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93
93
93화 그라시아
*****
마왕 컴퍼니 연구소.
한참 연구가 진행 중이었다. 타쿠는 어제 실험한 일을 확인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데…..
“타쿠!”
“헉.. 깜짝이야.”
타쿠는 갑자기 나타난 케이 때문에 놀란 가슴을 쓰다듬었다.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야겠음? 하마타면 심정지로 인생 하직할 뻔 했잖아.”
“후후…… 타쿠. 그만큼 업무에 지쳐있다는 뜻이겠지. 안 그런가?”
케이는 늘 자신만 생각하는 친구였다. 갑자기 달라진 그의 모습에 타쿠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알다시피 넌 이번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일을 하고 있지.”
“으응?”
“아무리 이론이 훌륭해도, 그것을 실현시키는 사람은 엔지니어잖아?”
“하하…..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야 고맙지.”
타쿠는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하지만 케이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잠시 나를 따라와라.”
“어? 나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거 준이 대신하고 있어.”
“준이?”
더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지만, 케이가 억지로 타쿠를 끌고 갔다.
“짜잔…..”
연구소 구석에 마련된 작은 휴게실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완벽히 개조된 상태였다.
케이와 준이 사비를 들여서 미소녀 피규어를 전시해놓았다.
그뿐만 아니었다.
비싼 돈을 들인 써라운드 채널의 음향 장비와 고화질의 대형 벽걸이 TV가 준비되어 있었다.
“스…스고이(대단해)!”
업무에 시달리느라, 여태까지 챙겨보지 못한 애니메이션 DVD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타쿠, 마음껏 즐기도록 해.”
케이는 마치 악마처럼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그래도 될까?”
“물론이지.”
띵!
구석에 있던 전자렌지에서 소리가 났다. 케이는 얼른 그곳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흐음….. 스멜 이즈 굿!”
따끈하게 익혀진 피자 한판이 눈에 드러났다.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지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네가 좋아하는 치즈 듬뿍 뿌린 피자다.”
케이는 가볍게 그것을 한 입 베어 물었다.
“풍미가 끝내주는군.”
꿀꺽…..
타쿠는 자꾸 입에서 침이 도는 것을 느꼈다. 자신도 모르게 이미 손은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쩝쩝…..
피자 한 판이 금세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자 이것도 마시게나.”
설탕이 잔뜩 들어간 코타콜라를 부어준다. 연구소 안에서는 오플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케이는 굳이 사비로 코타콜라를 샀다. 오플은 살이 안 찌지만, 코타콜라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자…. 목 막히지. 이것도 마시게나.”
꿀꺽꿀꺽.
탄산이 따가울만도 한데, 타쿠는 단번에 그것을 비워버린다.
“키햐!”
시원하다.
오래동안 그를 억누루고 있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자! 사양할 것 없다고, 친구.”
케이는 리모컨으로 신작 애니를 방영했다. 타쿠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미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니짱! 다이스키!(오빠 좋아해)
타쿠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대답했다.
“나도 미미짱을 다이스키한다능!”
케이는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이로서 솔로탈출을 꿈 꾸던 친구를 붙잡을 수 있었다.
물론 이번 일로 돈이 좀 깨지고, 업무량이 늘어났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자고로 우정은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자! 타쿠, 피자 말고 치킨도 있다. 요새 네가 살이 빠져서 걱정하고 있었다. 자 마음껏 먹게나!”
“고맙다. 크흑. 진짜 너희들은 진정한 친구야.”
타쿠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
.
.
3주가 흘렀다.
그 시간동안 타쿠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에 충분했다.
매일 기름진 음식을 먹고, 운동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시 뚱뚱한 타쿠가 된 것이다.
그런 타쿠를 보면서 케이와 준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다시 돌아왔군.”
“그래. 요요현상을 우습게 보면 안 돼지.”
“우리 사이는 영원할 거야.”
그것은 거의 저주의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들은 상관없었다. 솔로를 탈출하려는 이에게는 무조건 응징만이 있을 뿐이었다.
“타쿠, 오랜만이네. 더 쉬어도 되는데.”
준이 다가가서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러자 타쿠는 두 손을 저었다.
“미..안. 내 생각만 하느라, 프로젝트를 소홀했다는. 나는 참 못난 친구야.”
오히려 타쿠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허나 준은 고개를 저었다.
“천만에. 친구 좋다는 것이 뭐야? 너도 내가 힘들면 도와줄 것이잖아.”
“물론이지.”
타쿠는 준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 모습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하지만 더 이상 농땡이를 부릴 수는 없어.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일을 할 거야.”
눈을 반짝이는 타쿠.
그 모습이 조금 불안해진다.
‘뭔가 공기가 불안한데.’
‘설마…..’
그러던 와중이었다.
타쿠가 자리에 일어났다. 그리고 지나가던 미모의 연구원을 불렀다.
“유라야!”
그의 부름에 여직원은 우뚝 자리에 선다. 그리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든다.
“에?”
“어라?”
케이와 준의 두 눈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마왕 연구소에서 최고 존엄 여신이라하고 할 수 있는 서유라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타쿠 옆 자리에 앉는 것이다.
그에 더해서 타쿠의 손을 마주 잡기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미..안. 소개가 늦었다는. 이번에 새롭게 교제하기로 한 유라짱이야.”
그것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교..교제라고?”
“그 말인즉 서로 사귀고 있다는 뜻?”
타쿠는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 대답은 타쿠 대신 서유라가 대신했다.
