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96
96
96화 지진
“그나저나 이대로 세상을 하직하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로 죽을 뻔 했다. 워낙 속도가 빨라서 컨트롤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군. 속도 제한을 걸어둬야겠어.”
“으……”
말이 좋아 테스터지, 거의 실험용 동물이 아닌가?
물론 마왕이 준 보호장구 때문에 별 일이 없었지만.
“주행 모드 소감이 어떤가?”
“끝내줬습니다. 그 어떤 익스트림보다 익스트림했다니까요. 마지막에 죽을 뻔 했으니까요.”
마지막 말은 어느 정도 농담이었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익스트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이런 스포츠를 즐긴다. 어떤 이에게 있어서 위험은 컨트롤하는 것만으로 강한 중독을 느끼기 때문이다.
“안전 장구가 절 살려준 것인가요? 대체 이것의 원리는 뭡니까?”
“새로운 상호작용이다. 더 깊이 이야기는 해줄 수가 없겠군.”
“아닙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하하…..”
루팍은 생각을 단순히 했다.
어차피 현대에 있는 전자제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부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사용하는데 굳이 작동 원리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그저 사용방법만 알면 된다. 아카샤 보드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마왕이 자세하게 알려줘도 잘 모를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문명의 이기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필요한 것은 얼마든지 요구해라. 불가능한 것이 아니면 들어주겠다.”
“감사합니다.”
그는 하루 종일 그곳에서 아카샤 보드를 테스트했다. 처음에는 신이 나서 보드를 탔다. 하지만 곧 자신의 업무를 생각해냈다.
‘여러가지 세팅을 맞추어야 겠다.’
그는 감각이 제법 뛰어난 편이었다. 그렇기에 아카샤 보드가 레저 스포츠에 어울리도록, 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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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란 시간은 금세 흘렀다.
아카샤 보드의 세팅은 완벽해졌다.
초보자 모드, 중급자 모드, 숙련자 모드로 나뉘어졌다.
짧은 시간에 아카샤 보드 수백개를 제작했다. 하지만 그 이상은 만들 수가 없었다.
최하급 솔라리 정령의 숫자는 문제없었다. 엄청난 숫자의 우편이 마왕 컴퍼니로 오고 있었다. 대부분이 하급 솔라리 정령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그라시아와 같은 중급 정령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쉽지 않았다.
효용가치가 매우 높은 만큼 희소성도 만만치 않았다. 그라시아가 한 번에 조종할 수 있는 유니트의 개체는 500개.
그 이상은 무리였다.
“안타깝군.”
그라시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그 효용가치는 엄청나다.
일단 바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된다.
아카샤 보드부터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 당장은 레저 스포츠에 불과해 보인다.
허나 아카샤가 탈 것에도 적용된다면?
기존의 이동수단을 단번에 뛰어넘을 것이다.
일단 자동차를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 바퀴는 지면과 딱 붙어있다. 결국 마찰력 때문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허나 아카샤는 바람의 저항 외에는 마찰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연료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카샤가 장착되면 사고 확률이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라시아는 유니트를 정교하게 조종할 수 있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그라시아는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다.
루팍이 사고 날 뻔 했던 것은, 그저 보호 장구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비행기처럼 높은 고도를 유지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마력이 들어서 힘들지만, 해상이나 육지에서는 얼마든지 기존의 탈 것을 대체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라시아의 부족으로 지금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건 차차 해결해나갈 문제이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은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마왕은 끈질기게 그 일에 달라붙을 생각이었다.
*****
원자력 발전소.
원자의 핵분열로 열 에너지를 얻어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다.
국내의 원자력 발전소는 총 23기였다.
그 중에서 몇몇 발전소는 노후화가 되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작동을 중지하는 것이 옳다.
허나 원자로를 폐쇄하고, 핵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에는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결국 그 비용에 질린 정부는 억지로 가용 기간을 늘려버렸다.
그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동이었다. 미래의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그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언론이 그 점을 몇 번이나 들먹였다.
원자로 겉의 시멘트는 금이 간 곳도 있었다. 그리고 정상 운전 중에 연료봉이 떨어져서, 작동 중지를 내린 적도 있었다.
허나 우려는 잠시였다.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을 뿐, 딱히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안전 불감증은 이미 만연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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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짹짹….
참새가 지저귄다. 녹음이 우거진 와중에, 그 너머로 둥근 구조물이 보인다.
총 8개의 구조물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여느 때처럼, 별 일이 없어보였다.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었고, 그리고 아무 일 없이 내일을 맞이하리라.
“음? 구름 모양이 이상한데?”
가늘고 긴 물결 모양의 구름이 보인다. 평소와 분명 다르지만, 사람들은 이내 곧 관심을 접는다.
현실은 바쁘고 각박하다. 이상한 구름 모양이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그것이 어떤 사건의 징후인지는 대부분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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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암….”
발전소 직원은 하품을 한다. 그는 이곳에서 오래 생활했다.
“김군. 무사고 신기록이나 갱신하게나.”
