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72
72
72화 협찬
사격은 정확했다.
그 중 두 발은 마왕의 머리를 노리기까지 했다.
허나 마왕은 한 술 더 떴다. 그는 장갑을 낀 손으로 주요 부위를 방어한 것이다.
“이런……”
지미는 질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에게 마왕이 천천히 다가간다. 지미는 총을 버리고 주먹을 들어올렸다.
부웅.
키드만큼은 안 되어도, 그의 육체 역시 사람을 때려죽이는 것에 특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크윽…..”
주먹 자체가 마왕의 손에 붙잡힌다. 음습한 기운이 마왕 주위로 아지랑이 피듯이 넘실거렸다. 그것은 지미의 육체를 속박해버렸다.
털썩.
“자. 이제 대화할 생각이 드는가?”
여태까지 수많은 사람을 죽였지만, 이렇게 역으로 당해본적은 처음이다.
허나 지미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도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교만의 대가인가?”
미국도 아니고, 한국이라서 더욱 그러했다. 평화로운 일상에 젖어있는 상대라서, 쉽게 해결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결국 범의 아가리에 스스로 뛰어든 꼴이 아닌가?
‘글렀다. 더 이상 추태를 보이기 전에…..’
히트맨으로서.
그는 프라이드가 높은 인물이었다. 타겟에게 무력화된 지금은 누구에게도 존경 받기 어렵다.
딸칵.
어금니 부분을 힘준다. 그러자 부서지기 쉬운 임플란트가 깨어진다.
“큭…..”
청산가리가 목을 타고 넘어간다. 곧이어 입술부분이 새파랗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는 더 이상 산소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크극….. 크윽.”
입에 거품을 문다.
마왕이 손을 쓰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설마하니 자진을 할 것이라고는 누가 예상하겠는가?
“……”
마왕은 그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그의 몸에 있던 온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배후가 누구인지 캐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대체 누구일까?’
누구 하나 점찍기 힘들다.
경쟁 기업일 수도 있고, 각 나라의 정보부일 수도 있다. 허나 마왕은 이대로 순순히 당하는 것이 싫었다.
****
CIA는 한국에서 따로 지부를 만들었다. 물론 대외비로 말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왕의 존재 때문이었다. 그가 새로 발견한 매지카는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를 주무르고 싶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는 여러 나라 국가를 저울대에 올려놓고, 서로의 경쟁을 부추기고 있었다. 가진 것이 많은 미국은 어쩔 수 없이 거기에 휘말리고 말았다.
“감독관님.”
“무슨 일이지?”
“방금 김민철 사장님에게서 호출이 있었습니다.”
원래 CIA 조직원은 마왕을 늘 감시하고 있었다. 온갖 첨단 장비를 동원해서 말이다. 헌데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마왕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쓸데없는 짓을 하지마라.’
놀랍게도 마왕은 CIA가 보내는 감시의 눈을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베이커는 감시원을 전부 철수 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10조의 연구비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나라에 붙을지도 모른다. 그런 우를 범할 수 없기에, 결국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천하의 CIA 감독관인 자신을 똥개 부르듯이 명령하는 마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 자신 한 몸 희생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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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집무실.
베이커는 곧 이어서 마왕과 독대를 할 수가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어제 암살자를 만났다.”
너무 태평한 어조로 말했지만, 그 내용은 심상치 않았다. 베이커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숙이면서 외쳤다.
“아..암살이라구요?”
“그렇다.”
마왕은 어제 있었던 일을 대략 알려주었다. 무엇보다 마왕이 직접 암살자를 제압했다는 이야기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마왕은 그 부분을 너무 생략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경호원이 없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암살자를 제압한 것이지?’
궁금증이 있었지만, 더 이상 캐물을 수 없었다. 상대가 굳이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알려주기 싫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괜히 중뿔나게 나섰다가, 약간의 호의조차 날아갈 수 있었다.
“요원을 파견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래주면 고맙겠군.”
마왕이 비록 강력한 존재라고 하나, 모든 일을 알 수는 없었다. 지미가 죽어버린 지금, 배후를 캘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특히 상대가 국적을 알 수 없는 서양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마왕은 이번 일에 전문가를 초빙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CIA라면 이런 일을 맡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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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는 건물 밖을 나섰다. 차에 올라타자, 수잔이 그를 맞이했다.
“알렌과 제이크를 호출해. 그리고 우리는 국정원에 간다.”
이곳이 미국이 아니다. 결국 한국 정부와 동조할 필요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가볍게 대답하는 수잔.
반면에 베이커는 골몰히 생각에 잠긴다. 이번 일은 심각하지만, 그보다 마왕의 태도가 더욱 신경 쓰인다.
‘심장이 강철로 만들어진 것인가? 암살 위협을 받았건만, 나보다 더 침착했다.’
그 외에도 의구심이 몇 가지 들었지만, 지금 당장은 알 방도가 없었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마왕의 비밀 한꺼풀 벗겨지기를 기대했다.
****
암살의 시도가 있었지만 마왕은 여전히 일에 매달렸다. 목숨의 위협은 그에게 있어서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사장님, 라거넬드님의 패션쇼가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밀라노에 이어서 파리에서도 많은 이들의 칭송을 얻게 되었다. 수요를 조사한 결과, 무슨 일이 있어도 구매하겠다고 답변한 이가 80%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렇군.”
“시기에 발맞추어 그린 포트에 DP를 진행하도록.”
