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3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32화
한국에서는 왕조라고 부를 정도로 오랜 시간 프리미어 리그 최강의 자리를 유지한 맨시티.
그 중심에는 단연 엘링 홀란드라는 괴물이 있었다.
메시의 시대 이후 음바페와 함께 세계 최고로 꼽혔던 이 선수는 그야말로 득점기계 그 자체였다.
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228골로 엘런 시어러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이며, 한 시즌 44골로 역대 최다골 득점왕 타이틀의 보유자이기도 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비록 팀은 우승하지 못했지만, 한 시즌 16골로 역대 한 시즌 득점 2위, 통산 115골로 최다 득점자 3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야말로 득점과 관련해서 이 괴물보다 뛰어난 선수라고 해봤자, 메시와 호날두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였다.
하지만 은퇴한 지금 시점에서 그를 향한 사람들의 평가는 의견이 꽤나 갈렸다.
-ㅋㅋㅋㅋ 득점 원툴 새끼가 태양이를 평가해?
-홀란드만큼 골 잘 넣은 격수가 어디 있다고 ㅡㅡ 얘 정도면 태양이 평가할 만하지
-ㄹㅇ 최소 epl에서는 발언권 있다
-ㅋㅋㅋㅋ 덕배 은퇴 이후 살짝 버로우 타다가 덕배 비슷한 애 들어와서야 캐리하는 거 보면 얘는 그냥 동료빨 원툴임
-스트라이커가 패스를 잘 받아야 골을 넣지 당연히 ㅡㅡ
-메시 : 혼자 골을 왜 못 넣음? 두, 세 명 제치고 넣음 되는 거 아님?
-ㅋㅋㅋㅋ 메시랑 비교하네 ㅂㅇㅅ이
-윤태양 : 혼자 골 못 넣는다고?
-ㄹㅇ 윤태양이 이대로 계속 해준다면 최소 홀란드보다 위 확정임
-ㅋㅋㅋㅋ 아니 보여주고 말하라고 ㅋㅋㅋ 만약에 붙이지 말고
-ㅇㅇ 한 10년 안에 태양이가 다 따라잡음
-ㅋㅋㅋㅋ 10년 뒤 27살ㅋㅋㅋㅋㅋㅋ 이렇게 보니 개쩌네
-홀란드 억까들 많네
-ㄴㄴ 억까가 아니라 팩트로 까는 거임
맨시티 이적 후에 어느 순간부터 ‘그는 혼자서 득점하는 빈도가 적다’는 말이 나오면서 많이 까이고 있었다.
무엇보다 프리미어 리그를 제외하고 노르웨이 국적으로 월드컵에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한 점, 챔스 빅이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점 때문에 평가 절하가 심했다.
-그래도 아직 윤태양보단 홀란드지
-윤태양이 홀란드 입 닥치게 하려면 한 시즌 44골 이상 넣고 이야기 해야함
-이건 맞지
-하는 거 보면 이번 시즌에 44골 넘지 않을까?
-그건 모르지
그렇다고 해서 그가 기록한 한 시즌 44골 득점왕 기록은 그 누구도 비난하지 못했다.
동료빨이라는 말을 듣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받고도 그 누구도 홀란드처럼 40골 이상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섯 골? 대단하지 그래서 우승 해봤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기록 깨고 와라 꼬맹아
그걸 잘 알아서 그런지 홀란드는 태양을 계속 도발했다.
평소 이런 도발을 하지 않던 홀란드답지 않은 행동이지만, 사람들은 맨시티가 몰락한 이번 시즌, 그 시작을 태양이 여섯 골을 넣은 거라고 생각해 미워하는 게 아닌가 하고 짐작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홀란드가 더 이상 도발하지 못하게 하려면 태양이 그의 기록을 넘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 나왔다.
@CHOOKTAEYANG
[잉어를 들고 환하게 웃는 태양(사진)] [월척이다!#지렁이협찬 #벨링험낚시가게 #Thankyou]
…정작, 당사자인 태양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
FA컵 준결승보다는 낚시에 미친 듯한 모습을 보였다.
@CHOOKTAEYANG
[메기 들고 있는 태양(사진)] [메기 잡았다ㅏㅏㅏ#오늘저녁 #메기매운탕ㄱ]
-와 크고 실하네
-세자저하 낚시하면 행복하시나요? 앞으로 계속 해줘요 ㅠ 웃는 거 넘 예뻐ㅎ
-저기 낚인 메기라도 되고 싶으다ㅠ
@CHOOKTAEYANG
[매운탕이 끓이는 (영상)] [개꿀맛#같이매운탕먹을사람?]
