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93)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93화
피파랑 FM 능력치 보고 좋아해서 그런 건가?
광고 제의가 들어왔다.
피파 월드 온라인.
피파의 엔진을 가져와 한국에서 만든 온라인 게임이었다.
이것도 현질을 미친 듯이 하는 게임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광고 단가가 장난 아니었다.
단발성인데도 이렇게 후하게 주고 심지어 영국까지 와서 촬영한다니 안 할 수가 없지.
안나에게 전달했다.
한편, 우리 팀은 린츠를 상대로 경기를 해서 조별 예선을 마무리 지었다.
사실상 진출이 확정이어서 출전은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팀은 이겼다.
조별예선에서 쉽지 않은 6전 전승을 했네.
벌써부터 명장 아르텔리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우리가 전승을 하는 사이 밀란과 바르셀로나가 치열하게 다툰 끝에 밀란이 2위를 차지하며 바르셀로나를 떨어뜨렸다.
바르셀로나는 유로파로 향했다.
왠지 바르셀로나랑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이겠지?
뭐, 모두가 우리가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바르셀로나가 떨어지니 기분이 좋긴 하다.
조별예선에서 충격적인 탈락팀은 바르셀로나뿐만이 아니었다.
도르트문트가 갈라타사라이에게 밀려 탈락했다.
뭐, 이런 이변 하나쯤은 있어야 재미있지.
어쨌든 치열한(?) 조별예선이 끝나고 16강 추첨의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집에서 가족들과 추첨을 지켜봤다.
“아들, 아들은 어디랑 붙어보고 싶어?”
아버지의 물음에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 팀이나 상관없어요.”
“크으, 우리 아들 패기 좋네. 멋지다.”
그래도 만만한 팀이면 편할 텐데.
첫 번째는 갈라타사라이가 나왔다. 상대는 누구이려나 싶은 순간 첼시가 떴다.
“첼시가 나왔네.”
“그러게요.”
첼시가 진출하겠네.
갈라타사라이의 운명은 16강 진출이 끝일 것 같다.
그다음은 밀란과 맨시티.
“맨시티가 밀란 이길 수 있겠나? 맨시티 요즘 더럽게 못하던데.”
“감독이 바뀌어서 또 모르죠. 그 감독이 토너먼트에 유난히 더 강하거든요.”
“그래? 아, 아탈란타다. 저런 팀이랑 붙어야 하는데 그지?”
“그러게요.”
아탈란타는 솔직히 운이 좀 좋았지. 쉬운 조에서 얻어걸린 것처럼 올라왔으니까.
저런 팀이랑 붙어야 하는데.
아쉽게 아탈란타의 상대는 PSG였다.
“이야… 아탈란타 초상집 분위기겠다.”
그러게.
하필 만나도 PSG라니.
아직도 챔스 우승을 못한 맨시티와 달리 PSG는 28/29 시즌 우승을 하면서 혈이 뚫린 상황이다.
그 뒤로 31/32에도 우승하면서 두 개의 빅이어를 가지고 있었다.
그다음은 PAOK와 세비야, 이어서 인테르와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유가 나왔다.
볼만한 경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네.
그리고 이번에는…….
“뮌헨이네.”
챔피언스 리그의 절대적인 강자 레,파,뮌 중에 한 팀.
바이에른 뮌헨이 떴다.
아, 이거 불안한데.
아직도 우리가 안 나왔으니 유벤투스랑 뮌헨 둘 중에 하나랑 붙는 건데.
유벤투스도 챔스에서 만만치 않은 팀이지만, 그래도 역시 뮌헨이 더 무섭다.
그런데…….
“아.”
“이런.”
바이에른 뮌헨 VS 뉴캐슬 UTD
하필이면 뮌헨이 떠버렸다.
“아니, 쟤들은 왜 조별예선 2위를 해가지고… 아들, 어쩌냐?”
“그러게요.”
나는 그냥 열심히 뛰면 되지만, 우리 감독님 골머리 좀 썩히겠네.
“뭐, 못 이긴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그리고 이번에 안 된다고 하더라도 챔스 갈 일은 앞으로도 많고요.”
걱정이 한가득인 아버지한테 긍정적으로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그런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말했다.
“그래, 우리 아들 선수생활은 한참이니까.”
“그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욕심은 난다.
빅이어.
축구 선수라면 누구나 차지하고 싶은 거니까.
* * *
챔피언스 리그 16강 추첨이 끝나고 리그는 계속해서 이어져 갔다.
