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86
86
86화 비타민
“대..대체 어떤 매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평소에 무서워하는 마왕이라는 것도 잊고, 케이가 급하게 물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마왕의 말이 사실이라면 매우 위대한 발견이었기 때문이다.
“알려주면 너희들이 깨우칠 수 있을까?”
마력은 과학이 아니다. 오히려 신비와 그 맥이 닿아있었다. 강한 의지와 고대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마왕조차 오랜 세월을 통해서 마력을 다루었다. 평범한 그들이 매달린다 하더라도, 30년간은 수련해야 간단한 마법을 사용할 것이었다.
‘가끔 마법의 천재가 나오지만, 아직 너희들에게는 이르지.’
마력을 다루는 능력은 가진 이는 마왕이 유일했다. 아직 그 지식을 알려주기에, 인류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분명 지금의 인류는 그것을 남용하리라.
“그….그건 아니지요.”
케이는 그제야 고개를 숙였다. 워낙에 충격적인 내용을 들은터라, 주제를 모르고 마왕에게 따졌다. 뒤늦게 제 정신이 든 그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이것을 그럴싸하게 꾸미는 것이다.”
새로운 상호작용인 매지카.
이제 그것은 암까지 정복할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 마왕은 괴짜 삼인방에게 새로운 과제를 내어준 것이다.
“하..하지만 사장님, 저희는 이공계이긴 하지만, 의학은 문외한입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관계로……”
준은 더듬더듬 말했다. 설사 마왕이 준 약이 100% 효과를 발휘한다 하더라도, 자신이 건들 문제가 아니었다.
“물론 도와줄 사람을 고용해주겠다. 하지만 주체는 너희들이다.”
마왕은 딱 부러지게 말했다.
그는 귀찮은 것을 싫어했다. 이제 와서 새로운 인력을 뽑아서, 매지카를 납득(?)시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그리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공부하도록.”
“……”
“……”
그들 삼인방은 얼굴의 핏기가 사라진다. 또 다시 고생할 나날이 펼쳐지고 있었다.
****
신약 개발까지 소모되는 기회비용.
대략 1조 1567억원.
7만 467시간의 연구.
6587건의 실험.
423명의 연구원.
그렇게 해서 하나의 신약이 개발된다.
실로 어마어마한 재원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의약품에 적합하다는 후보물질을 찾아내고, 실제 처방이 이루어지는데 약 12년의 시간이 걸린다.
설사 분자구조를 결합해서, 새로운 약물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동물 실험이 남아있다.
치료효과를 증명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부작용을 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많은 모르모트가 희생되며, 몇몇 국가는 동물 실험을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했다.
그 다음에야 임상실험이다.
이조차 복잡하게 나뉘는데, 총 4차 임상시험까지 거치고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걸러낸다. 그 이후 데이터를 축적하고, 신약 분석을 마치면 학술 대회나 의학저널에 공식발표할 수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지도 모르지만.
아직 산이 남아있다.
바로 보건당국의 승인이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의료제품청(Swissmedic)이나 미국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이 대표적인데, 기관이 요구하는 서류를 모두 제출해야 의약품이 생산될 수 있었다.
허나 마왕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어느 세월에 그런 과정을 거치겠는가?
따라서 그는 폭탄을 던지기로 마음 먹었다. 바로 항암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어린이 비타민제로 출시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먼저 마왕 컴퍼니는 국내의 작은 제약사를 인수해버렸다.
수백억이 들었지만, 이제 마왕에게 그만한 금액은 푼돈에 가까웠다.
새롭게 출시된 어린이 비타민 C.
향산화 작용을 도와준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암을 고친다는 내용은 없었다.
****
지사장 앞으로 새로운 일이 떨어졌다.
대한민국의 소아암 병동에 거액의 후원금을 쾌척하라는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요.”
“금방 해치웁시다.”
지사장의 부하들이 손을 번쩍 들면서 외쳤다. 본래 사람을 억압하고, 빚진 돈을 받는데 혈안이 된 남자들이었다.
허나 직업병이라는 것이 무서웠다.
지사장을 필두로 자선 사업에 모든 역량을 바친 후.
그들은 무척이나 변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힘든 이들을 도와줄까?
슬픈 이들을 웃게 만들까?
더불어 아픈 이들을 어루만져주고, 쓰러진 사회 약자를 일으켜 세워주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TV 프로그램에서 이들의 활동을 촬영한 적도 있었다.
“훗…. 옛 생활이요? 그것은 이미 청산했습니다.”
“티 없이 맑은 아이들과 만나서, 오히려 제 영혼이 치유되었지요.”
“여러분의 이웃들을 살펴보세요. 가까운 곳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꼭 안아주세요.”
TV 시청 이후, 시청율이 10% 가까이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개과천선한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었다.
.
.
.
OO 병동.
그곳은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이 많았다. 운이 좋으면 완치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뜨는 경우도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지사장과 병원장이 만났다.
“요즘 힘든 일이 많으실텐데, 여전히 좋은 활동을 하시군요.”
마왕 컴퍼니의 세금 탈루를 보고 한 말이었다. 병원장은 지식인으로서, 그 행위가 정부의 대기업 길들이기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아무래도 좀 그렇지요. 저도 요즘 근심이 많습니다.”
지사장은 일단 그렇게 말했다.
