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6
5화.
조금은 놀라셔도 될 것 같습니다. (2)
잠시 후, 예약실 직원 중 주임급 직원이 조용히 사무실을 나갔다.
그녀는 바로 마케팅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팀장님, 감사팀장님이 전화하셨는데요. 이 시간 이후로 전산을 손도 대지 말라고 하시는데요?”
[뭐?]“그래서 마감도 못 했는데…….”
그런데 그녀는 말을 다 맺을 수 없었다.
“그게 아직…….”
[내가 책임질 테니까 지금 빨리 가서 빼놔.]예약주임은 바로 사무실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의 자리에는 황선호가 앉아있었다.
“감사팀장님이 퇴근하라고 했으니 이만 퇴근하시죠.”
“아직 마감도 못 했고 할 일이 남아서요. 잠시만 일어나주시겠어요?”
예약주임은 긴장을 감추며 말했다.
황선호는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예약주임은 마감은 물론이고 별도의 파일을 따로 저장할 수 없었다.
이미 황선호가 전산 패스워드를 변경해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예약 주임을 비롯한 모든 예약 직원은 황선호의 눈치를 살피며 사무실을 빠져나와야 했다.
그때 맞은편에 있던 판촉 직원들도 퇴근길에 나섰다.
전산 담당이었던 박진성이 판촉 직원들 PC를 제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호텔 인근 포장마차로 향했다.
몇 시간 후, 그 포장마차에는 미래호텔 직원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예약과 판촉 직원뿐만 아니라 다른 팀 직원들까지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의 표정은 다른 술자리와 다르게 가라앉아있었다.
일부 직원은 과하게 술을 마시며 자기 팀장을 걱정하기 시작했고 어떤 직원은 분위기가 이게 뭐냐며 로열패밀리면 다냐는 말을 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에 제대로 바뀌어야 한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래도 일반 직원들의 걱정과 우려, 기원은 그들이 마시는 술에 씻겨 내려가는 수준이었다.
강남의 한 주점의 룸은 테이블 가득 놓인 술이 상당 기간 그대로 있었다.
룸에 모인 사람들이 미래호텔 팀장들이었기 때문이다.
중앙에 앉은 이는 마케팅팀장 정현중이었다.
김주원은 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벌써 파일이 감사팀장에게 넘어갔다는 겁니까?”
“예약실과 판촉 전산부터 뒤지는 것 같아요. 객실팀은 어때요? 감사팀에서 언제 조사한다는 말이 없었나요?”
“외주 업체 관련한 파일을 달라는 말을 하긴 했는데 문제는 감사팀장이 전산을 다 본다면서요? 그럼 우리 쪽은 굳이 파일을 보지 않아도……. 하아!”
“설마 객실팀은 전산에 다 기록한 겁니까?”
“저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기록하긴 했는데 결재 서류와 비교하면 바로 뽀록날 거예요. 어떡하죠?”
그 말을 하는 김주원의 얼굴은 지금 바로 사직서를 써도 이상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때 시설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감사팀이 전산과 개별 파일까지 샅샅이 뒤질 거라는 거죠?”
그는 그 말을 하며 다른 팀장들을 보았다.
다들 어떻게 할 거냐는 것이었다.
지금 그들에게는 3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감사팀의 조사에 걸려서 징계를 받는 방법.
또 하나는 감사를 철저히 막아서 오리발을 빼는 법.
마지막으로는 자수해서 광명 찾는 법.
시설팀장의 시선을 받은 팀장들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 스파팀장이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호텔에 들어가 봐야겠어요. 스파에서 컴플레인이 일어났는데 내가 가봐야 할 것 같거든요.”
그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일어섰다.
그러자 조리실장이 슬쩍 엉덩이를 들었다.
“나도 저녁 연회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아서…….”
그때 연회팀장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장님이 가시면 저도 가야죠. 그 까다로운 고객들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런데 연회팀장은 식음팀장 옷깃까지 끌었다.
“오늘 연회에 식음팀까지 가 있잖아요? 안 가봐도 되겠어요?”
그렇게 스파, 조리, 연회, 식음팀장이 주점을 벗어나자 10분도 안 되어 컨시어지 대리와 EFL 담당 대리까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결국 정현중과 김주원만 남은 상태가 되자 정현중의 얼굴은 더 구겨졌다.
지금 이들이 어떤 의도로 자리를 피했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뭘 해보겠다는 건가? 아니면 빠져나갈 구멍이라도 만들겠다는 거야? 김주원 팀장, 저 사람들 저대로 둬야 합니까?”
“그럼 어쩌겠어요?”
“……!”
“팀장님, 지금 저들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우리 파일을 감사팀이 손에 넣는 건 시간문제 아닙니까? 차라리 사장님과 의논하는 게 어때요?”