뉴캐슬은 15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를 만나 일리뉴의 득점으로 승리했다.
이어지는 16라운드부터 뉴캐슬은 살인적인 일정을 치러야 했다.
3일 뒤 박싱데이에 17라운드 경기를 치러야 했고, 두 라운드의 상대가 하필이면 아스날과 리버풀이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리그 빅7, 일명 7공주에 속해 있는 두 팀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전력을 다해 부딪쳐도 이기는 게 쉽지 않은데, 타이트한 일정까지 겹쳤으니 쉬울 리가 있을까.
가뜩이나 쉽지 않은 경기인데, 하필이면 주전으로 뛰던 임대생 제나스가 한 달짜리 부상을 당했다.
뉴캐슬에서 가용할 수 있는 수비진은 이제 아놀드, 그리고 디다와 가브리엘, 싱고뿐이었다.
디다는 에이징 커브 때문에 임대생에게조차 밀려난 상황이고 가브리엘은 21살로 성장이 더디고 경험이 없었으며, 싱고는 적응하지 못해 지난 시즌부터 이적시장에 내놓았으나 아직까지 팔리지 않은 잉여 자원이었다.
가뜩이나 수비가 불안한 팀에게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리그 중에 절대 술을 입에도 대지 않던 아르텔리는 와인과 함께 시가를 피워대며 생각에 잠겼다.
감독실에 뽀얀 연기가 가득해질 정도지만, 답은 없었다.
아니, 하나밖에 없었다.
“공격, 또 공격.”
지금 시점에서 이 팀은 공격밖에 없었다.
천재 윤태양과 세리에A 득점왕 일리뉴, 오마르와 레델리, 마지막으로 실바까지.
여기에 뒤를 받쳐주는 미드필더 라인과 사이드백 모두 공격적인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후.”
다른 건 몰라도 수비전술에 공을 들이는 아르텔리로서는 100% 만족할 상황은 아니었다.
물론, 구단도 수비수가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전력으로 겨울 이적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전에 아스날과 리버풀을 상대해야 하는 게 아쉬울 뿐.
* * *
[딜런 먼로, 지난 시즌 패배를 복수할 때가 왔다.] [아스날 감독, 지난 시즌 패배를 되새기며 열심히 준비했다. 멋진 경기로 팬들에게 화답할 것.] [아스날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했던 윤태양, 이번 시즌은 과연?]-ㅅㅂ 축태양 저 ㄱㅅㄲ 때문에 아스날 챔스 탈락한 거 생각하면 아직도 이 갈림
-미친놈이 위대한 우리 축태양을 욕하네
-맞아 우리 세자저하 욕하지 마세요ㅠㅠㅠㅠ
-세자저하는 또 뭐여 ㅅㅂ
-저거 윤태양 팬카페에서 태양이 부르는 애칭인데
-어린 왕자라 세자저하라 하는 거임?
-ㅇㅇ
-ㅋㅋㅋㅋ ㅅㅂ 팬카페 가서 처놀지 왜 여기서 세자저하 타령이야
-세자저하ㅠㅠㅠ 날가져요ㅠㅠㅠㅠ으헝
-세자저하 웃는 거 봐 ㅠ 진짜 심멎 ㅠ
-아니 제발 커뮤에서 왜 난리냐고 ㅡㅡ
-여기 아니면 태양이 움짤이나 사진 구하는 거 쉽지 않아서 커뮤랑 같이 한다던데 우리 누나가
-너네 누나도 궁녀야?
-ㅇㅇ 너도? ㅋㅋ
-ㅇㅇ ㅅㅂ ㅋㅋㅋㅋ
-궁녀는 또 뭐임 ㅡㅡ
-태양이 애칭이 세자여서 팬카페 회원들 애칭이 궁녀임
-ㅅㅂ 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아스날 제대로 벼르고 있나보네
-벼를 수밖에. 해트트릭 처맞고 챔스도 탈락하고 이가 갈리지
-ㄹㅇ ㅋㅋㅋㅋ 나 같아도 이 갈림
* * *
런던에 또 왔다.
빌어먹을 런던.
공기가 너무 탁하다.
난 런던이 싫은데 이 망할 곳이 수도인지라 팀이 너무 많다.
심심하면 런던을 와야 한다는 거지.
그래도 이건 보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무패 우승의 팀을 4스날로 만든 빌어먹을 경기장.
누군가에게는 애착의 대상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한 감독에게는 뭐 같은 경기장일 수도 있다.
아니다.
여기 사는 사람도 뭐 같은 경기장이라 욕할 수도 있겠다.
