이지만, 아마도 그렇겠지요.”
“조사중? 놈들을 붙잡지 못했나.”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비서의 말에 장웨이는 불편한 소리를 흘렸다.
도살장을 잃은 것도 문제였지만 더 큰 문제는 연합 놈들이 제국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제국은 생겨 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답게 강력한 힘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만큼 부러지기 쉽다는 모순이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작은 흠조차 치명적인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이런 일 한두 번으로 위대한 제국이 어떻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윗분들의 심기를 어지럽히면 자신의 자리가 위험했다.
게다가 도살장은 그냥 인육만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었다.
도살장에 갇힌 가축들이 뿜어내는 절망과 분노등의 부의 감정을 끌어 모아 사령술에 사용하는 음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공장도 겸하고 있었다.
“끝까지 색출해서 모조리 잡아들여.”
장웨이는 이러해라 저러해라 하는 등의 여러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
그가 명령하면 아랫것들이 해낼 일이었다.
방법도 저들이 알아서 찾아야지 그가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비서는 고압적인 그의 태도에 익숙한지 별 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김문덕. 놈도 탈출했나?”
“김문덕뿐 아니라, 도살장에 갇혀 있던 연합의 프락치들 전부가 탈출했습니다.”
“그 많은 인원이 전부 탈출했다고? 근데 하나도 잡지 못했다는 말이야? 도대체 지구대에서는 뭘 하고 있었나!”
장웨이가 화를 내며 테이블을 후려치자, 고급 원목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에 쩍! 하고 금이 갔다.
비서는 흠칫, 겁먹은 표정으로 몸을 떨었다.
비서의 겁먹은 얼굴을 보자 장웨이의 화가 조금쯤 가라앉았다.
그는 수시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보다 아랫사람들을 겁주고 위협하기를 즐겼다.
“그, 그게 도살장과 가까운 지구대 두 곳 모두 사건 당시에 습격을 당했다고 합니다. 한쪽은 미치광이 폭탄마 고블린이 주축으로 된 테러범들에게 습격을 당했고, 한쪽은 언데드로 이루어진 무리였다고 합니다.”
폭탄마 고블린? 언데드?
도무지 연합 놈들하고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마인과 사령술사라면 오히려 제국의 주특기이지 않은가.
“정말 연합의 테러가 맞기는 한 건가?”
“여, 연합이 아니면 감히 누가 우리 제국에 맞서 이런 일을 벌일 수 있겠습니까.”
“이 대륙에는 아직 우리 제국이 평정하지 못한 땅들이 많아. 그들이 벌인 일일수도 있어.”
이야기를 하면서 장웨이는 자신의 말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연합이라고 마인들을 사주해서 고블린과 사령술사를 부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제국 내에 남아 있는 아인 반동분자들이 저질렀다고 보는 편이 더 논리적이었다.
대혁명 이후에 벌써 수년의 시간이 흘렀고 제국은 연합의 프락치들을 제거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제 제국의 다음 타겟은 제국의 시민권을 갖고도 감히 역심을 품고 있는 아인들이었다.
아인들은 흑룡강 길드가 연합을 이기고 제국으로 발돋움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지만 이제 제국은 그들의 힘이 부담스러울 뿐이었다.
촉이 왔다.
이 일에는 아인들이 개입되어 있다.
장웨이는 자신의 직관을 믿었다.
“아인구역에 들어가서 조사해봐, 뭔가 나올지도 모르니 말이야.”
“···알겠습니다, 시장님.”
안 그래도 마인들 때문에 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있는 아인들을 들쑤시면 억눌린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괜히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가는 자신의 몸이 폭발할 수도 있다.
이미 장웨이의 성질을 건드려 죽은 비서가 여럿이었다.
비서는 별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장웨이가 있는 사무실의 전등이 나가버린 건.
“뭐야, 정전이야?”
장웨이는 반사적으로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사무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은 부산 타워의 상층부.
