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3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33화
@FeliciaNO_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엠블럼(사진)] [누가 진짜 유나이티드인지 가릴 때가 왔다.#@CHOOKTAEYANG #UTD]
훈련을 끝내고 집에 와서 보니 SNS에서 누가 날 태그했더라.
그래서 봤더니 어라, 펠리시아노네?
뭔가 하고 봤더니 이런 게시물을 올려서 대놓고 도발하고 있었다.
“참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당연히 우리가 진짜 유나이티드지.
노동조합이란 개념이 강한 지들이랑 다르게 우리는 진짜 축구팀끼리 연합해서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이 붙은 거잖아?
애초에 뉴캐슬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조차도 우리는 축구 근본이 확실하다고.
그나저나 요즘 왜 하나같이 나한테 시비를 못 걸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네.
한국에 살던 시절 게임으로 단련된 키보드 워리어로서의 본능이 솟구치기 시작한다.
손가락이 근질근질 거린다.
하지만…….
“참아야지…….”
펠리시아노의 구단인 맨유의 위대한 감독 퍼기 경은 이렇게 말씀하셨지.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본인이 직접 말한 팩트인지는 모르겠다만, 인생의 낭비라는 저 말은 몇 번이고 연전연승해 왔다.
나도 조심해야지.
하지만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멈출 수는 없다.
SNS는 마약이야.
나에게 허락된 유일한 마약.
@CHOOKTAEYANG
[잠든 보미 (영상)] [우리 보미 자는 것도 예쁨 ^^^]하아…….
이렇게 또 동생 자랑을 하고 말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너무 예쁜걸.
아기는 신이 주신 축복 그 자체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거든.
@FeliciaNO_7
[나는 태양 앞에 작은 불빛에 불과할지 몰라도 우리 팀은 위대하다. 내가 질지언정, 팀은 지지 않는다.#@CHOOKTAEYANG #맨_유나이티드 #승리]
아니, 그나저나 이 자식은 왜 자꾸 나를 태그하고 그러는 거야.
귀찮게시리.
알림 끄는 기능이 어디 있더라?
SNS를 뒤적거리는 사이 아기 우는 소리가 들려와 벌떡 일어나 보미 방으로 달려갔다.
“아이고, 보미야. 무슨 일이야?”
나를 보면 싱글벙글하는 보미가 나를 보고도 울고 있다.
“응아해쪄요?”
기저귀를 확인하니 축축하다.
“응아가 아니라 쉬야 했구나, 우리 보미!”
얼른 기저귀를 갈아준다.
여름이나 겨울이는 이런 거 둔감한 편이었는데, 보미는 쉬만 해도 곧바로 울면서 반응한다.
좀 예민한 편인가?
그나저나 밥 먹을 시간이네.
전에 분유 줬으니, 이번에는 모유를 줄 차례다.
엄마가 젖병에 채워 놨으려나?
“보미 이리 줘. 바로 먹일 거야.”
엄마가 나에게 와서 보미를 데려갔다.
“오빠가 엄마아빠 노릇을 다해서 좋아요, 우리 보미?”
엄마가 보미를 보며 묻자 보미는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한다.
귀여운 녀석.
“할아버지들은요?”
“낚시하러 나가셨어.”
“그럼 나도 낚시나 해야겠다.”
* * *
@FeliciaNO_7
[나와 승부를 피하는 건가, 태양?] [무시하지 말고 대답해라.] [싸움은 시작됐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진짜 유나이티드를 가리자.]펠리시아노는 쉬지 않고 SNS에 태양을 태그하며 도발했다.
하지만 태양은 대답하지 않았다.
-ㅋㅋㅋㅋ 펠리시아노 지금 짝사랑 중이냐
-계속 구애하는데 당사자는 무시하는 중
-ㅋㅋ나라도 저렇게 구차하게 질척이면 싫을 듯
-어휴, 그만 질척이라구!
전 세계 축구팬들은 계속 SNS에서 태양을 태그하며 게시물을 올리는 펠리시아노를 조롱하기 바빴다.
하지만, 펠리시아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덤벼라, 태양!!!]-저기 펠리, 그만하는 게 어때?
-좀 창피해…….
처음에는 팀의 에이스인 펠리시아노를 두둔하던 맨유의 팬들도 그만두라고 할 정도로 그는 광적인 집착을 보였다.
“이 자식…….”
펠리시아노는 인생 처음으로 축구가 아닌 다른 것 때문에 굴욕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자신을 무시할 줄이야.
“너한테 나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거냐?”
