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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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아카샤 보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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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팍은 뒷자리에 앉았다. 양 옆으로 떡대들에게 낑겨서 말이다.
‘압…압사할 것 같아!’
비좁은 것도 문제지만, 그 분위기에 눌리고 말았다. 다행인 점은 얼마 있지 않아서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월드컵 경기장?’
한일 월드컵을 위해서 지어진 아시아 최대의 경기장이다. 66000석의 관중석이 있고, 대지 면적만 하더라도 216,712 제곱미터가 된다.
“따라오게.”
지사장의 말에 그는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그곳은 조용했다. 아예 경기장 자체를 모두 빌린 듯 했다. 얼마나 많은 돈이 들었는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우와…..”
루팍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잊고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온갖 트릭(묘기를 부리기 위해 설치된 기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루팍을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마왕이 서 있었다.
“시키신 대로 모셔왔습니다.”
지사장은 깍듯이 인사했다. 그 모습이 무척 절도 있게 보였다. 눈치를 보던 루팍도 고개를 숙였다.
“수고했다. 나머지는 나가보도록.”
지사장과 그의 부하들을 우루루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물론 루팍도 따라 나가려다가 제지당하고 말았다.
루팍은 두려움에 떨면서 말했다.
“저..저기 김민철 사장님, 그 때, 제가 한 말은 그저 치기어린 바보의 헛소리였습니다. 사실 저는 김민철 사장님을 매우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정말이라구요.”
루팍은 최선을 다해서 변명을 했다. 반면에 마왕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지?”
“저… 저를 혼내려고 부른 것이 아닌가요?”
“그런 하찮은 일로 굳이 너를 여기까지 데려올 필요는 없지.”
“그…그렇죠? 하하…. 생각해보니 제가 과민반응했네요.”
“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 나를 보고 아저씨라고 했던가?”
“히..히익!”
마왕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가만히 보니 틀린 말은 아니더군. 30대 이상의 남성은 사회 통념으로 따져도 아저씨가 맞다.”
마왕은 쿨하게 인정했다. 아무리 돈이 많이 있어도,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를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하하….”
어설프게 웃고 있지만,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마왕은 그런 그에게 경기장을 보여주며 말했다.
“어떤가? 생각보다 잘 준비되어 있지 않은가?”
공원에서 파이프라인 하나 두고 묘기를 부리는 것보다 훨씬 다양했다.
루팍도 그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단. 바닥이 잔디만 아니라면 말이다.
“대단하긴 하네요.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는데요.”
스케이트 보드를 타려면 바닥이 단단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바퀴가 빠져서 앞으로 나아가질 않는다.
기물은 그렇다 치더라도, 필드가 잔디였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에는 절대 좋은 공간이 아니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라.”
마왕은 가볍게 손을 저었다. 그러자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것이 있었다.
“어?”
루팍은 입을 쩍 벌렸다.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흰색의 보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아카샤 보드라고 불러라.”
루팍은 당장 그것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보드 밑 부분에 손을 넣었다.
“진짜 떠 있네!”
그것은 분명 떠 있었다. 밑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도 아니었고, 어떤 장치가 마련된 것도 아니었다.
바퀴가 달리지 않은 것만 빼면 평범한 스케이트 보드였다.
“대체 이것의 원리가 뭡니까?”
궁금증을 참지 못한 그가 외쳤다. 아무리 봐도 자기 부상은 아닌 것 같았다. 보드가 자석의 힘으로 떠 있으려면, 바닥도 자석이여야 하니까.
허나 아래에는 부드러운 잔디만이 깔려 있었다.
“자세한 사항은 알려줘도 넌 모를 것이다.”
“그거야 그럴테지만요.”
루팍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어찌 대학에는 진학했지만, 그 이후에도 공부와는 담을 쌓았다. 그저 보드 타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한번 타보겠는가?”
“물론이죠!”
불과 몇 분전만 하더라도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젊은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신이 나서 소리쳤다.
“얼마든지 이용하게.”
루팍은 아카샤 보드를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것은 일반 스케이트 보드처럼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건 저항력이 있군요!”
앞으로 가다가 멈춘다. 지면과 마찰이 될수록 앞으로 나아가려는 힘은 줄어드는 스케이트 보드와 비슷했다.
루팍은 곧바로 경사가 진 트릭으로 갔다. 그리고 보드를 타고 아래를 향해서 내려갔다.
바닥이 긁히는 소리는 없었다. 공중부양하는 아카샤 보드인 탓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속도가 빨라졌다. 마치 중력을 계산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거 정말 물건이군요.”
“헌데 뭔가 만족하지는 못한 얼굴이로군.”
“네. 뭐랄까? 인위적으로 세팅한 느낌이 들어서요.”
루팍이 느끼기에, 아카샤 보드는 일반 스케이트 보드보다 더 무거웠다.
스케이트 보드에 문외한인 마왕이 세팅한 아카샤 보드라서 더욱 그러했다.
“그럴 줄 알았다. 이걸 주지.”
그것은 작은 문양이 음각된 황금색 팔찌였다.
“어? 혹시 이거 금인가요?”
“그렇다.”
“고맙지만…. 이런 걸 받아도 될지.”
