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ary youngest son of the marquis RAW - Chapter (94)
제 95화
이어서.
짝짝!
박수를 치며 주변 애들의 시선을 모았다.
“자, 두 번 말하지 않을 테니 잘 들어라. 부서나 반 가리지 않고 모든 아카데미에 오늘 중으로 공문이 내려갈 거야. 그냥 시간 되니까 입으로 말해 줄게. 첫째, 오늘 이 시간부로 아카데미 내에서 교수와 ‘커넥션’ 가지고 ‘불법적인 일’을 모의하는 학생은 사지를 자르고 마나 하트를 폐한 뒤 아카데미에서 축출시킬 거다.”
모두의 눈이 크게 떠진다.
타노스도 마찬가지.
참고로 이 첫째는 편애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이다음이 진국이다.
“둘. 앞으로 아카데미에서 배경 등을 앞세워 어떤 학생을 겁박하거나, 미래를 협박하는 등의 행위를 할 시, 교수고 학생이고를 불문하고 그놈도 모든 서클을 부숴 버리고 사지를 자른 채로 아카데미에서 축출시킬 거다. 유예기간은 없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오늘, 지금 이 시간부터 시행될 거니 앞으로 조심하도록.”
“네가…… 네가 뭔데!!”
슬쩍 고개를 돌리자 페일론의 옆에 있던…… 이름은 모른다.
그가 붉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인데.
“소개를 두 번 하게 만드네. 감찰단주라고 말했잖아.”
“…….”
“이름이 뭐냐?”
“……페렌 모리스…….”
놈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페렌 모리스면…… 아, 모리스 백작가.
남부 해안 지역에 위치한 곳, 해산물로 꽤 유명한 곳이라 몇 번 오다가다 들어 본 적은 있었다.
여하튼.
“그래. 페렌 뭐시기, 내 말이 마음에 안 들어?”
“…….”
“마음에 안 들면 간단하잖아. 아카데미에서 꺼져.”
“뭐?”
“아카데미는 뭐 하는 곳이지?”
“…….”
“아카데미는 배우는 곳이야. 너 같은 핏덩이 새끼들이 배경 믿고 깝치는 곳이 아니라.”
놈이 분노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아니, 열려고 했다.
뻐억-!
“커헉!”
발로 놈의 복부를 걷어차자 뒤로 5m 정도를 날아갔다.
새끼.
“모리스 백작가? 이젠 별 웃기지도 않는 잡다한 곳에서 끼어들고 있어.”
고개를 돌리자, 멍한 표정을 짓고 있는 페일론과 눈이 마주쳤다.
이 새끼도 문제가 없는 놈이 아닌데.
“야.”
“……어?”
“네 친구냐, 쟤?”
“…….”
대답 안 하네.
손을 들어 페일론의 뺨을 후려쳤다.
짜악-!
“전에 말했지. 말 두 번 하게 하지 말라고.”
“어…… 어어. 친구…… 맞아.”
“관리 좀 해. 너도 뒤지기 싫으면.”
“……아…… 알겠다.”
그때였다.
털썩-
테소토르가 쓰러진다.
이어서 돌쇠가 놈의 머리채를 붙잡고는 질질 끌며 내게 다가왔다.
(주군의 명, 완수했습니다.)
“수고했어. 가자.”
그렇게 몸을 돌리려던 그때. 깜빡했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타노스.”
“예, 주군.”
“너도 오늘부터 감찰단원이다.”
타노스가 진지한 표정으로 자세를 바로 한다.
“여기 애들 보니까 너랑 같은 반인 거 같은데, 문제 만드는 새끼 있으면 네 선에서 처리하고. 그게 안 될 거 같으면 나한테 보고해.”
“주군의 명을 받듭니다.”
기운차게 대답하는 타노스를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감찰단주의 이름으로 내린 공문은 정리하면 매우 간단했다.