태양이 등장하기 전에 자신의 라이벌이었던 딜런 먼로도 이러진 않았다.
“하긴…….”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하다.
아득히 10골 차이로 앞서가는 마당에 자신이 보이기나 할까.
“응?”
그때 누군가 자신을 태그했다는 알림이 뜬다.
펠리시아노는 혹시 윤태양이?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서둘러 SNS를 확인해 봤다.
@D_Munroooo00
[그만 까불고 뒤나 조심해 :D]“딜런 먼로……!”
그래, 생각해 보니 저기 앞에 멀찌감치 앞서있는 태양을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펠리시아노는 프리미어 리그 득점 순위를 확인했다.
자신이 태양보다 10골 뒤져 29골로 2위, 그리고 그 뒤에 딜런 먼로가…….
“27골……!!”
언제 이렇게 따라온 거지?
펠리시아노는 손톱을 잘근 깨물었다.
이놈에게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 무려 두 번이나 득점왕을 빼앗겼다.
무시할 수 없는 놈을 냅두고 태양이나 신경 쓰고 있었다니.
“이놈한테는 질 수 없지.”
태양 이전에 가장 큰 라이벌인 이놈에게는 절대 질 수 없었다.
펠리시아노는 전의를 불태웠다.
[맨유는 뉴캐슬을 이기고, 나는 딜런 먼로에게 지지 않는다.]-아니, 펠리… SNS 그만하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자
-그만해라 제발
…펠리시아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 * *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두 유나이티드의 대결 날이 밝았다.
현시점에서 프리미어 리그에서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을 단 팀 중에서 가장 강한 두 팀은, 그리고 팬들은 오늘 경기에서 이번 시즌 최고의 유나이티드, 혹은 진정한 유나이티드를 가리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지난 첫 번째 대결에서 무승부로 아쉽게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올드 트래포트, 한때 꿈의 구장이라 불리던 자신들의 홈에서 뉴캐스을 맞이한 붉은 악마들은 글로리 글로리 맨 유나이티드를 부르짖으며 뉴캐슬의 기를 죽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 우렁찬 응원가가 라커룸 안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이 정도면 부실 공사 아니냐?”
“돈도 많이 버는 구단이 경기장이나 새로 짓지.”
그 소리가 거슬린 뉴캐슬의 몇몇 선수들이 투덜거린다.
“듣기 싫으면 이어폰이라도 끼고 있어라, 이것들아.”
리첼라가 툴툴거리는 선수들에게 으르렁거리듯 말하며 단속한다.
“넌 바나나 안 질리냐?”
오늘 벤치에서 시작하는 마테오 실바는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바나나 하나를 입에 물고 있는 태양이 신기한 듯 물었다.
“매번 먹다 보니 루틴이 됐어요. 안 먹으면 허전해.”
“전생에 바나나 못 처먹고 죽은 원숭이 새끼였나.”
“황인종한테… 원숭이?!”
태양의 암살 개그에 실바가 기겁을 하며 말했다.
“그, 그런 의미가 아니란 거 알잖아!”
“다들 들었어? 미스터 툰이 인종차별함!”
“와, 내가 사람 잘못 봤네.”
“인종차별자 마테오 실바.”
“아니, 내 말은 태양이 원숭이가 아니라……!”
그 말에 잽싸게 태양이 끼어들었다.
“원숭이가 아니라는 건 황인종이 아니라는 뜻? 나 명예 백인된 거임?!”
“아니, 이 새끼가…….”
부들부들 떠는 실바를 바라보며 태양이 웃음을 터뜨렸다.
모처럼 실바를 골려준 거에 통쾌함을 느낀 모양이다.
이에 합심해 실바를 놀렸던 선수들도 웃는 가운데 아르텔리가 들어왔다.
“다들 준비 끝났나? 분위기는 아주 좋아보인다만?”
“분위기는 언제나 좋았죠. 이제 나가면 됩니까?”
리첼라의 물음에 아르텔리는 씨익 웃으며 문을 가리켰다.
선수들이 아르텔리와 손바닥을 부딪치며 라커룸을 빠져나가 출구 앞에 나란히 섰다.
“태양……!”
나란히 선 맨유 선수단 사이에서 펠리시아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은 애써 모르는 척 외면했다.
저 정열적인 시선은 부담스럽다.
맑은 눈의 광인 같다고 할까?
“야, 저기 너 짝사랑하는 놈이 너 계속 쳐다봄.”
“모르는 척해, 미친놈이야.”
샬렛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하길래 태양이 그리 말하는 사이 마침내 필드로 입장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붉은 물결 아래 한쪽 원정석에 툰들이 태양이 들릴 수 있도록 프린스 태양을 부르짖었다.
