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life of a regressed top star RAW novel - Chapter 307
307. 움직이는 사람들 >
희의 설명은 무척 간결해서 내용을 파악하고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을 추리하는 데 제법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쿠첼루스와의 대화를 전부 전달받자 정원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희, 날 좀 도와줄래?”
“응.”
“우선 오두막에 돌아가자. 돌아가서 편지 쓰자.”
“편지?”
“어, 태산이한테 보내려고. 편지 쓰는 것 좀 도와줄래?”
“응. 희가 도와줄게.”
성인인 쿠첼루스나 2호는 그가 정원에 있다는 사실을 듣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테지만, 태산이는 달랐다. 유일하게 부리는 욕심이 자신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인 아이에게 그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현실은 이해시키기 힘들 것이다.
같이 있어 주는 대신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겠지만, 깨어나기 전까지 편지를 보내서 태산이와 자신의 사이는 여전히 단단하게 이어져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우와! 음식이 산처럼 많, 우움.”
“괜찮아, 희. 어서 저녁 먹어. 편지는 저녁 먹고 쓰자.”
“하지만 태주가….”
“정원사 씨는 나중에 다 나으면 맛있는 걸 잔뜩 먹일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먹어. 희 아가씨가 좋아하는 것도 많이 만들었어.”
“해나 말이 맞아. 난 나중에 먹으면 되니까. 어서 먹어.”
“응.”
희는 두 사람의 말에 망설임을 거둬 버리고 음식 접시에 달려들었다. 요정 숲에서 신나게 놀고, 정원에선 한바탕 운 요정 아가씨의 뱃속에선 어서 음식을 달라고 성화였다.
태주는 해나가 덜어 주는 음식을 양손으로 들고 빠른 속도로 먹어 치우는 희를 보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자신의 상태가 이렇다고 정원 식구들까지 굶을 필요는 없었다. 자신을 걱정하지 말라고는 않겠지만, 가능하면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해 줬으면 했다.
“용감한 호랑이 태산이에게.”
“산이, 작은 호랑이 학원 잘 다녀왔어? 형은 일이 생겨서 오늘은….”
“산아, 형 대신 호박 섬의 고양이 밥을….”
“형이 집에 가면 학원에서 배운 댄스 같이….”
저녁 식사 후, 희는 태주의 부탁대로 마법 깃펜으로 그의 편지를 대신 적어 주었다. 물건을 집을 수 없는 그를 대신해 마법 깃펜에 매달린 채 편지지 위를 좌우로 오갔다. 그렇게 편지를 다 쓴 후였다.
“태주, 편지 어떻게 해? 희가 쿠첼한테 읽어 줘?”
“아니. 희, 나 대신 현실로 편지를 보내 줄래?”
“희도 현실로 보낼 수 있어?”
“응? 당연하지. 희는 관리자인걸.”
“이히히. 맞아. 희는 관리자야.”
태주는 허리에 두 손을 얹고 당당한 자세로 관리자라고 말하는 희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았다.
“정원사 씨 편지 보낼 때, 음식도 같이 보낼 수 있을까?”
“상점에서 보온 주문서 사서 쓰고 보내면 될 것 같아요.”
“희가 주문서 쓸래.”
“응. 희가 써.”
태주는 매일 들르던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정원과 현실의 시간 차이를 가늠하기 힘들었지만, 오랜 경험으로 쿠첼루스와 태산이가 대략 언제쯤 물건을 받게 될지 예상할 수 있었다. 아마 새벽 배송과 비슷한 시간에 집으로 물건이 배달될 것이다.
-콰앙!
“으헉!”
“끼야!”
태주의 편지와 해나의 음식 바구니를 우편으로 보내고 돌아섰을 때였다. 갑자기 하늘에서 한줄기 벼락이 굉음과 함께 내리쳤다.
“어머나! 미안. 정원사 씨, 희 아가씨.”
“이힝. 해나.”
“해, 해나? 해나가 했어요?”
“호. 호호. 그게 편지 도착 신호가 좀 강렬했지?”
“아!”
잠시 마른하늘에 친 벼락이 관리자가 현실로 우편을 보냈을 때 나타나는 효과인가 생각했는데, 오해였다. 해나의 말대로 벼락은 편지 도착 신호였다. 잠시 후 벼락이 사라진 자리에 돌돌 말린 종이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다나 얘가 웬일이래?”