“사장님께 전화해서 뭘 어쩌자고요?”
“몰라요. 모르는데 우리만 당할 수는 없잖아요?”
김주원은 그 말을 한 후 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나 허태식 사장의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김주원은 빨리 연락 좀 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하지만 허태식 사장은 문자에 답변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정현중을 바라보는 김주원의 시선에 두려움이 묻기 시작했다.
* * *
그런데 그때 호텔에 돌아간 팀장들의 눈빛도 김주원과 비슷하게 변하고 있었다.
주점에 나갔다 돌아온 건 1시간여에 불과했다.
그런데 호텔 전산에 자신의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입력이 안 되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돌아온 조리실장이 연회팀장에게 전화했다.
“전산에 들어가 봤어? 빨리 좀 들어가 봐.”
[잠깐만요. 어? 안 되는데요? 다시 해볼게요. 실장님, 진짜 안 되는데요.]“뭐시라? 자네도 안 된다고?”
이후 조리실장은 다른 쉐프들의 아이디를 접속했다.
그 아이디는 접속이 되었다.
그런데 그 아이디로 볼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었다.
조리실장은 식음팀장에게 전화했다.
[실장님, 전산에 안 들어가져요. 혹시 실장님도 안 되는 거예요?]조리실장은 시설과 스파팀장에게 전화했다.
두 사람 다 전산에 안 들어가진다고 했다.
반면 모두 일반 직원들은 정상적으로 로그인된다고 했다.
조리실장은 알았다는 말과 함께 힘없이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이걸 어떡하지? 감사가 벌써 시작된 건가?”
그는 급히 식자재 대장을 뒤졌다.
책상 위에 있는 것은 지극히 공식적인 것만 기록되어 있다.
조리실장은 식자재 창고로 이동했다.
그리고 은밀히 숨겨놓은 파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보이지 않았다.
식자재 업체와 관련한 파일이었는데 그것도 전산과 맞춰야 완성되는 것들이었다.
“설마 비밀 파일까지 가져간 건가? 여기에 있는 건 쉐프들 밖에 모르는데?”
그는 급히 휴대폰을 들었다.
그런데 바로 내려버렸다.
부하 쉐프들에게 비밀 장부를 가져갔느냐고 묻는 게 우습기 때문이었다.
“우리 쉐프들이 그걸 줬을 리 없어. 그럼 그게 어딜 간 거지? 하아.. 전산만 열려도 다시 맞춰볼 수 있는데 이걸 어떡한다?”
이후 조리실장은 책상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식자재 업체에서 받은 뒷돈이 꽤 된다.
특히 육류업체는 정기적으로 봉투까지 받는다.
그때 식음팀장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녀도 별도로 만들어놓은 파일이 없어진 것을 알면서부터 얼굴에서 핏기가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시선은 테이블에 세팅해 놓은 고블릿에 향해있었다.
얼마 전 새로 바꾼 업체에서 주문한 건데 그 업체를 선정해준 대가로 큰 선물까지 받았다.
단, 그것은 다른 곳으로 갔다.
하지만 그 책임자는 바로 그 자신이다.
“저걸 어떡하지? 사장님께 전화해야 하나? 아니면 지금이라도 이실직고해야 하나?”
* * *
다음날, 비서실장 김성욱은 호텔 지원팀장과 통화 중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팀장이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거지?”
[네.]“감사팀이라고 해봐야 고작 세 명뿐인데 벌써 전 부서를 다 조사하는 건가?”
[가장 큰돈을 만지는 마케팅 먼저 건드렸는데 벌써 상당 부분 조사를 마친 것 같습니다.]“마케팅에 판촉하고 홍보, 예약이 들어가 있지?”
“자네가 못하는 것을 성 팀장이 하는 거구만.”
김성욱은 지원팀장의 무능을 은근히 비꼬았지만, 지원팀장은 교묘하게 말을 돌렸다.
[그런데 대학 졸업반인 사람이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습니다.]“뭘 말인가?”
[마케팅을 건드린 건 그럴 수 있다 치는데 박진성 주임 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전산과장보다 더 실력 있는 친구거든요. 황선호 사원도 예약과 판촉을 쫙 꿰고 있는 친구고요. 그런 사람 둘을 투입했으니 안 되는 게 있을 리 없죠.]“그럼 자네는 왜 아직까지 못했나?”
[그거야 허 사장 기세가 워낙 시퍼레서 못 했죠.]“핑계는……. 잔말 말고 앞으로 상황이나 잘 전해줘. 알겠나?”
김성욱은 전화를 끊고도 한참 동안 전화를 바라보았다.
“이렇게 되면 팀장들이 알아서 움직일 것 같은데……. 설마 성현우가 그 계산까지 한 건가?”
