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92
92
92화 우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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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측 인사는 비밀리에 마왕 컴퍼니에 방문했다.
“나 장재준일세.”
그의 직책은 비서실장이었다.
실질적으로 보자면 행정부의 2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
“아! 어서 오십시오.”
그를 맞이한 사람은 백강주였다. 그는 눈치가 빠르고, 위기대응에 강하기 때문에 이런 일에 매우 적합했다.
“흠…… 자네 사장 지금 어디 있는가?”
“지금 출장을 가셔서요. 일단 안에서 기다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장재준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는 곧바로 마왕과 이야기해서 담판 짓고 싶었다.
‘어떻게 하지?’
고민이 된다. 원래 성격이라면, 이대로 돌아갔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다. 마왕 컴퍼니와는 좋게 마무리지어야 했다.
“안에서 기다리겠네.”
백강주의 안내에 따른다. 응접실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여인이 다가온다.
진예리 비서였다.
“계시는 동안 필요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그녀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장재준 비서실장은 그런 그녀의 위아래를 훑어보았다.
‘몸매 좋군, 얼굴도 극상이고. 흐흐…..’
장재준은 부패한 인물이었다. 진예리를 보고 다른 마음을 품는 것은 매우 당연했다.
“목이 칼칼하군. 마실 것 좀 내주게.”
“알겠습니다.”
곧 이어서 진예리가 차를 한 잔 내어왔다. 그러면서 어깨를 숙였는데, 장재준의 눈에 커다란 수박 두 개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아니지. 아니야. 지금은 일하는 중이지.’
하마터면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줄 뻔 했다. 지금 이곳에 온 것은 나름 중요한 일로 온 것이 아닌가?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사장님이 도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늘 바쁘신 분이거든요.”
백강주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신 용건이 있다면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김민철 사장님이 저에게 전권을 맡기셨습니다.”
“…….”
찬밥 신세가 된 것 같아서, 장재준은 께름칙했다. 하지만 아쉬운 쪽은 그였기에, 어쩔 수 없이 인내했다.
‘일단은 내가 한 수 접어둔다.’
마왕 컴퍼니와 화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잠시 넣어두기로 했다.
“요 얼마 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찾아왔네.”
두루뭉술하게 말했지만, 그것을 놓칠 백강주가 아니다.
“그 세무조사 건으로 말씀인가요? 아니면 영장실질검사를 말하는 것인가요?”
“크흠….. 굳..굳이 말하자면 양쪽 전부일세.”
“그렇군요. 결국 대통령님께서 지시하신 일이었군요.”
장재준은 손을 저었다.
“어허…. 큰 일 날 소리는 하지 말게나. 각하는 전혀 모르시는 일이야.”
화를 내면서 자리에 일어나는 장재준.
하지만 아무도 그를 말려주지 않았다. 백강주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를 바라볼 뿐이다.
‘잡아주지도 않는 거야?’
백강주는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가시는 문을 찾으시는 것이라면, 저기입니다.”
백강주의 태도가 너무 노골적이었다. 겉으로는 예의 바른척했지만, 실은 장재준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이런 썩을 놈이……’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그는 금세 자리에 앉았다.
“크흠…. 흠……”
“뭘 그리 두려워하십니까? 저희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선수끼리 빼지 마십시오.”
한 마리의 너구리처럼 능글맞다. 결국 장재준 비서실장은 두 손 두발을 다 들었다.
“미…안하게 되었네. 각하께서도 이렇게 일이 틀어지는 것은 원하시지 않으셨네.”
결국 그는 자신도 모르게 배후를 인정하고 말았다.
“비록 우리가 약간의 다툼은 있었지만, 옛 일은 훌훌 털어 버리게나. 어차피 마왕 컴퍼니도 한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는가? 정부와 척을 지면 자네들도 피곤할게야.”
으름장을 놓는다고 하지만, 그 기세가 약하다. 백강주도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단 뒤로 한 발 뺀다.
“물론입니다. 저희도 좋은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지요.”
“이건 그런 의미에서 보내는 선물일세.”
그는 몇 가지 서류를 건네준다.
빼곡히 적혀있지만, 그것이 뜻하는 바는 간단했다. 정부 차원에서 마왕의 사업을 뒤에서 밀어주겠다는 뜻이었다.
“필요한 법안이 있다면 말하게나. 충분히 고려해주지.”
여당 지도자는 여전히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였다. 얼마든지 마왕 컴퍼니를 위해서 법까지 바꿔줄 수 있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헌데 이렇게 해주셔도 저희가 갚을 도리가 없는데…..”
“갚을 도리가 왜 없나? 그저 가볍게 쇼를 보여주면 되네.”
기자 회견 한 번이면 충분했다.
여태까지 마왕 컴퍼니는 정부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것을 마왕이 직접 회견을 열어서 부인해주면 되었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얼어붙은 민심을 그렇게 바꿀 수만 있다면, 약간의 수고로움은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었다.
“기자 회견이라구요? 그걸로 되겠습니까?”
“당연하지. 자네 국민이라고 하는 버러지를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그들에게 있어서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야.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돼. 버러지들은 그것만으로 만족하거든.”
장재준은 국민을 가리켜, 버러지라고 말했다. 그의 평소 사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말이었다.
“그렇군요.
백강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만 가보겠네. 아! 당연한 일이지만, 오늘 우리가 만났던 것은 전부 비밀이네.”
“물론이지요. 저는 입이 무겁습니다.”
백강주는 스스로 입을 채우는 제스처를 취했다. 장재준은 짧게 기침을 하고는 그곳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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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은 곧바로 대통령 주호원과 자리를 가졌다.