“해나 무슨 일이야?”
“잠깐 보자는데. 다녀와야 할 것 같아.”
“해나 다녀와. 희가 정원을 지키고 있을게.”
“호호호. 믿음직스러운걸.”
“이히히.”
투명한 태주의 몸 뒤에서 슬쩍 빠져나와서 하는 말은 그다지 박력 있지 않았지만, 해나는 희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정원사 협회에 가서 일을 보는 것은 다나와 함께였다. 둘이 같이 가는 만큼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터였다.
해나가 외출 준비를 위해 자리를 비운 뒤, 태주는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에 희에게 일찍 쉬라는 말을 남기고 나서 도도의 플레이 하우스로 들어갔다. 그렇게 태주까지 자리를 비우고 난 뒤, 희는 요정의 집이 아닌 책 모양 조각상으로 갔다. 쿠첼루스와 끝내지 못한 얘기를 마저 나누어야 했다.
*
“이제 괜찮겠지. 가 보자.”
해나도 희도 각자의 일에 바쁜 시각, 태주는 도도의 플레이 하우스에서 조용히 빠져나왔다. 희가 요정 숲에서 돌아왔을 때부터 기다리던 시간이 되어서였다. 그는 유령 상태라서 등불이 길을 밝혀 주러 날아오지 않는 것에 감사하며, 조심스럽게 중앙의 큰 나무 방향으로 움직였다.
‘…제피르. 멍청이, 배려가 부족하잖아. ’
태주는 요정 숲에서 돌아와 자신을 본 제피르의 표정이 저녁 내내 잊히지 않았다. 눈동자가 떨릴 정도로 당황한 제피르의 표정을 처음 봤을 때 그는 자신의 부주의함에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데다, 제피르의 행동이 의젓하고 어른스러워서 잊고 있었지만, 제피르는 이미 주인을 한 번 잃었었다. 그런 상황에서 태주 신상에 생긴 변고는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후읍!”
-슈웅.
중앙의 큰 나무 아래 도착한 태주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대로 땅을 박차고 나뭇가지를 뚫고 위로 올라갔다. 아직 유령 모습에 적응하지 못해서 오두막이나 다른 곳은 걸어 다녔지만, 제피르를 만나려면 날아야 했다.
“제피르.”
“….”
나뭇잎과 가지를 뚫고 올라, 언젠가 같이 앉아 정원을 구경하던 굵은 가지에 도착했다. 태주는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이 아닌, 무성한 나뭇잎 아래 그늘진 곳에서 웅크린 제피르를 발견했다. 앞발 위로 고개를 얹고 눈을 감은, 그를 보지 않는 황금빛 유니콘이 그곳에 있었다.
“미안.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안일했어.”
“….”
“그래도 분명 금방 회복될 거야. 여긴 정원이잖아. 현실에 돌아갔다가 다음에 들를 때, 몸에 좋은 약을 잔뜩 사 갈게. 아니다. 아침에 희한테 부탁해서 약을 보내 달라고 할까? 주문서랑?”
“괜찮아. 난 너희랑 벌써 헤어질 생각은 조금도 없어. 그러니 불안해하지 마, 제피르.”
태주는 가끔 하던 대로 손가락으로 제피르의 목덜미를 긁어 주려다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투명한 손가락으로는 아끼는 유니콘을 달래 줄 수 없었다.
순간 좀처럼 느껴지지 않던 현실감이 느껴졌다. 사고를 당하고 깨어난 곳이 익숙한 정원이라서인지, 그는 영혼 상태가 되었지만, 그다지 당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작은 유니콘을 쓰다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그제야 현실이 느껴졌다.
“?”
“아무것도 아니야. 제피르 달 구경할까? 이쪽으로 나와. 여기서 보자.”
제피르가 자주 시간을 보내는 굵은 가지의 중간 부분에 걸터앉은 태주가 손바닥으로 제 앞부분의 가지를 두드렸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자, 그의 귀에 또각또각 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들은 태주의 입가에 빙그레 미소가 맺혔다.
제피르의 기분을 나타내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서였다. 제피르는 즐거울 때나 화가 났을 때같이 감정의 변화가 클 때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걸어도 발걸음 소리가 나곤 했다. 아마 지금 나는 발걸음 소리는 기분이 풀렸다는 신호일 것이다.
