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152)
진법가들은 한참을 분석에 매진했다. 시간이 점점 지연되자 답답해진 위 공공이 불만을 터뜨렸다.
“아니, 대체 뭐길래 이리 오래 걸린답니까?”
그러나 진법가들은 위 공공의 투덜거림을 가볍게 무시하고 자기들끼리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 이건······이걸 보시오. 진법의 형태가 마치 만다라(曼茶羅)를 응용한 것 같지 않소?”
“쉽지 않을 것 같소이다. 워낙 복잡한 방식인지라······.”
위 공공은 기다리다 못해 진법가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냥 무력으로 부숴버리고 지나가면 되는 거 아닙니까? 현경의 고수도 있는 마당에.”
“거 입 좀 다물 수는 없겠습니까? 이게 그렇게 간단한 진법인 줄 아세요?”
화가 난 진법가 한 명이 대꾸하자 위 공공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 마침 진법의 분석이 끝났다.
“초석이 불가 계열의 진법이라 대충 파악은 끝냈습니다. 이제부터 저희의 지시를 무조건 따라주셔야 합니다.”
“각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수인을 맺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중앙의 핵에 도달하면 천 대인께서 진법을 파괴해주십시오.”
“그 전까지는 내력을 사용하거나 억지로 진을 부수려하면 안 됩니다. 그럼 다들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천유성은 진법가들의 당부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자, 설명은 들어가서 마저 하고, 얼른 출발합시다!”
위 공공이 재촉하자 진법가들은 첫 번째 수인을 알려주었다.
진법 내부로 들어서자 지하의 풍경이 바뀌었다. 좌우 벽에는 온갖 문양의 벽화가 조각되어 있었고, 개중에는 악신(惡神)으로 보이는 것도 그려져 있었다.
벽화에 그려진 악신은 그야말로 괴물, 그 자체였다. 만약 저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천유성은 이곳에 온 처음으로 불안함을 느꼈다. 뭔가 들어와서는 안 될 곳에 온 기분이었다.
허나 이제와서 돌이킬 수는 없다. 그저 불사의 비밀이든 뭐든, 황제가 원하는 것을 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면 그만일 뿐이다.
저 악신으로 인해 황제가 죽든 말든, 그건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후욱. 후욱······.”
한 걸음을 내딛을수록 가해지는 압력이 강해졌다. 결국 버티다 못한 동창 무사 한 명이 수인을 풀며 무릎을 꿇었다.
“아, 안돼! 어서 수인을 다시 맺어!”
당황한 진법가가 소리쳤지만 이미 늦었다.
퍽! 퍼석-.
동창 무사의 몸이 쪼그라들더니, 이내 한 줌의 핏물로 변해 바닥에 흩어졌다. 처참한 죽음을 지켜보던 나머지 일행이 침묵했다.
“······저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절대 수인을 풀지 마십시오.”
엄중히 경고한 진법가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위 공공은 침을 꿀꺽 삼키며 얼른 그 뒤를 따랐다.
그 뒤로 수인을 대여섯 번 정도 바꾸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더 들어갈수록 습도가 올라가고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내력이 약한 주술가들과 진법가들은 이미 한계를 느낀 듯했다.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
“거의 다 왔는데······. 아! 저기 보십시오.”
진법가가 가리킨 곳에는 길이 끝나는 지점이 보였다. 놀랍게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있었는데, 그 앞에는 거대한 용의 석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천유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찾았군. 저 안에서 지독한 마기가 느껴집니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주술사들이 말을 받았다.
“아무래도 저곳이 봉인된 장소가 맞는 듯 합니다. 강력한 주술이 걸려 있군요.”
반색한 위 공공이 얼른 주술사에게 물었다.
“오오! 그럼 봉인을 풀 수 있겠습니까?”
“네. 헌데 시간이 좀 걸릴 듯 합니다.”
주술사들은 서로 눈짓을 하며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진법가들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들이 소리쳤다.
“진법을 건드렸소! 진이 움직입니다.”
드드드-!
지하 전체가 우르르 진동하기 시작했다. 위 공공은 사색이 되어 바닥에 납작 엎드렸고, 천유성은 기막을 넓게 펼쳐 일행을 보호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난리인 게야!”
위 공공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때, 바닥을 짚고 있던 천유성은 뭔가를 느끼고 절벽으로 다가섰다. 직후, 그가 혀를 차며 반대쪽으로 뛰었다.
콰앙!
절벽 끝이 부서지며 뭔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해골에 썩은 살점이 덕지덕지 붙은, 흉악한 모습의 마물(魔物)이었다. 숫자는······셀 수 없었다.
쉬익. 쉬이익-!
그들은 뼈만 남은 입에서 바람소리를 내며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형태만 사람이지, 팔다리로 기어오는 모습이 그냥 짐승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마, 막아라! 어서 막아!”
위 공공은 경악하며 동창 무사들의 뒤로 숨었다. 그러나 공포에 질린 것은 무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스걱-!
달려드는 마물 한 마리를 베어버린 천유성이 혀를 찼다.
악신동을 지키는 수호자라도 되는 건가?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마물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라니. 마치 지옥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천유성은 마물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동창 무사들을 향해 말했다.
“주술사들을 우선으로 지키십시오. 봉인을 풀기 전까지 이곳을 사수해야 합니다.”
***
해변에 돗단대를 댄 지강백은 근처 바윗더미 사이에 배를 숨겨둔 뒤, 강무영과 함께 섬의 중앙으로 향했다.
반쯤 열려있는 철문을 본 강무영이 중얼거렸다.
“역시, 한 발 늦었군요.”
“서두르자. 안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네.”
둘은 속도를 올려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곧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나왔고, 진법의 입구가 드러났다.
