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26
126
126화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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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은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잿빛처럼 희망이 없던 과거였다.
그런 그녀에게 백마 탄 남자처럼 나타난 것이 바로 백강주였다. 그는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일탈을 꿈을 꾸게 해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백강주의 미소를 생각하면 견딜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저는 바보였어요. 오빠는 저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죠. 저는 그것도 모르고……”
배신당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혼자서 사랑의 열병을 앓다가 현실을 깨달았을 뿐이다. 지금 그런 자산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다.
“흠흠…..”
정현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 꿈 많은 여인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렇군요. 힘든 와중에도 저에게 이야기 해줘서 고맙군요.”
정현욱은 일단 그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 그는 상담가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상담의 기본을 지키고 있었다.
훌쩍…. 훌쩍….
울고 있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넨다. 이윽고 그녀는 진정된 것처럼 보였다.
“미안해요. 너무 못난 꼴을 보여드렸네요.”
“하하…. 괜찮습니다. 다만 너무 아깝네요.”
“네?”
“민정씨는 모르겠지만, 저는 당신이 대단해보여요.”
마왕 컴퍼니가 다이어트 전용 안마의자를 만든 이후, 전국의 다이어트 산업은 침체기를 맞이해버렸다. 힘 들게 운동해서 살을 빼는 것보다, 안마의자를 사용하면 훨씬 간편하다.
굳이 땀을 흘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완벽히 사양길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매출이 확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다이어트용 안마의자를 거부하고, 힘들지만 스스로 운동을 통해서 다이어트를 하지 않습니까?”
“부끄럽네요. 사실 그것도 오빠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했던 것이에요.”
백강주는 은근슬쩍 운동을 할 것을 권했던 것이다. 그것이 시청자에게 어필하기 좋기 때문이었다. 훨씬 힘들어보였지만, 그녀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백강주의 의견을 따랐다.
“그런 계산이 있었다 하더라도. 당신은 열의에 차 있었어요. 아무나 그렇게는 못 하거든요.”
여태까지 먹고 싶은 것을 먹었고, 운동은 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바뀌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다. 원래의 생활 습관으로 몸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그렇게 할 이유가 없어졌어요. 죄..죄송하지만 전 이만 포기하려구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현욱에게는 미안하지만, 더 이상은 버틸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정현욱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쥐며 말했다.
“민정씨. 오해하지 말고 잘 들어요.”
“네?”
“이번 프로젝트 이름이 신데렐라 프로젝트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왕자를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제가 왕자를 기다린다고요?”
“백강주씨는 멋진 사람이에요. 돈도 잘 벌고 젊은 나이에 유능하지요. 하지만 그딴 이유 때문에, 민정씨가 이렇게 고통 받을 필요는 없어요.”
정현욱은 힘을 주어 말했다.
“수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없어요. 당신이 주도하면 되죠. 백강주에 몰려드는 여자가 많아도 상관없어요. 당신이 그를 손에 거머쥐면 될 일이니까요.”
지극히 남성적인 시선이었다. 보통 마법의 성에 갖힌 공주를 구출하는 것은 기사(남성)이라는 것이 고정관념이었다.
하지만 정현욱은 그런 그녀의 상식을 깨부수길 요구한 것이다.
“제가….. 강주 오빠를요?”
“네. 이번 기회는 둘도 없는 기회입니다. 당신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워지겠지요. 마음만 먹으면, 남자를 홀리는 것은 일도 아닐 겁니다.”
“저..저는 못 생겼어요.”
“천만에요. 당신에게 자질이 없었다면, 백강주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 겁니다. 그를 좋아하죠? 그렇다면 그의 안목을 믿으세요.”
그의 말 때문일까?
언제까지 문제와 직결하면, 늘 도망만 다녔다. 하지만 정현욱은 그것을 정면으로 맞서라고 조언해준 것이다.
‘오빠를 좋아해. 이 마음만은 진실이야. 그렇다면 내가 오빠를……’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동시에 초콜릿 케이크를 다 먹어버린 자신이 기억났다.
화악….
볼이 빨갛게 되었다. 힘들게 다이어트 했건만, 결국 오늘 억지로 망가뜨리지 않았는가?
그녀는 곧바로 화장실 쪽으로 뛰어갔다. 정현욱을 내버려두고 말이다.
‘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 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더럽고 힘든 일을 피해서는 안 되었다.
그녀는 손가락을 깊숙이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우웨에에엑…..”
여태까지 먹은 초콜릿을 토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끝끝내 먹은 것을 전부 토해냈다.
현욱은 그런 그녀를 보고 대견스레 쳐다보았다. 허나 피트니스 전문가로서 그녀의 행동을 꾸짖었다.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마세요. 몸에 무척이나 안 좋아요. 구토는 식도에 악영향을 주니까요.”
피트니스는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본말전도가 되면 곤란한 일이었다.
“알…았어요. 하지만 지금이라도 괜찮을까요? 너무 늦지 않았을까요?”
그녀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사일이 얼마 안남았건만, 하루를 그냥 꽁으로 보내버렸다. 그러나 정현욱은 멋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하… 걱정하지 말아요. 당신은 그저 제가 하라는 것만 하면 됩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민정씨라면 꼭 해낼 수 있어요.”
정현욱의 격려덕분일까?
