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263
263. 출품 >
“냥냐냐냥.”
“후하! 오랜만에 뛰려니 힘드네.”
태주는 저와 같이 트랙을 한 바퀴 돈 태산이를 돌아봤다. 이 정도 달리기는 가뿐하다는 듯이 폴짝거리면서 기운차게 냥냥거리고 있었다. 요즘 그의 정원 일과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보통 정원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고 정원 일을 하는 데 요즘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트랙을 먼저 돌았다.
‘작물은 아직 수확할 때가 아니고, 시설이 망가진 것도 없고. 에효. 운동이나 해야지.’
몸을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 편도 아닌데, 이상하게 운동은 귀찮았다. 따지고 보면 작물 재배나 과일 수확이 운동보다 더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일인데, 그건 몇 시간 동안 해도 괜찮았다.
“냥냐냥!”
“알았다. 알았어.”
달리기가 끝나자마자 바로 몸을 풀어 줘야 하는데, 그냥 서 있었더니 태산이가 난리였다. 현실에서 2호가 그의 운동을 도와주는 걸 매일 보더니, 저도 코치 노릇을 하고 있었다. 태주는 작은 코치의 성화에 몸이 식지 않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오늘도 열심히 하네, 정원사 씨.”
“열심히 안 하면 요 녀석이 계속 시끄럽게 굴어서요.”
“호호호. 2호한테 제대로 배워 왔는걸. 원래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야.”
“전 운동 안 해도 될 정도로 몸을 많이 쓰는데요.”
“일할 때 쓰는 근육하고 운동하면서 쓰는 근육은 좀 다르잖아. 게다가 정원사 씨는 감량해야 하고.”
체중 감량을 얘기하면서 해나는 태주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이어서 못마땅하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도 마른 몸인데 감량이라니, 영 마음에 안 들었다. 정원사 씨가 좋아하는 영화 촬영 때문이라지만, 여전히 납득하기 힘들었다.
“그냥 마법 물약을 복용하거나, 물품을 착용하라니까.”
“물품 착용은 힘들어요. 정해진 의상만 입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물약은 어쩐지 의심스러워서….”
“하긴 나도 그 물약들은 좀 의심스럽긴 했어. 알약 한 알에 체지방을 정해진 퍼센티지까지 낮춰 준다니. 그렇게 형편 좋은 약이 정상일 리가.”
“맞아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해나는 여전히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일 때문인 것은 알지만, 잘 먹어도 부족할 나이에 먹는 것을 줄인다니.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실 스물여섯이면 성장기도 지나서 그렇게까지 민감하게 굴 필요는 없었지만, 해나 눈에 그는 지금도 어리게 보여서 어쩔 수 없었다.
“이 영화 끝나면 제대로 영양 보충을 시켜 주세요.”
“그건 맡겨 두라고. 그보단 운동 보조제는 어때?”
“완전 좋아요.”
“호호호. 효과가 괜찮은지 많이들 쓰더라고.”
“효과 진짜로 괜찮아요.”
체중 감량 약은 먹지 않기로 했지만, 해나가 추천한 운동 보조제는 먹기로 했다. 운동 보조제는 운동 효과를 높여 주는 약으로 한 시간 운동으로 서너 시간 운동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태주가 그 약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효과는 그것이 아니었다. 운동 보조제를 복용하면 세포 하나하나가 살아나는 느낌이 들며 몸의 제어가 쉬워지는데, 그는 그 점을 제일 반겼다.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져서 마치 말단 세포까지 통제 아래에 둔 느낌이었다. 덕분에 운동하면서 이론으로만 알던 동작들의 운동 효과를 실제로 느꼈었다.
‘그리고 연기 연습할 때도 최고였지. 얼굴 근육, 손끝, 발끝 모두 미세하게 제어하면서 연습할 수 있다니.’
그건 정말 반칙 같은 경험이었다. 집중하고 집중해서 캐릭터에 깊숙이 몰입한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모든 연기에 깊이가 더해졌었다. 연습을 녹화해서 확인하다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힘을 빼고 가볍게 흐름에 맞춰서 연기한 것이었는데, 영상 속의 그의 모습은 그렇게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감정이 진하게 느껴지는 얼굴뿐 아니라, 팔꿈치의 각도, 발의 위치까지 저도 모르게 모두 최적의 위치에 놓여 있었다.
“지금도?”
“네. 운동하기 전에 먹었어요.”
“호호호. 부작용이 없다고 해도 너무 자주 먹지는 마. 그런 것보단 꾸준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럴게요.”
