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42
42
42화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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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
수영불모지에 갑작스레 나타난 돌연변이였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수영 대회에 나타나 메달을 휩쓸었다.
그녀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였다. 17세의 어린 나이에,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마침내 200m 자유형 결승에 출전한 김미나.
“김미나 선수! 이번이 첫 출전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습니다.”
“대단한 선수입니다. 수영 불모지인 한국에서 태어나, 첫 출전에서 이만큼 파란을 끌어 모을 것이라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무명이었던 그녀가 TV에 단독으로 잡힌 것이 처음이었다.
해설자는 계속 입을 열어서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서 수영을 시작한 선수라고 하는군요. 균형 잡힌 체격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가 특히 장점입니다. 얼마 전, 국내 대아수영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새로 작성하기도 했지요.”
“네. 그렇습니다. 그 덕분일까요? 한국에서는 벌써, 팬클럽이 결성되었다고 합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녀가 이렇게 갑자기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그녀의 우월한 미모덕분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그녀의 등장과 함께, 많은 글이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우와! 저것이 동양인 기럭지란 말인가!
-언빌리버블. 나는 오늘부터 김미나 선수의 팬이되고 말테다!
-오우야. 얼굴도 이쁘고, 수영도 잘하는 김미나! 오빠가 격하게 아낀다!!
스포츠 선수는 가진 실력보다 미모에 의해서 더욱 조명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김미나는 실력과 미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 수영선수.
여론은 그녀를 소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3번 레인의 김미나 선수. 세계적인 대회이지만, 호흡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입상을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세계의 벽은 크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전혀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김미나 선수는 이제 17세 선수이거든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더 노력하면 됩니다.”
세계의 벽은 크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녀가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허나 경기가 시작되고, 모두의 예상은 깨지고 말았다. 처음부터 선두로 치고나간 그녀는 내노라하는 선수를 제끼고 2위에 안착한 것이다.
1위 선수와는 간발의 차였다.
“대..대단합니다. 김미나 선수, 대한민국 수영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습니다.”
“의미가 매우 큽니다. 그녀의 성장세가 뚜렷한 선수이기에, 내년 올림픽에서 얼마나 두각을 드러낼지, 크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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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선수에게 기업 스폰서는 당연하다. 하지만 김미나는 놀랍게도 제대로 된 후원이 전혀 없었다.
이유는 L스포츠 재단이 주도하는 한울 체조를 불참했기 때문이다.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참여했지만, 김미나는 훈련을 이유로 거절했었다.
‘감히 나의 제의를 거절해. 지금의 결정을 톡톡히 후회하게 해주지.’
높은 분의 지시에 따라서.
김미나의 모든 스폰서가 가로막혔다. 어떻게 보면 괘씸죄가 적용된 것이다.
문화체육부 차관은 김미나와 단독으로 만나서 이런 이야기도 했다.
“올림픽 출전에 불참한다면, 기업 스폰서를 알아주겠다. 부디 현명한 결정을 하길 바란다.”
차관이 밀어주는 선수의 출전을 위해서, 김미나의 출전 포기를 강요한 것이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김미나는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설사 이대로 부러질지언정, 불의에 승복하기는 싫었다.
누구보다 자신은 열심히 수영에 매달렸다. 그것이 고작 더러운 술수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참을 수 없었다.
허나 그것은 길게 보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자존심을 지켰을지는 모르지만, 선수의 사비로만 훈련을 이어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점점 한계에 부닥치던 와중이었다.
“미…미나야?”
임코치가 호들갑스럽게 그녀를 부른다.
“무슨 일이죠?”
“듣고 놀라지 마렴. 너를 후원하려는 기업이 나타났단다.”
허나 김미나는 전혀 놀란 기색이 없다. 칠흑의 인어공주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그녀는 웬만해서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그거 다행이네요.”
그녀는 스트레칭을 하고 다음 훈련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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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집무실.
그는 소방서장과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듣자하니 정부의 지원이 열악하다고 하더군.”
“아..아닙니다.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 할 일이지요.”
