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43
43
43화 선물
스타이드 회장은 곧바로 마왕 컴퍼니로 향했다. 이미 해외에서 선약을 잡아놓았다.
“마왕 컴퍼니의 본사가 여기군.”
코타 콜라와 마왕 컴퍼니.
역사적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곳은 코타콜라다. 하지만 회장은 마왕 컴퍼니가 우습게 보이지 않았다.
‘따라할 수 없는 신기술은 독점이나 마찬가지지.’
여태까지 많은 기업들이 오플의 비법을 알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비법을 알지 못 했다.
따라할 수 없는 비법의 위력.
세계적으로 코타콜라를 따라한 제품은 많았지만, 단 1% ‘비밀성분’은 아무도 파헤치지 못 했다. 수 많은 과학자가 달라붙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직 1%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전 세계 단 2명뿐! 그 외에 제조법은 박물관인 ‘월드 오브 코타콜라’의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스타이드는 그 누구보다 ‘비밀’의 힘을 믿고 있었다.
‘잠재력으로 보면 오플이 코타콜라보다 우위야.’
현 상황을 보면 굳이 오플에 목매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볼 때, 현실에 안주하면 도태된다. 혁신을 이루지 못한 기업은 100년을 넘기지 못하는 법이다.
‘코타 콜라의 미래는 오늘에 달려있다.’
****
스타이드 회장은 마왕 컴퍼니의 회의실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마왕이 자리가 하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스타이드입니다.”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민다. 마왕은 그 손을 맞잡았다.
“반갑다.”
스타이드 측의 통역이 그대로 말을 옮긴다. 인사가 끝나고 서로 인상을 살폈다.
‘듣던대로 젊은 친구로군. 빈손으로 시작해서 1년만에 이렇게 회사를 키우다니. 보통내기는 아니겠어.’
이곳에 오기 전.
스타이드는 마왕에 대해서 긴밀하게 조사를 했다. 중요한 협상을 위해서 최대한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었기에.
‘적대적 인수를 통해서 장성을 먹었지. 그뿐만 아니다. 대기업의 방해를 물리치고, 중국에 엄청난 물량을 수출하고 있어.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섬유사업을 시작해서 곧바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스타이드가 보기에, 마왕은 욕심이 많다. 허나 여기서 욕심이 그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욕심이야 말로 자본가가 가져야 할 필수덕목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기 위해서 말이다.
반대로 마왕 역시 스타이드 회장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여태까지 상대한 기업가들보다 훨씬 노련해보였다.
‘만만치 않은 상대로군. 늙은 생강이 맵다고 했던가?’
무려 코타콜라를 15년간 운영했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과연 그가 어떤 화두를 던질 것인지 내심 기대가 되었다.
“목이 마르군요. 마실만한 것이 있습니까?”
“물론이지.”
스타이드 회장과 수행원들에게 오버플로우를 대접했다.
“이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타이드는 방긋 웃으면서, 음료를 마신다. 혀의 미각 세포가 한올한올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마셔도 마셔도 늘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오플이야말로 이번 회동의 주목적이었다.
“제조법을 사고 싶습니다.”
단도직입적이다.
마왕도 스타이드 회장의 의도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치고 들어올지는 몰랐다.
“흠……”
곧바로 거절하지 않았다. 어차피 칼자루를 쥔 쪽은 마왕이다. 일단 상대의 의도를 넌지시 견주어보았다.
“얼마를 생각하지?”
“대가는 코타콜라의 주식으로 드리지요. 이번 기회에 최대주주가 되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스타이드 회장은 은근슬쩍 추파를 던진다. 이번 기회에 같은 편이 된다면, 손해될 것이 없다. 오플 제조법을 가진 코타콜라가 더 잘될수록, 마왕이 버는 돈은 많아진다.
‘어때? 구미가 당기지?’
세계적인 기업인 코타콜라가 내거는 미끼는 누가 봐도 먹음직스러웠다.
“몇 %를 생각하지?”
“10% 드리지요.”
코타콜라의 시가총액은 1012억 달러에 달한다.
한국 돈으로 무려 112조.
스타이드 회장은 오플 제조법을 11조에 팔라고 권유한 것이다.
“제법 통이 크군.”
“물론이지요. 더불어 당신은 코타콜라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오플 제조법을 가진 코타콜라는 전대륙을 호령할 것이다. 마왕은 그저 앉아서 그 달콤한 꿀을 빨아먹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거절하지.”
11조.
무려 0이 13개나 들어가는 돈이다.
일반인은 평생 헤아리는 것조차 불가능한 돈이리라.
허나 마왕은 그 11조를 거절했다. 엄청난 배포가 아닐 수 없다.
“그렇군요.”