해나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지만, 아마 예상보다 운동 보조제를 자주 사용할 것 같았다. 물론 운동 보조제의 원래 기능보단, 연기 연습을 할 때 사용하게 될 듯했지만…. 그 정도로 그는 그 효과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해나 말대로 남용은 하지 말자고 속으로 그가 다짐하고 있을 때였다. 뿌드득! 소리가 나더니 땅이 흔들렸다.
“지진?”
“아니. 한 번으로 끝났잖아. 지진보단 무거운 물체가 떨어진 느낌인데….”
“무거운 거요?”
“크르릉!”
태산이가 목을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콰장창! 유리창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희와 제피르가 빠른 속도로 그들에게 날아왔다.
“태주!”
“희. 나 여깄어.”
“히이히힝!”
“태주, 호박이!”
‘호박? 텃밭에 심은 건 강낭콩인데?’
태주는 희의 얘기에 텃밭 쪽을 돌아보다 깜짝 놀랐다. 주황색의 둥그런 지붕과 사람 몸통보다 굵은 꼭지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과실수의 키를 훌쩍 넘은 주황색은 어디로 보나 호박의 모습이었다.
“설마 마차 호박? 마차 호박 씨앗이 자랐다고? 이제야?”
“태주, 큰일이야.”
“히이이잉!”
“맞아. 온실이 부서졌어.”
“뭐?”
희의 얘기를 들은 일행은 누구랄 것 없이 온실 방향으로 달렸다. 그중 태주는 마치 호박 씨앗을 심은 곳을 떠올리며 온실이 부서지는 게 가능한지 가늠해 봤다. 아무리 마차만큼 커지는 호박이라지만, 온실을 부술 정도는 아니었다. 그렇게 가깝게 붙여서 심진 않았었다.
“헉!”
“세상에!”
“크르르.”
현장에 도착한 일행은 비명 같은 감탄을 뱉은 뒤 아무 말도 못 했다. 너무 엄청난 크기에 말문이 막혀 버려서였다. 호박이 얼마나 크게 자랐는지 온실 벽과 호박의 주황색 몸이 맞닿아 있었다. 문제는 호박의 무게를 견딜 정도로 온실이 견고하진 않다는 점이었다.
“마차 호박이라는 게 거인용이었어?”
“거인용이요?”
“아무리 봐도 인간이나 수인이 탈 크기로는 안 보이는데?”
“…인간용은 확실히 아니네요.”
“정원사 씨, 탓하는 건 절대 아니야. 오해하지 말고 들어. 대체 무슨 영양제를 준 거야?”
그냥 약초 수십 가지를 발효시킨 고약한 냄새의 영양제를 줬었다. 슬라임 진액이 들어간 고급 비료와. 아니, 사실 그 외에도 영양제를 많이 주긴 했었다. 태산이 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듯해서 그가 만들 수 있는 영양제는 모두 만들어서 매일 같이 줬었다.
“태주, 이벤트 끝났어?”
“아직 며칠 남았을걸? 90일간 하는 거였으니까, 지금도 출품할 수 있긴 할 텐데.”
“정원사 씨. 출품해 버리자.”
“네?”
“마차 호박을 출품해 버리자고. 서둘러. 이러다 온실 벽이 버티지 못하겠어.”
호박과 맞닿은 온실 벽의 유리창은 이미 산산이 부서진 상태였다. 그러고도 온실 벽이 위태롭게 삐걱삐걱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호박이 다 자란 게 아닌 모양이었다. 단순히 온실 벽에 막힌 게 아니라, 자라는 데 방해되는 온실 벽을 밀어내는 중인 것 같았다.
“스, 스티커 가져올게요.”
“어서 다녀와, 정원사 씨.”
해나는 호박에서 눈을 떼지 않고 태주를 재촉했다. 만약 온실 벽이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그녀가 호박을 쳐 낼 생각이었다. 물론 그녀의 힘이 너무 세서 호박을 부순다면 모를까, 정원이 다치지 않을 정도만 살짝 쳐 내는 게 쉽지는 않아 보였다. 그래도 온실이 더 망가지지 않게 막을 생각이었다.
-끼긱! 끼기기긱!
“히잉, 해나.”
“괜찮아, 희 아가씨. 해나가 있잖아.”
-땅! 땅!
“제피르?”
온실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리자, 희가 겁먹은 목소리로 해나를 불렀다. 그런 희를 보고 제피르가 나섰다. 제피르는 희와 온실에 보호막을 씌워 주고 하늘로 올라가 태주의 위치를 확인했다. 오고 있었다. 태주가 손에 둥글게 말린 우편을 쥐고 온실 쪽으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히이잉!”