뜬금없이 비싼 귀금속을 준다. 루팍이 의아해하는 것도 당연하다. 물론 마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아카샤 보드의 컨트롤러다. 내가 맞춘 세팅은 딱딱하게 느껴질지 모르지. 그래서 너를 부른 것이다.”
마왕은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
“널 부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아카샤 보드의 테스터로서 너의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지.”
“저를 말입니까?”
“그래. 보드를 제법 잘 타더군.”
“감사합니다.”
처음 이곳에 끌려올 때만 하더라도 두려움에 떨었지만, 사실 자신은 행운아였지 않은가?
“물론 공짜로 부릴 생각은 없다.”
마왕은 그 자리에서 수표를 꺼내어서 그에게 주었다.
“보수는 이정도면 충분한가?”
총 액수는 1억이라고 적혀져 있었다.
“헉……”
“한달치다.”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비밀 유지도 포함된 가격이다. 아직 시제품에 불과하니까. 만약 함부로 입을 열었다가는…..”
마왕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루팍은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고 맹세하게끔 만들었다.
“근데 이건 어떻게 사용하나요?”
금으로 이루어진 컨트롤러를 보면서 루팍이 물었다.
“음성 인식이다. 네가 말하는데로 알아 들을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알겠습니다.”
“그 전에 이것도 착용하도록.”
마왕이 건네준 것은 보호장구였다. 그리고 신발까지.
“하하…. 전 괜찮습니다.”
“착용해라.”
“넵. 지금 착용하겠습니다.”
팔과 무릎 보호대를 착용했다. 헌데 신발은 왜 필요하지? 약간 의문이 생겼지만, 딱히 물어볼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준비를 마친 루팍은 아카샤 보드를 들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아, 컨트롤러가 있었지.’
루팍은 가볍게 말했다.
“오프? 아니 꺼져라?”
단어를 지정하기가 애매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었다.
덜컹.
부양하고 있던 보드는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불확실한 말이었지만, 컨트롤러는 그 말을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이거 신기한데.’
컨트롤러는 마왕이 직접 만든 것으로서 그라시아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라시아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좀 더 저항력을 낮추고…..”
루팍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입맛대로 세팅을 변경했다. 약간의 착오는 있었지만, 점점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었다.
“후화!”
루팍의 표정은 점점 환해지고 있었다.
아카샤 보드는 그 어느 익스트림 스포츠보다 뛰어났다. 마찰이라고는 바람의 저항뿐이다. 앞으로 쑥쑥 치고 지나가는데,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하하! 사장님 이거 진짜 대단합니다. 정말이라구요!”
마왕은 피식 웃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네?”
“컨트롤러에 주행모드라고 말해라.”
루팍은 시키는대로 했다. 주행모드라고 말을 했다.
“다시 타보도록.”
“알겠습니다.”
보드에 올라탔다.
“음?”
신발에서 흡착력이 생기기라도 한 것일까?
끈끈한 아교라도 붙여진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마왕은 그런 그에게 추가로 지시를 내렸다.
“앞발을 지그시 누르도록.”
“알..겠습니다.”
슬쩍 누른다. 그러자 앞으로 쑤욱 움직이는 아닌가?
“어어?”
순간 균형을 잃을 뻔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앞발을 누를수록 가속할 것이다. 뒷발을 누르면 정지할 것이고. 자세한 명령은 컨트롤러를 통해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루팍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건 착각이었다.
“이..이건 정말이지 대단합니다.”
“내가 만든 것이다. 당연히 대단하지.”
마왕의 자신 넘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탓하겠는가?
이윽고 루팍은 아카샤 보드를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마치 SF 영화에서 보는 장면 같았다.
“히야!”
속도는 순식간에 40km를 돌파했다. 더 이상 올리고 싶었다.
“속도를 더 올리고 싶어.”
컨트롤러가 알아들은 것일까? 순식간에 속도가 더 올라가기 시작했다.
속도는 점점 더 올라갔다. 순식간에 경기장 벽과 가까워졌다. 이건 예상외의 일이었다.
‘이..이런.’
너무 들뜬 마음에 과속을 해버렸다. 속도를 줄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흐억!”
보드를 급하게 들어올렸다. 다행이 벽과 부딪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카샤 보드와 그의 육체는 하늘 높이 치솟고 말았다.
‘위험해!’
공중에 떠오른다.
동시에 주마등이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이대로라면 관중석에 처박혀서, 큰 부상 내지는 사망에 이를지도 몰랐다.
바로 그 순간.
브으으음…..
컨트롤러가 크게 진동했다. 동시에 보호장구에 귀속된 유니트가 작동했다. 그라시아는 착용자의 안전을 위해서, 직접 개입을 한 것이었다.
“윽……”
부딪히기 전, 루팍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데…..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루팍은 그제서야 실눈을 뜬다.
“으음?”
관중석에 처박히기 직전, 보호장구에 있는 공중부양의 룬이 작동된 것이다.
착용자의 안전이 확인되자, 그라시아는 룬의 작동을 천천히 중지시켰다.
탁!
위험한 사고임에도 루팍은 천천히 지상에 안착할 수 있었다. 방금 사고가 날 뻔했던 일은 마치 한낮의 꿈처럼 느껴졌다.
“어떤가?”
바로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루팍은 놀라서 뒤돌아보았다.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마왕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왕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보호장구는 어르신이나 착용하는 거라면서,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는데?”
마왕의 질문.
루팍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때려주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