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Musical Genius RAW novel - Chapter 56
56 MJ
* * *
다음날.
“······ 뭐 그렇게 된 겁니다. 이 마카롱은 지금의 저를 있게 만들어준 형들을 위해 준비한 소소한 선물이고요. 새봄동에서 제법 유명한 가게에서 사 왔어요. 20분이나 줄을 섰죠.”
“고맙네. 그런데 서진아.”
“혹시 궁금한 게 있으십니까.”
“으음. 형이 네 말을 가만히 들어봤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예중 붙은 거 자랑하고 싶어서 여기 놀러 왔다는 거지? 그거 같은데.”
“······.”
나는 순간적으로 헛기침을 하고 말았다. 크흠흠. 뭐··· 꼭 자랑을 하러 왔다기보다는 사람이 소식은 전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최근에는 실기 시험에만 매달려있느라 홍대에 아예 오지를 못했었다.
그래서 얼굴도 볼 겸.
생존 신고도 할 겸.
설화 붙은 ‘사실’도 전할 겸!
이곳에 온 거였다.
거기에 이번 주 초에 ⌜월광⌟에서 ⌜Let’s go 작곡 공모전⌟ 우수상 항목으로 상금 50만원도 들어왔다.
그래서!
계약 때 도움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도 다시 한번 전할 겸!
이 모든 걸 겸해서 홍대에 놀러 온 거였는데 자랑이라니?
내 깊은 속 내에 그런 불순한 감정이 숨어 있을 리가······.
“크크크. 무슨 생각이 그렇게 길어? 어때? 정곡이지? 이 귀여운 놈.”
“아~ 그런 거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귀엽다니요. 저도 이제 어엿한 설화의 중학생으로서······”
“알았어, 인마. 예중 입시, 꽤 만만치 않다고 들었는데 고생했다. 완전 엘리트 코스로 가는구나. 멋지네.”
대성이 형은 큭큭 웃으면서 내 머리를 한껏 헝클어뜨렸다. 나는 “아잇!”이라는 외침과 함께 반항을 해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보다 최소 세 배는 될 것 같은 체급을 어떻게 하겠나.
심지어 저 뒤쪽에서 이야기를 경청하던 일성, 이연, 득수 형까지 합류한 덕분에 난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거울을 봤더니, 5분 전에 자다가 깬 머리 스타일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게··· 홍대 스타일이라는 건가요?”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몰라?”
“그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었어요?”
“대충 맞을걸?”
실실 웃는 득수 형. 나는 모든 형들과 한 명씩 하이 파이브를 한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오늘은 ⌜대성하자⌟의 공연이 없는 날이었다. 그냥 모여서 연습을 하는 날이라고.
그래서 그 틈에 껴서 오랜만에 기타를 만지작거릴 수 있었다.
⌜대성하자⌟ 노래를 반주해보기도 했고, 잼(jam, 즉흥 연주)을 해보기도 했다.
어쿠스틱 기타로는 다른 악기와 합을 맞춰 본 경험이 없던 탓에 살짝 버벅거리기도 했지만, 또 못 할 것도 없었다.
내 연주를 보던 일성이 형이 질문을 해왔다.
“서진이 너, 잼도 꽤 쉽게 쉽게 하네. 재즈 화성악도 따로 배웠던 거야?”
“어느 정도는요.”
“무슨··· 넌 대체 안 배운 게 없냐.”
“그래도 아직 멀었어요. 클래식, 실용, 재즈. 각 화성악 별로 내년에 학교 다니면서 더 열심히 공부해 보려고요.”
“이야. 그거 하나만 해도 빡센데. 완전 욕심쟁이네?”
“그러려고 예중 들어간 거니까요.”
이야기가 나온 김에 우리는 잠깐 쉬어가기로 했다.
⌜월광⌟ 계약 때 큰 도움을 줬던 이연 형이 내게 묻는다.
“그런데 ⌜TEST⌟ 발표는 언제야? 녹음은 다 끝났다고 하지 않았어?”
“내일 저녁이 공개일이에요. 안 그래도 이것도 말씀드리려고 했었어요.”
“내일? 그러면 일요일이잖아? 금요일에 하는 게 보통 아냐? 아니면 월요일이나.”
박훈 과장님 설명도 그랬었다.