-저요저저저저저저 같이 먹을래요
-엄마표인가요?
-아뇨 ㅎ 할아버지표 ㅎ
-어맛 ㅠ 세자저하가 답글 달아주셨어 ㅠㅠㅠㅠ 광영이옵니다 ㅠ
-ㅋㅋㅋㅋ저 궁녀ㅋㅋㅋ 평범한 척 있다가 답글 달아주자마자 정체 드러내는 거 봐ㅋㅋㅋ
@CHOOKTAEYANG
[보미를 안고 웃는 태양(사진)] [엄마랑 보미 퇴원했어요 ㅎ#우리막내 #예쁨 #진짜예쁨 #시집안보냄]
-아 웃는 거 봐
-동생 사랑 장난 아니네 ㅎㅎ
-미래의 매제는 ㅈ됐누
-처형이 윤태양ㄷㄷㄷ
맨시티와 경기는 전혀 관심 없다는 태양의 모습이 홀란드, 아니, 맨시티를 자극했다.
-저 새끼 우리랑 싸울 생각 없냐?
-관심 밖이라 이거지?
-여섯 골 넣었으니 만만한 거지 ㅎ
-저러다 큰코다치지 ㅎㅎ
-홀란드 넘고 오라고 이 ㅅㅋ야
그렇게 맨시티 팬들이 이를 갈며 기다리다 찾아온 경기 당일.
태양은, 아니, 뉴캐슬 유나이티드는 맨시티의 뒤통수를 거하게 쳐버렸다.
태양을 포함한 대부분 주전 선수들이 벤치에서 시작한 거다.
뜨거운 준결승전이 되리라 예상했던 맨시티 팬으로서는 실망하거나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기는 생각보다 박빙이었다.
맨시티 자체가 예전 같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뉴캐슬이 평소답지 않게 잠그는 형태로 맨시티를 상대하면서 괜찮은 수비력을 보여준 덕분이었다.
그렇게 다소 지루한 전반이 끝나고 이어진 후반.
멘탈을 회복하고 전술을 수정한 맨시티는 후반에 들어서자마자 쓰리백으로 구성했던 포지션을 포백으로 바꾸고 공격진에 숫자를 더하며 뉴캐슬을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맨시티 득점합니다! 결승에 한 걸음 다가가는 맨체스터 시티!] [추가 득점! 첫 득점 이후 5분 만에 다시 한번 득점하는 맨체스터 시티!]후반 21분, 26분에 득점에 성공한 맨시티는 기세가 바짝 올라 뉴캐슬을 공략했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맨시티 응원가가 크게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순간.
가만히 경기를 지켜보던 아르텔리 감독은 고심 끝에 주전 선수들을 내보냈다.
[아, 뉴캐슬에서 선수 교체가 이뤄집니다. 레델리와 실바가 나가고 일리뉴와 윤태양이 출전합니다.] [다음 경기가 4일이라는 텀이 있으니, 선수들 체력 안배를 목표로 하던 아르텔리가 큰 맘 먹고 공격적으로 나서보려는 듯합니다.] [남은 시간은 20여 분 정도입니다. 윤태양과 일리뉴의 공격력이라면 충분히 동점골, 역전골이 나올 수 있는 시간입니다. 맨시티는 끝날 때까지 집중해야 합니다.]나란히 들어선 9번과 7번의 모습에 뉴캐슬 관중들은 환호성을, 그리고 맨시티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태양은 그런 관중석을 한 번 훑어보고 자기 자리에 섰다.
뉴캐슬이 선수 교체를 단행하고 재개된 경기에서 맨시티는 두 골을 앞선 상황이기에 굳이 무리하지 않고 라인을 내린 채 템포를 늦추고 시간을 끌며 기회를 봤다.
굳이 무리하게 싸워 태양이나 일리뉴에게 기회를 만들어줄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되자 뉴캐슬은 아르텔리의 지시에 따라 라인을 올리며 거세게 압박해 들어갔다.
이대로 가다간 질 수도 있는 상황, 뉴캐슬은 가장 잘하는 걸 하기로 마음먹은 거다.
압박 또 압박.
그리고 공격 또 공격.
계속된 압박에 맨시티의 진영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메넨데즈가 잽싸게 맨시티의 공을 가로채고 전방으로 공을 패스했다.
오른쪽에 오마르가 공을 반대편으로 보냈고, 일리뉴가 선수 두 명을 끌고 컷아웃하며 자신이 비워둔 공간으로 공을 패스했다.
그 공간으로 파고든 윤태양이 다이렉트로 슈팅했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의 추격골!] [스코어는 2대1!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뉴캐슬!]윤태양은 득점하기 무섭게 골대에 있는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으로 가져갔다.
