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45)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45화
실바의 득점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뉴캐슬은 신이 났다.
그래, 오늘 우승하자.
선수들이 그런 각오로 프레스턴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다만, 흥분한 마음은 골로 연결되기 어려웠다.
프레스턴이 몇 번이나 길을 열어줬지만, 힘이 들어가거나 스탭이 꼬인 성급한 슈팅은 골대를 빗나가기 일쑤였다.
[뉴캐슬 유나이티드 계속해서 프레스턴을 몰아붙입니다만, 유효슈팅이 7번이나 나왔는데 들어간 건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좀 더 침착하게 할 필요가 있어요.] [지나친 흥분은 독이 되는 법이니까요.] [아, 첼시는 지금 어떻습니까?] [지금… 어? 이런, 첼시는 오히려 실점을 당해 1대0으로 뒤지고 있습니다.]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첼시인데요, 그쪽은 조급함이 실점을 부른 모양이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우승의 향방은 뉴캐슬이 훨씬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불씨를 끄지 않으려면 첼시는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반대로 뉴캐슬은 이 경기에서 지지만 않으면 우승에서 멀어지지 않습니다.]어떻게 보면 마지막을 장식할 상대가 프레스턴이기 때문에 싱거운 경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108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뉴캐슬 팬들은 입장이 달랐다.
우승을 간절히 바라기 때문에 리그 꼴찌와의 싸움인데도 불구하고 주먹 쥔 손에 땀이 흥건히 배어나올 정도로 긴장하며 보고 있었다.
오죽하면 열렬히 응원하던 것도 잊고 경기장이 약간의 술렁임을 제외하면 그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잊지 않고 본능적으로 응원가나 이름을 부르짖는 순간이 있었다.
하나는 그들을 한 시즌 만에 매료시키고 왕자로 떠받들게 된 뉴캐슬의 어린왕자, 윤태양이었다.
“오, 마이 프린스! 위아 프린스!!”
그가 공을 잡으면 애정을 담아 그리 외쳤다.
그러면 태양은 그들의 애정에 보답하듯 환상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지금처럼 말이다.
[윤태양! 공 흘리면서 턴! 선수 한 명을 제치고 달립니다, 한 번 접고 또 한 명! 이어서 수비수 사이로 공 찔러넣습니다!]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그들이 오랜 시간 사랑해 왔고, 존경했으며, 이제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뉴캐슬 그 자체, 미스터 툰이었다.
“미스터 툰! 우리들의 전부!”
팬들의 외침과 동시에 노쇠한 영웅은 느린 발로 부지런히 공을 쫓아 달렸다.
골키퍼와 마주하는 순간, 그는 삐걱거리는 무릎의 통증도 잊은 듯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속도로 단숨에 공을 따라잡아 슈팅했다.
크게 휘어간 공이 골키퍼를 피해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마테오 실바! 두 번째 골!!] [누구 보다 뉴캐슬의 우승을 바랐을 선수가 팀의 우승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아, 말씀드리는 사이, 첼시는 5분 전에 또다시 실점했습니다! 온 우주의 기운이 지금 뉴캐슬의 우승을 향해 모이는 것 같습니다!]실바는 가볍게 세리머니하고 하프라인으로 돌아왔다.
킥오프와 동시에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 * *
“영감님, 좀 잘 좀 넣어봐요.”
“두 골이나 넣었잖아, 뭘 더 바라냐 이놈아.”
영감님이 거칠게 호흡하며 투덜거린다.
전반 내내 부지런히 뛰더니 벌써 지친 모양이다.
저러는 걸 보면 후반에 퍼져서 분명 교체될 거 같은데.
“해트트릭 해야죠! 해트트릭해서 우승하고 싶지 않아요?”
“끄응…….”
공격수에게 해트트릭만큼 달콤한 유혹은 없다.
해트트릭이라는 말에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실바는 라커룸에 앉아 후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무릎에 한 밴딩을 뜯어내고 전반만 뛰었는데도 부어오른 무릎에 물을 뺀다.
“그거 지금 빼도 괜찮아요?”
가만히 보고 있던 무리시가 묻자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안 괜찮으면 어째. 어차피 길어야 다음 경기면 쓸 일 없는데.”
뭔가 무식하지만 설득력 있는 말이네.
무릎에 물을 빼고 다시 밴딩을 한 그는 아이스 스프레이를 마구 뿌렸다.
차갑게 해서 통증을 줄이는 모양이다. 정말 과격하지만, 그의 의지가 보였다.
“괜찮은가?”
그걸 보던 아르텔리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자 실바는 도리어 물었다.
“첼시 상황은 어떻습니까?”
“울브스한테 두 골 먹히고 지고 있는 상황이네.”
“감독님, 부탁이 있습니다.”
“뭔가?”
“첼시가 역전해서 승리할 것 같은 상황이 아닌 이상 저를 빼지 말아주십시오.”
“…….”
“다음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우승하는 순간을 끝까지 하고 싶습니다. 부탁드릴게요.”