소방서장은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괜히 나라 욕을 했다가, 뒷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뭐. 그렇게 생각하던가. 어차피 난 너희를 지원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화재나 사고가 일어나면, 위험을 무릅쓰는 이는 바로 소방대원들이다. 반면에 그에 대한 처우는 어떤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나라에서 장비를 지원하지 않아서, 개인사비로 구입하는 경우도 잦았다. 사실 대한민국의 소방대원은 개인의 의무감과 희생정신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었다.
“먼저 소방 유니폼을 전부 교체해주지.”
마그네시아의 실크는 마력을 받아들이는 신소재였다. 그 덕분에 마왕은 온갖 마나 서큘레이션이 내재된 옷을 만들 수 있었다.
화염 저항의 룬.
소방대원을 위해서 만들어진 유니폼이다. 보통 내열성이 높은 소방 장비는 경직되고, 움직이기 힘들게 되어 있었다.
허나 마왕이 만들어낸 신제품은 가볍고, 열을 견디는 능력이 매우 우수했다. 물론 마력이 떨어지면, 평범한 옷이 된다는 제한은 있지만.
“이미 성능은 봐서 알겠지?”
“물..물론이지요. 전 머리털나고 그런 신기술을 처음 봅니다.”
서장과 만나기 전, 마왕은 한차례 시연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가벼운 옷을 입고, 한가로이 불길을 걷는 모습을 말이다.
서장 입장에서는 눈이 빠질만큼 놀라운 장면이었다.
“그 이외에도 다른 소방장비도 일체 지원해주마.”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어떻게 갚아야 할지……”
마왕은 귀찮은 듯 손을 저었다.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당연히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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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팅이 끝나고, 경리가 인터폰으로 알려주었다.
“사장님, 김미나양이 방문했습니다.”
“들여 보내라.”
“네. 알겠습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인어공주 김미나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
짧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건넨다. 어쩌면 그녀의 선수생활의 운명을 결정한 자리이건만, 오히려 시큰둥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앉아라.”
물론 마왕도 상대가 어떤 태도를 나타내든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계약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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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마왕은 계약을 종용한다. 아무리 스폰서가 필요한 김미나라 할지라도,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그 말 진심이세요?”
미나는 다소곳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렇다. 계약 조건은 이미 보낸 것으로 안다.”
“네. 맞아요.”
“부족한 점이 있나?”
부족한 점은 없다. 오히려 김미나에게 유리한 조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천만예요. 오히려 분에 넘치는 조건이더라구요.”
“당연하다. 어쭙잖은 조건은 나부터 사양이다.”
마왕은 기껏 도와줬는데, 뒷말이 나오는 것을 싫어했다.
“그럼에도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말해라.”
작년에 그녀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등을 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녀의 가치를 알아본 기업은 서로 다투어가며, 스폰서 계약을 문의했다.
허나 그것도 잠시.
정부에 미운 털이 박히자, 그 많던 기업이 다 등을 돌렸다. 괜히 그 분(?)의 뜻을 거슬러서,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겁나지 않는 걸까?’
그녀는 운동을 했다. 하지만 교양이 부족하거나 어리석지 않다. 오히려 시사 지식은 많은 편에 속했다.
정부는 세무조사라는 마법의 단어로, 얼마든지 기업을 압박할 수 있었다.
“정부가 두렵지 않으세요?”
자신을 도와주면, 분명 불이익을 얻는다. 그녀가 듣기로 마왕 컴퍼니는 많은 이익을 중국의 수출에서 얻는다고 했다.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제동을 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허나…..
“하하하하……”
마왕은 유쾌하게 웃었다. 전혀 그 점에 대해서 생각지도 않았다는 것처럼.
“고작 그런 이유였나?”
“네?”
고작이라니?
평소에 차가운 인상의 김미나였다. 허나 지금은 적잖이 당황한 듯 했다.
“…… 기업이 이윤을 첫째로 두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마왕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 듯 했다.
그러다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난 나보다 약한 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약하다구요?”
김미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정부가 약하다?
단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높은 그 분(?) 때문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을 위기였지 않은가?
“나에게 있어서 정부는 시끄럽게 짖는 개에 지나지 않는다.”
