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5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59화
의외로 윤태양은 프리킥 득점이 드물었다.
일단 본인이 반칙을 당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아르텔리 체제에서 뉴캐슬은 키커를 카싸마나 메넨데즈에게 주고 윤태양을 골대 앞에 배치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상 그가 프리킥을 찰 일이 없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생각한다?
-태양이가 프리킥도 잘 차나?
-못 차서 안 차는 거 아님?
윤태양이 프리킥이 약한 게 아니냐는 의문 말이다.
하지만, 그의 몇 안 되는 프리킥을 본 사람들이라면 말한다.
-프리킥 차는 거 못 봄? 장난 아님;;;;
-ㄹㅇ 개 쩖 ;
-얘 프리킥 득점 성공률 100%야; 몇 번 안 돼서 그렇긴 하지만
-근데 평소 슈팅이나 패스하는 거 보면 프리킥도 당연히 잘 찰 거 같지 않음? ㅋㅋㅋ
-슈팅이랑 프리킥은 또 다르지 ; 뭔가 멘탈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하고 앞에 수비벽도 있고 하니까
-그래도 잘 찰 거 같음
대부분은 윤태양의 프리킥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사실, 윤태양에게 제일 자신있는 걸 물어본다면 그는 두말하지 않고 프리킥이라고 할 거다.
왜?
프리킥은 지난 삶에서도 가장 잘하는 것 중에 하나였으니까.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크게 주목받지 않는 그가 이따금 국민영웅 소리를 듣고 그의 생각보다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바로 프리킥에 있었다.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한국의 베컴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그는 지난 삶부터 프리킥을 잘 찼다.
[윤태양이 프리킥을 준비합니다.]태양은 지난 삶에서 필드 위에서 혼자 여유롭게 프리킥을 준비하는 이 순간을 좋아했다.
심판이 스프레이를 뿌려둔 위치에 공을 올려두고 뒤로 물러서며 앞을 바라본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자신과 달리 저 멀리에서는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양 팀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아이러니한 건 치열한 저곳이 아니라 모두가 혼자 여유롭게 프리킥을 준비하는 자신만을 바라본다는 거다.
선수들도 팬도, 카메라도 온통 자신을 주목한다.
그래서 이 순간이 좋았다.
온전히 자신만 클로즈업되는 이 순간이 말이다.
이 순간을 싫어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득점에 실패하면 야유나 아쉬움이 묻어나는 시선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놈들은 페널티 킥도 싫어하겠지.
욕먹고 멘탈이 깨질 걸 두려워하는 선수라니.
프로 자격이 없는 놈들이다.
태양 본인은 어떠냐고?
“나야 프로 자격이 넘쳐나지.”
태양은 그리 생각하며 주심에게 신호를 보내고 휘슬과 동시에 공을 향해 달려갔다.
윤태양의 발을 떠난 공이 크게 휘어간다.
이 위치라면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가야 정상인 위치였는데, 공이 크게 휘면서 허를 찔러 왼쪽 구석을 향한다.
수비벽을 세우고 오른쪽에 서있었던 골키퍼 비티에는 다급하게 왼쪽으로 달려가 공을 향해 손을 죽 뻗었다.
비티에는 파세리니만큼은 아니더라도 리치가 굉장히 긴 편이었다.
그 때문일까?
비티에의 손가락에 공이 걸렸다.
비티에는 손가락을 앞으로 접어 바깥으로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스핀을 먹은 공은 그런 비티에의 의도와 다르게 그의 손가락을 타고 솟구쳐 골포스트 상단을 맞고 골라인 안으로 들어간다.
와아아아아아아!
[골! 골입니다!] [윤태양이 프리킥 득점을 성공시킵니다. 스코어는 3대2! 전반 종료 직전 윤태양이 앞서가는 골을 만들어냅니다!]득점한 뒤 가만히 서서 엠블럼을 두드리는 윤태양에게 동료들이 달려오자 윤태양이 엄하게 말했다.
“아직 경기 안 끝났어. 기뻐하는 건 경기 끝난 다음에 하자.”
평소처럼 골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라는 태양의 말에 선수들은 별다른 말없이 태양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하프라인으로 걸어갔다.
뉴캐슬이 서둘러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자 빠르게 킥오프가 돌아왔다.