실바의 말에 고민하던 아르텔리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다음이 있는 선수라면 무조건 거절했겠지만, 자네니까. 자네니까 그렇게 하도록 하지.”
감독은 낭만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말에 실바는 만족스럽게 웃고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꼬맹아, 너 먹는 바나나 좀 하나 줘라. 당 땡길 때 그거만큼 괜찮은 게 없더라.”
“여기요.”
나는 군말하지 않고 그에게 바나나를 건넸다.
“해트트릭이라, 너는 골 욕심 안 내냐? 아까부터 계속 나한테 공 몰아주더만.”
그 말에 어깨를 으쓱했다.
“까짓거 다음 시즌에 하죠.”
“그게 쉽냐?”
“음… 아무리 못해도 은퇴하기 전에는 하겠죠.”
그 말에 실바가 새삼 부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와, 너는 서른 살에 일찍 은퇴한다 쳐도 13년이나 더 뛸 수 있구나.”
눈에서 미련이 아주 그냥 뚝뚝 떨어지는구나.
“아무튼, 끝까지 힘내봐요.”
실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무릎을 툭툭 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 표정은 뭐랄까, 당장 오늘 죽을 각오를 한 것마냥 결연하기 그지없었다.
* * *
[후반전 시작됩니다!] [뉴캐슬! 휘슬이 울리기 무섭게 프레스턴을 몰아붙입니다.]후반전, 뉴캐슬은 멈추지 않았다.
상대는 프레스턴인데, 그들은 마치 첼시를 상대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정작 그 대상인 첼시는 울브스에게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처해서 두들겨 맞고 있는데도 말이다.
[프레스턴, 무력하게 휘둘리고 있네요. 점유율과 유효슈팅만 보면 스코어가 10대0이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기적적으로 프리미어 리그에 입성한 프레스턴이지만, 프리미어 리그는 그들에게 너무 높은 벽인 것 같습니다.] [듣기로는 프리미어 리그까지 무리하게 올라오느라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던데요. 구단의 존립까지 위험한 상황이랍니다.]-ㅋㅋㅋㅋ프리미어 리그 올라가면 일확천금 얻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ㅈ망행 ㅋㅋ
-그나저나 수준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프리미어 리그 올라오면서 돈 없어서 보강은커녕 기존 선수들 죄다 누출됨
-지금 있는 애들 중 절반이 챔피언십도 아니고 리그 1 수준임
-그 말 듣고보니 2승도 용하네 ㅋㅋㅋㅋ
-아 첼시 골 넣었다
-바소모 시비 잘하긴 하네
-윤태양 없었음 쟤도 ㅈㄴ 주목 받았을 텐데 ㄲㅂ
-첼시 그냥 지고 끝내자 뭐 마지막까지 킹우의 수 타령하면서 경기할 거냐 구차하게
-ㅋㅋㅋ ㄹㅇㅋㅋㅋ
-아… 뉴캐슬… 아… 첼시..ㅠㅠ
-첼시 이기자 제발… 마지막 끝날 때까지 끝난 거 아니다
-ㅋㅋㅋ수십 년 만에 한국인 우승자 기다리는데 첼시 타령하는 ㄱㅅㄲ들이 요기잇네?
-그 와중에 골 먹혔던 울브스가 추가골 ㅋㅋㅋ 3대1 ㅋㅋㅋ
-엌ㅋㅋㅋㅋ
-울브스 왜 저러냐 ㅋㅋㅋ
-울브스 막판 와서 각성했네 ㅋㅋㅋ
-진작에 저랬음 리그 15위가 아니라 리그 8위는 했을 듯 ㅋ
첼시가 울브스에게 뒤지는 가운데 윤태양은 열심히 실바에게 공을 몰아줬다.
[윤태양! 실바에게 다시 공을 찔러줍니다!] [마테오 실바! 공 한 번 접고 슈팅! 아, 골키퍼의 품으로 들어갑니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습니다만, 윤태양, 오늘 작정하고 실바에게 몰아주네요!]실바가 슈팅을 실패하자 태양은 한 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걸 왜 못 넣어요!”
“하필이면 아픈 무릎으로 슈팅해서 그래. 반대쪽으로 찰 수 있게 해줘야지!”
“어휴.”
“미안, 내가 잘할게.”
실바가 능글맞게 웃는다.
태양은 그런 실바를 보고 피식 웃음을 흘리고는 다시 경기를 준비했다.
프레스턴의 키퍼가 가까운 수비수에게 공을 보내며 경기가 재개된다.
뉴캐슬은 프레스턴이 몇 번 패스를 하기도 전에 공을 가로챘다.
[샬렛! 공 빼앗고 그대로 윤태양에게 보냅니다!]윤태양이 공을 잡기 무섭게 프레스턴 대다수의 선수가 실바를 가로막았다.
그들은 오늘 윤태양이 의도적으로 실바에게 공을 몰아주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저런 의도적인 상황으로 해트트릭을 내주기 싫었던 프레스턴의 발악을 지켜보며 태양은 골대를 향해 직접 슈팅했다.
