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0
139화.
러시아의 오만.
IOC 위원장 비서는 이건호와 성현우를 위원장의 객실이 아닌 호텔에서 20여 분 거리의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아마 러시아나 다른 위원들의 시선을 피하려는 의도 같았다.
역시 레스토랑 안에는 위원장만 자리할 뿐 아무도 없었다.
위원장은 차를 권한 후 바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대상이 이건호가 아니라 성현우였다.
“대통령님께 성 GM에 대한 말을 들었어요. 좋은 의견을 냈더군요.”
“제 의견을 바로 받아들여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성 GM이 말하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다뤄야 할 문제였어요. 다만 시기가 문제였는데 성 GM이 딱 좋은 시기에 건의해준 거예요.”
위원장은 그 말을 한 후 성현우에게 차를 한 잔 더 따라주었다.
그렇다면 이건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새로운 기준 제시가 막가파식으로 나가는 러시아를 견제할 최선의 대책이었음을 말한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위원장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거다.
성현우가 위원장을 바라보자 위원장이 바로 다음 말을 꺼냈다.
“성 GM은 러시아가 어쩌지 못할 것을 발표했고 러시아는 최종 투표를 다음 기회로 미루자고 할 겁니다. 약 한 달의 시간이 주어질 텐데 그동안 누구도 트집 잡을 수 없는 완벽한 결과를 가져와야 해요.”
“알겠습니다.”
“성 GM, 불곰을 허투루 보면 안 됩니다. 그들의 계산법은 보통의 경우와 달라요. 불곰을 완벽히 승복시키지 않으면 불곰의 이빨에 뼈도 못 추스르게 될 거예요.”
위원장은 온화한 표정과는 반대로 상대의 기를 죽게 만드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상대는 성현우다.
위원장보다 더 온화하고 친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2014년 올림픽은 러시아 소치가 아니라 한국 평창에서 열릴 겁니다. 위원장님도 그렇게 아시고 준비해 주시죠.”
그 말에 위원장의 입술이 아주 살짝 움직였다.
이후 위원장은 옆문으로, 성현우와 이건호는 2층으로 이동 후 뒷문으로 나갔다.
레스토랑은 세 사람이 나가자마자 셔터가 내려졌다.
이건호는 차량에 오르자마자 입을 열었다.
“위원장을 움직인 실세가 자네였구만.”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크흠! 그런데 위원장이 말한 대통령이 누군가? 프랑스 현 대통령인가?”
“전임대통령입니다.”
“그럼 그분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건데 다음 프랑스 대선도 볼 만하겠구만. 어떻게 되었든 그사이에 자네 사업만 더 살아나겠어. 불곰도 어쩌지 못할 만큼.”
“…….”
“그렇게 되면 자네는 프랑스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게 되는 대신 다른 나라의 견제까지 받게 될 거야. 미국도 자네를 주시할 걸세.”
“각오하고 있습니다.”
“평창 리조트가 발표되면서 정부는 각종 혜택을 함께 발표할 거야. 웬만한 건 내가 막아주겠지만 정면 돌파는 자네 몫이야.”
“그 부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자네가 한국 재계에 우뚝 설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자네 식대로 최선을 다해보게. 정부 쪽 일은 나와 우 회장이 맡을 테니까. 내 말 알겠나?”
“네.”
성현우는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라는 말을 하려다가 참았다.
우원호는 뭘 하든 티를 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반면 이건호는 자신이 이룬 업적을 어떻게든 공개해서 칭찬을 듣고 싶어 했다.
그렇다고 전 국민에게 공개하는 건 아니지만 재계에서는 어떻게든 소문이 났다.
더구나 이번 일은 사위와 관련한 거다.
그가 어떤 방법을 쓰든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성현우는 이건호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 * *
그 시각, 러시아 대표단 회의실에서는 긴급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대표단 단장은 모두의 의견을 다 들은 후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위원장 뒤에 누가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단, 그 뒷배경을 움직인 사람이 이건호 위원이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어요. 이건호 위원은 위원장 쪽 인맥과 겹치지 않고 위원장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힘이 있지도 않아요. 그렇다고 오늘 발표에 나선 성현우라는 젊은이가 위원장을 움직였다고 보는 건…….”
단장이 말을 끊으며 모두를 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너희들이 얼마나 못났으면 그런 애송이를 두려워하느냐는 질책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너무 나약해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대 러시아 제국이 하는 일을 이게 서른 갓 넘은 동양인 애송이에게 가로막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거예요!”
단장의 말에 모두 숨을 죽였다.
일부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 사람들 회의 문화는 다른 곳과 다르다.
아무리 참석자들이 의견을 내고 열띤 토론을 벌여도 회장이나 단장이 결론을 내버린 일에는 바로 수긍하고 인정해버린다. 바로 지금처럼.
이후 러시아 대표단 임원들은 윈델 호텔그룹에 대해 얘기했다.