“어떻게 되었나?”
“잘 처리했습니다. 구미가 당길 제안을 하니 덥썩 물더군요.”
주호원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잘했다. 기대하지.”
마왕 건을 뒤로 미뤄두고, 이제 다른 정세를 두고 이야기했다. 어떻게든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야당을 저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쾅!
문이 부서질 듯 열린다.
“어허! 무슨 일인가?”
장재준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 긴밀히 정세를 논하는 중에, 방해를 받은 탓이라 대통령의 얼굴도 은근히 노기를 띄고 있었다.
“크..큰 일이 났습니다.”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외친다. 그제야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장재준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북한이 미사일이라도 쏜 건가?”
“아닙니다. 지..지금 뉴스를 보십시오.”
뉴스를 통해서 나오는 것은 바로 장재준의 달덩이 같은 얼굴이었다.
-당연하지. 자네 국민이라고 하는 버러지를 아직 모르는 모양인데. 그들에게 있어서 진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야.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면 돼. 버러지들은 그것만으로 만족하거든.
마왕 컴퍼니에서 했던 말이 그대로 나오고 있었다. 특히 국민을 가리켜 버러지라고 했던 부분은 여러 번이나 강조되었다.
“어…어어?”
너무 놀라면 말이 나오질 않는다고 했던가?
장재준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 했다.
“장..재준!”
그 자리에서 제일 화가 난 것은 주호원이었다.
“죄…죄송합니다. 주..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각하!”
분노의 음성을 듣자 곧바로 사과하는 장재준.
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 없듯이, 이미 일은 그르치고 난 후였다.
“이런 바보 같은……”
주호원은 이를 갈면서 외쳤다.
사실 장재준이 멍청하게 입을 떠벌린 것이 제일 큰 문제이긴 했다. 하지만 주호원도 예상조차 못 했으리라.
‘그 말이 진심이었을 줄이야.’
마왕이 10배로 갚는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하는 자라면 누구나 권력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마왕처럼 엄청난 혜택을 제 발로 걷어찰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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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준과 백강주의 밀약은 그대로 공중파에 퍼졌다.
큰 이슈는 두 가지였다.
마왕 컴퍼니를 압박했던 것은 모두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점과 장재준이 국민을 가리켜 버러지라고 폄하한 일이었다.
“이야! 한 나라의 최고 통수권자가 저런 치졸한 짓을 하다니.”
“그러게 말이다. 이게 나라냐?”
“결국 마왕 컴퍼니는 억울하게 당할 뻔 했다는 뜻이잖아.”
“그것도 모르고 마왕 컴퍼니를 규탄하려던 놈이 누구였더라?”
“그보다 비서실장이 하는 말 들었냐? 우리보고 버러지란다.”
“하긴 국민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보면. 우리를 벌레랑 비교하냐?”
“이런 더러운 꼴을 안 보려면 투표를 똑바로 해야 한다!”
너도나도 규탄하는 목소리가 더 커졌다. 레임덕이 도래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정부는 이제 반신불수나 마찬가지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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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집무실.
“어때요? 보스. 저 아직 쓸 만하지 않아요?”
이번 일을 모두 기획한 이는 백강주였다. 마왕도 이번에는 그의 노고를 인정했다.
“잘 했다.”
다른 이도 아니고, 백강주라서 이런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비서실장은 오만한 사람이었다. 더불어서 백강주는 교묘한 말솜씨로 그의 속마음을 이끌어 낸 것이었다.
“그 양반, 아주 머릿속에 아름다운 꽃밭을 키우더만요. 그거 짓밟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네요.”
그는 키득거렸다.
“특별히 보너스를 지급해주지.”
“그나저나 보스도 참 대단합니다. 정부가 주는 혜택을 단 번에 거절하다니요.”
사실 백강주가 노련하게 비서실장의 반응을 끌어낸 것도 있었지만, 마왕의 결단도 돋보였다.
정부가 내민 조건을 거절하는 것이 마냥 쉬워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난 쓰레기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
“하긴 보스 성격상 그걸 승낙할 리가 없지요.”
이번 일로 정부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허나 마왕은 고삐를 늦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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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표 비타민은 암 치유제로 점점 이름을 드높여가고 있었다.
물론 겉으로는 평범한 비타민 영양제였지만 말이다.
“우편 왔습니다.”
마왕 컴퍼니 본사에 우편지를 실은 우체국 차가 들어온다. 헌데 그 규모가 일반적이지 않았다.
“잠시 비켜주십시오.”
마왕으로 인해서 암을 치유한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특히 그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손수 편지를 쓰거나 감사의 선물을 보낸 것이다.
덕분에 우체국에서는 따로 직원을 파견해야 했다.
우수수수…..
그 편지는 한글 이외에도 각기 다른 나라의 언어로 적힌 것도 있었다.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것이다.
“오늘 들어온 수량은 대략 2톤은 되겠군요.”
워낙 양이 많아서, 차라리 무게로 재는 것이 더 편했다.
“그것도 점점 양이 많아지고 있네요.”
“어쩔 수 없지. 마왕 컴퍼니 덕분에 새 인생을 사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니까.”
우체국 직원은 늘어난 업무에 곤혹을 치렀지만, 그렇다고 작업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감사합니다.”
본사의 직원은 그 많은 우편을 수거했다. 그리고 그 많은 감사의 편지는 마왕 컴퍼니의 금고로 이동 되었다.
“이봐. 조심해. 한 장이라도 흘리면 큰 일이 난다고.”
“알겠습니다.”
직원은 우편물을 소중히 다루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마왕은 그 우편물을 필요 이상으로 애지중지 모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