[골! 윤태양 골입니다! 26m 거리에서 멋진 득점을 선보이는 윤태양!] [프레스턴, 너무 안일했어요! 당연히 실바에게 가리라 생각한 건 오판입니다. 아무리 실바에게 몰아주려고 한다 하더라도 득점 기회가 왔는데 놓칠 윤태양이 아니죠!]득점한 윤태양은 서둘러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전, 후반 내내 가둬놓고 패다보니 어느덧 후반도 5분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특별히 경기가 중단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인저리 타임도 아무리 길어봤자 1분 정도다.
태양은 초조한 표정으로 실바를 바라봤다.
사실, 지금 실바의 상태로 보면 85분을 뛰고 있는 것도 대단한 거였다.
중요한 순간에만 움직이고 최대한 무릎을 아끼던 실바가 오늘 85분 내내 이를 악물고 뛰었다.
아무리 물을 빼고 아이싱을 하고 별짓을 다했다 하더라도 지금쯤이면 다시 무릎이 아프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을 터였다.
“마티, 이제 거의 마지막이에요. 마지막 한 번 거하게 해봅시다.”
“좋아, 따라간다. 이번엔 진짜 모든 걸 걸고 골 넣는다.”
“좋아요.”
휘슬과 동시에 킥오프.
실바는 공을 뒤로 물리는 프레스턴을 부랴부랴 쫓았다.
고통 때문인지 자꾸 집중력이 떨어지려 하기에 스스로 뺨을 후려치고 눈에 힘을 주고 공을 바라봤다.
흐름을 보니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계속해서 공을 주고받는다.
저 틈을 노려야 한다.
실바는 다 죽어가는 것처럼 흐느적거리며 그 근방을 얼씬거렸다.
누가 봐도 교체가 필요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지친 듯한 연기를 펼치다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을 가로챈다.
공을 가로채는 순간 무릎이 짜르르 아파온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실바는 이를 악물고 윤태양에게 공을 밀어줬다.
윤태양이 공을 잡고 전진하며 프레스턴 선수들의 어그로를 끄는 사이, 자세를 잡고 다시 심호흡한 실바는 태양에게 선수들이 몰리며 생겨난 공간을 향해 달려 나가면서 태양을 바라봤다.
태양은 수많은 선수들이 길을 막아서고 태클을 시도하는데다, 어깨를 들이밀어도 간결한 드리블로 요리조리 피해가며 공을 뺏기지 않았다.
어린 선수가 무려 다섯 명이나 되는 선수들을 가지고 놀며 필드를 지배하고 있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뉴캐슬을 지켜줄 사내는 그야말로 필드의 왕이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었다.
“짜식.”
그런 대단한 놈이 자신에게 해트트릭을 해주기 위해 저리 열심히 뛰다니.
살면서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그 호사를 누리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간 실바가 페널티 에어리어 가까이 달려가자 태양이 어김없이 공을 찔러줬다.
태양이 어그로를 끌며 선수들을 불러모은 탓에 실바를 견제하는 선수가… 있었다.
끝까지 실바만을 지켜보던 프레스턴의 센터백이 실바의 등 뒤에 붙어 무게를 싣고 있었다.
“해트트릭은 절대 안 준다.”
자존심 상한 프레스턴 센터백이 실바의 귀에 대고 말한다.
등 뒤에서 밀어붙이는 힘을 버티니 통증이 밀려왔지만, 실바는 일단 버텼다.
“크으…….”
“늙은이, 뭘 그리 열심히 하는 거야? 응? 어차피 은퇴할 건데.”
그래, 어차피 은퇴할 거다.
하지만, 미련 없이 은퇴하려거든.
“…니가 뭘 알겠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법이다.
실바는 앞으로 치고 나가며 뒤에서 밀어붙이던 상대 센터백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공을 접고서 방향을 전환해 골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순간 균형을 잃었던 센터백은 다시 실바를 쫓아 실바의 유니폼 끝자락을 붙잡고 늘어진다.
그걸 버텨내기엔 실바의 무릎이 실바의 순발력을 따라주지 못했다.
무릎의 통증과 함께 힘을 잃고 뒤로 쓰러지려는 순간.
실바는 7살 때부터 무려 31년 동안 갈고닦았던 자신의 축구 인생을 모두 쏟아부으며 슈팅했다.
그리고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필사적으로 일어서서 골대를 바라봤다.
공은 균형을 잃으며 찬 슈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우아한 포물선을 그리며 골키퍼를 넘어 골대 구석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으오오오오오!”
그 순간 실바는 포효했고.
와아아아아!
미스터 툰의 득점을 지켜본 팬들은 환호성을 아끼지 않았다.
[마테오 실바! 해트트릭! 해트트릭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첼시와 울버햄튼의 경기가 끝났습니다. 스코어 3대1로 첼시가 패배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승입니다! 우승!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108년 만에 프리미어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