단, 그들은 자기들이 급하게 섭외하고 협의 없이 트램 관련한 발표를 한 것에 대해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윈델 그룹은 딱 봐도 러시아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에요. 물론 이건호 위원 사위가 운영하는 곳도 동네 구멍가게 수준이긴 합니다만 애송이와 애송이를 믿고 까부는 이건호 위원이 깜빡 죽을만한 곳을 데려왔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오늘 일은 위원장의 변덕을 맞추기 위해 우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단장님께서 위원장과 담판을 지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투표를 미루라는 담판 말인가요?”
“네.”
임원의 말에 단장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허 참! 그걸 담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일은 애초에 잘 못 끼워진 단추였어요. 위원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을 조건으로 붙여서 우리를 엿 먹이려는 공작이었다고요. 하지만 이번 한 번은 우리가 참아줍시다. 나도 위원장에게 투표를 미뤄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할 거예요. 그러니 모두 명심하세요.”
“…….”
“2014년 올림픽 깃발은 한국의 시골 마을이 아니라 소치에 꽂힐 겁니다. 만약 위원장이 다음 투표 때도 말이 안 되는 행동을 하면 우린 러시아의 힘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 말에 바로 옆에 앉은 부단장이 입을 열었다.
“단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IOC 위원들의 투표는 위원장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더 노력해야죠. 만약 제대로 투표가 진행되었다면 우리는 한국 시골 마을을 10표 이상 차이로 이겼을 겁니다. 미국 표와 유럽 표가 완전히 우리 것이었어요.”
“…….”
“만에 하나 소치가 아니라 한국 시골 마을이 선정되면 2014년 올림픽은 아예 열리지 않을 겁니다. 여러분은 그 각오로 뛰어야 해요!”
단장은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임원들은 침묵을 유지했다.
단장의 말은 소치가 안 되면 2014년 동계올림픽을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말이었다.
전쟁 등으로 올림픽이 취소된 경우는 있지만 개최지 선정을 문제 삼아 올림픽이 취소된 경우는 없다.
그렇다면 단장은 전쟁을 일으키거나 전염병을 퍼트려서라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막겠다는 거다.
모두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할 때 부단장이 입을 열었다.
“단장님 말씀은 러시아로 올림픽을 가져와야 한다는 강한 압박으로 보면 됩니다. 더 이상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어요.”
그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부단장의 다음 말은 임원들의 숨을 한 번 더 멈추게 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명심해야 할 겁니다. 소치에 꽂을 올림픽 깃발이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여러분의 귀국길에 지장이 생길 거예요.”
부단장은 그 말을 끝으로 회의장을 나섰다.
회의장 앞에는 윈델 호텔그룹 임원이 있었다.
그런데 부단장은 그를 본척만척하며 지나쳐버렸다.
뒤이어 나온 임원들도 윈델 그룹 임원를 그대로 지나쳐버렸고 윈델 그룹 임원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한 채 그대로 서 있었다.
약 1시간 후, 윈델 호텔그룹 임원과 미국 본사에 있는 회장에게 메일이 도착했다.
러시아 올림픽 준비단장의 사인이 담긴 메일이었다.
-러시아 올림픽 준비 위원단은 윈델 호텔그룹과 체결한 모든 계약을 해지함을 통보합니다. 윈델 호텔그룹은 이 시각 이후 2014년 올림픽과 관련된 인터뷰와 정보 유출을 금해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어길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윈델 호텔그룹 회장은 메일을 읽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최소한의 상도의도 없는 아주 시건방진 메일이었고 상대를 철저히 ‘을’로 취급하는 무례함을 보이고 있었다.
윈델 그룹 회장은 바로 휴대폰을 들었다.
통화 상대는 과테말라시티에 있는 임원이었다.
“지금도 러시아 사람들 코빼기도 볼 수 없나?”
[네. 단장실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회장님 오늘 저녁까지는 어떻게든 러시아 측과 대화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 조건을 좀 더 부각시키고…….]“그런 걸 이제야 한다는 건가? 당신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나?”
[회장님도 아시겠지만 이번 일은 갑자기 추진된 겁니다. 러시아가 트램 운영까지 저희에게 덮어씌우려고 하는 걸 제가…….““당신은 해고야.”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들어올 항공권이 당신이 우리 그룹에서 받는 마지막 보너스가 될 거야. 다시는 내 눈앞에 띄지 말도록.”
이후 회장은 비서를 불렀다.
“호텔 협회장과 전화 연결해. 아니야. 언제 만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보고해.”
약 10분 후, 윈델 호텔그룹 회장은 공항으로 향했다.
미국 호텔협회 회장과 저녁 약속이 잡혔기 때문이다.
* * *
다음날, 성현우와 이윤희는 이건호와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공항에는 기자들이 잔뜩 자리하고 있었고 그들은 처음부터 성현우에게 마이크를 들이밀었다.
“평창 리조트가 HY컨텐츠 주도로 건립되는 게 사실입니까?”
“평창 리조트에 대규모 명품거리가 조성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어디까지가 사실인가요?”