“쿠첼에게 무슨 방법이 있나 봐. 희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했대. 안심해. 곧 전부 괜찮아질 거야.”
“….”
쫑긋거리는 귀, 경쾌한 발걸음 소리로 기분이 풀린 걸 이미 알고 있는데도, 소리 내어 대답하지 않는 새침한 제피르였다.
태주는 그런 제피르와 같이 환한 달을 보는 지금이 좋았다. 달빛 아래서 그는 이 평온과 안정을 되찾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한 사람과 한 마리가 나무 위에서 평화롭게 달을 구경하고 있는 사이, 조그마한 요정이 은밀하게 우편함으로 다가갔다. 마법사와의 대화 도중 받은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미안해, 태주. 희는 관리자야. 그러니까, 태주를 지킬 거야.’
오래전 스치듯 얘기하고 지나간 이 물건을 쿠첼루스가 보내 달라고 했을 때, 희는 잠시 망설였었다. 이 물건을 얻었을 때, 태주가 처음 보는 모습으로 화를 냈던 것을 잊지 않고 있어서였다. 그래서 보내 주겠다고 대답하지 않았었지만, 해나에게 편지가 왔을 때 그 필요성을 깨달았다.
깜짝 놀랄 정도로 큰 소리가 나면서 벼락이 쳤을 때 예전 같았으면 태주의 머리 뒤로 숨거나 그의 어깨에 올라 옷깃을 쥐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나의 편지가 도착했을 때 희는 둘 중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태주가 희가 알던 태주가 아니어서였다.
‘태주의 용을 어서 찾아줘야해.’
환한 달처럼, 작은 요정의 각오 서린 눈이 밝게 빛났다.
*
-달칵!
“흐으읍!”
찻잔을 내려놓는 소리에 회의실 한쪽에서 급하게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나자, 임원은 신음을 삼켰다. 늦은 시간까지 협회에 남은 사람이 모이다 보니 사무직 신입까지 회의실에 들어오게 되었다. 모두 느닷없이 들이닥친 저 두 기의 차보 윙 때문이었다.
“커흠! 그래서 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쯧!”
“여기 있는 사람이 다야? 창고에 있는 물품을 잘 아는 직원이 필요한데….”
“창고 말입니까?”
-휘이잉!
임원은 순간 회의실 안을 쓸고 지나가는 찬 바람에 서류가 날아갈까, 급하게 손으로 서류를 눌렀다. 이전이라면 회의실 안에 이렇게 바람이 몰아칠 일은 없었지만, 문으로 들어온다는 상식이라곤 없는 것 같은 두 사람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그렇게 서류를 누른 채로 두 사람에게 되물었다.
“안 돼요. 창고 안의 물건은 공공재라 드릴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우선 무슨 물건이 필요하신지 말씀해 보십시오.”
“저 직원이 창고 안의 물건을 잘 아는 모양인데?”
“창고의 물품 출납을 관리하는 직원은 아닙니다. 그냥 기록실에서 일하는 직원입니다.”
“그래? 그래도 다른 직원보단 낫겠지. 최소한 창고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알 거 아니야.”
그렇긴 하지만, 왜 습격당한 우리가 창고의 물건까지 찾아서 건네야 한단 말인가. 협회 임원은 양심이라고는 한 톨도 보이지 않는 뻔뻔한 차보 윙에게 그렇게 외치고 싶었지만,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한때 천재로 불렸던 뛰어난 마법사였지만, 차보 윙을 상대로는 불가항력이었다. 이미 소문으로만 듣던 그 강함을 체험한 후였다. 지금 이렇게 등에 차는 식은땀을 창도 열지 않고 회의실에서 식히는 상황이 말해 주지 않는가. 차보 윙을 상대로는 답이 없다고.
‘차라리 마법 폭격을 당해서 물건이라도 망가졌으면 모를까.’
차보 윙의 습격은 소문 이상으로 은밀하고 막강했다. 그들은 한밤중 조용히 나타나 아무런 전조 없이 창고의 지붕을 소멸시켜 버렸다. 그것도 가장 귀한 물품만 보관하는, 이레귤러의 습격 이후 방어 마법을 덕지덕지 바른 절대 부서질 것 같지 않은 창고의 지붕을 말이다.