이곳은 부산 도시가 제국령으로 넘어오기 전에도 부산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연합의 첨단 과학기술과 마도공학이 총 망라 되어 있는 건물이었다.
건물의 지하에는 마나코어로 돌아가는 마나 융합 발전기가 있었는데, 이 발전기는 부산 타워의 에너지를 모두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의 생산량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설사,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력이 끊어진다 하더라도 타워에 에너지가 차단 되는 일은 없을 터였다.
과연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아, 이내 천장의 불이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정상적인 불빛이 아니었다.
사방에 피가 뿌려진 것처럼 보일 정도로 짙은 적색.
적색등이 들어왔다.
부산 타워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였다.
설마, 연합의 테러리스트들이 부산 타워까지 들어왔다는 이야긴가?
아니면 아인들이?
그래도 설마 지상에서 1km나 솟은 부산 타워 최상층에 있는 자신이 있는 곳까지 위기가 닥치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예감이 좋지 않았다.
장웨이는 손을 뻗어 테이블 아래에 감춰진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불과 30초도 지나지 않아 옆방에 있던 그의 수신호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가 B급 이상의 특성을 가진 초즌들.
단순히 한 사람의 수신호위로 사용하기에는 그 재능이나 능력이 아까운 이들이었다.
그것이 장웨이 본인의 수신호위가 아니었다면.
“부르셨습니까.”
“그래, 뭔가 이상이 생긴 모양이다. 예감이 좋지 않으니 내 주변에서 떠나지 마라.”
“알겠습니다.”
그때 사무실의 구석에서 뭔가가 빠른 속도로 날아들어 비상등을 후려쳤다.
쨍!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게 장웨이의 사무실은 어둠에 잠기고 말았다.
“뭐냐!”
장웨이가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있는 그의 수신호위들 모두가 놀라고 말았다.
그들의 예민한 감각으로도 아무런 전조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귀신에 홀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들의 마음속에 작은 새싹과도 같은 두려움이 조그맣게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히익!”
“입 닥치고 있어! 찢어버리기 전에!”
전투 능력보다는 머리쓰는 일 때문에 뽑힌 장웨이의 비서가 질린 목소리를 흘리자 장웨이가 발작하듯 고함을 내질렀다.
더 겁에 질린 비서는 부들부들 떨며 자신의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하지만 거칠어진 호흡 소리까지 막는 것을 불가능했다.
숨죽인 어둠속에서 비서의 거친 호흡소리만이 끊이지 않고 울려 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눈이 어둠속에 적응했고 주변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장웨이와 수신호위들은 불을 키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적에게 이쪽의 동태를 알려주는 행동이 될 것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장웨이는 암살자 타입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밝은 곳보다 어둠이 더 편안했다.
하지만 어둠에 적응 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물론 그의 사무실이 단순히 개인 사무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과하게 넓은 면이 있다.
하지만 결코 반대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것은 아니었다.
장웨이는 그의 주변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약 10발자국 너머의 건너편은 먹물을 바른 듯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어 살펴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꿀렁거리고 질척이는 질감을 가진 기분 나쁜 어둠이었다.
그리고, 그 어둠속에 오히려 어둠보다 더 짙은 무언가가 흐릿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서 있었다.
“뭐야! 너 뭐야!”
장웨이가 소리쳤지만 그 형상은 대답하지 않았다.
“뭐가 있습니까, 시장님.”
“저쪽에, 저기 뭐가 있잖아. 너 안보여?”
“제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빨리 가서 확인해!”
장웨이의 고함과도 같은 명령에 슬쩍 눈살을 찌푸렸던 리더는 팀의 탱커를 맡고 있는 팀원의 어깨를 건드렸다.
“가봐. 천천히.”
육체강화 능력을 발동하고 인벤토리에서 방패를 꺼낸 탱커는 조심스럽게 어둠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가듯 훅! 하고 모습을 감춰 버렸다.
“진헤이!”
