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148
싸늘하게 말을 씹듯이 내뱉은 세현은 몸을 돌렸다.
“미안… 했다. 아니, 내가 잘못했다. 널 오해했어.”
이준의 사과에 세현은 고개를 돌려서 이준을 바라봤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오해했다고 사과하면서 또 오해를 하셨네요. 전 아이돌 되고 싶은 생각 없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사과하면, 제가 무조건 사과를 받아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세현은 고개를 돌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 남겨진 이준은 알 수 없는, 정말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컷. 오케이.”
설 감독이 크게 외쳤고, 박세우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순간 박세우는 자신도 기태준이나 정연진만큼 씬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방금 촬영한 씬에서 참지 말고 풀어낸다는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했다. 정연진은 화를 내면서도 내지 않았고, 싸늘한 느낌을 내면서도 차갑진 않았다. 감정을 꾹꾹 눌러서 참는 듯한 느낌도 아니었고, 감정을 쏟아 내지도 않았다.
적당하게 정말, 딱 적당하게 유세현이 거기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끔 연기했다.
미치겠네.
감독의 요구 사항을 저렇게 표현해 내는 것이 가능해지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박세우는 손을 들어 머리를 긁적이려다가 자신의 헤어가 세팅이 완료된 것이라는 걸 깨닫고 손을 내렸다.
여전히 미치겠다.
와, 저것보다 더 잘하라고? 어떻게?
콘셉트는 세기말
화면에는 피아노의 건반과 하얗고 긴 손가락이 나타났다. 그리고 조용한 연주가 시작되었다. 라 캄파넬라의 하이라이트. 피아니스트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피아노에서는 종소리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아주 짧은 연주지만 계속 이어질 것 같은 피아노 연주는 절정 부분에서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에 치여서 피아노가 부서지는 것 같은 효과를 만들어 냈다. 마치 피아노가 자동차에 치여서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순간, 잔잔한 노래의 전주가 시작되었다.
음악 소리와 함께, 병원의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정연진의 모습이 나타났다. 마치 세상을 잃은 것 같은 표정. 울고 있진 않지만 우는 것보다 더 슬퍼 보이는 눈을 하고 있었다.
[억지로 웃으려 하지 말아요 우린 아직 어리잖아요]그리고 들려오는 노래 가사는 화면에 보이는 정연진의 모습과 묘하게 어울렸다.
화면이 바뀌고 빨간 스포츠카가 멈춰 서고, 운전석의 문이 열렸다. 반짝 빛나는 구두가 차 밖으로 먼저 나오고 길이가 긴 양쪽 다리가 차 밖으로 나와서 섰다. 카메라는 구두에서부터 긴 다리를 지나 상체까지를 훑듯이 따라 올라왔다. 완벽하게 피트된 슈트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얼굴을 잡았다.
기태준이었다.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슈트 포켓에 끼운 기태준은 입꼬리를 살짝 끌어 올려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만들어 냈다. 그 모습에서 마치 후광이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줬다. 그리고 모델이 된 듯 걷는 기태준의 뒷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지금부터 경험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겐 힘이 될 거예요]카메라는 집요하게 그런 기태준의 뒷모습을 잡고 그가 들어간 곳은 ‘교무실’ 팻말이 걸려 있는 곳. 지독하게도 학교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의 기태준. 그는 성큼성큼 걸어서 구석의 책상에 다가갔고 그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바뀌는데, 공간이 주는 이미지와 그가 앉은 자리 등에서 그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했다.
그리고 일을 하는 기태준의 곁으로 이은수가 다가왔다. 화려하게 보이는 기태준과는 달리 단정한 정장 차림에 뿔테 안경을 쓴 모습이었다. 기태준의 차림이 못마땅하다는 듯이 혀를 차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스쳐 지나가는 이은수.
카메라는 이은수의 뒤를 따라간다. 보통의 고등학교와는 달리 시설이 좋은 복도를 지나면서 카메라 화면에는 미술실, 음악실, 연습실 등 팻말이 붙은 곳을 보여 주며 지나갔다. 이은수의 발이 멈춘 곳은 피아노 연습실 앞.
[언젠가는 웃음으로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연습실 문을 잡고 열까 말까 고민을 하던 이은수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그녀가 시선을 준 곳은 ‘댄스 연습실’의 팻말이 걸려 있는 곳. 카메라는 이은수를 지나쳐 연습실 안으로 이동했다.
카메라는 멀찍이서 벽의 전면 거울을 보면서 댄스 연습을 하고 있는 유마리를 잡는다. 유마리의 댄스를 격렬했고, 표정은 한없이 진지했다.
점점 유마리를 향해서 카메라가 다가가고 전체를 잡고 있던 화면은 점점 줌을 당긴 듯이 유마리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듯했다. 그러나 더 당겨진 화면이 잡아 낸 것은 유마리가 떨어뜨린 땀 한 방울.