“…….”
“만약 그 개가 나에게 방해가 된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목줄과 매로 개를 다스리면 될 일이지.”
일반인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미치광이의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김미나는 그런 마왕에게서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
‘신선해.’
그녀는 만사가 무미건조했다.
수영조차 그녀에게 있어서, 하나의 미터기에 불과했다. 스스로 노력했을 때, 얼마나 나아갈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뿐이었다.
‘그를 더 잘 알고 싶어.’
그런 그녀에게 마왕은 전혀 새로운 존재로 다가왔다. 더불어 마왕에게 깊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계약은 받아들이겠어요.”
“좋은 생각이다.”
마왕은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부터 그녀가 거절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
그녀가 조건을 걸기 전까지는.
“…..?”
“저도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듣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금메달을 따겠어요.”
마왕도 광오하지만, 김미나도 만만치 않았다. 맡겨둔 금메달을 찾아오겠다는 것처럼 들렸다.
“금메달을 드릴테니, 제 소원을 하나 들어주세요.”
“소원? 그게 무엇이지?”
“미리 알면 재미없잖아요. 때가 되면 알려드리지요.”
그녀가 금메달을 따준다면, 마왕 컴퍼니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준다. 그로 인한 광고효과는 계산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마왕은 흔쾌히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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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가 떠나고.
당돌한 그녀의 태도가 내심 마음에 들었다. 물론 마왕은 미모나 생김새에 좌우되지 않았다.
‘똑똑해.’
인간의 거죽은 시간이 지나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 하지만 머리 안에 들어있는 그것은 그렇지 않다.
그녀가 가진 매력은 나이에 맞지 않게 지혜롭다는 것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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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명령 아래.
김미나에게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늘 재정적으로 시달리던 그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밀렸던 코치 월급도 한 번에 정산이 되었다.
“늘 미안했어요.”
“무슨 소리냐? 난 늘 너의 편이었다.
임코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녀가 가진 재능은 대단하다. 언젠가 그것이 만개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훈련 도중.
그녀에게 수영복 한 벌이 비밀리에 주어졌다.
“이게 뭐죠?”
미나의 질문에 임코치가 대답했다.
“마왕 컴퍼니에 왔어. 신기술로 개발한 수영복이라고 하더군. 기록단축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어.”
그것은 마왕이 새로 만든 수영복이었다.
적용된 룬은 저항 감소의 룬이었다. 더 사기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너무 압도적인 기록이 나오면 의심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런가요?”
탈의실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기록을 재었다.
“1분 56초 41.”
시간을 재던 임코치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수영복을 바꾸었을 뿐인데, 개인 신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우고 만 것이다.
“대..단해. 이거라면 금메달도 꿈이 아니야.”
기뻐하는 임코치와 반대로, 그녀의 표정은 변화가 없다. 오히려 차가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건 반품하겠어요.”
“뭐….뭐라고?”
“공정하지 못해요. 이걸로 금메달을 따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요?”
거저 주는 성배는 싫다. 감정변화가 거의 없는 그녀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욕심이 많았다.
“미…..미나야.”
임코치는 당황했다. 이런 좋은 아이템을 거절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허나 결국 미나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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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나는 마왕의 선물을 반려했다. 이것은 곧바로 마왕에게 보고되었다.
“내가 준 것을 거절했다고?”
“네. 그렇습니다.”
호의를 거절당했다. 하지만 마왕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재미있군. 그녀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확률이 얼마나 되지?”
“사실 그리 높은 확률은 아닙니다만……”
많은 선수가 메달을 바라보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변수는 넘쳐나고, 확정된 것은 없다.
“그녀의 뜻이라면, 존중해주지.”
마왕 역시 프라이드로 똘똘 뭉쳐진 존재였다. 김미나의 높은 자의식이 전혀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하는 그녀를 더욱 응원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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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항.
비행기 하나가 착륙을 시도한다.
“여기가 오플의 나라인가?”
푸른 눈의 남자가 한국 땅을 밟으며 말했다.
그의 이름은 스타이드.
세계적인 기업 코타 콜라의 회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