깜짝 놀란 리더가 소리쳤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대신 허파를 쥐어짜는 듯 끔찍한 비명소리가 어둠속에서 길게 터져 나왔다.
그 비명이 어찌나 처절했는지 경험 많은 헌터 출신인 리더의 등에 오싹, 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었다.
길게 이어지던 비명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끔찍한 정적만이 남겨졌다.
털썩, 죽음의 공포로 극대화 된 긴장감에 호흡곤란이 온 비서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불! 불을 켜!”
장웨이는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불을 키는 게 낫겠다는 판단에 다급하게 고함을 내질렀다.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상대의 능력은 어둠에서 극대화 되는 특성이라는 판단이었다.
만일에 대비해 인벤토리에 휴대용 라이트 하나 정도는 챙겨 다니는 팀원들은 곧장 라이트를 꺼내 빛을 비추었다.
하지만 1000루멘(광량의 단위)가 훌쩍 넘는 환한 라이트의 불빛에도 어둠은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밝은 빛 때문에 암순응 되었던 눈이 놀라며 사물을 판단하기 더 어렵게 되었을 뿐이었다.
화르륵!
불을 다루는 특성을 가진 방출계 능력자가 손에 불꽃을 피웠다.
하지만 마나를 머금은 불꽃도 어둠을 밝히지는 못했다.
“어둠 자체가 놈의 능력이다! 어둠을 쏴!”
방출계 능력자가 어둠을 향해 불꽃을 쏘았다.
휙! 하고 날아간 불꽃은 마치 망망대해에 던진 횃불처럼 아무런 반향도 일으키지 못하고 스러졌다.
그때, 어둠속에서 창백한 손이 불쑥! 튀어나와 방출계 능력자를 잡아챈다.
“꺄악!”
놀란 비명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다.
리더는 반사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장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리더의 뺨으로 얼음장처럼 차가운 식은땀이 또르르 흘러 내린다.
*
“으음···.”
정신을 잃었던 비서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에도 사방은 아직 끔찍한 어둠속에 잠겨 있었다.
“나와! 나오라고 이 새끼야!”
어둠속에서 그의 절대적인 갑인 부산 시장 장웨이가 짧은 단검을 쥐고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는 순간 어리둥절했다.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현실도피는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장웨이가 머리 하나만 보고 비서로 선출한 이유가 있듯.
이전의 상황을 빠짐없이 돌이켜 냈다.
비서는 당장 겁에 질리고 말았다.
수신호위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장웨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적에게 다 당했다는 말이었다.
비서는 자신이 지독한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
이곳은 부산 도시의 심장.
온갖 첨단 기술과 마도공학이 망라되어 있는 부산 타워다.
그 중에서도 최 상층부.
상대가 귀신이나 유령 같은 터무니 없는 존재가 아닌 이상 이곳에 침투해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 정말 귀신이 아닐까?’
장웨이의 평소 행태를 생각하면 납득가지 않는 일도 아니다.
게다가 고스트나 스펙터 같은 영체 타입의 몬스터도 실존하지 않는가?
물론 그런 따위의 몬스터들이 이 타워에 걸려 있는 방어 마법을 뚫는다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강력한 영체 타입의 몬스터라면?
“···크크크크, 좋아 끝까지 장난질을 치겠다는 건가.”
그때, 시장이 결국에 미쳐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기괴한 웃음을 흘리며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비서는 더욱 겁에 질렸다.
그는 웅크린 채 벌벌 떨며 뒤로 바닥을 기었다.
‘나, 나는 봐줘. 나는 한번도 사람을 죽여 본 일도 없다고.’
이 끔찍한 존재가 자신은 그냥 지나쳐 주기만을 바랬다.
“연합의 초즌인지 뭐 하는 새끼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 건드렸어. 나 장웨이야! 내가 장웨이라고! 네놈에게 내가 가위바위보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겠다!”
곧 이어 끔찍한 괴성과 함께 시장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커다랗게 몸이 부풀더니 뼈가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골격이 변하고 벌거벗은 몸에 비늘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 끔찍한 변화에 비서는 그만 비명을 지를 뻔 했다.