“그래요. 사실 타쿠 오라버니에게 제가 대쉬했어요.”
유라는 그 말을 하면서 타쿠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 눈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단 한 번도 연예를 해보지 못한 타쿠와 준조차 그것을 알 수 있었다.
‘대체 유라 네가 뭐가 아쉬워서!’
‘이건 미녀와 야수보다 더 심하잖아.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준과 케이는 자신의 두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던 준이 발작적으로 외쳤다.
“자..잠깐만. 타쿠, 너에게는 미미짱이 있잖아.”
“그래. 너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어쩌고?”
너무 충격적인 탓일까?
유라가 그 자리에 있음에도 준과 케이는 그의 2D 사랑을 들먹였다.
허나 타쿠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그건 취미라는. 그저 바라만 보고, 만지고 느낄 수는 없다는. 하지만 유라짱은 내 곁에 있잖아. 만질 수도 있고, 그녀의 향기를 맡을 수도 있다는.”
“어머 오빠. 변태 같아요.”
서유라는 타쿠의 등을 찰싹 때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녀의 눈매가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서로 장난을 칠만큼, 그들 사이는 가까워 있었다.
“아! 이럴 시간이 아니지. 어서 일을 해야겠다는.”
그는 작업실로 향했다. 물론 그의 옆에 바싹 달라붙은 서유라가 같이 동행하고 있었다.
“오빠,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우리 해외여행 가요.”
“그..그럴까?”
“네. 저는 어디든지 좋아요. 그 장소에 오빠만 있다면요. 후훗.”
그곳에 남은 것은 패배자 두 명 뿐이었다.
패닉에 빠진 그들은 작금의 현실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 하고 있었다.
“나.난 대체 무엇을 위해서……”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케이는 아예 불경을 외운다. 더러운 현실을 잊기 위해서, 그는 종교를 찾고 있었다.
*****
마왕 컴퍼니 본사.
지하에는 엄청난 크기의 금고가 있었다. 도난 방지 금고로서 최고의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티타늄 합금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다가 이중삼중으로 보안 수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허나 그곳에 보관되어 있는 것은 금은보화도 아니며, 회사의 중요한 자료도 아니었다.
마왕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진 이들이 보낸 선물과 편지들이 들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단단한 근육과 매서운 눈빛을 가진 경비원이 말했다. 이스라엘 특공 무술까지 배운 이로서, 이곳을 지키기 위해서 고용되었다.
마왕은 그를 지나쳐서 금고 입구로 간다.
삐빅.
마왕의 홍채를 인식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복잡한 비밀번호였다.
띠디딕. 띠딕.
10자리의 비밀번호를 모두 입력했다.
덜컹…..
문이 열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료된 것은 아니었다.
스스슥.
마력을 이끌어낸다. 다른 이라면 끈적한 마력의 틈을 깨고 나갈 수 없다. 오로지 마왕만이 이것을 해제할 수 있었다.
파아앗!
마력의 벽이 사라졌다. 마왕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대단하군.”
평소 마왕은 늘 냉정을 유지했다. 허나 이번에는 그조차도 혀를 내둘렀다.
마력을 다루는 이라면, 이곳에 자리한 엄청난 스피릿츄얼 소울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자선 사업을 통해서, 스피릿츄얼 소울을 얻을 수 있었다. 허나 그것은 최하급이나 하급 정령만 생산할 수 있어서, 아쉬움이 매우 큰 편이었다.
허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중급이라니. 그 어느 보석보다 황홀하군.’
값어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정도라면 여태까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일들도 해낼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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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실험실.
이곳에서 그는 키메라와 정령을 만들어내었다. 이번에 중급 정령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파치칙.
반탄력이 느껴진다.
전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아졌다. 마왕의 특기는 저주와 키메라 제작이었다. 정령술은 아무래도 다른 특기보다는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지.’
마왕은 끈질기게 달라붙었다. 그리고 끝끝내 중급 스프릿츄얼 소울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파핫!
전보다 훨씬 밝은 느낌의 정령이었다.
중급 솔라리 정령.
브으음… 브으으음….
그것은 빛을 깜박거리고 있었다. 마치 자신을 창조해낸 마왕을 찬양하는 것처럼 말이다.
“훌륭하군.”
보통 최하급 정령은 아무런 사고가 없다. 마치 무생물처럼, 정해진 명령을 반복작업할 뿐이다.
그런데 반해서, 중급부터는 그것과 큰 차이점을 보인다. 인간의 지능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지각이라는 개념이 생기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학습도 하고, 더 나은 존재로 변화하기도 했다.
“내 말을 알아 듣겠나?”
브으음. 브으음.
빛이 깜박거렸다. 마치 모스 부호처럼 말이다. 하지만 마왕은 그 뜻을 알아들었다.
“네가 부릴 유니트를 붙여주지.”
마왕은 미리 준비한 수백개의 최하급 솔라리를 불러모았다. 그 주변은 태양의 정령으로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브으음. 브으으음…
중급 솔라리 정령은 수백의 하급 정령과 접속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인간의 신경계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중급 솔라리 정령이 모든 것을 컨트롤 하고 있었다.
“너의 이름은 그라시아로 하겠다.”
그라시아는 알아들은 것처럼 빛을 짧게 발했다.
대략적인 명령만 내려도, 그라시아는 자신에게 속한 유니트(하급 정령)을 다룰 수 있었다. 이로서 마왕의 업무는 엄청 줄어들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