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08)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08화
미친 퍼포먼스로 골을 넣고 그것도 모자라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으로 달려가는 윤태양을 바라보면서 티모시 베르거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PTSD가 오는 기분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팀을 상대로 그 전설의 6골을 만들었던 그 시절의 윤태양을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컨디션이 매우 좋아보이는군.”
매 경기 잘하는 윤태양이지만, 몇 번 만나다 보니 그도 컨디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은 날이다.
봐라.
[윤태양, 37M 거리에서 기습 같은 슈팅! 골입니다!] [차면 그냥 들어가네요!]전반 41분, 뜬금없는 슈팅이 너무나도 손쉽게 골로 연결됐다.
저걸 보니 컨디션이 그냥 좋은 게 아니라 발딱 선 수준이었다.
문제는 오늘 컨디션이 윤태양만 좋은 게 아니라는 거다.
카싸마와 메넨데즈가 종횡무진 중원을 휘두르며 압박하고, 그 둘이 마음껏 날뛸 수 있게 다미아노가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다.
이들을 뚫고 간신히 수비라인 앞에 서면 바이스티거와 무리시를 넘을 수조차 없었다.
“아니, 감독이 없는데 왜 더 잘하는 건데?”
티모시 베르거는 억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고, 경기는 뉴캐슬이 주도하며 결국, 4대0으로 뉴캐슬의 대승으로 마무리 됐다.
-ㅋㅋㅋㅋㅋ 진짜 맨시티는 뉴캐슬 공포증 생긴 거 아니냐
-뉴캐슬을 이기는 꼬라지를 한 번도 못 보겠네 ㅋㅋㅋ
-감독 없이 뛴 팀한테 디지게 처맞았네 ㅋㅋㅋ
-사실 알고 보면 뉴캐슬 수석코치가 명장인 거 아니냐? ㅋㅋㅋ
-어쩌면 이 팀은 감독 없어도 되는 팀일지도……?
-감독이 아프니까 선수들이 한 몸이 되어 싸운 거지 무슨 감독 없어도 되는 팀이여 ㅋㅋㅋ 그런 팀이 어딨누
-유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네 진지충 ㅅㅋ
-혹시 친구들이 주변에 없으신가요?
-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맨시티는 어떻게 순식간에 저렇게 ㅈ밥 이미지가 생기냐
-맨시티가 제국 소리 듣던 게 엊그제 같은데
-ㄹㅇ 저저번 시즌까지는 맨시티 세상이었음
감독의 부재로 위기에 몰린 뉴캐슬이라고 언론이 두들겨 패고 팬들이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맨시티라는 강팀을 손쉽게 이긴 뉴캐슬은 이어서 FA컵 5라운드에서 토트넘을 만나 윤태양의 1득점 2도움을 바탕으로 3대1로 승리를 거뒀다.
감독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뉴캐슬은 지지 않았다.
이어진 28라운드 리버풀과 대결에서도 뉴캐슬은 윤태양의 멀티골에 힘입어 3대0으로 승리했다.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도르트문트를 홈에서 만난 뉴캐슬은 윤태양의 어시스트를 받은 일리뉴의 득점으로 1대0 신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이번 16강은 1차전에 이변이 일어나는 듯했으나 2차전에도 바르셀로나의 홈에서 승리를 가져간 레버쿠젠을 제외하고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게 8강팀이 결정되고 대진이 발표됐다.
레버쿠젠 VS AT 마드리드
맨체스터 UTD VS 뉴캐슬 UTD
아스날 VS 바이에른 뮌헨
AC밀란 VS 레알 마드리드
-맨유랑 뉴캐슬 ㄷㄷ
-유나이티드 대전을 챔스에서 ㄷ
-뉴캐슬 4강 무난하게 가겠누
-챔스에선 모른다 ㅋ
-모르긴 뭘 몰라 익숙한 맛인데
-익숙하게 두들겨 패던 맛 ㅋ
-솔직히 경기 결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대진은 아스날이랑 뮌헨 아니냐?
-뮌헨이 살짝 맛이 가서 아스날이 해볼 만함
-ㅅㅂ… 뉴캐슬은 리그에서나 만나자고 ㅅㅂ
-레알이랑 붙는 거 보고 싶은데
-ㅋㅋㅋㅋ 무슨 영화처럼 결승이나 가서 붙는 건 아니겠지?
뉴캐슬의 8강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됐다.
그리고 이때 맞춰서 아르텔리 감독이 팀에 복귀했다.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안하네.”
“감독님, 몸은 괜찮은 겁니까?”
“당장 죽지는 않는다더군.”
감독은 그리 말하면서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큰일 날 뻔한 분이 죽는 거 가지고 농담하지 마세요. 애들 식겁하는 거 보십쇼.”
알레스 수석코치의 말에 아르텔리는 오히려 더욱더 크게 웃었다.