학생으로서 교관과 사적인 커넥션을 가지지 말고, 학생들은 학생들을 배경이나 힘으로 압박하지 말라는.
아카데미 특별법 1조 1항을 조금 길게 말한 것과 다르지가 않다.
엄밀히 말하면 나도 학생이기에 저 범주 안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솔직히 내가 얘네랑 같진 않잖아.
내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간단하다.
일단, 죄를 저지른 놈은 죽인다.
죽이는 동시에 같은 짓을 저지르지 못하게 시스템을 만든다.
그걸 어기면, 전부 죽인 뒤 본보기로 만든다.
이게 내 방식이다.
“정당한 이유만 있다면 서클을 부수든 사지를 잘라 버리든 상관 안 해. 책임은 전부 내가 진다. 죽여도 상관없어. 네 판단에 따라 행동해.”
타노스가 굳은 표정으로 한쪽 무릎을 꿇는다.
“주군의 명, 책임지고 완수하겠습니다.”
“고생하고.”
그렇게, 자리를 벗어났다.
* * *
나는 그날 총 5명의 교관과 9명의 부교관을 죽였다.
서클은 모조리 부숴 버렸고, 사지를 잘랐으며 눈도 뽑았고 혀도 뽑았다.
숨이 끊어진 걸 확인했고, 그리고 그 쓰레기들을 전부 교무실에 던져 놓았다.
놈들은 고문을 받을 때마다 수도 없이 많은 죄를 자백했는데, 그걸 들으면 들을수록 어처구니가 없었다.
범죄자 집단.
솔직히 말하면.
조금은 비꼬는 식으로 이야기했던 건데, 이거,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비꼬는 게 아니라 그냥, 옳은 소리를 한 거였다.
나도 이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는데 우리 셀은 얼마나 더 어처구니가 없었을까.
여하튼.
나는 돌쇠에게 그 범죄자들이 자백했던 모든 것을 자료로 만들라고 지시했고 그걸 롬멜 총장한테 건네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퇴근했다.
이것도 분명 한 번쯤은 언급했어야 하는 일인데, 영감님.
롬멜 에인하르트 어센블.
그 양반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카데미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다른 쪽에 신경이 쏠려 있는 게 확실한데, 그걸 굳이 죄로 따지자면 약간의 직무유기라고 해야 할까.
꼬투리를 하나하나 잡다보면 방관을 한 것도 맞고, 일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면으로 보자면 방관을 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으며 일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자기도 모르게 엮여있었던 거라고 볼 수도 있다.
분명 영감님이 나름 괜찮은 사람인건 맞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 일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도와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거.
뭐 그거면 충분하지.
영감님은 조금, 더 오래 살 필요가 있다.
나를 위해 해 줘야 할 일이 몇 개 있거든.
그렇게 별장으로 돌아가는 그 길이 그토록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
오늘은 토마토 주스가 아주, 맛있게 넘어갈 듯하다.
Chapter 8
아카데미는 난리가 났다.
잭의 힘이 상상 이상이었던 것.
혼자서 자르델을 제압했고, 그 외에 다른 교관들도 여유롭게 제압했다.
압도적인 재능의 탄생.
그러면서도 잔인무도하고 자비조차 없는, 실로 악마 같은 행위까지.
고작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잭의 이름은 왕국 전체에 알려졌다.
국왕은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됐고, 세력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잭의 능력.
두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자연스럽게 왕국에서는 파가 갈렸다.
그냥 두어야 한다가 반. 잡아서 처벌해야 한다가 반.
그런데, 처벌해야 한다는 쪽은 근거가 없다.
어떻게 처벌할 건데, 무슨 명목으로?
레온하르트를 비롯해 총 14명의 교수진은 자신들이 저지른 죄를 모조리 토해 냈다.
돈을 받아먹은 건 예사고, 심지어 마약까지 하는 교관도 있었다.
