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decided to become a star RAW novel - Chapter 111
111. 아이콘과 아이콘
“왜, 세희 너 관심 있어?”
“뭐, 요즈음 우진혁 작품 관심 없기는 어렵지 않나요?”
실장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것도 뭐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도 특이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얼마 만이냐. 윤세희가 상대 남자 배우의 이름을 먼저 거론한 게.
윤세희.
배우전문 기획사로는 국내 최고라고 꼽는 초록엑터스 간판이자, 대한민국 20대 간판 여배우.
현재의 위치로 보자면, 여자 우진혁이라고 하면 딱 맞는 위치에 있는 배우였다.
걸어온 길도 우진혁과 상당히 유사했다.
이미 18세의 나이에, 공전의 히트를 쳤던 드라마 “카페 프로방스”에서 인상 깊은 연기로 스타 반열에 오른 그녀였다.
그리고는 지난 8년간 그야말로 승승장구.
작년에 야심차게 런칭했던 드라마가 평작 수준으로 끝나는 바람에 윤세희라는 이름에 약간의 생채기가 나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꿈쩍도 하지 않을 만큼 탄탄한 필모를 가진 그녀였다.
현재의 임팩트 면에서는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는 우진혁 정도는 아니지만, 그 대신 8년간 증명된 꾸준함이란 면에서는 앞서 있었고.
둘 중 우열을 가리자면, 그야말로 용호상박.
지금 20대 남자 배우의 아이콘이 우진혁이듯, 20대 여자배우의 아이콘은 지난 수년간 윤세희였으니까.
그런 그녀는 확고한 주연의 반열에 오른 이후, 남자 배우를 보고 작품을 고른 적이 없었다.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고르고, 그다음 자신이 원하는 남자 배우를 골랐으니까.
윤세희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배우였다.
“어떡해. TVC 쪽에 연락 넣어 봐?”
윤세희가 대답 대신 찻잔을 입에 가져다 대었다.
자기로 빚어낸 듯 유려한 라인의 이마를 따라
아름답게 이어진 콧잔등이 찡긋하는 듯하더니,
붉게 익은 입술이 조금 열렸다.
금세 한 모금의 차를 머금고는 닫히는 입술.
향긋한 차를 입안에서 한 바퀴 굴리고는 꿀꺽 삼킨 그녀가 실장을 바라보았다.
순정만화의 여주인공 같은 눈. 그 안에 별빛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그녀의 입이 열렸다.
“우진혁하고 제가 같이 들어갈 드라마 사이즈가 되겠어요?”
둘의 개런티를 감당할만한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되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들리는 얘기로는…. TVC가 ‘재벌 검사’ 때부터 작정하고 쏟아부었잖아? 그 결과를 숫자로 봤고. 이번 드라마에 우진혁 캐스팅되면서 다시 물량 공세를 펼친다고 하더라고. 불가능하진 않을걸?”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탐스러운 흑발의 생머리가 작게 찰랑였다.
“그럼 한번 알아봐 주세요.”
실장의 눈이 커졌다.
설마 했다. 상황을 자세히 물어보는 것부터가 평소 같진 않았지만.
윤세희의 입에서 자신에게 제안이 들어오지도 않은 작품을 알아봐 달라는 말이 진짜로 나올 줄이야.
그것도 남자 주인공 배우 하나 때문에.
그런 실장의 놀람을 아는지 모르는지 윤세희는 그저 우아하게 찻잔을 입으로 가져다 댈 뿐이었다.
“흠….”
눈을 감고 조용히 차의 향을 음미하는 그녀.
그녀는 궁금했다.
우진혁이라는 배우의 향기가.
두말할 필요 없는 외모. 천재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가는 연기력. 그것도 호기심의 이유로는 충분했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건.
‘선배. 진짜 걘 신기…. 아니, 신비로운 애예요.“
하이스쿨2 여주인공이었던 안예나도.
‘와. 나 진짜, 이 바닥 제법 굴렀지만, 그런 배우 처음 봤어. 그냥 호흡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버려.’
홍길동전의 여주인공이었던 남수현도.
‘진혁이? 하. 말해 뭐해. 연기로 부딪혀 봐야 알아, 진혁인. 내가 없어지고 오아라 검사만 남는다고. 걔 앞에서는.’
재벌 검사의 여주인공 정지연도.
하나 같이 혀를 내두르는 우진혁이란 배우의 신비함이 궁금했다. 무엇이 그녀들을 그렇게 빨려들게 했는지.
