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87
87
87화 후크송
OO 병원은 소아암 병동에서 일어난 기적을 알아보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다. 허나 아무리 실험을 해도, 대체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담당의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의학의 발달로 암을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운이 좋은 경우였다.
대한민국 사망률을 살펴볼 때, 단연 1등은 각종 암으로 인한 사망이다. 10만 명당 암으로 죽는 숫자는 150명에 달한다.
2등이 심장질환으로 10만 명당 55명이었다. 단순 비교만 해도 2등과 1등의 차이는 3배에 달했다.
‘암을 정복할 수만 있다면, 페니실린 이후로 최고의 성과다.’
엄청난 돈과 더불어 유명세는 덤이다. 역사책에 이름이 실리는 것도 절대 불가능이 아니리라.
‘가만……’
담당의는 이윽고 한 가지 의외의 사항을 발견했다. 바로 그것은 공교롭게 시기를 따져봤을 때, 마왕의 자선단체가 병동에 오고 난 이후라는 점이다.
‘고작 그 이유로 병이 나을 리가 없건만.’
자료화면을 통해서, 그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마스코트 곰돌이가 아이들에게 어린이 비타민제를 나눠주는 것을 확인했다.
‘설마 그것이 아니겠지?’
그는 급하게 다른 병동에 있는 동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전에 마왕의 자선단체가 그곳에 들렀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뭐라고? 너희 병동에도 소아암 관련 환자들이 차후를 보였다고?”
자신의 병동에만 이런 일이 있으면 모른다. 하지만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더 자료를 수집하자, 마왕의 자선단체가 들린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기적은 곰돌이의 비타민 알약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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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은 하루가 다르게 건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부모는 마왕의 자선단체가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보! 그들이 왔어요.”
미연의 부모는 한달음에 곰돌이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죠?”
그 곰돌이의 정체는 동팔이었다. 지사장이 시키는대로 춤을 춘 다음에, 아이들에게 비타민 알약을 먹이도록 유도해야 했다.
“부탁입니다. 그 비타민 알약을 저희에게 팔아주세요.”
“네?”
예상치 못한 반응.
“그..그건 곤란한데요. 할당된 양이 지정되어 있어서리.”
그런 이야기에 관둘 부모가 아니었다. 그들은 쇼핑가방에 돈다발을 두둑이 넣어놓고 그의 손에 들려주었다.
“저희는 그 약이 꼭 필요합니다. 부디 저희에게 그것을 파세요.”
“으음……”
곤란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비타민 알약 몇 통 건네주면, 저 돈이 자신의 것이다. 하지만 마왕의 무서운 얼굴이 떠오르기도 했다.
“잠시만요.”
그 상황에 절묘하게 끼어드는 이가 있었다. 바로 지사장이었다.
“아! 혀..형님. 이건 제가 받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뜨거운 물에 닿기라도 한 듯, 그가 놀란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지사장은 그를 탓할 생각은 없었다.
“넌 해야 할 일이나 해라. 여기는 내가 맡을 테니까.”
동팔이는 얼른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병동의 아이들에게 달려갔다.
그러는 동안, 지사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부모를 바라보았다.
“그저 평범한 비타민에 불과합니다. 대체 돈을 이렇게나 준비하신 저의가 궁금하군요.”
“그..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 딸아이가 유일하게 살 방도가 그 자그마한 알약이라구요.”
아이의 엄마는 절절한 목소리로 외쳤다. 작금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게 느껴진 탓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마치 부당거래라도 하는 분위기를 연출하지 않았던가?
“어쨋든 이래서는 저희도 곤란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유감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다. 지사장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아이의 부모는 절망감을 느꼈다. 그 다음 이야기는 일주일마다 받아오던 비타민 알약까지 거부당할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서..선생님.”
아이의 엄마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저..저는 어떻게 되도 좋으니. 제발 우리 아이만은.”
지사장은 이런 경우를 여러번 보았다.
사랑하는 딸아이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준비된 여성의 모습이었다.
“일어나십시오.”
지시장은 얼른 그녀를 일으켜세운다. 그리고는 주변을 살펴보며 툴툴 되었다.
“이러면 제가 나쁜 놈이라도 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원래 악당이었던 지사장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사람들의 평가를 중요시 여기었다. 혹시라도 자신의 행동이 마왕의 명성에 누가 된다면…….
부르르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절대 그런 일은 피해야 하리라.
“이것 받으십시오.”
곰돌이 마스코트가 그려진 비티민 제품이었다.
“복용은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그렇게 반년만 복용하시면, 아이의 건강에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요.”
마왕의 명령에 따라 그는 이미 비타민 알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론 자세한 내용은 삼가고 있었다.
“그리고 저희는 일체 대가를 받지 않습니다. 마왕 컴퍼니는 오로지 공익적인 목적으로 여러분을 도와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 점을 염두해주십시오.”
아이의 부모는 그 자리에서 고개를 여러번 숙였다. 이것이 있다면, 미연은 완치될 수 있었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었던 그녀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었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네?”
모든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지사장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으로 경제적인 이득을 보려고 하지 마십시오. 알겠습니까?”
공기가 달라졌다.
지사장은 냉정하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했다. 부모도 그의 태도에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그들은 이것으로 부당이득을 차릴 생각이 없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맹세할께요.”