“넵. 알겠습니다.”
기지개를 편 직원은 자리에 일어났다. 그의 업무 중에서 제일 난이도가 낮은 일이지만, 동시에 귀찮기도 했다.
발전소는 늘 안전해야 했다.
기관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시민단체도 늘 우려를 표명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안전하다고 시늉을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장치를 만들었다.
“이것도 귀찮아 죽겠네.”
숫자를 빼고, 다음 숫자를 넣으려고 할 때였다.
드드드드….
사물이 흔들린다. 가만히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창문이 깨지고, 책장은 앞으로 넘어졌다.
벽은 쭉쭉 금이 가기 시작했고, 돌조각이 위에서 떨어졌다.
“우와아악!”
그것은 지진이었다.
규모는 무려 6.5
사람들은 모두 패닉에 빠졌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이런 대지진을 경험한 적이 있었는가?
민방위 훈련을 통해서 지진이 났을 때를 대비하지만, 지금은 그조차 무용지물이었다.
“사..살려줘.”
“밖으로 나가야 해!”
각자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 쳤다. 금방이라도 구조물이 무너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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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가 지진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일은 절대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등의 불이 빨갛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사실 그 비상등을 보지 않아도,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어..어떻게 해야 하지?”
“작동을 멈춰야 해. 하..하지만.”
원자력은 마음대로 끄고 킬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핵융합이 시작한 것은 함부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자연재해는 그런 사정을 들어주지 않았다.
규모 6.5의 지진이 원자력 발전소를 강타했다. 그로 인해서 냉각 시스템이 고장 나버린 것이다.
“아…. 안 돼.”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러다가 증기폭발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미친. 어떻게든 연료봉을 식혀야 해.”
일단은 용기가 버티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것만 믿을 수는 없었다.
“어..어떻게 하죠?”
김군은 얼빠진 얼굴로 상사를 쳐다보았다.
“ECCS(비상노심냉각시스템)를 작동시켜.”
혹시 모를 때를 대비해서, 최후의 수단은 늘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자..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인은?”
“그..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제어실에 수 십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 했다.
부스스….
그 와중에도 천장에서 돌 조각이 떨어지고 있었다. 당장의 지진은 멈추었지만, 그렇다고 이곳이 안전한 것은 아니었다.
대개의 지진은 여진을 다시 부르기 마련이다. 어쩌면 다음 지진에 이곳이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른다.
“사…상부에 연락해라. 이건 우리들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
상사는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
규모 6.5가 넘는 지진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뉴스는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2020년 3월 11일 경상남도 OO시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약 50km에 있는 얇은 활성 단층의 활동으로 일어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국가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최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뉴스 캐스터의 방송이 연신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건물은 내진 설계가 너무나도 미숙했다. 엄청난 피해는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규모가 6.5인 대지진은 도시에 큰 상처를 남겼다. 어떤 집은 폭삭 내려앉아서, 다수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다른 지방에서 소방대원이 출동했지만, 일손은 턱 없이 부족했다. 인근 군부대에서도 지원을 나섰다.
“맙소사.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규모 6.5의 지진이라니……”
“이거 피해가 더 커지면 안 될텐데.”
“곧 많은 수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이다. 미리 구호물자를 준비하자.”
“국가에서 적극 나서서 사건을 수습해야 하는데, 왠지 미덥지 못한 이유는 뭘까?”
많은 이들이 이번 지진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허나 지진은 미리 예측도 하기 힘들고 막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사망자와 부상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중이며, 수 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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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원은 한 숨을 쉬었다.
안 그래도 대통령으로 자질을 의심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재난까지 겹쳤다.
규모 6.5의 지진이 한반도를 덮친 것이다.
대체 이런 악재가 왜 자신이 대통령일 때, 닥치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가..각하!”
측근 하나가 비명을 지르듯이 소리쳤다. 귀가 아픈 주호원은 인상을 썼다.
“무슨 일인가?”
“그..그것이 OO 발전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노..노심 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알아듣게 말해.”
“방사선 물질이 누..출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그러니까 후쿠시마처럼 그 일대가 오염 될 수도 있어요.”
그제야 대통령도 이번 사태의 심각함을 깨달았다.
“그..그게 사실인가?”
“네.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조속히 수습을 해야 합니다.”
측근의 말에 대통령은 이를 악물었다.
‘누가 그걸 모르나?’
그는 측근에게 말했다.
“이런 일을 대비해서 매뉴얼을 만들어 놓았지? 그대로 진행하게.”
“그..그것이….”
“왜 말을 못하고 있어?”
“전부 다 폐기했습니다. 야권이 만든 성과물이지 않습니까? 각하께서 새로 만든다고 하셔서……”
털썩…..
주호원은 다리에 힘이 빠졌다.
“그..그럼 이번 일을 책임질 사람을 찾아내라고. 얼른!”
주호원은 야합 정치의 달인이고, 뇌물을 축적하는데에는 예술적인 경지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런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는 미흡한 대응을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