심지어 제대로 된 로맨스도 없던 상대 여배우들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서로의 감정이 가장 긴밀하게 뒤엉킬 수밖에 없는 로맨스라면 어떨까.
‘음…. 이 차도 향이 제법 괜찮네?’
윤세희는 새로운 향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의식이 누구보다 큰 여배우였다.
***
“네? 누구요?”
정이현 작가의 눈이 동그래졌다.
“윤세희요.”
유한승 PD가 재차 대답했지만, 정이현 작가는 눈만 끔벅일 뿐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정이현 작가를 대신해 유한승 PD가 말을 이었다.
“진짜 깜짝 놀랐지 뭐예요. 윤세희가 막 먼저 연락하고 그러는 배우가 아니니까.”
정이현 작가가 잠시 입을 틀어막더니, 이내 감격 어린 말을 쏟아냈다.
“PD님 이게 웬일이에요. 우진혁에 윤세희면….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라인업이잖아요.”
“말도 안 되죠. 지상파에서도 어려울 라인업이죠. 아마 이 둘이 함께한다는 뉴스만으로도 엄청 떠들썩해지겠죠. 흐흐”
이미 연락을 받았을 때, 있는 흥분을 다 쏟아낸 유한승 PD가 차분히 말을 누르고 있었지만, 벌겋게 상기된 얼굴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
“꺅! 이게 대체 무슨 일이에요!”
정이현 작가가 뒤늦게 방방 뛰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인이네, 조연이네 하던 라인업이 우진혁, 윤세희라는 극강의 라인업으로 뒤바뀌기 직전이었으니.
이건 정이현에겐 정말 판타지 같은 일이었다.
“진짜, 우진혁 파워가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입니다. 윤세희가 먼저 연락을 다 하고,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거든요.”
PD가 다시 한번 혀를 내둘렀다.
“지금 부장님과 사장님도 입이 귀에 걸리셨어요. 흐흐.”
PD의 말에 정이현 작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됐다. 됐어.
만약에 이 둘의 라인업으로도 말아먹는 로맨틱 코미디를 써냈다면, 그냥 작가를 접는 게 맞다.
작가를 접어야 할 수준의 극본이 아니라면 99%의 확률로 중박이상을 칠 것이고.
그럼 다음 작품까지는 당연히 보장이었다.
정이현 작가가 눈물을 쓱 닦아내고는 젖은 미소를 머금었다.
“하. 진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네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마음을 진정시킨 정이현 작가가 뭔가를 떠올린 듯 말했다.
“그나저나…. 윤세희 씨와 함께한다고 하면 진혁 씨가 어떻게 반응할지 되게 궁금하네요. 꺅! 두 사람 캐미도 진짜 진짜 궁금하고요.”
우진혁과 윤세희가 로맨스를 꽃피운다니.
으아….
갑자기 자기 드라마가 너무너무 궁금해진 정이현 작가였다.
***
“윤세희요?”
“응. 완전 대박이지!”
김용수 매니저는 싱글벙글이었지만, 진혁의 표정엔 잠깐 흥미가 어리는 듯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뭐냐. 진혁아. 뭐가 이렇게 밋밋한데.”
“밋밋이요? 아…. 그럼, 어떻게 반응해야 되는데요?”
“아니, 인마. 네가 아무리 우진혁이라도 그렇지. 상대가 윤세희 정도면 활짝 웃는 반응 정도는 필요한 거 아니냐?”
미간을 찌푸리던 김용수가 뭔가를 떠올리고는 화들짝 놀라 물었다.
“야, 너 설마! 윤세희 거절하고 그러는 건 아니지? 야, 진혁아 네가 아무리 우진혁이어도 그건 아니다. 윤세희는 막 까고 그러는 거 아냐!”
“…. 형 윤세희 선배 팬이에요?”
“아니. 뭐, 꼭 팬이라기보다는…. ….팬이야.”
김용수가 순간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야. 근데 뭐. 내 또래 남자치고 윤세희 팬 아닌 사람이 어딨냐?”
“형, 나 아무 말도 안 했어요. 팬이면 팬인 거죠.”
진혁이 빙긋 웃었다.
“뭐. 아무튼 제가 거절할 이유는 없으니까 안심해요. 형.”
윤세희라면, 유명세나 흥행력 못지않게 연기력도 받쳐주는 배우였다. 로맨틱 코미디라면 더 강점이 있는 배우이기도 했고.
약간 흠이 있다면, 이번 드라마 여주인공 컨셉을 생각할 때, 어울리지 않게 너무 예쁘다는 정도.