한 가지 의아한 건 ‘성폭행’이 분명해 보였을 법한 항목에는 ‘성추행’이라고만 적혀 있었다는 거.
귀족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별게 아니었다.
저 죄목이라고 써 있는 게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관과 학생의 로맨스.
흔한 일이다.
거기다 교관으로서 학생들을 포섭하고 각 귀족 가문으로 데려가려는 그 행위가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데?
어차피 관례고, 전부터 계속 벌어지던 일이다.
오히려 그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평민이, 귀족과 엮이면 출세의 길이 열린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그건 극소수중에 극소수다.
결국 학생들도 좋고, 그들을 데려가는 가문도 좋고, 다 좋고 좋은 일인데 왜 이게 죄가 되는 거지?
설마.
발란티에 가문에서 학생들을 전부 독점하기 위해?
그런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잭의 대상이 되었던 14명의 뒷배들은 움직였다.
발란티에 가문에 압박을 넣는 이들도 있었고, 직접 총장에게 서신을 보내는 이들까지.
하지만 이건 뒤에서 벌어지는 일이었고, 이 정도는 잭에게 협조적인 총장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당연히 앞에서 직접적으로 행동하는 이들도 있었다.
교관들, 약 10명이 총장실에 모여 있었다.
“총장님. 그놈은 너무 오만방자합니다.”
“맞습니다. 감찰단주라니요. 그런 자리에 누군가를 임명할 때는 교수진과 합의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일을 너무 독단으로 처리하신 거 아닙니까.”
“아카데미에서 학살이 벌어진 겁니다! 그것도 14살, 아니 이제 15살 되는 꼬맹이한테요.”
등등.
롬멜 총장이 한숨을 푹 내쉰다.
“분명 감찰단주의 권한은 특별법에 명시되어 있네. 그동안 행했던 이들이 없었을 뿐이지.”
모두가 합죽이가 된다.
정확히는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이가 없었던 거라고 해야 한다.
아니, 어떻게 학생이 교관을 무력으로 제압을 하나.
자연스러운 사고의 전환.
교관들이 동시에 발끈했다.
“수상하지 않습니까! 그 나이에 어찌 7서클의 교관을 제압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건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검은 갑주의 그 남자. 정체도 불분명합니다. 아니, 어찌 개강 중인데 그런 남자가 아카데미에 들어올 수 있단 말입니까? 이건 조사해 봐야 합니다!”
총장이 또다시 고개를 젓는다.
몇 가지 정정해 줘야 할 부분이 있었다.
“감찰단주는 5서클이네.”
모두가 이를 악문다.
“그러니까 더 말이 안 된다는 겁니다!!”
“왜 말이 안 되는가?”
“……예?”
“그 아이는 천재네.”
롬멜의 싸늘한 눈동자가 주변을 훑는다.
“분명 5서클인 것은 맞고, 직접 싸우는 모습을 본 이들도 많지. 그 움직임에 조사할 거리가 있었던가?”
“…….”
“그 아이는, 그저 아이답지 않게 강할 뿐이네. 세기의 천재라고 말하기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하지만……!!”
“자네도 걸리는 게 있는가?”
반박하려던 교수 한 명이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나는 총장으로서 최대한 중립을 지킬 것이네. 죄를 지었다면 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죄가 없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네. 그러니 자네들이 떳떳하다면 학업에만 집중하면 될 일이 아니겠는가.”
모두 할 말은 많았지만 하지 못했다.
솔직히 총장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까.
물론, 말을 하는 롬멜 총장도 내심으로는 이 상황이 조금 의아하긴 했었다.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또, 방금 언급되었던 검은 갑주의 남자.
롬멜 총장도 그 부분은 조사를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화제를 넘겼다.
아무리 봐도, 그게 ‘잭’이 숨기고 있는 ‘어떤 것’의 실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많은 이들이 알고 있으면 안 되는 힘.
롬멜 총장은 속내를 숨긴 채,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 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