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2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23화
[윤태양 달립니다!] [갈레고가 달려들지만, 늦었습니다! 윤태양 슈팅했습니다!]이젤에게 공을 받은 윤태양은 슈팅으로 연결했다.
낮고 빠르게 잔디 위를 스치며 나아간 공은 골키퍼가 손을 뻗기도 전에 골망을 갈랐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이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하울을 달성합니다!] [여러분 아십니까? 이 기록은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역사적인 기록입니다!]사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만 해도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홀란드와 음바페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설적인 라이벌인 메시와 호날두도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전례가 없었다.
결승전 해트트릭 기록조차도 1969년 이후로 아무도 달성하지 못했는데, 무려 네 골이라니.
[윤태양, 그야말로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축구 역사 한가운데 서있는 겁니다! 위대한 선수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해설은 감격에 젖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지금 윤태양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이 순간 윤태양이 만들어낸 위업에 관중석은 물론이고 전 세계 축구팬들이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윤태양은 내색하지 않았다.
득점에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는 걸로 세리머니를 대신한 그는 뒤 돌아서 선수들에게 외쳤다.
“경기 아직 안 끝났어! 집중해!”
그는 선수들의 집중을 요구하며 하프라인을 향해 걸어나갔다.
[윤태양, 침착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거죠. 어떻게 저 어린 선수가 저럴 수가 있죠?]네 골을 넣은 당사자가 저렇게 말하니 동료들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다들 필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경기에 집중한다.
이쯤되자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익숙한 감독 베이트호벤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남은 시간은 어느덧 14분 남짓.
인저리 타임을 추가해도 20분도 남지 않았다.
과연 이 짧은 시간에 동점, 역전이 가능할까?
“아직… 10분 넘게 남았다.”
베이트호벤은 애써 부정적인 생각을 접고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맹렬하게 머리를 굴렸다.
‘역전은 몰라도 동점까지는 가능하다. 연장전을 노린다.’
그는 실리적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제 모 아니면 도다.
무조건 최소 동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수 교체를 합니다. 남은 교체카드 두 장을 모두 쓰는군요.] [디네이와 마이어를 바레시와 로페즈로 교체합니다.]바레시는 디네이보다 좀 더 노골적으로 득점을 노리는 포처형 공격수였고, 라이트 풀백인 마이어와 교체한 로페즈는 공수가 완벽한 마이어와 달리 공격에만 치우쳐진 풀백이었다.
이렇게 완성된 지금의 선수단은 극단적일 정도로 공격적인 팀이 되었지만, 어차피 공수 밸런스를 맞춘 선수들로 4골이나 먹힌 뒤였다.
차라리 득점을 노리는 게 맞았다.
베이트호벤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재개된 경기.
레알 마드리드는 미친 듯이 공격에 들어갔다.
“뒤로 물리지 마!”
“저기 비었잖아!”
“들이박아!”
조금의 공간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전진하고 또 전진한다.
하지만 뉴캐슬의 수비라인은 넘지 못했다.
이 모든 게 수비라인을 진두지휘하는 바이스티거에 있었다.
무엇보다 레알 마드리드는 스루패스를 망설이고 있었다.
바이스티거의 패스 커팅이 높은 성공률을 자랑하는데다가, 그가 오늘 경기에서도 몇 번이나 커팅하며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쉬이 전진하지 못할수록 레알 마드리드 선수와 스탭들의 시선은 계속해서 전광판이나 시계를 향한다.
남은 시간 어느덧 5분.
시간이 야속하게 흐르고 있다.
디오스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공 줘! 나한테 몰아줘!”
보다 못한 디오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를 본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서서히 디오스에게 볼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금, 아니,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그였다.
마찬가지로 믿을 만한 선수도 그밖에 없었다.
베이트호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지금 상황에서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디오스라면 공격의 활로를 개척할 수 있으리라.
[디오스 공 잡습니다!]조금 아래로 내려와서 공을 받은 디오스가 몸을 빙글 돌리면서 다미아노를 제치고 달려든다.
그런 디오스의 앞을 가로막는 건 중원에 가세한 린데만, 린데만은 절묘한 타이밍에 디오스의 길목을 막아섰지만, 문제는 그의 체력이 다했다는 거다.
지쳐서 연신 헐떡이던 그는 디오스의 바디 페인팅에 반 박자 늦게 그를 쫓다 그대로 잔디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렇게 한 명을 제친 디오스는 바이스티거를 의식하며 드미트리에게 달려들었다.
평소 리그 경기라면 베이트호벤에게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어려운 상대에게 달려들어 도전했을 거다.
이건 지난 시즌 윤태양을 두려워하며 그를 피해 공을 걷어낸 뒤 후회한 이후 생겨난 일종의 루틴이었다.
어려운 상대를 극복하며 윤태양을 기어이 넘겠다는 일종의 다짐이랄까?
하지만 지금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도전보다는 확실한 것에 집중해야 할 때다.
드미트리가 달려오는 디오스를 바라보며 주변을 스윽 둘러보고는 자세를 낮게 갖추며 디오스를 맞이한다.
그는 스스로 거대한 장벽이라도 된 듯 그 자리에서 절대 움직이지 않고 디오스를 바라봤다.
사실 그렇게 서있기만 해도 마치 그리즐리 베어와도 같은 거대한 체구를 보면 상대 입장에서 어딘가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디오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드미트리 앞에서 현란하게 공을 움직이며 그의 눈을 속이고 또 속였다.
한 번 접고 들어가는데 그가 반응하지 않자 몸을 집어넣는다.
그제야 드미트리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빠르게 발을 들이밀자 디오스는 드래그백으로 물러나며 드미트리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집어넣는다.
넛매그가 통했다.
이제 남은 건 드미트리를 지나쳐 가는 것뿐.