회심의 제의가 거절 당했건만, 스타이드는 별 놀란 기색이 아니다. 처음부터 제조법 구입은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지배자 타입이다. 중요한 제조법을 넘길 리가 없지.’
마왕이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권은 여전히 스타이드가 쥐고 있을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마왕이 그것을 감수할 리가 없다.
“그리 실망한 기색은 아니군.”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도 있지요. 이미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스타이드 회장은 다리를 꼰다. 그리고 편한 자세로 말했다. 덕분에 마왕은 그가 아직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습니다. 그럼 아메리카 대륙에 오플을 유통할 권리를 주십시오.”
꿩 대신 닭.
스타이드는 부담 없이 다음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제일 큰 내수시장이다. 그걸 내가 왜 포기해야 하지?”
“그에 상응하는 것을 드리지요. 예를 들면……”
여태까지 마왕에게 이런 제의를 한 사람은 없었다.
스타이드는 잠시 뜸을 들인다. 그러다가 그는 영어로 이렇게 말했다.
“Friendship is Magic.”
영어 실력이 낮은 마왕도 단번에 알아들었다.
“우정은 마법이라고?”
단순히 말장난인가?
“네. 그렇습니다.”
마왕은 더 설명하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스타이드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당신은 야망가입니다. 고작 음료수 시장을 석권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
“미국은 큽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와일드하지요. 아시아인이 함부로 들어와서 활개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은 자유 무역주의를 신봉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도 불과 얼마 전 이야기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도 보호무역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다.
“저는 친구가 많습니다. 음료수를 제외한다면, 당신이 미국에서 얼마든지 날뛸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우정이 가지는 힘이 얼마나 대단하지 아시면, 깜짝 놀랄 겁니다.”
맹랑하다.
하지만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유쾌한 코쟁이는 제법 마왕을 즐겁게 해주었던 것이다.
“좋다. 1년을 주지.”
마왕은 스타이드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과연 인간이 말하는 우정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싶기도 했다.
“감사합니다. 절대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다.”
“말씀하십시오. 듣고 있습니다.”
마왕은 그의 귀에 몇 마디를 속삭였다. 내용을 알아들은 스타이드는 대소를 터뜨렸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우리의 우정을 위해서 그까짓 선물은 당연히 마련해드리지요.”
과연 마왕이 요구한 선물이 무엇일까?
****
마왕은 바쁘다.
일은 해도 해도 줄어들지 않았다. 밤을 새는 일은 너무 잦아서 셀 수도 없을 정도다.
평균 그가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은 15시간.
물론 휴일은 없다.
그가 하루라도 일을 쉬면, 마왕 컴퍼니는 감기에 걸린 것 마냥 늘어지기 때문이다.
15시간 업무의 농도도 짙다.
편하게 일을 한다?
그건 마왕과 거리가 멀었다.
그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했다. 극도로 집중하는 시간은 8시간을 넘겼다.
“으음……”
눈이 침침하다.
열정은 활활 타오르지만, 육체가 그것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 젊은 탓에 큰 무리는 없지만, 후에는 마력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은 불편하군.’
잠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를 식힐 겸, 사장실 내부를 걸어 다닐 생각이었다.
저벅저벅.
한동안 걷는데, 블라인드 사이로 무언가를 발견한다. 마왕은 창가로 다가가 밖을 살펴보았다.
웅성웅성…….
사무실 직원들이 한 데 모여 있었다. 한참 일을 해야 할 시간에 무슨 작당을 하는 듯하다.
마왕은 언짢은 느낌이 들었다.
이미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고 있는데.
‘한 소리 할까?’
마왕은 이내 고개를 젓는다.
마왕이 마음먹고 부하 직원을 압박하면, 트라우마에 걸릴 정도다. 이런 경우에는 얼굴만 비춰도 충분할 것이다.
달칵!
문을 열고 나간다.
응당 눈치를 보고 다시 업무에 매달리겠지?
“사장님!”
마왕의 예상은 틀렸다. 오히려 그들은 싱글벙글 웃으며 그를 맞이한 것이다.
꿈틀…..
마왕의 미간에 주름이 진다.
뭐라고 한 마디 하려는 찰나.
“생일 축하 드려요!”
“와아아……”
직원들은 곧바로 촛불이 있는 케이크를 꺼낸다.
“생일?”
“네. 오늘 사장님 생일이시잖아요.”
전혀 몰랐다. 회사 내부 사정은 구석구석 다 알지만, 반대로 김민철 본인의 생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자! 생일 축하 노래 불려드릴게요.”
일을 꾸민 것은 경리였다. 마왕이 제일 처음 뽑은 직원으로서, 그의 신상을 이미 알고 있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생일 축하 합니다.”