그저 추격하는 한 골임에도 불구하고 윤태양에게 실점한 맨시티는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흔들린 분위기는 암담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일리뉴! 득점합니다! 동점골이군요!] [윤태양이 선수 세 명을 끌어모은 뒤에 보낸 노룩 패스를 일리뉴가 정확하게 득점했습니다! 이 두 선수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합니다!]두 골을 앞서가던 상황에서 윤태양과 일리뉴가 투입되고 불과 13분 만에 동점이 되어버렸다.
이제 남은 시간은 인저리 타임까지 고려한다면 4분 정도.
맨시티의 감독은 수비적인 교체를 단행해 단단히 걸어잠그며 연장까지 끌고 가고자 했다.
연장까지 간다면 결국 유리한 건 뉴캐슬보다 스쿼드가 두터운 자신의 맨시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판이었다.
의식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면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은 태양은 남은 시간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 움직여 공을 가로챈 뒤에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다.
바로 앞의 미드필더 하나를 이제는 전유물과도 같은 기술인 라 크로케타로 제친 다음, 빠르게 달리다가 수비수 둘을 앞에 두고 급격한 방향 전환 후, 시야에 들어온 골대를 향해 공을 감아찼다.
한국인에게는 손홍민 존으로 불리는 위치에서 찬 슈팅이었다.
한국의 축구 꿈나무라면 단언컨데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어린 시절부터 그를 따라한다며 몇 백 번, 몇 천 번이고 슈팅을 연습하는 위치이기도 했다.
그건 태양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삶에서 갈고닦은 감각과 지금의 몸이 하나가 되어 공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골망을 갈랐다.
[골입니다! 윤태양!] [아,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이 선수가 맨시티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군요!] [치명적인 골입니다, 이건!] [인저리 타임이 주어지긴 할까요?]태양이 골을 넣고 유유히 걸어가기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툰들이 프린스 태양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위대하신 프린스 태양!
뉴캐슬의 넘버 7!
한쪽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해라!
우연일까?
프린스 태양 응원가가 나오기 시작할 즈음에 때마침 카메라는 골을 막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좌절하는 맨시티의 골키퍼를 송출하고 있었다.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TV로 이 경기를 지켜보는 맨시티 팬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굴욕적인 광경이었다.
프린스 태양이 끝나갈 무렵, 킥오프와 동시에 주심이 가차 없이 휘슬을 불며 경기를 종료시켰다.
FA컵이라도 들어올려 체면을 차리려던 맨시티의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 * *
-맨체스터 시티는 쓰러지지 않는다.
“졌으면 진 거지 뭔 말이 이리 많아. 은퇴했으면 이비자 가서 파티나 하고 놀든가.”
홀란드의 SNS 게시물을 확인한 나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젖병을 들었다.
벌써 다섯 번째 아이를 낳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엄마를 대신해서 보미를 돌보는 중이었다.
손등에 보미가 먹을 분유의 온도를 체크해 본다.
적당하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온도계로도 확인해 본다.
완벽하네.
“태양아, 엄마가 먹여도 되는데.”
젖병을 들고 보미를 안아드는 가운데 침대에 몸을 누인 엄마가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한다.
“엄마는 좀 더 쉬어요.”
엄마가 겉으로는 동안에 건강하기 그지없어 보이지만, 아이를 다섯이나 출산한 사람이었다.
몸이 멀쩡할 리가 없었다.
가을이를 나을 때까지만 해도 금방 털고 일어나셨는데, 다섯째 보미를 낳은 지금은 회복도 더뎠다.
의사와 도우미를 부르고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데도 그렇다.
내 표정을 읽은 엄마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선택해서 낳은 거야. 몸이야 축나긴 하지만, 사실, 젊다고 관리를 안 한 내 잘못도 있거든?”
그런 건가?
아니, 엄마가 그렇다고 해도 내가 동의하면 안 되지.
“그럼 지금부터 열심히 관리 받아요. 보미는 내가 돌볼게요.”
나는 그리 말하며 17살이나 어린 막내 동생을 바라봤다.
보기만 해도 절로 흐뭇해진다.
어쩜 이리 예쁠까?
생후 2일밖에 안 된 우리 보미 입에 젖병을 물리는 나를 보며 엄마가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누가 보면 네가 아빠라 해도 믿겠네. 17살 차이라니. 엄마 아빠가 무리하긴 했지?”
“뭐 어때요. 이렇게 예쁜데.”
아이구, 보미야.
오빠가 재계약하면 보미 이름으로 건물 하나 사줘야겠구나.
대신 절대 시집가면 안 된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