하지만 엄청 예쁜 배우가 옅은 화장에 뿔테 안경 쓰고 나오면, 평범한 거로 쳐주는 건, 로맨스의 국룰이 아니던가.
외모 수위 조절은 시청자들의 상식에 맡기면 될 일이었다.
“진짜?”
김용수 매니저의 표정이 다시 환해졌다. 그리곤 신이 나서 진혁에게 말했다.
“자자, 우리 배우님. 다 도착했습니다.”
촬영 준비가 한창인 현장 인근에 진혁의 차가 멈춰 섰다.
진혁이 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다가가자, 환한 표정으로 뛰어오는 한 사람.
민서연이 새로 들어간 작품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PD였다.
“아이고! 우리 우진혁 배우님이 이렇게 현장을 다 찾아주시고! 영광입니다. 영광! 허허허.”
PD가 진심으로 반갑게 진혁을 맞아 주었다.
“밥차까지 보내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허허.”
진혁과 서연이 서로 밥차를 보내주고 응원하는 건 이제 암묵적인 룰.
하지만 PD가 이토록 반갑게 진혁을 맞아주는 건, 단지 밥차를 보내주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작품을 연출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진혁이기 때문이었다.
“왔어?”
어느새 서연이 다가왔다.
“밥차 고마워! 같이 밥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용수 오빠도 같이 가세요.”
“그래. 그래.”
김용수 매니저가 환하게 웃으며 서연에게 답했다.
그렇게. 세 사람이 함께 밥차에서 배식을 받아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작업은 할 만해?”
“다 또가지 뭐.”
서연이 또렷하지 못한 발음으로 말했다. 밥차 메뉴가 입맛에 맞는지 어느새 한가득 볼을 부풀리고 있는 탓이었다.
“……”
진혁이 그런 서연을 보고 피식 웃고는 입을 닫았다. 지금은 잘 먹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입이 근질근질했던 김용수는 그냥 보고만 있지는 못했으니.
“야, 서연아. 진혁이 차기작 있잖아. 그 상대 배역에 윤세희 캐스팅될 것 같아. 대박이지!”
서연이 여전히 부풀린 볼로 안 그래도 커다란 눈을 더 키웠다. 서연의 눈동자가 또르르 진혁을 향해 굴렀다.
“첫 로맨스의 상대가 윤세희라니. 이그 복 받은 녀석!”
윤세희에 대한 팬심이 가득한 김용수가 부러운 듯 진혁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런 김용수를 향해 서연의 눈썹이 씰룩이는가 싶더니,
“그 성배가 복 바등 거죠!”
역시 불확실한 발음으로 툭 하고 말을 내뱉더니 다시 먹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
“에이 씨. 내 더러워서….”
데이스포츠 사옥 옥상 난간에서 김상국 기자가 담배를 비벼 껐다.
안 그래도 편집장에게 찍혀있던 그가 결정타를 먹은 건 바로 우진혁 때문.
‘우진혁 꼬꾸라집니다. 애가 건방지다니까요? 그런 애들 반드시 사고 치게 되어 있어요.’
사고를 쳤다.
다만 그 사고라는 게, 케이블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15%를 돌파한 사고였다는 게 문제였다.
자신이 쓴 우진혁에 대한 악의적인 몇 개의 기사가 빌미가 되어 신문사가 융단 폭격을 맞았고, 그 책임을 물어 부장이 기다렸다는 듯 부서를 옮겨 버렸다.
연예부에서 스포츠부, 그것도 비인기 종목들을 취재하는 한직이었다.
우진혁을 떠올린 김상국이 다시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지 인상을 구겼다.
“야. 봐라. 우진혁 걔 꼬꾸라진다. 내 말 꼭 기억해라.”
선배의 말인지라 조용히 듣고 있던 최철기 기자가 자기도 모르게 불쑥 말을 꺼냈다.
“선배들 말로는 걔 사생활도 엄청 깨끗….”
“야. 누구는 처음부터 더러워? 어릴 때부터 헛바람 들면 백퍼 더러워지는 게 인간이야. 아니야?”
최철기 기자는 입을 닫았다. 여기서 이 인간하고 논쟁해봐야 입만 아플 뿐이었다.
“두고 봐라. 내가 보란 듯이 특종 잡아서 다시 올라갈 거니까.”
김상국은 큰 소리를 쳤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비인기종목에서 무슨 특종을 얻겠는가.
그나마 특종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다른 뉴스 거리라도 기웃거리는 게 나을 일이었다.
“야. 나 내일 아플 예정이다.”
“네?”