해당 가수가 국내를 대상으로 하느냐, 글로벌을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보통 월요일이나 금요일이 보편적인 선택이라고.
차트 집계 방식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막상 인지도가 낮은 가수에겐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거기에다가.
“저희 가수님이 내일 예능에 나가기로 해서 그 타이밍에 곡을 발표하기로 했거든요. 생방송 토크쇼인데 15분 정도 출연할 예정이래요.”
“토크쇼? 내일이면···.”
“tvM에서 하는 ⌜라이브온⌟이요.”
“와. 그거 시청률이 꽤 나오는 프로그램인데. ⌜월광⌟이 힘 좀 썼구나. 가수는? 이제는 물어봐도 되나?”
나는 그동안 ⌜대성하자⌟ 형들에게 설하 누나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예고편까지 방영이 된 상태였다. 계속해서 숨길 필요는 없었다.
“권설하 가수님이에요. 예전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아! 그분? 우리도 공연하다가 몇 번 만난 적은 있었는데. 보컬 엄청 좋지 않았나?”
이연 형의 질문에 일성이 형이 대답했다.
“네. 저도 기억나요. 그런데 그때 매니저랑 단둘이서 지방 공연 오시는 거 보고 조금 놀라긴 했었지만요. 아직도 활동하시는구나······”
그때, 득수형이 일성이 형 옆구리를 쿡 찔렀다.
“얀마. 애 앞에서 뭔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
“앗.”
“저놈 말 너무 새겨듣지 마. 권설하 가수 정도면 그 나이대 가수 중에서 손꼽는 보컬은 맞으니까. 우리도 전국 공연 꽤 다녀봐서 잘 알아. 네 노래 분명 잘 불러 주실 거야.”
나는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다.
“저도 잘 알아요. 그래서 꼭 잘 됐으면 좋겠어요.”
* * *
내가 마지막으로 설하 누나를 본 것은 녹음실에서였다.
그 이후로는 나는 시험 준비를 하느라, 설하 누나는 컴백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의상을 맞추고, 방송사별로 미팅을 하고, 노래를 연습하고, 음방에서 쓸 무대를 준비하고···.
심지어 다이어트도 한다고 들었다.
‘살 뺄 것도 없어 보이더만.’
괜히 아픈 사람 혹사시키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새봄동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홍대에서 시간을 조금 보내고 온 탓에 날은 살짝 어두워져 있었다.
도로 위에 있는 차들이 보인다. 정지 신호 때문에 멈춰 선 수많은 자동차들. 저 깜박이는 빨간색 브레이크등 하나하나가 다들 바쁜 사람들을 의미하는 거겠지.
나나 설하 누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바쁜 것처럼 보였다.
내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가수만 해도 수천은 될 텐데. 과연 돋보일 수 있을까. 하물며 그런 가수들이 세계엔 몇 명이나 있을까.
밀러 아저씨는 살아생전에 빌보드의 작곡가였다. 미국에서 주로 작업을 했고, 쟁쟁한 가수와 협업했다.
물론 아저씨는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는 작곡가라고 늘 말을 했었지만, 실제로는 빌보드 HOT 100에 차트인 하는 곡을 쓸 줄 아는 작곡가였다. 나중엔 ⌜Live Forever⌟로 결국 1위까지 달성하셨다.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의 나이까지 쉼 없이 작곡가로서의 삶을 사셨던 분.
밀러 아저씨는 저 멀리 있었고, 나는 이제 막 첫발을 떼려고 하고 있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음악’을 발표한다는 것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작곡한 음악 하나에 많은 사람이 엮여 있었다. 그래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끝없이 맴돌았다.
사실 나는 형편이 좋았다. 이번 노래가 실패하더라도 기회가 있지 않나. 만 12살. 요즘 흔히 하는 말처럼 나이가 깡패였다. 무인도에서 보낸 시간 덕분에 내게는 나이라는 큰 방패막이 하나 생겨있었다.
만약 다른 누군가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는 나보다 더 잘 해냈을지도 모른다.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그렇게까지 큰 힘은 없었다.
그저 주변을 살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최소한 내 주변 사람들만큼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돈이나 음악가로서의 성공이 욕심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내 우선순위는 분명했다.
‘뭐, 이것도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새봄 아파트 입구에 도착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 여보세요?
설하 누나였다.
