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decided to become a star RAW novel - Chapter 143
143. 수상한 외출
“김 대리, 저런 톱스타에게 어떻게 영업을 한 거야. 무슨 라인 있으면 우리한테도 귀띔 좀 해줘.”
직원들이 전부 부러운 눈초리로 김 대리를 바라봤다.
연예인들이야말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었다. 그만큼 고가의 차량을 빠르게 교체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라는 뜻이었고.
게다가 연예인들 주변은 역시 전부 연예인들이 아니던가. 잘하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따라오는 노다지 영업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우진혁 배우님이 제 고객이십니다. 캬. 죽인다!”
고급 차 딜러가 우진혁 같은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톱스타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건, 고객 신뢰도 1,000% 상승이었다.
“거기다가 연세린까지. 와 미친다. 미쳐.”
“김 대리, 우리도 좀 떡고물 좀 먹자. 우진혁, 연세린 급은 아니어도 좀 뚫을 라인 없어?”
김 대리가 손사래를 쳤다.
“아휴. 그런 거 아닌데요.”
“에이, 사람, 그러지 말고 좀!”
딜러들이 전부 김 대리의 주변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던 차였다.
“큼! 아니, 다들 뭐 하자는 거야. 김 대리 조를 생각하지 말고, 당신들도 자기 발로 뛰라고! 하루 매출 5억 7천! 뭐 느껴지는 거 없어?”
점장이 독수리 같은 눈으로 딜러들을 훑자 다들 슬금슬금 눈빛을 피하며 물러섰다.
“김 대리는 오늘 하루만 2천만 원 가져가는 거야. 이 사람들아. 잘하기만 하면 얼마 좋은 직업이냐. 자, 자, 빨리 가서 전화 돌리고, 찾아가고! 열심히 뛰라고!”
딜러들이 각자의 자리로 흩어지고 조용해진 김 대리의 주변. 점장이 말했다.
“김 대리는 VIP 실에서 처리할 거 있으니까 잠깐 나 좀 보자.”
“아. 네.”
두 사람이 VIP 실에 들어서자마자, 점장이 문을 꼭 닫고는 김 대리에게 말했다.
“앉아. 앉아. 김 대리. 편하게 앉아. 뭐, 차라도 한 잔 줄까?”
“네? 아니, 괜찮습니다. 점장님. 제가 가져오겠습니다. 뭐로 준비하면 될까요?”
“아냐, 아냐, 무슨 소리야. 전쟁의 영웅을 그렇게 대접하면 쓰나.”
점장이 극구 김 대리를 앉히고는, 다과실로 들어가 자신이 원두커피를 내리기 시작했다.
“자, 이거 마셔.”
“아, 네. 감사합니다.”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는 김 대리. 쳐다보던 점장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 김 대리.”
“네?”
“그, 저, 나는 실적도 실적이지만 말이야.”
“……”
“톱스타 고객. 그거 정말 하고 싶었거든. 근데 그게 기회가 안 생기더라고. 아니, 독일 차 쪽으로 오면 톱스타들 좀 보고 그러나 싶었는데 말이야. 어떻게 10년 동안 없냐. 그래서 말인데….”
점장이 간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쪽 라인 어떻게 좀 안 될까? 아니, 뭐 내가 거저먹겠다는 거 아냐. 내가 수수료는 김 대리 다 줄게. 한 명만 어떻게 좀 넘겨줘라.”
“아…. 점장님. 사실 그게 저도 오늘 일은 정말 어리둥절한 일이라….”
김 대리가 전후 사정을 쭉 설명했다. 점장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걸렸다.
‘자식. 영업 비밀이라 이거냐. 김 대리 그렇게 안 봤는데 엉큼한 구석이 있네.’
김 대리의 말을 곧이곧대로는 믿지 않는 점장이었다.
그렇다고 톱스타를 물고 온 딜러에게 세게 나갈 수도 없고, 어떻게 구슬려야 자신도 톱스타 고객 하나 뚫어볼 수 있을까.
점장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
중국 상해 B 아레나 1만 8천 명.
수용인원의 한계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형 아이돌 콘서트의 경우 보통 이틀에 걸쳐 공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진혁의 팬 미팅은 단 1회.
때문에 티켓 경쟁률이 무려 100대 1을 넘어서는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암표상이 제대로 통제 되지 못한 탓에 대량의 차명 응모가 있었고, 한국과 일본 팬들조차 티켓팅에 뛰어든 상황이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200만 명의 응모라는 건, 역시 인원의 스케일이 다른 중국다운 면모였다.
5-15만 원 선에 책정된 티켓 가격이 암표상들에 의해 수백만 원까지 호가하는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뉴스거리를 만들었고.