그 이후에 이어진 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은 협회 건물의 벽 한쪽을 가루도 남지 않게 없애 버렸다. 그런 공격을 가하면서도 주변에 어떤 소음도 퍼지게 하지 않고, 그 안의 물건은 단 하나도 망가뜨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나타나 요원 S는? 둘 중에 아무나 있으면 얘기가 빠를 텐데…. 쯧! 아쉬운 대로 말할게. 정원사 씨가 다쳤어. 중상이야.”
“예? 지금 정원사님을 말하는 겁니까? 꿈의 정원을 가꾸시는 그 정원사?”
“맞아. 그 정원사야. 현실에서 이레귤러의 수작에 당했어.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올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지금은 마법사가 생명을 붙들고 있는 상태야.”
“허어억! 그런….”
해나는 태주에게 벌어진 일을 간단하게 말한 뒤 임원의 반응을 살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초조해하며 자신의 눈치를 살피던 모습을 던져 버린 임원이 인상을 찌푸렸다. 감추지 못한 불쾌함이 그 표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녀는 전에 이나타로부터 협회에서 이레귤러의 즉각적인 처벌을 반대했던 이들이 몇 있었다고 들었었다. 만약 눈앞의 상대가 그쪽이었다면, 혼쭐을 내줄 생각이었는데, 운이 나빴다. 반대로 임원은 운이 좋았다. 최소한 오늘 저녁은 이 이상 무서운 일을 겪지 않을 테니 말이다.
“결국엔 우려하던 일이….”
“우려고 뭐고, 난 당장 정원사 씨를 회복시킬 방법이 필요해. 더불어 정원사 씨의 곁에서 즉시 이레귤러를 치우길 바라. 만약 그렇지 않다면….”
“않다면?”
“저녁 산책도 나쁘지 않아. 꾸준히 하는 것도 괜찮아 보여.”
“산, 책, 입니까.”
산책이라고 부르기엔 협회의 피해가 좀 컸지만, 임원은 그녀의 말을 정정해 주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게 말 한마디 잘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딘가를 구경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임원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차보 윙이 한 말의 뜻을 되새겨 봤다.
저녁 산책이 나쁘지 않았다는 얘기는 앞으로도 저 무지막지한 차보 윙이 한동안 저녁 산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고였다. 산책 코스는 아마 정원사 협회가 될 테고, 우연히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은 협회의 임원이 될 것이다.
“영혼 관련 물품은 임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만 반출할 수 있어요.”
“호오. 그래서?”
“영혼 관련 물품은 반출이 힘들지만, 정원사님의 영혼이 몸에 돌아가시고 나서 쓸 물품은 긴급 사용으로 처리하면 돼요.”
“쓸 만한 물건이 있어?”
“지금 말씀하신 정원사님은 분명 인간 출신이 맞으시죠? 미처리된 이레귤러는 한 명뿐이니….”
“맞아. 인간이야.”
“그러면 쓸 수 있는 물건이 많아요. 외상 치유나 회복에 관한 물품은 효과 좋은 게 꽤 쌓여 있어요. 물론 그걸로 정원사님이 입은 피해를 모두 보상할 순 없겠지만요.”
몇 가지 회복에 좋은 물품과 약의 이름을 대던 직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자신을 의아하게 보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벽이 사라진 쪽으로 다가가더니 그대로 뛰어내렸다. 창고에 가장 빠르게 도착할 방법을 고른 듯했다.
“저, 저런….”
“호호호. 일할 줄 아는 직원도 있었네.”
“크흠!”
건물에서 뛰어내린 직원을 곱지 않은 눈으로 보던 임원은 누군가의 핀잔 섞인 칭찬에 헛기침만 했다. 비록 그가 이레귤러의 소멸을 주장한 사람이었지만, 그 의견을 관철하지 못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게 한 잘못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직원이 싸 온 한 보따리의 회복약과 물품을 챙긴 해나와 다나는 왔을 때처럼 조용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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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트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새벽 정원을 방문한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원치 않는 방식으로 해나에게 소식을 전해 들은 정원사 협회의 임원들과 태주의 정원을 담당하는 이나타, 요원 S였다.
다급한 얼굴로 들이닥쳤던 그들은 지난밤 들은 대로 유령 상태인 정원사를 본 뒤 하나같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안타까움, 죄송스러움 그리고 반드시 회복시키겠다는 의지가 깃든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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