이건 어렵지 않았다.
드미트리의 등 뒤로 드미트리가 몸을 돌려 길목을 차단하기 전에 파고 들어가면 된다.
그는 발끝에 힘을 주며 그의 등 뒤를 파고 들어간다.
그러자 드미트리는 디오스의 앞으로 몸을 돌려 막는 게 아니라 그 반대로 몸을 돌리며 공을 쫓았다.
결국, 막아야 하는 건 디오스가 아니라 공이라는 걸 의식한 행동이었다.
디오스는 순간 간담이 다 서늘했지만, 마음을 달래며 속도를 높였다.
그 덕에 드미트리보다 한발 빠르게 공을 잡을 수 있었다.
공을 잡은 디오스는 흘끔 골대를 바라봤다.
그의 앞에 오로지 리첼라만이 보인다.
여기서 슈팅할까?
아니다.
노련한 골키퍼 리첼라는 이미 대비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는 좀 더 다가가며 왼발 바깥에 있는 공을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제 남은 건 슈팅.
여기서 사람들은 생각한다.
디오스는 무조건 왼발 슈팅을 할 것이라는 걸.
하지만 그도 비장의 한 수 정도는 있었다.
적어도 이 거리에서의 슈팅 정도는 오른발로 꽤 정교하게 할 수 있다.
그는 왼발로 슈팅을 하는 척하며 리첼라를 낚았다.
역시나 리첼라가 그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며 날아가는 걸 확인한 디오스는 공 위로 왼발을 지나쳐 땅에 디디며 오른발을 휘둘렀다.
희열이 올라온다.
이건 분명히 골이다.
하지만 그런 디오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한 사람이 골대와 공 사이에 끼어들었다.
“바이스……!!”
티거! 이 빌어먹을 놈!
디오스는 속으로 절규했다.
그 가운데 바이스티거는 디오스를 비웃으며 공을 차단했다.
그리고 허벅지에 맞고 떨어지는 공을 전방을 향해 크게 휘둘렀다.
공이 필드를 가로질러 최전방을 향해 나아간다.
레알 마드리드가 극단적인 공격을 시도하고 있었기에 뒷라인은 휑하기 그지없었다.
공을 확인한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 나간다.
가장 선두에 있는 선수는…….
[이젤 에드워드! 빠릅니다! 전후반 14km를 뛰어도 지치지 않는 이 선수는 이제 겨우 후반을 뛰었을 뿐! 넘쳐나는 힘을 지금 이 순간 모두 쏟아붓고 있습니다!]이젤이었다.
이젤은 전력을 다해 달려 떨어지는 공을 향해 발을 가져갔다.
그의 부정확한 트래핑에 공이 튀어오른다.
과거의 이젤이라면 당황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이젤은 다르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고, 그래서 당황하지 않고 머리를 들이밀어 공을 땅에 떨군다.
그렇게 불규칙하게 바운드되는 공을 허겁지겁 수습하며 놀랍게도 주변을 살핀다.
그는 자연스럽게 윤태양을 찾았다.
윤태양이 중앙의 수비수 둘을 달고 달려오고 있었다.
이러면 내가 해결해야 하나?
순간 뇌정지가 오는 순간, 이젤은 은밀한 윤태양의 손짓을 확인했다.
윤태양의 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젤은 그런 윤태양을 믿고 자신을 기준으로 반대편 필드로 공을 차올렸다.
그의 크로스가 닿은 사람은…….
[일리뉴우우우우우!]일리뉴였다.
떨어지는 공을 오른발로 잡아 떨구고 구르는 공을 향해 이번에는 왼발을 휘두른다.
펑!
전력을 다해 때린 공이 레이저처럼 골대를 향해 뻗어나간다.
페나조이아는 몸을 쭉 뻗어 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공이 손에 닿았다.
‘막았……!’
페나조이아는 물론이고 이 상황을 코앞에서 지켜보는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모두가 막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강력한 슈팅이 페나조이아의 손을 쳐내고 방향을 바꿔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아아아아!
사람들의 환호성과 동시에 주심이 득점을 인정하는 휘슬을 불었다.
[골! 골입니다! 일리뉴의 골입니다!] [스코어는 5대3! 뉴캐슬이 무려 두 골이나 앞서갑니다!] [주심이 인저리 타임을 3분을 주었거든요? 이렇게 되면 남은 시간은 고작 4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두 골을 넣는 기적을 일으켜야 그나마 연장전까지 끌어갈 수 있게 됐네요.]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의 얼굴에 체념이 스쳐 지나간다.
그런 선수들을 보며 베이트호벤도, 디오스도 이길 수 있다고 독려했지만, 이미 꺾여 버린 마음은 쉬이 돌아가지 못했다.
어쩌면 기적 보다는 확실한 것, 실리를 챙기는 레알 마드리드의 기조가 선수들의 마음을 꺾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 한 선수.
라 파브리카가 배출한 가장 완벽한 생산품, 디오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체념한 선수들을 대신해 킥오프와 동시에 이를 악물고 골대를 향해 전진했다.
단숨에 일리뉴를 제치고 카싸마를 피해 다미아노를 제치고 수비라인을 마주본다.
포기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의 시선이 디오스를 향한다.
혹시나 기적이 시작되는 것일까?
일말의 희망.
하지만…….
“윤태양보다 못한다니까.”
바이스티거가 디오스의 앞을 막고 공을 가로채면서 피어나려던 기적은 다시 사그라들고 말았다.
디오스가 그 자리에 무릎을 꿇는 사이, 바이스티거의 공은 최전방을 향했다.
그 공을 윤태양이 받는 순간.
삐익! 삐익- 삐이익!
주심의 휘슬이 울리고.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빅이어를 차지하며 기어이 트레블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