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94)
“그대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저 강호무림을 손아귀에 넣고 무림의 지배자가 되는 것이 목표인가? 그게 아니면?”
마월 대사의 물음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바로 감당할 수 없는 힘과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이었다.
권력과 힘은 결코 어느 한 쪽에 치우쳐져서는 안 된다. 올바르게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야만 평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역사가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들은 두려워하고 있었다. 전례 없는 강호의 지배자가 탄생하는 것을.
지강백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종남파 장문인 도영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째서 대답이 없는 것인가! 혹 딴마음이라도 품고 있는 건가? 강호무림을 집어삼키고 제 뜻대로 지배하려는 야심이라도 품고 있냐는 말이다! 만약 사실이라면······내 너를 당장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속된 판단은 이릅니다. 도 대협.”
천운자가 손을 들어 흥분한 도영후를 진정시켰다.
“자, 말해 보게. 우리들은 강호의 균형을 맞추며 평화와 협의를 수호하고자 자네를 이곳에 불렀네. 자네가 과연 악인의 길로 빠지지 않을지, 시험을 하기 위함이야. 그것을 감당하겠는가?”
“시험이라······재미있군요.”
피식 웃으며 말하는 지강백의 태도에, 구파일방의 수장들이 일제히 표정을 구겼다.
원래 지강백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던 도영후는 숫제 주먹을 부들거리며 뛰쳐나가려고 했다.
“네놈이 감히 우리를 능멸하려드느냐!”
“전부 이해했습니다. 감당 못할 적이 될 수도 있는 위험요소를 미연에 배제한다. 허나 강호는 어디까지나 무(武)로 증명하는 곳 아닙니까? 강한 자는 능히 강호를 다스릴 자격이 있으며, 나는 직접 그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나 제갈빈, 당신들의 잣대에 놀아날 만큼 어리석지 않습니다.”
“!!!”
“날 시험하고 싶으시면 얼마든지 해보십시오. 허나 나와 적대하기를 바란다면, 그 역시 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땐 나 역시 전력을 다해 상대할 뿐.”
“저, 저놈이······!”
도영후는 기가 찼는지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지강백은 마지막으로 포권을 취하며 당당히 말했다.
“무림후학 된 예의로 이 자리에 참석했으나, 다신 이런 식으로 불러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불쾌하군요.”
“훗. 이번에는 참 투기 넘치는 젊은이가 나타났군.”
입을 연 인물은 아미파의 수장인 불혜 사태였다.
“네가 정녕 우리 구파일방과 적대할 자신이 있겠느냐?”
직후, 그녀의 전신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흘러나와 지강백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화경에 앞에 도달한 고수답게 묵직한 기운이었다.
그러나 지강백은 보란 듯 내력을 일으켜 불혜 사태의 내력을 밀쳐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불혜 사태 뿐 아니라 지켜보던 구파일방의 수장들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화경에 들었다는 것까지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리도 여유롭게 불혜 사태와의 내력 싸움에서 우위를 접할 줄이야······!’
‘젊은 나이에 이뤘다고는 믿을 수 없는 힘이로구나.’
‘실로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무재의 그릇이다.’
‘뛰어난 학자를 배출하기로 유명한 제갈가에서 어쩌다 저런 별종이 나온 것인지······허허.’
불혜 사태는 쥐고 있던 선장을 부들거리며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흘려보낸 기운은 어느새 역으로 그녀의 코앞까지 밀려나 있었다.
‘이, 이럴 수가······!’
불혜 사태가 숨을 쉬지 못한 채 새파랗게 질린 그때!
지강백이 보란 듯 내력을 갈무리하며 입을 열었다.
“나는 적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을 할거면 하십시오. 선배님들이 나를 인정해주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나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지강백은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소실봉을 벗어났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참으로······허허.”
실없이 웃음을 짓던 마월 대사가 좌중을 둘러보며 물었다.
“자, 이걸로 제갈 시주의 대답은 들었습니다. 시주들은 어찌하시겠습니까?”
“시험을 원한다니 그에 합당한 시험을 줄 생각입니다. 그럼 이만.”
수장들이 보는 앞에서 크게 수치를 당했다고 여긴 불혜 사태가 굳은 표정으로 일어났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커다란 선장을 휘적거리며 소실봉을 벗어났다.
“불혜 사태께서 독한 마음을 품으신 모양이오. 자, 검선께서는?”
마월 대사의 시선이 이번에는 천운자를 향했다.
매화검선 천운자는 허허로운 웃음을 흘리며 수염을 쓰다듬었다.
“노부는 이미 나름대로 제갈 가주에게 시험을 줬고, 이미 그를 인정하고 있소. 그러니 화산파에서는 제갈 가주를 지지하는 바요.”
“흥. 검선께서는 이미 홀라당 넘어가신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가 화산파에서 묵도록 허락한 걸로도 모자라, 그의 아내까지 수련시키고 있으시다지요?”
종남파 장문인 도영후가 못마땅한 듯 중얼거리자, 천운자가 껄껄 웃으며 응수했다.
“그럼 도 대협도 똑같이 하시던지요. 허허.”
“끄응.”
도영후는 불편한 신음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 이만 갑니다. 검선께서는 이미 인정하셨다니 유감이지만, 전 저 나름대로 그 어린 애송이를 낱낱이 파헤쳐보겠습니다.”
“마음대로. 나중에 그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대지나 마시오.”
도영후는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소실봉을 벗어났다. 그 뒤로 공동, 점창 등의 대문파도 도영후를 따라 소실봉을 나섰다.
“무당은 빠지겠습니다. 봉문에 들었는데 함부로 나설 수는 없지요.”