“안 죽으니까 하는 말 아닌가. 약만 잘 먹으면 충분해.”
“그 약을 잘 안 챙겨 드셔서 그 난리나신 분이 하실 말은 아닙니다만?”
“죽을 뻔해서 큰 교훈을 얻었으니 다시는 그럴 일 없을 걸세.”
감독은 그리 말하고 자랑스러운 자신의 선수들을 바라봤다.
“내가 없는 사이에 잘해주어서 너무나도 고맙구나. 자네들은 정말 내 인생 최고의 선수들이야.”
감독의 말에 선수들은 멋쩍게 웃음을 흘렸다.
“다들 알게 됐지만, 나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예정이네.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이 몸이 그만두라고 독촉하는군.”
“…….”
“뭐, 아쉽지만 어쩌겠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미련을 남기지 말아야겠지. 미안하지만, 내 마지막을 위해 염치없게도 자네들에게 신세를 좀 져야겠네.”
“신세라뇨. 오히려 영광입니다. 감독님과 같은 분의 마지막 시즌을 함께한다는 거 말입니다.”
리첼라는 그리 말하며 선수들을 둘러봤다.
“그렇지, 얘들아?”
“예!”
“들으셨죠, 감독님?”
“…고맙네.”
아르텔리는 리첼라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말했다.
“하마터면 죽을 뻔하다 살아 돌아왔더니 다음 상대가 아스날이군. 오기 전에만 해도 부담돼서 심장이 아플 정도였는데, 자네들을 보니 안심되는군. 이렇게 듬직하니 아스날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겠지?”
물론, 아스날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지만, 감독은 선수들에게 별것 아닌 상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말에 태양이 대답했다.
“FA컵 결승전에서 패배했던 설욕을 이번에 갚아야겠네요.”
그랬다.
이번 아스날과 대결은 리그가 아니라 FA컵 8강전이었다.
지난 시즌 아스날에게 패배해 아쉽게 FA컵 우승을 놓친 뉴캐슬 입장에서는 설욕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래, 되갚아줄 차례군.”
아르텔리가 동의하자 선수들이 형형하게 눈을 빛냈다.
* * *
감독님이 쓰러지는 걸 보고 나는 두 분 할아버지와 부모님의 종합검진을 예약했다.
생각해 보면 늦은 감이 있었다.
부모님이야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두 분 할아버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실의에 잠겼다가 금방 돌아가셨으니 말이다.
겉으로 멀쩡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속은 안 좋을 수도 있으니까.
다행이라면 다행인 게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협력 병원이 있어서 기다릴 것 없이 바로 종합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
결과는 기다려야겠지만, 즉석 키트에서 안 좋게 나온 게 없어서 큰 걱정은 말라고 하더라고.
다행이지.
“아들, 아빠는 아직 청춘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마음을 졸였던 나와 달리 아버지는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안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데 가만.
나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아버지를 바라보다 말했다.
“건강은 모르겠는데, 아버지… 요즘 머리가 좀…….”
“응? 뭐? 머리가 왜?”
아버지는 머리라는 말에 흠칫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며 머리를 조심스럽게 만졌다.
저 모습을 보고 나는 알 수 있었다.
아버지 머리숱이 많이 비었고, 아버지 본인도 그걸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으음…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닌 표정이 아닌데?”
“아버지, 저 아버지 자식 맞죠?”
“당연한 걸 묻냐?! 왜, 왜 묻는데?!”
그건… 탈모가 유전이니까요.
갑자기 우울해진다.
아니지.
서른이 훌쩍 넘어 마흔이 다 돼가도록 탈모가 없었잖아?
유전을 피해간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여름이도 있으니까.
우리 여름이 머리 관리 잘하라고 철저하게 교육시켜야겠네.
“아버지… 병원 가서 탈모약 처방 받으세요…….”
“…이미 받았어.”
나는 아버지의 비밀 아닌 비밀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렇다 쳐도 너희 엄마가 다행이다. 애를 다섯이나 낳아서 걱정했는데 큰 문제가 없다니 말이다.”
“그것도 그렇네요.”
우리 엄마 몸은 강철로 만들어진 건가? 아니면 관리를 잘한 건가?
다행이긴 하지만…….
“아버지 혹시 여섯째 계획은…….”
내 말에 아버지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도 다 컸으니 솔직하게 말하마. 아빠… 묶었어.”
“아……!”
이제 여섯째는 없구나.
아버지의 비밀을 또 하나 알게 되면서 나는 아버지 서재를 나왔다.
“형!”
“오, 우리 여름이.”
나는 환하게 다가오는 여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가 멈칫했다.
“여름아, 머리카락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응?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게 있어.”
“응??”
“잘하자. 너도 나도.”
* * *
FA컵 8강전이 코앞으로 찾아왔다.