여파는 한국에까지 미쳤다.
– 서울. 우진혁 팬 미팅. 티켓 급구.
– 서울, 부산. 우진혁 팬 미팅 티켓. 1만 위안에 구합니다.
팬 미팅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이 8월 주말에 있을 서울과 부산에서의 팬 미팅 티켓을 찾는 바람에 한국의 암표까지 가격이 폭등해 버린 것.
엄청난 화제만큼이나, 진혁의 입국장도 시끌시끌했다.
“그냥 일반 통로로 나가면 안 되겠습니까?”
수많은 인파가 진혁을 보기 위해 공항에 몰려들었고, 공항 통제실에서는 진혁이 VIP 통로로 이동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생각한 진혁이 일반 통로로 이동하게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죄송합니다. 지금 일반 통로 쪽에 인파가 너무 많이 몰렸습니다.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VIP 통로로 이동해 주셔야겠습니다.”
공항 측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정중히 거절했다.
“알겠습니다. 팬들의 안전이 우선이죠.”
수긍한 진혁이 특별 입국장을 통해 입국을 했으나, 이미 그곳에도 수백의 팬들이 운집해 있는 상황이었다.
““꺅―!””
““으와와―!””
진혁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인파가 더 몰리기 전에 빠르게 차량으로 이동했다.
“와우. 진짜 지난번하고는 비교가 안 되네.”
진혁이 상해를 방문하는 건 이번이 3번째. 두 번은 광고 촬영차 입국한 것이었다.
공개된 일정이 아님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공항에 모여든 팬들. 그때도 꽤 진한 환대를 받았지만, 이번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팬들의 진한 환대만큼이나 진했던 팬 미팅.
“니하오!”
진혁의 인사가 B 아레나에 울려 퍼졌다.
““니하오! 꺄악―!””
엄청난 팬들의 열광.
“노래 들려드릴게요. ‘너와 나의 것’.”
도쿄에 이은 진혁의 상해 라이브.
“너를 만나고, 다시 잊어야 할 때….”
도쿄돔에 떴던 그 별무리가 상해 B 아레나에도 다시 등장했다.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땐 다른 모습으로….”
흐르는 별빛 속에서 팬들은 그렇게 꿈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쉴 새도 없이.
다시.
태국 방콕. 쑤완나품 국제공항.
그나마 광고 촬영 목적으로 방문한 적이 있던 도쿄, 상해와는 달리, 진혁이 처음으로 방문하는 방콕이었다.
팬들이 열광적이기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곳이 또한 방콕이었고.
역시 진혁은 일반 통로 이동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죠.”
VIP를 위한 특별 통로로 이동, 역시 운집해 있는 수많은 팬들을 헤치고 차량에 탑승해야 했다.
“아고야. 힘들다.”
“인마. 젊은 네가 힘들다고 하면 어떡해.”
차에 타자마자 널브러진 도민우를 보며 김용수 매니저가 피식 웃었다.
“아우. 형님. 제가 온몸으로 막는 거 못 보셨어요? 형님은 좀 살살 하시더만요.”
“인마. 그렇게까지 막지 않아도 요령껏 잘 통제하는 게 경험이지.”
도민우가 답답한 듯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으아. 형님. 저의 투철한 직업 정신을 이렇게 몰라주시나?”
“알바가 뭔 직업 정신.”
“어? 형님. 저 엄청 서운합니다. 알바에게도 일에 대한 순정은 있다고요.”
“순정? 뭔…. 거기서 순정이 왜 나와. 푸하하!”
진혁이 봐도 도민우가 오버하는 경향이 있기는 했다. 물론 아직 경험이 없어 그런 거였지만.
“야, 진혁아. 넌 알지? 내가 얼마나 투철하게….”
“오버야.”
“으잉?”
“……”
“와. 이 무심한 놈.”
서운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민우를 보며 진혁이 피식 웃었다.
세 사람이 그렇게 투닥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차량은 방콕 시내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어느 시장 인근에 도착했을 무렵.
“벌써 차가 이렇게 막히네.”
트래픽 때문에 차가 꽉 막혀서는 움직이지를 못했다.
거의 멈춰버린 차 안에서 진혁이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였다.
“!”
진혁의 눈이 충격으로 굳었다.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차량의 창문을 열려고 손을 가져다 대었다.
진혁의 손을 화들짝 김용수가 막았다.
“야, 야, 진혁아. 아서라. 네 얼굴 보였다가 괜히 난리 날라.”
“형, 진짜 미안해요. 나 잠깐만 나갔다 와야겠어요.”