묵주를 들고 있던 미연의 어머니가 그렇게 말했다.
“좋습니다.”
지사장은 그제야 인상을 풀었다.
****
-김민철 사장의 구속, 초읽기에 들어가다.
신문 일면의 헤드라인이었다.
분명 위급해 보이는 상황이었건만, 마왕은 한가로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사..사장님. 괜찮겠어요?”
진예리는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말했다. 한 때는 산업 스파이로 이곳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열렬한 마왕의 추종자가 되었다.
“호들갑 떨지 마라.”
마왕은 차갑게 말했다.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고, 저렇게 가차 없이 내치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그래서 더 마왕에게 끌렸다.
‘너무 멋져!’
진예리의 남성관은 뚜렷했다. 능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중요시 하는 이상형은 바로 페이스(face)였다.
그녀의 모토는 ‘남자의 얼굴을 뜯어먹고 살자’ 였다.
“진 비서.”
“네…..넵!”
마왕의 차가운 시선을 느끼고서야 그녀는 제정신을 차렸다.
“지사장을 호출하게.”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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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셨습니까?”
깍듯이 인사를 건네는 지사장.
마왕은 가볍게 물었다.
“진행상황은?”
“완벽합니다. 전국의 소아 병동에 많은 알약을 풀고 있습니다.”
“그렇군.”
“그런데 말입니다.”
지사장은 주저하면서 말을 꺼낸다.
“얼마든지 이야기해라.”
“정신을 못 차리고 약을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서 팔아먹는 자가 있습니다.”
지사장은 분명 경고를 보내었지만, 간혹 자녀의 목숨보다 돈을 중요시 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사장은 그런 이를 볼 때마다 속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제가 그들을 제재할까요?”
“아니,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그런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서 뼈저리게 후회를 안겨주어야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더욱 더 수고를 해주도록.”
“알겠습니다.”
마왕은 다음으로 호출한 이는 진백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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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백두.
마왕이 10억을 주고 계약한 산업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분야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홍길동처럼 마왕 컴퍼니의 디자인 파트를 진두지휘했다.
패션 디자인은 라거넬드가 맡고 있지만, 그것을 제외한 오플 디자인 혹은 CF 광고는 그가 전적으로 맡고 있었다.
그의 능력을 돋보인 탓일까?
연봉협상을 통해서 올해의 연봉도 한 차례 인상이 되었다.
“자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넵. 얼마든지요.”
마왕은 기획서를 하나 던져주었다. 그것은 비타민 알약 CF 광고였다.
“제작 의도는 간단하다. 전 국민이 다 알도록 지겹게 틀어줄 것이다.”
마왕의 제약 사업은 사실 크게 이익이 나기 힘든 상황이었다. 감기약 혹은 한방 파스로 매출을 올리던 작은 제약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 제약 회사에서 판매되던 곰돌이 표 비타민은 사실 구색 맞추기 용으로 나온 제품에 불과했다. 경영에 밝은 이가 있다면, 곰돌이 표 비타민에 투자하는 마왕을 적극 말렸으리라.
“알겠습니다. 저에게 맡겨주십시오.”
진백두의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 기획 의도를 살펴본 그는 곧바로 일에 착수하기로 마음먹었다.
“기대하지.”
진백두는 여태까지 마왕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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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읍……”
국세청의 김명수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마왕의 기소가 이루어진다. 동시에 실질 검사에 들어갈 것이다.
‘그를 구속 수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행정부와 사법부는 독립된 기관이었지만.
그건 겉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이미 물밑 작업이 끝났기에, 높은 확률로 마왕은 구속을 피할 수 없어보였다.
구속이 확정되면, 제 아무리 마왕이라도 두 손 두 발 들 것이 확실했다.
‘헌데 왜 이렇게 초조하지?’
상대방이 무슨 수를 부릴만한데, 여전히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고 있었다.
여전히 마왕 컴퍼니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고, 자선 사업은 쉬지 않고 있었다.
만약 이것이 드라마나 만화였으면, 악당은 누가 봐도 정부 측이리라.
담배를 태우는 와중에, 명수의 부하직원이 들어왔다.
“시킨 일은?”
“확인했습니다.”
부하직원은 하루 종일 마왕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폈다. 혹시라도 어떤 조짐이 보이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여전합니다. 적어도 도주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미친 새끼. 산 채로 배가 째여도 좋단 말인가?”
결국 명수는 신경질적으로 담배를 껐다. 그는 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마왕의 그 특유의 여유 만만한 표정을.
그는 아직 담배가 많이 들어있는 곽을 구겼다. 그리고 그것을 거칠게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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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뉴스가 마치고, 월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국내에 비싼 자동차 광고가 끝나고, 다음은 어린이의 건강을 도와주는 비타민 영양제 광고였다.
-우리의 친구 곰돌이! 우리 함께 춤을 추어요! 건강한 내일을 위해서. 같이 춤을 추어요.
귀여운 표정의 곰돌이가 춤을 춘다. 노래는 단순하고 춤도 평범해보였지만, 이상하게 뇌리에 남았다.
짧은 후렴구에 반복된 가사로 청자에게 흥겨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
바로 후크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