“월차 쓸 거니까. 네가 땜빵 좀 하라고.”
“아니, 내일 대구에서 대학연맹기 사격대회 있잖습니까.”
“그러니까. 네가 바람 좀 쐬고 와. 내가 거기까지 그거 취재하자고 가야겠냐? 네가 대충 눈치 봐서 우라까이 하던지.”
우라까이. 다른 신문사 기사를 대충 베껴서 내용만 좀 손보는 복제 기사를 뜻하는 기자들의 은어.
‘언제 거길 갔다 와. 쳇.’
김상국이 다시 한번 속으로 투덜거렸다.
아무리 비인기 종목이라도 국가대표 선발급이나, 국제대회면 모를까 대학생 대회 취재하자고 거기까지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왜 사격연맹 측에서 굳이 취재 요청을 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선배, 그거는 선배가 하겠다고 해서 제가….”
“고맙다. 나 간다. 취재 있어서.”
김상국이 후르륵 옥상 입구로 사라져버렸다.
최철기 기자는 어이가 없었다.
비인기 종목 담당이지만 성실하게 취재와 기사 작업을 해왔던 그였다.
그런 그의 성실함 때문에 사격연맹에서도 신뢰를 가지고 취재를 부탁했던 거였고.
“아니, 자기가 가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지금 최철기가 맡고 있는 기사는 김상국이 하기 싫다고 떠넘긴 일. 그대신 “대학생사격대회”를 자신이 취재해주겠다던 김상국이었다.
사실상 좌천되어 밀려온 선배를 배려해서 양보한 건데…. 결과는 성실한 그가 둘 다 떠맡게 버렸으니.
“젠장. 오늘도 날 밤 까게 생겼네.”
대구를 다녀오려면, 미리 처리해야 할이 산더미였다. 최철기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게 다음 날.
최철기 기자가 벌건 눈으로 도착한 대구국제사격장.
대학사격대회인 만큼 활기 넘치는 대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지만, 관심을 끌 만한 대회가 아니었기에 동료 기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어이구! 최 기자님! 역시 우리 최 기자님밖에 없어요.”
가깝게 지내는 사격연맹 관계자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 왔다.
“잘 왔어요. 잘 왔어. 우리 최 기자님, 항상 관심 가져주시고 좋은 기사 써주셔서 늘 감사했는데. 오늘 빚 좀 갚겠네. 허허. 오늘 좋은 일 있을 거예요. 뭐, 특종 같은 거.”
WP엔터 측에서 주최 측인 사격연맹에 우진혁의 출전을 비밀에 부쳐달라고 요청해 왔다.
어차피 소수지만 기자들이 올 거고 우진혁이 사격을 시작한 사실이 자연스럽게 알려질 테지만, 첫 대회만큼은 조용히 치르고 싶다는 우진혁 측의 요청이었다.
연맹 측에서는 조건을 수용하는 대신 참석한 소수의 기자들이 우진혁에 대한 밀착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해왔다.
그동안 비인기 종목을 성실하게 취재해준 몇몇 기자들에 대한 배려였다. 그중 하나가 최철기였고.
물론, 내용은 밝힐 수 없어서 그저 취재 요청만 넣었지만. 성실한 그라면 반드시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특종이요?”
최철기 기자가 피식 웃었다. 그저 관계자의 너스레 비슷한 덕담이라고 생각한 이유였다.
그런 최철기에게 관계자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남기고는 사라졌다.
잠시 후, 개회식이 열리는 강당.
기자석에 자리 잡은 최철기가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우진혁?’
낯익은 출전 선수 이름을 보고는 최철기가 피식 웃었다.
‘이름이 우진혁이네. 흔한 이름은 아닌데.’
진혁이란 이름은 그렇다 쳐도 ‘우’ 씨는 흔한 성은 아니니. 차마 그 우진혁이 그 우진혁이라고는 생각하지 못 하는 최철기였다.
‘어? 근데, 한국대네?’
톱스타 우진혁과 같은 이름에 같은 학교라니.
최철기가 선수 명단을 보고 신기해하고 있을 때였다.
“꺄악―!”
사격장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러니까. 이건 무슨 콘서트장에나….
최철기 기자가 고개를 들었을 때, 강당 여기저기 모여 있던 사람들이 술렁이고 있었고,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한 사람.
주변을 전부 흑백으로 만들며 찬란한 외모를 뿜어내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 비주얼 넘버원이라는 그 배우였다.
“아, 아니! 우진혁이 왜 여기서 나와!”
최철기 기자의 눈이 튀어나올 듯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