“뭐?!”
김용수 매니저가 미처 말릴 새도 없이 진혁이 차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진혁의 날렵한 몸이 트래픽으로 멈춰 있는 차량 사이를 훌쩍 빠져나갔다.
그리고 진혁이 멈춰 선 곳은. 어느 소년의 앞.
어느새 다가온 진혁을 보고는 소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혁이 주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칸텝?”
소년의 눈이 움찔하는가 싶더니, 눈동자가 떨렸다.
그리곤.
후다닥.
갑자기 소년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날렵한 몸놀림.
“칫.”
진혁이 바로 소년을 따라잡으려 할 때였다.
“꺅―!”
긴 비명에 정신을 차린 진혁. 이미 진혁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야, 인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진혁을 따라 뛰쳐나온 김용수와 도민우가 사람들을 막아섰고. 금세 불어나 버린 사람들 사이를 뚫고, 두 사람이 진혁을 차량으로 끌고 갔다.
진혁은 소년이 달아난 방향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이미 사라져버린 상황.
“…..”
진혁은 이미 늦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녀석이 얼마나 빠른지는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고 있었으니.
“야, 진혁아. 빨리.”
더 사람들이 몰려들기 전에 차로 돌아가야 한다고 잡아끄는 도민우. 단념한 진혁이 다시 차량에 탑승했지만.
트래픽에 멈춰있는 차량 사이를 헤치고, 팬들 역시 진혁을 따라붙었다.
진혁의 차량 뒤를 따라오던 또 한대의 차량에서 보디가드들이 내려 사람들을 정리했다.
그제야 겨우 단념한 사람들이 인도 쪽으로 돌아갔다.
“아후. 야, 인마. 뭐야, 왜 갑자기 거길 뛰쳐나간 건데?”
“……”
진혁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진혁이 처음 팀을 이끌게 되었을 때, 팀의 막내였던, 태국인 칸텝.
막내라지만 나이가 제일 어리지는 않았다. 키가 작고 엄청나게 어려 보이지만 사실은 진혁과 같은 나이.
막내라는 포지션은 단지 용병단 짬밥 순으로 매겨진 것이었다.
그 말인즉, 이전 생의 타임테이블대로라면 현시점에서 유일하게 용병단에 들어가 있지 않은 팀원이라는 뜻이었다.
용병단에 들어오기 전에 태국 여기저기를 떠돌았다고 얘길 들었다.
칸텝이 용병단에 입소하는 건 지금으로부터 1년 뒤.
물론 이번 생이 지난 생과 똑같이 흘러가라는 보장은 전혀 없었다. 지난 생이라면 살아있어야 할 자신도 죽은 상황이었으니까.
어쨌든 지난 생과 같이 흘러간다면…. 칸텝이 용병단에 오기 전 마지막 머문 곳은 치앙마이라고 했으니, 방콕에 오래 머물지는 않을 터였다.
어지간해서는 흥분하지 않는 진혁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이 시점에서 옛 용병단의 동료를 만난 이 사건을, 이 감정을, 도대체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찾아야 한다.
칸텝이 혹시라도 용병단에 입소하기 전에.
만나야 할 이유라든지, 만나서 자신에 대한 기억도 없을 칸텝과 무얼 할 것인가 라든지, 그런 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일단 무조건 찾아내서 만나야 한다는 생각만이 진혁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사실 만나야 할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 시기의 칸텝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일단 생각을 접어두기로 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너무 많은 생각이 진혁의 머리 속을 어지럽히는 탓에 정리하기가 어려운 이유였다.
“형. 여기 시장 위치 좀 체크해 줘요.”
“왜.”
“다시 좀 와봐야겠어요.”
“뭐?”
“형하고 민우하고, 이따 오후에 같이 다시 좀 와요. 이 지역 잘 아는 가이드 하나 섭외해주시고요.”
진혁이 왜 이러는지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
“……”
“진혁아. 정말 이렇게라도 하고 가야겠냐?”
진혁의 작은 얼굴을 몽땅 가릴만한 커다란 마스크, 그리고 역시 커다란 선글라스. 거기에 야구 모자.
훤칠한 건 진혁의 얼굴만은 아니었으니. 진혁이 몸까지 가리기 위해 헐렁한 티셔츠와 바지까지 걸쳐 입었다.
그러니까. 누가 봐도 수상한 비주얼이었다.
물론, 이렇게까지 가린 이상 누구인지 특정할 수 없는 효과는 확실히 있겠지만.
“경찰한테 안 잡히면 다행이겠다.”
그렇게.
수상한 진혁과 두 매니저, 그리고 가이드 네 사람의 수상한 외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