“안 그래도 집 도착하면 톡이라도 하려고 했었는데 타이밍이 좋았네요.”
– 앗. 그랬어? 그러면 지금 밖이라는 소리네?
“네. 집 앞이에요.”
– 그러면 미안한데······
설하 누나는 나를 근처 공원 주차장으로 와달라고 했다.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 지나가는 길에 들렸단다.
공원에 도착한 뒤 잠깐 기다리자 거대한 밴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누가 봐도 연예인 차량. 지난번 강릉에서 봤던 승용차와는 크기부터가 달랐다.
운전석에서 한 사람이 내린다. 녹음실에서 봤던 매니저님이시다. 나와 인사를 짧게 나눈 뒤에 바로 뒷문을 열어주셨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미안해. 누나가 온다고 온다고 했는데도 시간이 안 나서.”
“아녜요. 저도 바빴는걸요.”
내가 밴에 오르자 매니저님은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워주셨다.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아니 그냥······”
설하 누나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다른 건 아니고··· 혹시 말이야··· 그··· 결과에 상관없이··· 편하게 누나한테 말을 해도··· 원래 컨디션에 따라···”
말을 빙빙 돌리시네.
살짝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렇다고 어제 하은이를 놀렸던 것처럼 설하 누나에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나는 솔직히 말했다.
“저 예중 붙었어요. 누나가 바쁠까 봐 전화 못 했던 거예요.”
설하 누나는 곧바로 눈을 동그랗게 뜬다.
“진짜? 그런 거라면 아무 때나 전화하지! 대박이네! 설화 예중이면 완전 명문이잖아? 잘됐다!”
엄청난 하이톤.
거의 ⌜TEST⌟의 고음 부르듯이 말을 한다.
“고마워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저 찾아와주신 거예요?”
“응. 어제 예중 홈페이지 들어가 봤더니 결과는 나온 것 같은데 전화가 없길래 혹시나 해서. 기죽고 있을까 봐 걱정했어.”
“설마요. 세상에 시험이 그거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닌데. 떨어지면 떨어졌나보다 했겠죠.”
“이야~ 서진이 너 멘탈도 장난이 아니구나···.”
큭큭 웃는 설하 누나.
곧이어 내게 요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준다.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건 역시 ⌜라이브온⌟ 토크쇼였다.
토크쇼 무대까지 ⌜월광⌟에서 제작을 한 모양.
그런 건 당연히 방송국에서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원래 소속사가 해야 하는 거란다.
“음방 무대 같은 것도 다 소속사에서 만들어줘야 하거든. 그래서 돈이 많이 드는 거고. 방송국 기본 무대는 진짜 ‘기본’이라서 화면으로 보면 많이 빈약해.”
그 외에는 보컬 트레이닝에 대한 내용. 누나는 내 앞에서 ⌜TEST⌟를 가볍게 불러줬고, 내게 피드백을 요청했다. 조금 얼떨떨한 상황. 그래도 나는 금방 정신을 차린 뒤에 내 의견을 말해줬다.
설하 누나는 밴에 한 시간 정도를 나와 함께 있었다.
그리고 내게 합격 축하 선물을 쥐여주곤 훌쩍 떠나버렸다. 만약 내가 떨어졌다면 위로의 선물이 됐을 수도 있겠다.
누나는 다음 일정이 있다고 했다.
컴백 후 첫 방은 ⌜라이브온⌟이지만, 다른 방송국 녹방은 미리미리 찍어놔야 한단다. 지금 촬영해도 3주 뒤에야 방영이 된다고.
집으로 돌아가서 선물을 풀어보니 꽤 비싼 물건이 하나 들어있었다.
전문가용 헤드폰.
내가 혹시나 잘 모를까 봐 손글씨로 꼼꼼히 사용 방법을 적어놨다. 요약하자면, 작곡하거나 음원을 모니터링할 때 쓰는 헤드폰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마들렌 한 박스였다.
카스텔라 맛이 나는 빵.
오늘 점심엔 내 손에서 마카롱 한 박스가 나갔는데, 저녁엔 마들렌이 돼서 다시 돌아왔다.
소포장 돼 있는 마들렌을 까서 한 입 먹어봤다.
실온에 있는 빵이었는데도,
분명 따뜻한 맛이 느껴졌다.
* * *
다음 날 밤.