허나 본심은 달랐다. 설사 지금의 일자리를 잃어도, 마왕이 철창에 갇히는 것을 보고 싶었다. 복수라는 의미보다는, 그냥 마왕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저희 병동에 찾아와주신 점, 정말 감사합니다.”
“이거야 별 일 아니지요.”
지사장을 비롯한 자선 사업 단체는 힘들고 병든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허나 병원장이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이건 저희 사장님이 보내시는 후원금입니다.”
그제야 지사장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내밀었다. 5억원에 해당하는 후원금이다. 그것을 받아들인 그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이건 꼭 좋은 곳에 쓰겠습니다.”
지사장 역시 미소를 지었다.
‘부디 그래야 할 것이다.’
간혹 후원금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자들이 있었다. 물론 마왕이 그런 이들을 가만히 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럴 때에는 백강주가 출격한다.
타고난 사기꾼인 그는 후원금으로 장난 치는 자를 100배로 물 먹였다. 그렇게 사회에서 축출당한 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그럼 우리 직원들이 일을 잘하는지 지켜보러 가겠습니다.”
지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는 동안에도 병원장은 수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번에도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군.’
****
김미연.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곰돌이가 춤을 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룰루 랄라! 같이 춤을 춰요!”
지사장의 부하는 유아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와 흡사한 춤을 선보였다. 매일 연습을 하더니, 이제 그는 곰돌이와 100% 동화(?)되고 말았다.
“히히…..”
아이는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었다. 그리고 곰돌이와 같이 춤을 한바탕 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침대에서 나오지도 못 했다. 오랜 항암치료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나이는 고작 9세였지만, 백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전국을 수소문해서 골수 이식자를 찾고 있지만, 그에 적합한 이를 찾기가 요원했다.
“미연아 움직이지 마렴.”
미연의 어머니가 그녀에게 말했다. 한참 뛰어놀아도 좋을 나이건만, 미연에게는 그조차 사치였다.
“알..았어요.”
아이도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이 병동에 온 이후, 거의 모든 것은 금지 당했다.
그리고 고통스러운 일만 가득했다.
항암 치료는 특히 고통스러웠다.
머리가 빠지고, 온 몸이 수척해졌다. 음식조차 삼키는 것도 고역이었다. 살은 점점 빠지고, 피부도 칙칙한 회색빛이 되었다.
“…….”
그녀는 한 때 모델 제의가 들어올만큼, 상큼하고 귀여운 아이였다.
“나는 곰돌이, 여러분의 친구야!”
곰돌이 탈을 쓴 그는 미연이에게 다가갔다. 미연이는 미소를 지으며 곰돌이의 뭉툭한 손과 악수했다.
“이건 곰돌이가 주는 선물이야. 이걸 먹으면 아픈 것이 많이 날아갈거야.”
그런 말을 하고 주는 것은 어린이 비타민제였다.
“정말?”
“물론이지.”
옆에서 지켜보던 부모들도 그것을 말리지 않았다. 평범한 비타민 알약으로 암세포가 죽는 일은 없다.
허나 아이들에게 있어서, 병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은 꼭 필요했다.
실험에서도 알려진 내용처럼 정신력이 강한 환자가 병을 이겨낼 확률이 높았다.
“고마워. 곰돌아!”
아이는 기꺼이 그 비타민 알약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물과 함께 그것을 꿀꺽 삼켰다.
“호호홍… 그럼 여러분 다음에 또 보자.”
곰돌이는 깜찍한 표정으로 두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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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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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미연은 암세포의 진행을 살펴보기 위해서 한 차례 검사를 했다.
그런데…..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담당 의사의 눈이 번쩍 뜨였다. 미연의 몸을 갉아먹던 백혈구 숫자가 줄어든 것이다.
“선생님. 갑자기 무슨 일인가요?”
“경과가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백혈구의 숫자가 늘었습니다.”
뜻밖의 소식이었다.
항암제로서 먹는 약과 주사를 꾸준히 놓고 있었지만, 사태를 지연시킬 뿐이었다. 갑자기 이런 차도를 보일 이유는 없었다.
“일단 기존의 항암제를 줄여도 될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고생받던 아이였다. 암을 사멸하기 전에, 미연의 몸을 파탄낼 지경이었기에 의사는 그런 결정을 내렸다.
****
지사장은 또 다시 OO 병동에 들렀다.
원래라면, 다른 곳으로 가야했지만 마왕의 특별한 명령이 떨어졌다.
‘시키는대로 할 수밖에.’
마왕의 지시에 따라서 곰돌이는 오늘도 흥겨운 춤을 추었다.
“이건 곰돌이가 주는 선물이야. 이걸 먹으면 아픈 것이 많이 날아 갈거야.”
그런 대사와 함께, 미연이에게 또 다시 비타민 알약을 건넨다.
“고마워.”
아이는 알약을 받아먹는다. 그걸 지켜본 미연의 어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설마? 에이…. 아니겠지.’
고작해야 비타민 알약이다.
그것이 암을 치유할 리가 없지 않은가?
*****
“병원장님.”
“무슨 일인가?”
“이번 소아암 병동 말입니다.”
전문의는 상기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요 며칠 사이, 징후가 좋아진 아이가 한 둘이 아닙니다. 그 중 미연이라는 아이는 거의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적입니다.”
“기적이라고?”
병원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 역시 미연이 가진 병을 잘 알고 있었다. 골수이식을 하지 않으면, 완치란 요원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절대 우연이 아닐 걸세. 어떻게든 그 상관관계를 찾아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