직원들은 한 마음으로 따라 부른다.
‘설마하니 내 생일을 챙겨준 것인가?’
마왕은 고독한 존재다.
물론 마족을 다스릴 때에도 부하는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막강한 힘에 굴복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의적으로 생일을 챙겨주는 존재는 없었다.
“사랑하는 김민철 사장님의 생일 축하 합니다.”
짝짝짝…..
직원 모두 박수를 친다. 그들에게 있어서 마왕 컴퍼니는 신의 직장이었다.
월급은 엄청 쎈데, 복지는 북유럽 국가 뺨칠 정도다. 칼퇴근은 보장되어 있고, 사내 분위기도 엄청 좋다.
젊은 사장님이 약간 무섭긴 하지만, 절대 불합리한 일은 시키지 않는다.
헬반도에서 이런 직장을 어디서 찾으랴?
때문에 직원들은 모두 마왕을 좋아(?)하고 있었다.
“사장님. 소원을 비시고, 촛불을 부세요.”
마왕의 체면에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음…..”
헌데 바라보는 직원의 눈에 기대가 가득 차 있었다. 여기서 기대에 응해주지 않으면, 실망해서 업무에 지장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은 업무 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왕은 입김으로 촛불을 끈다.
“이건 직원들이 십시일반해서 산 선물입니다.”
경리가 선물 상자를 하나 건네어준다. 마왕은 그것을 받아들였다.
“…….”
모두들 마왕이 한 마디 해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허나 마왕은 조금 차갑게 말했다.
“업무시간이다. 다음부터는 휴식시간을 이용하도록.”
마왕은 약간 낯간지러운지,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사장실로 들어 가버렸다.
그 마왕의 뒷모습을 보고 직원들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자자! 우리도 열심히 일 합시다.”
사무실 직원들도 알고 있었다. 마왕을 제일 기쁘게 하는 것은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일의 능률을 올리는 것이다. 짧은 생일파티가 끝나고,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
.
.
마왕은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선물이 올려져 있었다.
“……”
그것을 노려보는 마왕.
이대로 선물을 버리는 것은 아깝다. 그렇게 생각한 마왕은 천천히 포장을 뜯는다.
찌직…..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카드명함 지갑과 검은 색 벨트였다. 대략 50만원 정도 하는 가격의 제품이다.
“음?”
헌데 마왕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그냥 평범한 선물이라고 생각했건만, 거기에서 의외의 힘이 느껴진 것이다.
마왕은 오른 손을 들어올린다. 마력을 끌어올려서, 선물에 깃든 힘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했다.
“스피릿츄얼 소울?”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발견이었다. 고작해야 생일 선물에 이런 희귀한 힘이 잠들어있을 줄이야.
마왕은 조심스럽게 선물에 담긴 그것을 끌어내었다.
사르르륵……
마왕의 인도에 따라서, 따뜻한 빛이 선물에서 빠져나온다. 그것은 스스로 빛을 발하며, 존재를 뽐내고 있었다.
더불어 작은 공명음도 들려왔다.
휘이이잉……
때 묻은 현금에서 뽑아낸 음차원 에너지는 마력의 원천이 된다. 반면에 스피릿츄얼 소울은 그것보다 한 단계 진보한 힘이다.
그것은 유일하게 정령을 소환하는 매개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정령.
그것은 만물의 근원을 이루는 존재다. 마왕에게 있어서 천군만마와 같은 힘이 되어줄 것이다..
마그네시아의 실을 준비한다.
그것을 이용해서 바닥에 마법진을 그린다. 그 중앙에는 스피릿츄얼 소울을 올려놓았다.
파지지직!
스피릿츄얼 소울이 급격하게 요동친다. 이윽고 마왕의 의도에 따라서 그것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맑은 음을 내면서, 자신을 소환한 존재를 찾는다.
띠디디딩…..
따듯한 빛을 발하는 그 정령의 이름은 솔라리.
빛의 정령이었다.
물론 그 등급은 최하급이었지만, 마왕은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하하하…..”
마왕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솔라리는 자체적으로 마력을 생산한다. 반면에 따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 그저 태양빛을 흡수하고,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마나 서큐레이션을 제작하려면, 마왕이 직접 마력을 불어넣어야 했다. 그 노력과 시간은 마왕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허나 그 노동을 이제 대신할 존재가 생긴 것이다.
‘뿐만 아니지. 이것은 차세대 에너지 사업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에 지나지 않지만, 미래에는 마왕 컴퍼니의 강력한 우군이 되어줄 존재였다.
헌데 마왕은 이내 한 가지 의문을 가졌다.
지갑과 벨트는 평범한 선물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연유로 스피릿츄얼 소울이 그곳에 깃들여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