청곤 진인은 헛기침을 하며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곤륜의 화운 진인과 청성의 천용 진인은 나름대로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고, 남은 건 구파일방의 일방(一幇)인 개방의 방주, 벽사걸(檗思傑) 뿐이었다.
그는 처음부터 돌아가는 상황을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관전하다 엉덩이를 뗐다.
“껄걸. 이거 흥미롭구만. 난 어디 제갈빈 그 사내가 여기 있는 구파 수장들의 시험을 이겨내는지 보고 마지막에 결정하겠소이다. 자고로 재미있는 유흥거리는 최대한 늦게 하고 싶은 법이거든.”
그마저 떠나고 나자, 이제 소실봉에는 마월 대사 뿐이었다.
홀로 허공을 바라보던 그에게, 소림의 장경각주인 방명(方明)이 다가와 물었다.
“소림은 어찌하시겠습니까?”
“우리는 아무런 시험도 치르지 않는다. 그저 지켜볼 뿐. 우리가 할 일은 제갈빈, 그 사내가 어디로 향할지를 지켜보고, 그릇된 길로 갈 때 막아주는 일이다.”
“어째서 그런 결정을 내리셨는지······.”
마월 대사는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쩌면 하늘이 내려준 사람일수도 있지 않겠느냐?”
“부처님의 목소리라도 들으신 겁니까?”
“그냥 감이다. 허허허.”
***
강북 제갈세가 지부로 돌아오자 남궁미향과 제갈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파일방의 시험에 대해 전해들은 두 여인은 긴 한숨을 내쉬며 걱정을 내비쳤다.
“걱정하지 마라. 설마 암습을 해오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가문 주변에 진법이라도 설치해둘게.”
제갈경은 지강백에게 서신 하나를 건넸다.
서신을 받아든 지강백이 그녀에게 물었다.
“누굽니까?”
“둘째.”
제갈탄? 갑자기 그에게서 서신이 왜 온 걸까.
상행 일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말만 들었지, 몇 년째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강북에 온 지도 꽤나 시간이 흘렀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에 본가에서 나와 자신만의 상단을 차리고 싶다는데, 강북에서 시작할 건가봐.”
“왜 하필이면?”
“강남에는 대부분 연줄이 닿아 있어 실력을 쌓기가 힘들다나 뭐라나. 편한 길을 굳이 거부하고 싶다는데? 그래서 이번에 강북으로 올라온대. 그리고 혼약자도 데리고 온다더라.”
“······네?”
“뭘 그렇게 놀라? 둘째도 슬슬 혼인할 나이잖아.”
소가주 경합을 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많이도 흘렀구나. 지강백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알게 모르게 챙겨줘요. 그래도 타지에 처음 올라오면 고생 꽤나 할 겁니다. 자리도 잡아야 하고 사람도 모아야 할 거고.”
“그렇게 당부하지 않아도 잘 챙겨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서신에는 제갈탄의 소식 뿐 아니라 나머지 가족들에 대한 소식도 있었다.
셋째 제갈민과 넷째 제갈소도 나름대로 열심히 수련을 하며 질풍대의 말단부터 착실히 경험을 쌓고 있으며, 제갈지도 내년에 무림학관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소향은 놀랍게도 그동안 착실하게 가문을 보살폈으며, 이제 미운영과도 나름대로 잘 지내는 중이었다.
곧 제갈탄의 혼례식도 있을 테니 슬슬 제갈세가로 내려가야겠다. 남궁미향도 데리고. 호야도 제법 보고 싶고 말이다.
“그런데, 구파일방의 시험은 어떤 방식일거 같아?”
남궁미향의 물음에, 지강백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설마 무식하게 쳐들어와서 비무를 하자고 하지는 않을 거다.”
***
그날 밤, 종남파 장문인 도영후를 비롯한 공동, 점창파의 수장들이 다짜고짜 지부로 들이닥쳤다.
“제갈세가의 가주는 어디 있느냐?”
접객당에 당당히 들어와 자신을 찾는 모습을 응시하던 지강백에게, 남궁미향이 슬쩍 물었다.
“설마 무식하게 쳐들어오지는 않을 거라면서?”
“······.”
지강백은 짧게 한숨을 쉬며 도영후의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정중히 포권을 취하며 인사를 건넸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실례인 줄 알지만 불쑥 찾아오게 되었네.”
도영후는 여전히 못마땅한 눈빛을 거두지 않은 채 말했다.
“내 워낙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길게 끌 생각도 없네 그러니 본론만 말하겠네.”
“어떤 시험이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
“자신만만하군. 좋네. 간단하네. 우리들과 비무를 해서 통과하면 그걸로 시험 합격일세.”
“단순히 비무만 하면 되는 겁니까? 간단하군요.”
“허허. 착각하지 마시게. 그리 간단하면 우리가 친히 발걸음을 했겠는가?”
도영후는 서늘한 눈빛으로 지강백을 노려보며 말했다.
“100초 안에, 우린 자네를 무장해제시킬 것이네. 검을 뺏든, 부서뜨리든, 손에서 떨어뜨리든, 모두 마찬가질세. 자넨 그걸 버티기만 하면 되네. 간단하지 않은가? 정확히 100초일세.”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헌데, 제가 이기는 건 됩니까?”
지강백이 여전히 웃으며 묻자, 도영후를 비롯한 공동파와 점창파 장문인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아, 혹여 무례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럴 일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게.”
“좋습니다. 그럼 어디서 하시겠습니까? 아무래도 이곳 연무장은 크기도 작을뿐더러 충격에도 약하니, 차라리 한적한 근처 강가로 자리를 옮기시지요.”
“마음대로 하시게.”
도영후는 자신만만하게 콧김을 내뿜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그 자존심 높은 콧대가 뚝 꺾어졌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두고보자.
지강백은 세 고수를 데리고 근처 강가로 이동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