“아르노 회장이 명품거리 조성에 찬성했다는 말이 들리던데요. 언제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까?”
“정부에서 다양한 혜택을 연구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정부와 어느 정도까지 얘기가 되셨습니까?”
“불가리 리조트 3호관이 평창에 조성되는 게 사실인가요?”
“양양 공항이 무비자 입국 공항으로 전환될 거라고 하던데요. 성현우 GM께서 요청한 건가요?”
“국토교통부에서 서울과 평창을 잇는 고속철도 개통을 앞당긴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만약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에 선정이 안 되더라도 평창 리조트는 건립되는 겁니까?”
기자들은 서로 한마디라도 더하려고 발악했다.
그런데 올림픽 개최지 선정 최종 투표가 뒤로 밀렸다는 것과 관련된 질문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이후 기자들은 더 크게 소리쳤고 급기야 성현우의 몸이 밀리기까지 했다.
그러자 S그룹 보안요원들이 나섰다.
그들에게 성현우는 회장의 예비 사위다.
즉, 로열패밀리로서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할 사람인 거다.
약 1분 후 성현우의 주위가 조용해졌다.
성현우는 기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여기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딱 하나입니다. 평창올림픽과 평창 리조트 모두 우리가 계획한 대로 진행될 거라는 것입니다.”
“올림픽 유치에 자신 있으신 건가요?”
“명품거리 조성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것 하나만 대답해주시면 안 될까요?”
기자들이 바로 질문했지만 성현우는 비서실장에게 눈짓을 한 후 차량 쪽으로 이동했다.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짧게 말했다.
“평창 리조트와 관련한 내용은 조만간 보도자료로 배포하겠습니다. 정부와의 조율도 있고 각 브랜드와의 세부 조율 등으로 시간이 필요한 점,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비서실장까지 자리를 비우자 기자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기 시작했다.
잠시 후 각 언론사 인터넷판에 속보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성현우, 평창 리조트 건립 인정과 함께 평창올림픽 유치에 자신감 내비쳐.
-평창 리조트에 조성될 명품거리에 LVMH 그룹 입점 확정적인 듯.
-불가리 리조트 평창 건립 99% 확정.
-평창 리조트 건립이 평창올림픽 유치 전략에 신의 한 수로 작용한 듯. IOC 최종 투표 한 달 후로 연기.
-정부 쪽에서 솔솔 나오는 양양 공항 무비자 입국 가능성. 평창 리조트를 위한 청사진 중 하나인가?
-정부 관계자, 평창 리조트를 레저와 쇼핑 특구로 지정 인정. 공식발표만 남은 듯.
-성현우까지 합류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전, 한 달 후 우리 국민에게 희소식을 전할 것인가.
각 언론들은 평창올림픽과 함께 평창 리조트에도 대대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이미 평창올림픽이 확정된 것처럼 생각했고 과연 평창 리조트 명품거리에 어떤 브랜드가 들어올지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때 성은영이 슬쩍 보도자료 하나를 흘렸다.
평창 리조트 명품거리가 조성될 시 LVMH 그룹 브랜드 외에 HY면세점에 입점한 다른 브랜드도 입점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성현우는 그것을 보며 피식 웃음을 머금었다.
“평창 리조트 면세점이 욕심나시나 보군요.”
그 말에 성은영이 대답했다.
“GM, 양양 공항이 무비자 공항이 되면 리조트와 공항에 면세점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이왕이면 내국인 면세점까지 유치해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성은영은 잠깐 시계를 확인한 후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 조카님 능력을 믿어도 되겠지?”
“고모, 전 지금 면세점이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와 미국이 손잡는 것부터 막아야 해요.”
“혹시 러시아가 윈델 그룹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 아니었니? 그러고도 미국 호텔그룹과 연결해?”
“아마도?”
“아무리 불곰 스타일이 그렇다고 해도 러시아는 상도의 자체가 없구나.”
“그래서 말인데요. 고모가 좀 나서주셔야겠어요. 각 브랜드 사장들과 협의해서 평창 리조트 입점을 공식화하세요.”
“혹시 러시아를 견제하는 거니?”
“지금쯤 러시아도 미국 호텔그룹과 명품브랜드를 함께 접촉할 거예요. 호텔그룹에는 리조트 수익의 대부분을 주겠다는 당근을 제시할 거고 소치 흑해 해변가를 유럽 최대 명품 거리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내놓을 겁니다.”
“러시아가 그렇게 나올 때는 브랜드들이 홀딱 반할 조건을 내세울 것 같은데?”
그 말을 하는 성은영의 표정에는 러시아를 어떻게 이기겠느냐는 불안감이 들어있었다.
반면 성현우는 자신 있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고모, 지금 명품브랜드들 타겟은 아시아 부호들이에요. 그들에게 30만 인구의 소치는 그냥 한적한 휴양지일 뿐입니다.”
“아!”
“중국과 일본, 동남아 부호들이 평창 리조트 회원이 될 거라는 말만 하시면 게임은 끝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