더불어 마왕은 라거넬드의 옷을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싶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일단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매스컴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어떤 방법이 좋을까?’
모델은 생각해보았다. 키가 큰 외국 모델도 좋지만, 그보다 인지도가 높은 한국 연예인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출한다. 차를 대기시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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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아무 말도 없이 국내의 대형 연예기획사를 찾았다.
“언약이라도 해주셨으면, 미리 준비했을텐데. 아 물론, 절대 불평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하하하.”
SNQ 엔터테인먼트의 구승본은 땀을 흘리며 마왕을 맞이했다.
그와의 만남은 처음이 아니었다. 오플 광고를 기획 했을 때, 그는 SNQ 엔터테인먼트의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뽑았다.
그 때에도 많은 광고비를 받았던 기억이 있었다. 분명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했지만, 구승본은 마왕을 대하기가 쉽지가 않다.
‘세상에, 저런 유형의 CEO가 성공하다니.’
마왕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반말은 기본이거니와, 일은 독단적으로 처리한다. 이번에도 그러했다.
구승본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간만에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마왕의 갑작스런 호출에 이곳으로 끌려온 것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고.’
마왕의 사업체는 하루가 멀다하고 커져가고 있었다. 비록 자신이 운영하는 기획사에 유명 연예인이 많다고 하더라도, 마왕의 그것과 비견할 수는 없다.
이런 광고 일이 들어오면, 결국 머리를 숙이는 것은 구승본의 일이었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마왕은 돈을 아끼는 CEO가 아니었다.
“진 비서.”
“넵.”
“라거넬드의 옷을 보여주도록.”
비서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꺼내보였다.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은 구승본은 단번에 그것을 알아차렸다.
‘라거넬드!’
이미 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패션 디자이너다. 각 나라의 유명 모델들도 그와 협업하기를 늘 고대하지 않았던가?
“난 국내의 모든 패션 사업을 독점하고 싶다.”
“그…그렇군요.”
“내일이면, 마왕 컴퍼니에서 의류가 도착할 것이다. 협찬을 할테니, 전적으로 협조하도록.”
그리곤 마왕은 자리에 일어났다.
‘아니. 협상도 없고, 그냥 통보만 하는 거야?’
작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잠시만요. 이걸로 끝입니까?”
상식 중의 상식이지만, 본래 일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절차라는 것이 있다. 헌데 마왕은 그것을 모조리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라거넬드의 옷을 거부할 정도로 상황인 좋은 모양이군.”
마왕의 눈빛이 차갑다. 구승본은 손을 저으며 소리쳤다.
“그..그건 아닙니다. 그런 뜻은 아니고……”
구승본은 울상을 지었다. 그런 그에게 마왕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광고비는 후불로 할 것이다. 매스컴에 노출된 빈도에 따라서 돈을 주겠다.”
“네?”
“돈을 얼마나 벌지는 전적으로 네 손에 달려있다는 뜻이지.”
입이 쩌억 벌린다.
세상천지 이런 광고 계약을 어디서 찾아보겠는가? 마왕의 대범함은 너무 광범해서, 마치 우주 전체를 관조하는 기분이었다.
“아..알겠습니다.”
결국 구승본은 두 손 두 발을 다 들 수밖에 없었다. 마왕이 나가고 난 후, 구승본은 매니저를 모두 불러모았다.
“무슨 일입니까?”
그들이 알기로, 오늘은 구승본 대표의 휴일이지 않은가?
‘우리 대표님이 그렇게 부지런하신 분은 아닌데?’
‘대체 무슨 일이야?’
매니저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만, 직접 대표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각자 물음표만 띄우고 있었다.
“머리 털나고 이런 호재는 처음이다.”
“네?”
“오늘부로 우리 소속 연예인 옷은 마왕 컴퍼니에서 가져온 옷으로 대신한다. 연습생들도 일체 그렇게 하도록.”
“네? 그렇게 해도 되겠습니까?”
이런 예상은 당연했다. 하지만 구승본은 확신에 차서 소리쳤다.
“그래. 세상에 이런 노다지가 어디 있을까? 우리는 주워담기만 하면 그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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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화보를 제작할 시간이었다.
‘누가 좋을까?’
그러다가 한 명의 여인이 생각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녀의 이름은 김미나.
본래 수영선수로서, 올림픽에서 금3 은1개를 따내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마왕 컴퍼니와 전속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그런 좋은 패를 지금 아니면, 언제 사용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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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약속시간을 잡으려고 했다. 헌데 진예리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당장 오겠다는데요?”
“흠…. 의외로군.”
그가 알기로, 그녀는 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녀가 훈련에 매진할 시간이었다.
한 때, 정부가 주도하는 행사를 거절한 이유가 훈련에 방해되었기 때문이지 않은가?
헌데 지금, 약속시간을 조율하려고 했을 뿐인데 곧바로 온단다. 물론 마왕은 그 점에 크게 무게를 두진 않았다.
‘모든 일에 의외가 있는 법이긴 하지.’
띵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리고 수영 여제 김미나의 모습이 드러났다.
‘우와. 예쁘다.’
‘이런 눈호강을 할 줄이야.’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직원들은 모두 눈이 한 곳으로 돌아갔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달려가서 사인을 요청하고 싶지만, 마왕의 눈이 무섭다.
곧 이어 마왕과 김미나는 서로 마주보며 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미나는 무표정한 표정을 유지하며 마왕을 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