새봄 아파트의 어느 거실.
코오오오오. 코오오오오오.
⌜라이브온⌟ 방송을 기다리던 수연이가 먼저 나가떨어졌다. 내 무릎을 베고 그대로 잠들었다. 그러길래 그냥 들어가라 했었는데. 어쩌지. 지금이라도 업고서 방으로 가야 하나?
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피식 웃으셨다.
“곤히 자는데 잠깐 내버려 두자. 어차피 너 움직이면 바로 깰걸?”
“아무래도 그러겠죠?”
나는 괜스레 수연이의 등을 토닥토닥해줬다.
10시가 되자 방송이 시작됐다.
유명 개그맨 MC가 능숙하게 진행을 이어간다.
소파에 앉아있던 아버지는 내게 마들렌 하나를 넘겨주셨다. 나는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히 포장을 벗겨 한입 물었다.
TV에 설하 누나가 등장했다.
목발을 짚고 오는 걸 본 MC가 서둘러 도와줬고, 그게 자연스럽게 토크로 이어졌다.
설하 누나의 이야기는 이미 내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토크쇼는 과하지 않았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공감해주고, 고개를 끄덕여준다.
설하 누나가 하기 싫어했던 예전 같은 과한 컨셉은 없었다. 그저 ‘권설하’에 대해서만 솔직히 말을 이어갔다.
15분은 짧았다.
AC2505 편만으로도 할 말은 더 있겠지만, 설하 누나는 적당한 곳에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MC도 그에 맞춰 노래를 한 곡 불러 줄 수 있는지 의견을 물어본다.
어느 정도 짜여진 대본.
하지만 그 속에 거짓은 없었다.
광고가 끝난 뒤 무대가 바뀌어 있었다.
무대 배경은 바다였다.
그리고 작은 섬이었다.
내가 설하 누나에게 말했던 일부가, 내가 박훈 과장님께 말했던 일부가 그곳에 만들어져 있었다.
설하 누나는 의자에 앉은 채 허공을 바라봤다.
환했던 섬은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보이는 건 별과 달뿐이었다.
반주가 흘러나오고, 노래가 시작됐다.
⌜내 주변의 모든 건 공포였어.
주위엔 아무도 없는 듯했고.
나는 언제나 홀로 시험을 봐야 했지.⌟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노래를 듣고 깼는지, 내 무릎을 베고 있던 수연이가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내게 고개를 콕 기댄 채 말없이 TV를 보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건 많지 않았다.
내 경험은 제한적이었다.
무인도.
그 안에서 있었던 일들.
그게 세상 바깥으로 나오면 어떻게 될지, 아직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빠.”
“응?”
“노래 좋다.”
“······ 그래.”
수연이가 말해줬듯이.
이 무대는 내게도,
분명 아름답게 느껴졌다.
* * *
ㄴ 권설하? 저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ㄴ 나는 처음 보는 가수인데 가창력 대박이다.
ㄴ 보컬도 보컬인데 노래가 너무 좋다. ㅠㅠ
ㄴ 노래 듣다가 소름 돋은 거 처음임···.
ㄴ 와··· 감정선 잡는 거 봐···.
ㄴ 무대에 힘 엄청 줬네. 대형 기획사인가?
ㄴ 몰라. 찾아봤더니 어떤 레이블이라는데? 대형은 아닌 듯.
ㄴ 프로듀서는 누구임? 곡에 돈 좀 쓴 것 같은데.
ㄴ 이 곡에 100% 작곡가들 갈아 넣었을 듯 ㅋㅋㅋ
ㄴ 그런데 작곡, 작사, 편곡에 이름 하나만 들어가 있는데?
ㄴ 누군데?
ㄴ MJ.
ㄴ MJ? 예명이야?
ㄴ 그러면 100% 부캐지
방송을 보며 게시판에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 사람들.
한참 동안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들은 하나둘씩 음원 사이트에서 그 노래를 찾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음원 차트 역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서진아. 그런데 MJ가 무슨 뜻이냐. 뭔데 네 예명으로 한 거야?”
“그냥 어감이 좋아서요.”
“그래?”
박 과장님의 물음에 대답을 대충 했었다.
Mark Millar.
Han Seo Jin.
내 처음과 끝을 의미하는 문자를,
과장님께 솔직히 말해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