그러나 김성욱의 의아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화기 1번 벨이 울렸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성현우가 뭘 하는지 바로 보고드리지요.”
김성욱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후 일어났다.
그의 손에는 각 계열사에서 올라온 파일에 성현우 파일이 추가되어 있었다.
잠시 후, 회장은 의자를 돌리며 물었다.
“현우가 뭘 한다고?”
“팀장들부터 혼내는 것 같습니다.”
“자네는 그게 다 일 거라고 생각하나?”
“회장님도 그다음을 생각하십니까?”
“재진이 고집을 닮았으면 거기서 멈추면 안 되지.”
“회장님, 혹시 호텔을……?”
“현우 나이 이제 스물여섯이야. 이론적으로는 어려운데 능력만 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지.”
그 말을 하는 성관규의 눈빛에는 묘한 기대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 * *
이틀 후, 박진성 주임과 황선호 사원이 성현우에게 보고서를 내놓았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다크써클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전산을 토대로 새로 다 만들었나요?”
“각 업장별로 보관된 파일에는 공식적인 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재 내용과 실제 입금과 비용처리까지 분석했습니다.”
성현우는 파일을 들춰보며 입을 열었다.
“고생했어요.”
그때 황선호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팀장님, 이렇게만 해도 될까요?”
“왜요? 부족해 보입니까?”
“팀장님이 갖고 계신 그 파일까지 조사해야 확실히 나올 것 같아서요.”
그 말을 들은 성현우는 싱긋 미소만 머금었다.
그러자 황선호가 물었다.
“팀장님, 저희는 저희가 영화 속에서나 보는 그런 업무를 할 줄 알았습니다.”
“일이 너무 쉬웠나 봐요?”
“쉬운 게 아니라요. 제가 봐도 이 정도로는 부족해 보여서요. 뭔가 딱 빌미를 잡아야…….”
“다 방법이 있어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이번에 익힌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전산 프로그램부터 개발하세요. 단, 이건 진짜 비밀입니다.”
성현우는 그 말을 끝으로 회의실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는 박진성과 황선호가 제출한 보고서 외에 자신이 만든 보고서, 각 업장에 숨겨놓은 비밀 파일까지 들고 있었다.
박진성과 황선호는 의아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분명 팀장들을 날려버릴 작정으로 하신 것 같은데 왜? 밑바닥까지 조사하지 않으시지?”
황선호의 말에 박진성이 답했다.
“선호 씨는 팀장님이 사회생활 경험이 없으셔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시 내용이나 우리 가르치는 것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은 알 텐데?”
“그럼 왜 여기서 끝내실까요?”
“팀장들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일 수도 있는데 난 우리를 가르치려는 의도이신 것 같아.”
“……!”
“우리가 쓰는 전산 말이야. 우리도 우리 손으로 바꿔야 한다고 계속 말했었잖아.”
박진성은 그 말을 한 후 다시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반면 황선호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때 성현우는 파일들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긴장된 표정을 하던 팀장들의 시선이 파일로 향했다.
제일 먼저 조리실장과 식음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그토록 찾던 파일이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팀장들은 파일 두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성현우는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틀 동안 팀장님들과 개별적으로 인사하며 감사업무에 협조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순간 곳곳에서 한숨 소리가 들렸지만, 성현우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단,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내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아실 겁니다. 그리고 이 파일이 어떤 것을 의미하고 이 파일이 상부에 보고될 시 어떤 파문이 일어날 건지도 아실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기회를 드리려고 합니다.”
순간 회의실이 술렁거렸다.
성현우는 모두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이 만들어 놓은 별도 파일, 내일까지 가져오세요. 그럼 감사팀이 만들어 놓은 보고서를 전부 보고하지는 않겠습니다.”
성현우는 그 말을 끝으로 회의실을 나갔다.
회의실을 더 술렁거렸다.
그런데 그들은 술렁거리기만 할 뿐 서로 정확한 말은 하지 않았다.
서로 눈치만 볼 뿐이었다.
그날 저녁, 성현우는 제시간에 퇴근했다.
반면 다른 팀장들은 기본 업무도 제치고 자기 사무실에서 칩거에 들어갔다.
다음날, 감사팀 문을 가장 먼저 두드린 사람은 객실팀장 김주원이었다.
그는 긴장된 표정으로 파일 2권을 내놓았다.
“외주업체들과 이면으로 계약한 게 있습니다.”
성현우는 고개만 끄덕였다.
잠시 후, 마케팅팀장이 들어왔다.
그는 파일 3권을 내놓았다.
성현우가 물었다.
“이게 전부입니까?”
“그렇습니다.”
성현우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잠시 후, 그는 마케팅과 객실팀이 아니라 식음팀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