“알았어, 제피르. 고마워.”
제피르의 말대로 잠시 기다리자, 발소리가 나더니 태주가 도착했다. 그는 옅은 황금빛에 휩싸인 온실을 보고 상황을 짐작했다. 태주는 손을 바쁘게 움직여 이벤트 우편을 풀었다. 우편에 동봉되어 있던 스티커를 꺼낼 생각이었다. 이번 이벤트도 예전에 했던 호박 조각하기 이벤트처럼 스티커를 붙여야 호박을 출품할 수 있었다.
-끼기긱!
“으아! 더 커지면 안 돼!”
“정원사 씨, 이리 줘 봐.”
해나는 비명을 지르며 스티커를 들고 다가가려는 정원사 씨를 말리고 대신 나섰다. 호박 안에서 거센 기운이 느껴지는 게 불안, 불안했다. 어쩐지 출품 스티커를 붙이러 정원사 씨가 다가간 순간에 자랄 것 같았다.
-퍽!
-쓰윽!
“해나!”
“괜찮아. 진정해, 모두.”
예상대로였다. 스티커를 붙이려 호박에 다가선 순간, 호박 안에 뭉쳐있던 거센 기운이 풀어지더니 성장해 버렸다. 호박이 커지는 순간 해나는 스티커를 든 손을 호박을 향해 내질렀다. 그녀는 손에 힘을 싣지 않고 가볍게 건드리는 느낌으로 호박을 온실의 반대쪽으로 밀었다.
그렇게 호박은 온실 근처에서 밀려남과 동시에 출품이 되었다.
“우와! 태주, 바닥 봐 봐.”
“이 정도면 오두막이랑 비슷하겠는걸. 씨앗도 엄청 크더니, 해나 말대로 거인용이었나 봐.”
“하여간 이번 이벤트는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어.”
“히이잉.”
해나가 불만 섞인 말을 하자 제피르도 그에 맞춰 울음소리를 냈다. 태주는 둘의 그런 반응에 멋쩍은 표정만 지었다. 호박이 너무 크게 자라서 큰일이 날 뻔했지만, 그는 지금도 이벤트를 재밌어하는 중이었다.
“크흠. 호박 크기가 문제가 되진 않겠죠?”
“그런 게 문제가 될 리가.”
“하긴 거인용 마차 호박이니. 다들 비슷하겠죠.”
“그렇겠지. 그만 얘기하고, 이제 온실을 확인해 보자고. 제피르 덕에 벽이 무너지진 않았지만, 창이 깨져서 엉망일 거야. 정리해야지.”
“네.”
태주와 정원 식구들은 이미 출품해 버린 호박에서 관심을 거두고 다 같이 온실로 들어갔다. 태주가 아끼는 약초 화분과 희가 좋아하는 나비 사탕 나무 등이 무사한지 확인해야 했다.
온실 안은 엉망이었다. 화분이 깨지진 않았지만, 유리 조각이 튀어서 화분 위로 쏟아졌다. 태주는 온실의 상태를 보자마자 태산이를 안아 들었다. 혹시라도 유리 조각을 밟을까 걱정되어서였다.
“벽 쪽에 있던 화분들은 분갈이를 해 줘야겠네.”
-삐걱! 삐걱!
“태주, 온실 새로 지을까?”
“…음. 그러는 게 낫겠다.”
해나의 가벼운 손길에 온실 벽에서 비틀리는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무너지지만 않았지, 충격은 고스란히 남은 것 같았다. 희가 흰색으로 색칠한 온실이라, 어지간하면 유리창만 복원해서 쓸 생각이었는데, 벽이 저래서는 무리였다.
태주와 정원의 식구들은 온실을 새로 짓기 위해 모두 손을 걷어붙였다. 화분을 나르고 온실 안의 가구도 옮기고, 철거 주문서를 사오고. 몇 시간을 바쁘게 움직였다.
마차 호박 씨앗 이벤트는 정원에 할 일만 남기고 그렇게 끝이 났다.
*
이제영 감독 영화의 마지막 프리 프로덕션 시기인 4월은 꽤 평탄하게 시간이 지나갔다. 제작사는 물론 주연 배우인 태주 역시 평탄한 시간을 보냈다.