주심이 킥오프를 알리는 휘슬을 울린 것도 잠시.
시계를 확인한 주심은 곧바로 전반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전반전 종료됩니다! 뉴캐슬이 앞서며 마무리된 전반전입니다만, 누가 앞서도 이상할 게 없는 그야말로 박빙의 대결이었습니다.]* * *
“자, 여기 바나나.”
라커룸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스탭이 나에게 바나나를 건넸다.
냉큼 바나나 하나를 입에 까서 물고 선수들을 돌아봤다.
경기 초반에 체력을 쏟아붓지 않은 탓에 동료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묻어있었다.
게다가 스코어도 한 골이긴 해도 앞서있지 않은가.
여러모로 분위기는 괜찮았다.
다만, 우리 감독님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다.
무거운 표정으로 우리를 둘러본 그가 말한다.
“다들 잘했다.”
…사실, 우리 감독님 표정은 언제나 찡그려져 있다.
이름도 베이트호벤인 양반이 평소 표정도 베토벤 초상화에서 보는 그 표정과 비슷하다.
아마 지금 머릿속으로는 스코어와 상관없이 반 이완이 후반에는 어떻게 나올지, 어떻게 대응할지 궁리하고 있겠지.
아마 경기가 끝나도 복기하면서 후반기 경기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민할 양반이다.
초반에 이기고 있는데도 저런 표정이어서 우리가 뭔 잘못을 했지 눈치 보던 선수들도 그의 입에서 잘했다는 말이 나오자 안심하고서 후반을 준비한다.
“자, 준비하면서 들어라.”
물론, 귀는 열어두고서 말이다.
“우리는 후반에도 공격적으로 나간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 뛰고 또 뛰어서 공격해라. 혹시 교체될까 두려워 멈춰선 선수가 있다면 곧바로 교체할 거니까 절대 설렁설렁 뛰는 일은 없도록 하고.”
공격 또 공격!
레알 마드리드에서부터 항상 포식자 위치에 있었던 그는 수비적인 경기 보다는 공격적인 경기를 원했다.
그렇다고 수비에 소홀한 건 아니지만, 실점하면 그만큼 더 많이 득점해서 득점하면 된다는 마인드였다.
이는 센터백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오늘 우리 수비진의 핵심인 바이스티거는 그것과 별개로 본인 경기력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뚱한 표정으로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그에게 슬그머니 그의 목 뒤에 바나나를 올려줬다.
냉동고에서 막 꺼낸 얼린 바나나였다.
차가운 그 느낌에 그가 흠칫하면서 나를 바라본다.
“이거 먹고 머리 좀 식혀.”
“…….”
“넌 흥분하면 멍청해지는 경향이 있어. 냉정하게 보라고.”
“…알았다.”
바이스티거는 고개를 끄덕이고 얼린 바나나를 잠시 가만히 바라보다 껍질을 벗겨 크게 한입 베어문다.
그렇게 선수들을 다독이고 보니 어느덧 후반전을 위해 나가야 할 시간.
“자! 가자!”
나는 앞장서서 라커룸을 나섰다.
* * *
리버풀의 라커룸.
“우리는 잘하고 있어. 의기소침하지 마. 실점을 하면 더 많이 넣으면 돼.”
반 이완의 말에 선수들도 동의했다.
그들이 생각해도 자신들은 잘 하고 있었다.
솔직히 시작 전에는 이보다 더 힘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정도면 박빙이지 않은가.
전반전 시간이 더 있었다면 동점으로 마무리했을지도 모른다.
실점을 하더라도 누군가 득점을 해줄 거라는 믿음은 선수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요인이었다.
그라디나루가 있고, 무엇보다 디오스가 있다.
살아 숨 쉬는 자연재해인 윤태양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
그 선수의 존재는 리버풀의 사기를 올려주기에 충분했다.
반 이완은 그런 디오스를 더욱 자극하기로 했다.
“생각 보다 할 만해 보이던데? 윤태양보다 아직 득점이 앞서고 있지?”
“아직 안심하긴 일러요. 해트트릭, 아니, 포케르(스페인, 포르투갈어권에서 4골을 의미하는 단어)나 레포케르(위와 동일한 어권에서 5골을 의미)는 해줘야 그를 이겼다 할 수 있죠.”