-FA컵 우승은 우리 거다
아스날 팬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프리미어 리그 팬포럼에 광역 어그로를 끌었다.
기다렸다는 듯 다른 팀 팬들이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ASSNAL은 엉덩이나 대고 있어라
-Fucking assnal kkkk
-리그 우승도 아니고 fa컵 우승 한 번 했다고 기고만장하네
-아스날 챔스도 간당간당하지 않냐?
-닥쳐 2위랑 2점 차이밖에 나지 않아 챔스 떨어질 일은 없을 거니까
-반대로 6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지
-아니 재수 없으면 유로파컵도 못 갈지도?
-따지고 보면 너네들도 마찬가지잖아?
-보기 좋네. 챔피언스 리그 진출 티켓 가지고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보기 좋네
-너 툰이지?
-빌어먹을 툰 새끼들 나가 죽어라
-hahahaha
-아유 얄미워 윤태양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카싸마랑 메넨데즈 일리뉴 무시하냐?
-그래도 너넨 윤태양 없음 우리들이랑 비슷할걸?
-그러게 한국에 스카우터 좀 파견하고 해서 윤태양 좀 데려가지 그랬어?
-…fuck
프리미어 리그 팬 포럼의 어그로는 결국 뉴캐슬 팬의 최종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스날 팬들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리그랑 컵 대회는 다르지
-지난번에도 힘겹긴 했지만, 이기고 우승했잖아? 이번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더 어려워지긴 했지만 fa컵은 다르지
사실, 아스날은 FA컵에서는 매 시즌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고 있긴 했다.
오랜 시간 동안 제국, 맨시티가 FA컵을 차지하지 못하면 아스날이 차지하는 그런 구조였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간과했다.
지난 시즌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뉴캐슬은 챔피언스 리그 4강까지 갔고, FA컵도 결승전까지 올라간 팀이라는 걸 말이다.
아르텔리 감독은 전술적으로 보자면 완벽한 감독은 아니지만, 토너먼트 대회에서 임기응변은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하는 감독이었다.
오히려 아르텔리를 잘 아는 아르텔리의 이전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의 관계자들은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뉴캐슬을 놀라워할 정도였다.
경기 당일.
-경기 시작했다.
-아스날 4강 진출 가자!!!!
-뉴캐슬, 이 기름 냄새 나는 새끼들 이겨보자!
-ㅋㅋㅋㅋ 퍽이나 이기겠다
-뉴캐슬이 ㅈ으로 보이드나?
-이 ㅅㅂ 검은머리 명예 툰 ㅅㄲ들은 아스날이 ㅈ으로 보이나 보지?
-우리 아스날 fa컵은 다르다
-우리가 검은머리 명예 툰이면 너넨 검은머리 명예 똥구멍 ㅅㅋ들이냐? ㅋㅋㅋㅋㅋ
-남의 나라 축구 리그 좋아하는 건 지네나 우리나 똑같은데 검은머리 명예 툰 ㅇㅈㄹ ㅋㅋㅋ
-닥치고 경기나 봐라
-어?
-어어어?
-???
경기 시작 단 10초.
메넨데즈가 날카롭게 찔러준 공을 윤태양이 원터치로 일리뉴에게 보내고 일리뉴가 그 자리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선보였다.
-골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리뉴 대포알 슛~~~ 골
-뭐? fa컵은 다르다고? ㅋㅋㅋ ㅈㄹ ㅋㅋㅋ
-ㅈㅂ들 관광 들어가쥬?
구너스는 지난 시즌 결승 같은 무대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리그에서나 다를 바 없었다.
뉴캐슬이 빈약한 아스날의 중원을 장악했고, 아스날은 후방에서 전방으로 롱킥만 주구장창 시도하지만 드미트리와 바이스티거에게 막혀 단 한 번도 롱킥 전술이 통하지 않은 채 뉴캐슬에게 계속해서 기회만 제공했다.
-저렇게 롱킥만 찰 거면 442로 가지 그러냐
-잉글랜드 전통의 442 킥앤러쉬 전술을 아스날이 구현하네 ㅋㅋㅋ
-이야 ㅋㅋㅋㅋ k리그, 아니, 중국에서도 안 쓰는 전술을 가져다 쓰네 ㅋㅋㅋㅋㅋㅋㅋ
-또 골 먹었쥬?
-아스날 8강 탈락 확정 ㅇㅈ? ㅋ
전반 29분 윤태양이 득점하자 아스날 팬들의 채팅이 급격하게 사라졌다.
이어서 윤태양이 또 득점하고 카싸마가 득점하면서 스코어가 4대0이 되었을 즈음, 한국의 축구 중계 OTT는 물론이고 모든 커뮤니티를 뉴캐슬이 점령하게 되었다.
뉴캐슬이 FA컵 4강 진출을 확정 지으며 트레블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