“저…저는 달라지고 싶어요. 부..부디 저를 도와주세요.”
그녀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정현욱은 그런 그녀에게 힘찬 목소리로 답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꼭 당신을 승리하게 해드리지요.”
*****
케이랜드.
안 회장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 했다. 며칠 전부터 자신의 오른팔이 전무가 행방불명되었기 때문이다.
전무와 안 회장은 공동운명체였다. 무엇보다 보신을 첫 번째로 삼는 녀석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회…회장님!”
문이 벌컥 열리면서 측근이 외쳤다. 그의 표정을 볼 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터진 것이 확실해보였다.
“무슨 일이야?”
“크..큰일 났습니다. 검..검찰이 들이 닥쳤습니다.”
검찰?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태까지 저지른 범죄는 은폐하고 있지 않았던가?
“검찰이 왜 이곳으로 온단 말인가?”
“저..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안 회장은 도망갈 곳도 없었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검찰 측 인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안병무 회장님 맞습니까?”
“그….렇소만.”
“당신을 뇌물죄, 분식 회계, 횡령 배임죄로 구속합니다.”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순간이었다.
대기업 총수를 이렇게 현장에서 체포하는 경우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있었던가?
안 회장은 뒤늦게 호통을 쳤다.
“자네 제 정신인가?”
안 회장은 분기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그는 재계의 거인이었다. 특히 검찰에는 그와 친하게 지내는 인사가 한 둘이 아니었다. 전화 통화 한 번이면, 저 벌거숭이 검사를 좌천시키는 것은 일도 아니리라.
하지만……
“네. 제정신입니다.”
검사가 꺼낸 것은 영장이었다. 그것은 틀림없이 진짜배기였다.
‘어떻게?’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만약 이런 일이 물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면, 안 회장이 모를 리가 없다. 그에게 은혜를 입은 검찰 인사가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하시고, 이리 가시죠.”
“크..윽…..”
수갑을 채운다.
평소에는 위엄이 넘쳐흐르던 인물도, 지금은 힘없는 노인네에 불과했다. 결국 그는 무력하게 끌려가고 말았다.
.
.
.
현장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사람들은 의문을 표했다.
“이야. 기업 총수를 그냥 잡아가네.”
“우리 나라 맞냐? 너무 이례적이라서 이해가 안 될 정도다.”
“이번 정부 진짜 쿨하네. 적페 청산의 의지가 넘처 흐르는구만.
당연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었다.
“재벌 총수를 구속하면, 위급한 경영 현안을 처리할 수가 없다. 이로 인해서 피해를 입는 사람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재벌 총수가 아무리 불법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이를 처벌하면 국가 경쟁력에도 큰 악영향을 준다. 이를 생각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큰 손해다. 지금 당장 구속을 파기하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부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반론이 더 거세게 나왔다.
“헛소리하고 앉아있네.”
“유전무죄 무전유죄냐? 죄를 저질렀으면 대가를 받아야지. 언제까지 구시대적인 사상에 사로잡혀 있을 것이냐?”
“그거 아냐? 재벌 총수 잡히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더 많다던데. 총수 잡힌다고, 기업이 망한다는 것은 완전 개소리다.”
“그리고 총수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놔두면? 더 큰 범죄를 저지를 뿐이잖아. 그 때는 어떻게 감당하려고?”
여튼 이번 초유의 사태에 사람들의 관심사가 한 곳으로 모여지고 있었다.
*****
구치소.
사회에서 막강한 재력을 가진 탓일까?
다른 재소자에 비해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안 회장에게는 별로 위안이 되지 않았다.
끼이익.
녹 쓴 문이 열린다. 그 안에 들어서자, 방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변호사와 만날 수 있었다.
드르륵.
변호사 하나가 의자를 뺀다. 안 회장은 그 자리에 앉은 다음 대뜸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라.”
변호사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가 되었든 말을 꺼내는 이는 안 회장의 분노를 정면으로 받아내야 하리라.
“회..회장님. 전무가 배신했습니다.”
한 문장이지만, 안 회장은 모든 것이 일목요연해졌다.
“그 놈이? 이해가 안 돼!”
그는 자신과 공동운명체다. 대체 뭐가 아쉬워서 자신을 배신한단 말인가?
“죄가 까발려지면, 그 놈도 감방행을 피할 수 없어. 갑자기 정의감이 생긴 것도 아니고, 대체 이유가 뭐야?”
“그건 저희도 알 수가 없습니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전무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증거물을 가지고 검찰에 달려간 것이다.
“그래서….. 난 이후로 어떻게 되지?”
“그..그건…..”
잘 나가는 변호사 무리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들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절대 적지 않건만, 필요한 순간에는 무용지물임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송구스럽지만,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검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가 너무 명확해서……”
쾅!
안 회장은 탁자를 강하게 내려쳤다.
“그래서? 내가 자네들에게 돈을 주는 이유를 잊어버렸나? 난 이곳에 있으면 안 돼. 어떻게든 보석을 신청해서 성공시켜!”
“저..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변호사들은 주절주절 말을 꺼내지만 그리 자신 있는 표정은 아니다.
하지만……
안 회장은 마지막까지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일단 이곳에서 빠져나간다.’
경고를 했건만, 김판조는 자신을 건드렸다. 이대로 맞고만 있을 생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