“뭔지 아시겠습니까?”
“불교. 만다라의 진이다.”
마교에 있을 당시 본 적이 있는 진법이다. 조금 변형되어 있긴 하지만, 충분히 분석할 수 있었다.
일순, 강무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천유성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상하군요. 아무래도 전투중인 것 같은데······.”
지강백이 고개를 들어 진법 내부를 응시했다.
강무영의 말대로 희미하게나마 천유성의 기운이 느껴졌다. 또 뭔가 터지는 소리와 비명 소리도 간간히 들려왔다.
그는 강무영과 눈을 맞추며 동시에 입을 열었다.
“대체 누구랑 싸우고 있는 거야?”
***
쾅! 콰드득-.
한 차례 섬광이 번쩍였다. 천유성이 손을 뻗자 황금빛 기파가 터져 나오며 마물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 죽은 자들이다. 급소를 베어도, 목을 잘라도 꾸역꾸역 덤벼든다.
결국 내력만 낭비할 뿐. 차라리 절벽에 다시 밀어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해답이었다.
마물들은 천유성의 기파에 속절없이 밀려 절벽으로 나가떨어졌다. 절벽을 말끔히 청소한 천유성이 숨을 내쉬며 내력을 갈무리했다.
지켜보던 일행은 가공할 무위에 입을 벌린 채 멍해졌다.
짝짝짝.
그때, 어디선가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위 공공은 흐뭇한 표정으로 천유성을 향해 말했다.
“수고 많았소. 천 대인. 과연 명불허전이구려. 허허.”
천유성은 위 공공을 지나쳐 주술사들에게 다가갔다.
“봉인은 어찌 되었습니까?”
“이제 거의 다······되었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주문을 외우던 주술사들이 긴 숨을 내뱉으며 바닥에 엎어졌다.
그와 동시에 동굴에 울리던 진동이 뚝, 하고 멈췄다. 그러나 고요함도 잠시, 이번에는 용의 석상이 부르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위 공공은 일그러진 얼굴로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공공! 저길, 용의 입을 보십시오!”
동창 무사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용의 입을 향했다.
후우욱-.
흔들리는 용의 입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며 흘러나왔다. 먹물을 연상케 하는 검은 연기였다.
“마기다! 그것도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마기······.”
연기를 응시하던 천유성은 헉, 하고 놀라며 눈을 부릅떴다.
연기의 중앙에 붉은 빛이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천유성은 그 모습이 마치 ‘누군가’ 눈동자를 깜빡이는 것처럼 보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은 천유성이 일행에게 소리쳤다.
“그 연기에서 떨어지시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눈을 껌뻑이던 연기가 방향을 틀어 절벽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 위 공공에게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어어······? 오, 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다!”
위 공공은 깜짝 놀라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거센 내력이 날아오는 연기를 막았다.
그러나 연기는 가소롭다는 듯 위 공공의 기파를 밀어내며 그에게 다가왔고, 그의 입과 눈, 코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갔다.
“헉!”
“고, 공공!”
천유성을 비롯한 일행들은 충격을 받아 굳어버렸다.
검은 연기를 전부 삼킨 위 공공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자신의 얼굴과 아랫배를 메만지며 중얼거렸다.
“끄윽······. 모, 몸이 이상하다. 기분 나빠.”
그는 매우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너, 너희들. 뭐하고 있느냐······. 어서 이것 좀 배내다오. 어서!”
위 공공의 명령에 동창 무사들은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하, 하지만 저희들이 어떻게 감히······.”
“닥치고 뭐라고 해보란 말이다! 기분 나쁘다고!”
“공공! 잠깐 진정하십시오.”
손을 뻗어 다가오는 위 공공을 제지한 천유성이 주술사들에게 말했다.
“봉인이 풀린 것이 확실합니까?”
“네. 분명 봉인은 풀렸습니다.”
“그럼 아까의 그 검은 연기가······.”
“정체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봉인되어 있던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 공공의 몸에 악신이 들어갔단 말입니까?”
천유성과 시선을 마주친 위 공공이 고통스런 신음을 흘렸다.
“으, 으으으······.”
위 공공의 상태가 이상했다.
흰자가 점점 붉게 물들고, 피부가 검게 변하기 시작했다.
위 공공은 깜짝 놀라며 자신의 피부를 메만졌다. 그러다 머리에 손을 얹으며 무릎을 꿇었다.
“아아······. 제발 용서를······.”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섬뜩한 광경에 지켜보던 이들이 굳은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오직 천유성만이 어렴풋이나마 위 공공의 상태를 눈치챘다.
그는 자신의 몸 속에 들어간 검은 연기에 육체를 빼앗기기 싫어 저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곧 검은 언기가 위 공공의 전신으로 완벽히 스며들었다.
“끄으으······.”
위 공공은 끔찍한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휙 젖혔다.
한껏 벌린 그의 입에서 검은 액체가 꾸물거리며 흘러나왔다.
‘빌어먹을.’
천유성은 이를 악물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 모습을 본 동창 무사가 깜짝 놀라며 그를 막아섰다.
“천 대인.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 겁니까!”
“막아야 하오. 이대로 두면 큰일이 벌어질 것이오.”
“안 됩니다. 이대로 위 공공이 진정하기를 기다리십시오. 어차피 저걸 들고가는 게 목적 아니었습니까.”
천유성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저것을 직접 마주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저건 세상에 나올 존재가 아니다.”
가볍게 무사를 밀어낸 천유성이 단숨에 위 공공의 앞으로 도달했다.
검을 높이 치켜든 그가 위 공공의 목을 내려치려는 순간이었다.
콰직!
한 발 앞서, 위 공공의 검게 변한 손이 천유성의 목을 움켜쥐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