티켓이 더럽게 비싸니까.
뭐, 런던에서 사는 사람들이니 티켓값은 신경 안 쓰려나?
“야, 혼자 뭔 생각을 그리해?”
소비올라가 나를 툭 치며 묻는다.
“그냥, 여기 개 같다고 속으로 욕하고 있었음.”
“왜? 런던이잖아? 좋지 않아?”
“넌 이 탁한 공기가 좋냐?”
“난 도시가 좋아.”
“그럼 여기로 이적하든가.”
소비올라는 내 말에 흠칫하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니, 왜 놀라는 거야.
진짜 그런 생각을 하기라도 한 건가?
소비올라는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야, 이적한다 그러면 사람들 난리 날 텐데 그리 말하면 어떻게 해.”
진짜인가 보네.
“야, 너 이적한다고 신경 쓰는 사람 별로 없어. 나라면 모를까.”
“이 자식이… 너 잘났다.”
“잘났지. 나만큼 잘난 16살이 어디 있어.”
“재수 없는데 틀린 말은 아니라서 뭐 같네.”
“흥.”
소비올라를 뒤로하고 나는 신가드를 양말 속에 집어넣고 축구화 끈을 묶었다.
아, 바나나 땡긴다.
오늘따라 당이 떨어지나.
자리에서 일어나 바나나를 까서 입에 물었다. 달달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절로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아, 오늘은 어떻게 엿을 먹여줄까?”
이상하게 나는 홈경기보다 원정경기가 좋더라.
사람들의 야유가 아주 맛있어.
* * *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입니다! 아스날과 뉴캐슬의 경기가 시작될 예정인데요. 아마 아스날은 오늘 경기를 손꼽아 기다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죠. 혜성같이 등장한 윤태양이 해트트릭을 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아스날에게서 강탈했으니까요.] [관중석을 보십시오. 선수들이 입장하는데 야유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위축될 법도 하지만, 역시 윤태양 선수는 마이페이스입니다. 시큰둥하네요.]어디서 개가 짖나?
그런 표정을 지어 보이며 태양은 자기 위치에 섰다.
다른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진영을 정하는 사이, 해설은 라인업을 소개했다.
아스날
FW 베트랑쿠르/딜런 먼로/바로우
MF 아카이딘/로벨라
DF 몰례스/레드차트/코작/헝크헷/레이노소
GK 브로리크
뉴캐슬
FW 윤태양/일리뉴
MF 레델리/메넨데즈/박스올/오마르
DF 반디아/아놀드/디다/산체스
GK 리첼라
해설의 라인업 발표가 끝남과 동시에 휘슬이 울리며 경기가 시작됐다.
아스날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아스날은 대포처럼 강력하게 뉴캐스를 들이받았다.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뉴캐슬은 아스날의 거센 압박에 622 형태로 후방을 단단히 지켰다.
디다와 아놀드는 절대 라인을 올리지 않고 페널티 에어리어 앞을 지키고 섰다.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한 뉴캐슬을 향해 아스날은 이를 악물고 공을 앞으로 전진시켰다.
‘지면 ㅈ된다.’
‘이긴다.’
‘ㅈ 같은 뉴캐슬 이번에는 이긴다.’
‘망할 꼬맹이 질질 짜면서 집으로 가게 만들어야지.’
아스날은 진짜 이를 악물고 있었다.
어린 소년에게 해트트릭을 준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지금이야 밀란도, 바르셀로나도, 맨체스터 형제와 같은 강팀도 해트트릭 그 이상으로 얻어맞으면서 말이 좀 줄어들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얼마나 조리돌림 당했던가.
그때 먹은 욕들을 생각하면 오늘은 절대 져서는 안 된다.
아니, 압도적으로 이겨야지.
그게 설령 지금 잘나가는 뉴캐슬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좋아, 잘하고 있어.”
아스날 감독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뉴캐슬은 아르텔리 감독이 선호하지 않는 442 포메이션까지 들고 온 상황이다.
442라는 게 가장 기본적인 포메이션이어서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쉬운 포지션이 아니다.
간격 유지하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 포지션 체인지도 자주 일어나니까.
지금이야 선수들을 잔뜩 내려서 어떻게든 하고 있지만, 분명 균열이 일어날 거다.
“지금!”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아놀드와 반디아, 둘 사이 하프 스페이스를 지키기 위해 섰던 레델리를 바로우가 제치자 단숨에 공격 찬스가 생겼다.
바로우는 그 공간으로 공을 찔러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