태주는 뉴플릭스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을 무사히 마친 후로, 간간이 잡혔던 인터뷰나 화보 촬영 같은 일들도 문제없이 끝냈다. 4월에 그가 겪은 일 중 제일 큰일은 정원의 마차 호박 씨앗이 괴물같이 커다랗게 자란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영화 촬영이 시작된 5월 역시 그는 평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니, 평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태주야. 안 피곤하니?”
“괜찮아요. 누나 많이 피곤해요?”
“아니. 나야 괜찮지.”
“촬영 일정이 빡빡한 편인데, 태주 씨가 전혀 피곤해 보이지 않으셔서 그러시는 것 같습니다.”
“아! 그게요….”
태주는 정말 피곤을 모르고 영화를 찍고 있었다. 일정은 견우의 말대로 빡빡했지만, 촬영 현장 분위기가 마음에 꼭 들어서였다. 특히 영화 초반, 지환이와 같이 생활하는 장면을 찍는 요즘은 정말 촬영이 즐거웠다.
“호호호. 하긴 너랑 지환이랑 정말 보기 좋더라. 진짜 형제처럼 보여.”
“네. 지환이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해 와서요. 상대 배우가 열심히 하니까, 저도 덩달아 열심히 하게 돼요. 가끔 지환이가 흥분해서 표현이 과해지는 때가 있긴 하지만, 알려 주면 바로 고치고 제대로 연기하니까요. 같이 연기하기 좋은 배우예요.”
“촬영 재밌어하는 모습은 오랜만에 본다, 태주야.”
기분 좋게 웃는 태주의 모습에 미나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맺혔다. 평소에도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태주였는데, 지금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를 감싼 분위기가 부드러워서인지, 자연스레 주변의 공기도 온화해져서였다.
‘이제영 감독님도 디테일한 연기를 요구하는 건 같은데….’
미나가 보기엔 직전에 찍은 드라마의 연출인 김정훈 감독이나, 지금 찍는 영화의 연출인 이제영 감독이나 비슷비슷했다. 디테일한 연기를 요구하는 것도 같았고, 더 좋은 장면을 위해서 재촬영을 여러 번 요구하는 것도 같았다.
연기를 잘 모르는 그녀의 눈엔 오히려 지난 작품의 상대 배우들이, 지금 태주의 상대인 지환이보다 연기 실력도 태주와의 호흡도 더 좋아 보였다. 그런데도 태주는 이번 촬영 현장에선 활력 넘치는 모습으로 항상 웃고 다녔다.
“솔직히 난 영화 내용이 무거워서 현장도 그럴까 봐 좀 걱정했었어.”
“…음. 확실히 영화 내용이 가볍진 않죠. 그래도 촬영이 즐거운데 굳이 인상 쓰고 다닐 필요는 없잖아요.”
“맞는 말이에요. 태주 씨가 휴식 시간에 긴장을 풀고 있다고, 카메라 앞에서 역할에 몰입하지 못하는 배우도 아니고요.”
“감독님? 그리고 지환이!”
이제영 감독은 다음 촬영 얘기를 하려고 다가오다 태주 일행이 나누는 얘기를 듣고 저도 모르게 끼어들었다. 태주의 말대로 영화 내용이 무겁다고 억지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무거운 내용이기에 정신적 피로가 쌓이지 않게 잘 관리해야 했다.
물론 다른 배우의 집중을 깨트릴 정도로 들뜬 분위기로 촬영장을 몰아간다면 나서서 제지할 테지만, 태주는 그렇게 민폐를 끼치는 타입은 아니었다. 도리어 촬영이 즐겁다는 티를 내면서 돌아다녀서, 다른 배우들까지 흥이 나게 부추기는 타입이었다.
이제영 감독은 태주의 그런 행동들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자신과의 촬영이 즐겁다는 배우를 어느 감독이 싫어할까. 그는 자신은 그런 걸 싫어하는 성격 파탄자는 절대 아니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어머! 지환이 얼굴 좀 봐.”
“킥! 형이 한 얘기 들었구나. 지환아, 형 얘기 전부 사실이야.”
“얘는. 그만 놀려. 지환이 얼굴 폭발하겠다.”
“하하하.”
속으로 태주의 태도를 칭찬하는 이제영 감독의 옆엔 지환이 석상처럼 굳은 채 서 있었다. 지환이는 이제영 감독과 같이 다음 신에 관해 얘기하려고 왔다가 태주가 하는 칭찬을 들었다. 솔직한 그의 칭찬을 잔뜩 들은 덕분에 얼굴이 익다 못해 김이 날 것처럼 빨개진 상태였다.
어린 배우의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촬영장에 웃음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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