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94
94
94화 아카샤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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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오후.
마왕은 간만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건물 밖으로 나왔다.
‘어디로 가지?’
스스로 휴식을 주기로 했지만,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지구에서 즐길만한 거리가 잘 없었던 것이다.
‘마물 사냥을 다닐 수도 없고. 이거 참 곤란하군.’
마물 사냥은 신나는 레저 스포츠였다. 물론 잘못하면 본인 목숨이 위험해지만, 그 정도 스릴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쿠르르…..
작은 바퀴가 구르는 소리.
공원 한 곳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묘기를 부리며, 자기들끼리 영상을 찍기도 했다.
“흠…..”
마왕은 근처 자리에 앉아서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이상한 작대기를 타고 자기들끼리 재미있다고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간만에 나도 몸을 움직여볼까?’
그렇게 생각한 그는 곧바로 스포츠 용품점으로 이동했다. 제일 비싼 보드와 안전 장비를 구입했다.
‘헬멧이 좀 거추장스럽군.’
장구를 모두 착용한 뒤, 그는 보드위에 올라탔다.
벌러덩…..
마왕은 그대로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처음부터 너무 힘을 준 것이다.
마족이었을 때에는 강력한 전사였다. 반면에 지금 그의 육체는 훈련되지 않은 인간의 몸이었다. 마왕의 몸 개그는 전성기를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보드에 올라탔기 때문이었다.
“크큭…..”
“저 아저씨 봐.”
공원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젊은 친구들이 웃는다. 대놓고 비웃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간만에 재미있는 마왕의 몸 개그가 눈에 띈 것이었다.
“미안해요. 나쁜 뜻으로 웃은 건 아니에요.”
힙스터 정신이 투철해보이는 젊은이였다.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을 찾는 이들을 말했다.
“루팍이라고 불러주세요.”
루팍이라는 친구는 손을 내밀었다. 마왕은 그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군.”
“물론이죠. 보니까 초보이신거 같은데.”
“그렇다.”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는 생각은 버리시는 것이 좋아요. 저도 이거 5년 이상 연습한 것이라구요.”
루팍은 그렇게 말하고 멋지게 묘기를 선보였다.
짝짝짝….
그 무리는 루팍의 묘기를 보고 박수를 쳤다. 마왕과 완전히 비교가 되었다.
“아저씨도 오래 연습하면 금방 저처럼 할 수 있을 겁니다.”
나쁘게 말하면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친구였다.
“나는 아저씨가 아니다.”
그의 나이 36.
겉보기에는 20대 후반으로 보인다. 허나 루팍은 손가락을 저으며 말했다.
“아저씨, 맞아요. 보통 어르신들은 그렇게 보호 장구를 착용하시거든요.”
마왕은 은근 열이 받았다. 그렇다고 루팍을 혼내기도 애매했다. 나쁜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호 장구를 풀지는 마세요. 초보자한테는 꼭 필요한 것이니까.”
“……”
결국 보드를 타는 것은 관두었다. 대신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그들이 보드를 타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잘 타는지 유심히 관찰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시선은 보드의 바퀴에 집중되었다.
‘바퀴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발명품이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기원전 4000년경으로 거슬러간다.
처음은 의식이나 행사를 위해서 사용되었고, 곧 전쟁에 이용되었다. 바퀴달린 것이 탈 것으로 이용된 것은 기원전 2500년 대의 이야기였다.
바퀴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점점 변화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톱니바퀴로 변형되어 기계 발전에 큰 축을 담당하게 된다.
‘바퀴를 대체할 수단이라……’
마왕의 머리에 엄청난 아이디어가 치고 지나갔다.
그는 관찰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누군가를 호출했다.
끼이익……
수십억짜리 슈퍼카가 그곳에 당도한다.
“우와아아…..”
보드를 타던 무리도 그 자리에서 멈춘다. 대한민국에도 단 두 대밖에 없다는 슈퍼카를 어디서 보겠는가?
“저거 라테라리잖아?”
다만 여인네들은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른다. 설명충 모드에 들어간 루팍은 열심히 떠들었다.
“6.3리터급 V12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800마력이라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3초 이내, 시속 200km는 7초 이하, 시속 300km까지도 15초 이내면 충분하거든. 특히, 전기모터가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부터 높은 토크를 발휘해 초반 가속이 빠르다고.”
“고..고마워요. 스피드웨건.”
난데 없이 등장한 슈퍼가도 대단하지만, 스펙을 줄줄 외우고 있는 루팍도 만만치 않았다.
“대체 저 차의 주인은 누구일까?”
“그러게.”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그 차에서 내린 운전수는 단번에 마왕에게 달려간다. 그리고 깍듯이 인사를 한다.
“그래.”
마왕은 그렇게 말하고, 슈퍼카에 올라탔다.
“어어?”
“저 아저씨 차였어?”
모두 혀를 내두른다.
“아! 기억났다. 어쩐지 낯이 익었다고 했더니. 마왕 컴퍼니 대표잖아.”
“진짜로?”
“그렇다니까. 루팍 넌 이제 큰 일 났어.”
루팍은 겁을 먹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마왕에게 가서 잘난 척했던 것이 기억났었다.
“서..설마. 난 그냥 초보를 위해서 한 마디 건네었을 뿐이야.”
“그건 네 생각이겠지.”
“쯧쯧. 루팍, 잘 가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심각한 일은 아니었다. 마왕도 딱히 루팍에게 별 감정을 가지지 않았고 말이다.
다만 그곳에 남은 루팍은 속이 벌렁벌렁 거렸다.
‘이거 별 일 없는 것 맞지?’