“크르르, 어떠냐. 황제의 은총을 입은 이 몸의 힘이.”
시장이 어둠속에 숨어 있는 누군가를 향해 말했다.
“거기였구나, 이 쥐새끼 같은 놈!”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더 이상 그에게는 이 끔찍한 어둠이 장애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게 전부야? 너무 실망스러운데, 장웨이.”
어둠속에서 앳된 목소리가 시장을 조롱했다.
변성기도 지나지 않은 목소리는 성별을 짐작할 수 없었다.
시장은 자신을 조롱하는 목소리를 따라 다니며 미친 듯이 손을 휘저었다.
하지만 어둠속에 숨은 그의 그림자도 잡아낼 수가 없었다.
“이 비겁한 새끼야 당장 나와!”
시장이 소리를 질렀지만 비서는 설마 상대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둠이 가시고, 상대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대 초반의 남자로 특징이랄 것도 없는 평범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들렸던 앳된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던 비서는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연합의 초즌인가?”
“나를 몰라?”
시장이 물었지만 그는 질문으로 대답했다.
그 목소리는 어둠속에서 들린 앳된 목소리와 달랐다.
그의 뒤에는 모습을 감췄었던 시장의 수신호위들이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들이 바닥에 쏟아져 있는 것을 보면 시체가 된 것이 분명했다.
“모른다. 하지만 대단한 특성을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이는 군. 어떠냐, 연합에서 얼마를 주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오면 그 두 배의 돈을 주겠다.”
그는 나직하게 혀를 찼다.
그때, 시장이 번개처럼 그에게 들이닥쳤다.
방심하도록 말을 걸고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시장의 움직임은 초즌이지만 비전투 요원인 비서의 눈으로는 흐릿한 잔상만 보일 정도로 신속했다.
“캬아!”
시커먼 영기가 솟아있는 손톱이 그의 몸을 찢어 발겼다.
하지만 그것은 환영에 불과했다.
그는 어느새 시장의 옆으로 돌아가 있는 상태였다.
어쩌면 애초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는지도 몰랐다.
황금색 비늘로 덮여 있는 그 남자의 손이 시장의 배를 꿰뚫었다.
“크억!”
*
경악한 장웨이의 두 눈이 커다랗게 치떠진다.
녀석의 두 눈에 담긴 고통과 불신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오를 지경이었다.
“김문덕, 이래도 몰라?”
“···크으, 김문덕이 키운 놈이냐.”
“삼십 년 전. 슬럼가. 커먼. 이래도 몰라?”
마룡의 DNA로 흉측하게 변한 장웨이의 얼굴이 더욱 징그럽게 일그러진다.
“서, 설마 네놈은···! 그, 버, 버러지···?!”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혀를 찼다.
이놈은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뭐, 복수란 게 원래 이런 법이겠지.
“어, 어떻게? 네놈은 분명 죽었을 텐데? 내가 네놈의 시체도 태웠단 말이다! 쿨럭!”
말을 하다가 장웨이가 입에서 검은 피를 토해낸다.
심장이 터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바로 죽지 않은 것만해도 이놈이 얼마나 괴물같은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궁금해?”
“크으···!”
“말해봐, 내가 어떻게 되살아났는지 궁금하냐고.”
“그, 그래···!”
“안알랴줌.”
“뭣···?!”
나는 그대로 장웨이의 몸속에서 코어와 내장을 긁어내며 손을 잡아 뺐다.
폐가 찢겨나간 탓에 말을 하지 못하고 금붕어처럼 입맛 뻐끔거리던 장웨이는 오래지 않아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누가 말했던가. 복수는 허무할 뿐이라고.
상대를 용서하는 것이 최고의 복수라고.
근데, 아닌 걸?
너무 상쾌해! 복수 개꿀! 기분 쵝오!
끝
ⓒ 미래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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