글로리 글로리 맨 유나이티드에 묻혀 잘 들리지 않을 상황이지만, 적어도 태양의 귀에는 자신을 위한 응원가가 똑똑히 들려왔다.
[프리미어 리그 33라운드! 맨 유나이티드와 뉴캐슬의 경기입니다.] [선발 라인업 보고 가시죠!]맨체스터 UTD
FW 펠리시아노
MF 에거튼/문티누/브라이언
비엥베누/마르셀로
DF 다비즈/세겔/이녜시오/비네스빌
GK 스토일리코비치
뉴캐슬
FW 샬렛/윤태양/일리뉴
MF 박스올/메넨데즈/고메즈
DF 린데만/무리시/아놀드/산체스
GK 리첼라
맨유는 지난 경기와 똑같은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고, 뉴캐슬은 지난 경기와는 조금 다른 구성이었다.
하지만 확실한 건 구성이 바뀐 뉴캐슬도, 바뀐 게 없는 맨유도 모두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고의 라인업을 내세웠다는 거다.
맨유는 3위로 바로 밑에 승점 1점 차이인 아스날이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뉴캐슬은 첼시가 4점 차이로 추격하고 있었다.
양 팀 모두 한 번 삐끗하면 순위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뉴캐슬 입장에서는 우승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리그 한 경기, 한 경기가 귀했다.
“널 이긴다, 태양.”
그것과 별개로 선수 대 선수로서 승부욕을 불태우는 펠리시아노도 있었다.
태양은 콧방귀조차도 뀌지 않았다.
그의 시대, 아니, 정확히 프리미어 리그에서 그와 딜런 먼로가 지배하던 시대는 이제 끝이다.
태양은 단언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맨유를 무시하는 건 아니다.
펠리시아노는 여전히 뛰어난 스트라이커고, 그를 받쳐주는 선수들도 하나같이 뛰어난 선수들이었으니까.
뉴캐슬이 아무리 지금 잘나간다 하더라도 맨유한테 무조건 이긴다고 보장할 수 없고, 맨유한테 지는 게 이상한 상황도 아니었다.
집중해야 한다.
오늘 경기를 포함한 남은 여섯 경기 모두 말이다.
[경기 시작됩니다! 맨 유나이티드의 선축입니다!]경기가 시작되자 맨유가 차분하게 빌드업하기 시작한 가운데, 펠리시아노는 성큼 앞으로 전진해 나아갔다.
동료들을 뒤로하고 혼자 단숨에 뉴캐슬의 수비진영까지 말이다.
홀로 자처해서 고립된 펠리시아노를 뉴캐슬의 수비라인이 이상하게 바라보는 가운데.
대뜸 맨유의 브라이언이 최전방으로 로빙 패스를 보냈다.
날카롭게 뻗어나간 공이 수비라인 한가운데로 떨어진다.
무리시와 아놀드는 물론이고 근처에 있던 린데만까지 있는 상황.
그 세 명 사이에서 펠리시아노가 고목처럼 우뚝 서서 버텼다.
펠리시아노는 시즌 중에도 사비까지 들여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몸을 키워왔다.
무식하게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필요한 부분에만 근력을 강화하고 코어를 튼튼하게 만들었다.
지난 경기에서 펠리시아노가 아니다.
두 선수를 밀어내며 펠리시아노는 살짝 뛰어올라 공을 따낸 뒤, 잽싸게 착지해 공을 쫓았다.
농구 선수가 아닌가 싶을 정도의 순발력을 선보이며 공을 쫓은 펠리시아노는 페널티 라인에서도 좀 떨어진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서슴없이 슈팅했다.
펑!
가죽공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공이 빠르게 뻗어 나가다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발전된 축구공 때문에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가, 윤태양이 데뷔한 뒤 선보이기 시작하면서 윤태양의 전유물과 같이 느껴졌던 무회전 슈팅이었다.
예상 못한 무회전 슈팅에 리첼라가 다급하게 몸을 날렸지만, 닿지 않았다.
공은 야속하게 골망을 뒤흔들고 있었다.
“우오오오오오!”
[고, 골입니다! 골! 경기 시작 38초 만에 펠리시아노가 득점합니다!] [엄청난 득점을 선보인 펠리시아노가 포효합니다!]갈고닦은 몸.
오늘을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던 마음가짐.
명상까지 하며 인위적으로 만든 최상의 컨디션까지.
삼위일체가 된 펠리시아노는 오늘 두려운 게 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