*****
마왕은 손을 뻗었다.
마력의 흐름을 느낀 그라시아가 두둥실 떠오른다. 그것은 마왕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라시아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바퀴를 대체할 수단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마왕은 먼저 마나 서큐레이션을 제작하기로 했다.
마그네시아의 거미줄로 복잡한 술식을 완료했다. 그것의 이름은 공중부양의 룬이었다.
그 다음 준비한 물품은 바로 오전에 산 스케이트 보드였다.
마왕은 먼저 바퀴부분을 들어냈다. 그리고 거기에 방금 새긴 마나 서큐레이션을 장착했다.
“그라시아. 이곳에 유니트를 결합시켜라.”
예전 같으면 마왕이 직접 최하급 정령을 조정해야 했으리라. 그것은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반면에 지금은 중급 정령 덕에 말 한 마디로 그 작업을 대신할 수 있었다.
쉬이익!
유니트가 보드에 결합되었다. 그 자체로 광합성만 하면, 마나 서큐레이션에 마력을 넣을 수 있었다. 다른 의미로 무한 동력이 생긴 것이나 마찬 가지였다.
“작동 시켜라.”
그라시아는 작게 빛을 발했다. 그러자 바닥에 놓여진 보드가 두둥실 떠오른다.
이른바 호버링 상태가 된 것이다.
제자리에서 정지되어 비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완벽하군.”
마왕은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마왕의 그것이 시초는 아니었다.
여태까지 공중부양을 시도한 기업을 여럿 있었다.
재미있는 시도가 되었지만, 누구도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일단 마찰이나 저항이 없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게다가 가격은 엄청나게 비싸고, 엄청나게 비효율적이었다.
에어 로버를 다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도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일단 마왕은 새로 만든 보드의 이름부터 지어주었다.
‘이름은 간단하게 아카샤 보드라고 하자.’
루팍의 조언에 따라 보호 장구를 먼저 착용했다. 그리고 아카샤 보드에 발을 올려놓았다. 하지만 마찰이 없는 탓일까?
“헛….”
보드가 마음대로 움직였다. 그것은 벽에 강하게 부딪혔다.
잘못 했으면 바닥에 처박힐 뻔 했다. 이럴 때를 위해서 그라시아가 있지 않은가?
“그라시아, 아캬샤 보드를 고정시켜라.”
브으음….
짧게 빛을 발한다. 이윽고 그라시아는 유니트에게 지령을 내렸다. 최하급 솔라리 정령은 마력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아캬샤 보드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
탁!
발을 올려놓았지만, 단단히 고정되었다.
‘일차 성공.’
허나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요지부동이었다. 단단히 고정시키라는 명령에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그라시아, 조금씩 저항을 풀어라.”
마왕의 명령에 따라서 천천히 앞으로 움직였다. 일정한 저항력이 생긴 탓에, 움직이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스르륵…..
바퀴만 없을 뿐, 일반적인 보드와 비슷한 성능을 보이고 있었다.
허나 그뿐이었다.
마왕은 그것을 가지고 묘기를 부릴 자신이 전혀 없었다. 예전 마족의 몸을 가졌으면 모를까?
지금은 거의 운동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 그가 있었군.’
마왕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
공원 한 가운데.
그곳에서 루팍과 그의 동료들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있었다.
“루팍, 그래도 다행이네. 대기업 총수를 놀리고도 무사한 걸 보니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내가 무슨 죄라도 저질렀어?”
“그건 아니지만. 엄청난 거부에게 엄청 거들먹거렸잖아. 그거 생각하면 아직도 웃기다니깐.”
“쳇….. 대기업 총수라면, 고급 양주에다 아가씨를 옆에 끼고 놀 것이지.”
괜히 심술이 난 루팍은 화를 냈다.
허나 그의 말이 화가 된 것일까? 검은 색 승용차가 공원 근처에서 속속들이 섰다.
“어라? 저건 뭐지?”
그리고 검은 정장의 남자들이 속속들이 내린다. 다름아닌 지사장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여긴가?”
“네. 그렇습니다.”
그의 충실한 수하인 동팔이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기 있군.”
무시무시하게 생긴 떡대가 공원에서 한가로인 보드를 타던 루팍을 향해 다가왔다.
“어…어어?”
보드를 좋아하는 평점한 젊은이에 불과했다. 인상이 험악한 지사장과 그의 부하를 보고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 루팍이 누구지?”
지사장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사람은 동시에 루팍을 바라보았다.
‘이런 의리 없는 놈들……’
사실 그 전부터 루팍의 얼굴을 외워두었다. 질문은 그저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다.
“자네가 보드 동호회 라이엇의 회장이로군. 본명은 박성준. 나이는 23. 다니던 대학교는 휴학을 내었군. 맞나?”
“네..넵. 그렇습니다.”
바짝 겁을 먹은 루팍은 다리를 덜덜 떨면서 말했다.
“우리 사장님이 자네를 좀 보자고 하더군.”
“저..저를요?”
“그래.”
루팍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를 도와줄 이는 없었다. 나머지 동호회원들은 그의 시선을 피하기 바쁘다.
“저…저 혹시 제가 물고기 밥이 되는 건 아니죠?”
지사장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마왕은 그를 정중히 모셔오라고 했다. 그런데 워낙 험악한 인상을 가진 분들이라, 나쁜 상상력을 자극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적어도 물고기 밥은 될 일은 없어.”
최악의 경우라면 키메라 밥은 되겠지만 말이다. 허나 마왕은 그를 손님으로 맞이하려는 것이다. 그런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이대로 도망간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루팍은 하느님, 부처, 알라까지 찾아가며, 자신의 안전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