그런 디오스의 말에 반 이완은 고개를 끄덕였다.
레알 마드리드와 불화도 있었지만, 디오스는 반 이완에게 오로지 하나, 윤태양과 싸우고 싶어 리버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만 해도 감히 올려다보기 힘든 상대를 보고 꺾일 법도 하지만, 그는 절대 꺾이지 않았다.
끊임없는 향상심으로 기어이 이 수준까지 발전했다.
어쩌면 오늘을 기점으로 그를 역전할지도 모르지.
“기대하마.”
반 이완은 그리 말하고 디오스의 어깨를 두드려 줬다.
* * *
[주심의 휘슬과 함께 후반전 시작됩니다.] [전반전은 참 치열했죠?] [그렇습니다. 12연승을 한 두 팀 다운 경기라고 할까요? 숨 쉴 틈도 없이 몰입해서 볼 수 있었던 전반입니다.] [과연 후반은, 아, 리버풀이 휘슬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서네요.] [선수들이 일제히 하프라인을 넘어섭니다!]지금 시점에서 리버풀은 전반전에서부터 이어질 뉴캐슬의 기세를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리버풀은 느린 템포로 뉴캐슬의 흐름을 흐트러뜨리는 것 보다는 거센 공격으로 맞부딪치는 걸 선택했다.
하프라인을 넘은 위치에서 헉슬과 라우타로만 남고 2-3-5 형태로 뉴캐슬을 압박해 들어간다.
공을 뺏기기라도 하면 뉴캐슬의 강력한 역습을 맞이해야 하지만, 리버풀은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보면 양 팀 모두 실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실점을 얼마나 덜하냐 보다 골을 더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게 축구 아니겠습니까?] [아, 말씀드리는 순간 마클레이가 고메즈에게!]최전방 1선과 1.5선 사이에 5명이나 배치되어 있다 보니 기어이 공간이 나왔다.
전 뉴캐슬 선수인 고메즈는 찰나의 순간 보인 하프 스페이스를 노리고 공을 찔러넣었다.
뉴캐슬의 골대를 노리는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은 패스, 그 패스를 그라디나루가 받았다.
무리시를 등진 상태로 공을 받은 그라디나루는 몸을 돌리면서 앞을 바라봤다.
무리시만 제치면 골대까지 직행이다.
그라디나루는 안으로 접고 들어가려는 무빙을 하다가 프리플랩으로 왼쪽으로 이동해 들어가며 무리시의 균형을 무너뜨려 제치고 골대를 바라봤다.
파세리니가 너는 이곳밖에 슈팅할 곳이 없을걸? 이라고 말하는 듯 왼쪽을 지키고 서있었다.
그는 그런 파세리니를 비웃듯 오른발로 툭 찍어차 오른쪽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경험상 이건 골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상대는 상식 밖에 피지컬을 보여주는 파세리니였다.
그는 몸을 쭉 펴고 날아올라 기나긴 팔을 들어올렸다.
태양의 프리킥을 막아내지 못한 비티에와 달리 파세리니는 긴 손가락으로 어렵지 않게 공을 튕겨내며 바닥에 착지한다.
그 순간.
[아아아! 디오스으으으으!]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던 디오스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주인 없는 공을 걷어찬다.
몸을 날려 곤두박질치듯 땅에 떨어진 파세리니가 저걸 막아낼 리 없다, 모두가 그리 생각했지만, 파세리니의 시선은 디오스가 찬 공을 끝까지 쫓고 있었다.
그는 떨어진 상태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고 다리를 번쩍 들어올렸다.
팔만큼이나 기나긴 그의 다리가 디오스의 공을 튕겨냈다.
두 번의 선방.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대기하던 디오스가 다시 달려들어 골대를 향해 슈팅한다.
파세리니가 없는 반대쪽 골대를 노리고 찬 슈팅인지라 이건 아무리 파세리니라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뉴캐슬의 수비진이 놀고 있는 건 아니었다.
바이스티거가 그 사이에 끼어들어 공을 막아내고는 전방으로 공을 차냈다.
[파세리니의 엄청난 선방! 그리고 바이스티거가 또 한 번 슈팅을 막아내며 공을 걷어냅니다! 뉴캐슬 선수들 일제히 달립니다!] [역습입니다!] [리버풀의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