[우리들이 흘리는 땀 한 방울이 내일의 희망으로 자랄 거예요]유마리가 흘린 땀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커다란 파문을 만들어 냈고, 유마리를 지켜보고 있던 정연진을 잡았다. 뒤에서 유마리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던 정연진과 유마리가 같은 화면에 서 있었고, 땀방울은 두 사람을 감싸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유마리가 정연진을 향해서 손을 내밀었고, 멈칫하다가 그 손을 잡고 일어나는 정연진.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완벽한 춤을 보여 주는 유마리와 어설프기 그지없는 정연진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춤을 추는 화면은 과거의 영상으로 보이는 아이돌 그룹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5인조 아이돌 그룹의 가운데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기태준.
과거 1세대 아이돌의 모습처럼 스모키 분장에 얼굴을 반은 가리는 단발을 정성스럽게 세팅해서 부풀렸다. 90년대 아이돌이 많이 했던 콘셉트의 분장과 헤어스타일이었다. 게다가 의상은 은색으로 번쩍번쩍 빛나는 포인트가 들어간 힙합 스타일.
[언젠가는 웃음으로 오늘을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열심히 절도 있는 아이돌의 안무를 하고 있는, 기태준의 얼굴을 상당히 앳되게 보였다. 원래도 나이보다는 많이 어려 보이는 기태준이었지만, 영상 속의 기태준은 과거 데뷔 시절의 기태준을 떠올릴 만큼 앳된 얼굴이었다. CG의 도움을 받은 듯이 보였지만, 과거의 기태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반갑게 보일 수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리고 기태준은 춤을 상당히 잘 췄다. 놀라울 정도로 아이돌 안무를 잘 소화하는 기태준의 모습은 이것이 진짜로 기태준이 과거에 아이돌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는지 잠깐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아직 모든 것이 작아 보여도 우리 안에 큰 꿈이 있어요]다시 화면에는 선생님이 된 기태준이 서 있었고, 그 앞에서는 정연진이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컷이 바뀔 때마다 조금씩 좋아지는 정연진의 춤. 정연진이 춤을 추는 모습은 몸치에 가까운 모습에서 아주 조금씩 좋아지면서 종내에는 완벽하게 안무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그 모습을 보면서 바라보는 기태준의 눈빛은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당황한 것도 같았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으로도 보였다. 그리고 꽉 쥐어진 그의 주먹이 클로즈업되었다.
[아직 모든 것이 작아 보여도 우리 안에 큰 꿈이 있어요]무언가 힘든 일이 있는 듯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아 있는 기태준에게 하얀 손이 내밀어지고, 기태준이 고개를 들었다. 그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은수의 얼굴이 보였다.
기태준은 무엇엔가 홀린 듯이 그 손을 잡고 일어났다. 그리고 핑크빛 기운이 두 사람을 감쌌다. 잠깐 시선을 교환하던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초록색의 기운이 가득 찬 그리고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교정을 걸었다.
[나와 함께 손을 잡고 걸어요 우린 꿈을 이룰 거예요]두 사람의 뒤로 손을 잡고 있는 교복 차림의 정연진과 유마리가 뛰어왔고, 특별반 아이들 역시도 뛰어와서 네 사람의 뒤에 자리했다. 그리고 같은 교복을 입고 있는 많은 아이들이 따라붙었다. 모두의 표정은 큰 웃음을 걸고 있어서 행복하게만 보였다.
길을 이끄는 기태준과 이은수의 뒤로 수많은 아이들이 함께 걷는 모습을 하늘에서 잡았고 점점 더 높이 올라가면서 학교의 교정을 잡았고, 도시를 잡았고 까맣게 변했다.
자막이 큰 화면을 채우면서 영상이 끝났다.
“또 그거 보고 있었어?”
촬영 대기 중에 뮤직비디오 영상을 보고 있는데, 공 실장님이 물병을 건네주면서 물었다.
“네. 엄청 재밌어요.”
“아니, 보고 또 보고 몇 번째냐.”
나는 어제 공개된 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또 보면서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아니, 정말로 봐도, 봐도 신기하고 재밌는 걸 어쩌라고.
편집의 대단함이야 늘 느끼고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 드라마의 대본을 그대로 따라가는 듯도 보였지만 편집을 통해서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진 모습을 보니,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효과가 들어감으로 해서 뮤직비디오처럼도 CF처럼도 보였다. 실제로 드라마에서는 저렇게 화려한 효과가 들어가지는 않으니까.
지난번 를 촬영할 때는 설선규 감독이 티저 영상에 엄청나게 공을 들여서 여러 차례 촬영을 했었고, 공개 역시도 순차적으로 이루어져서 화제가 되었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려나 싶었는데, 티저는 따로 찍을 필요는 없겠다고 해서 어떻게 될까 궁금했었는데, 이런 형태로 내놓을 줄은 몰랐다.
다양한 영상 효과를 사용해서 화면 자체가 지루하지 않았다. 실제 방송분이랑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을 것도 같고. 하여튼 대단한 사람이었다. 설선규 감독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데?”
“아, 재밌는 부분이요?”
풉.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올 뻔했다. 손을 들어서 입을 막고 웃음을 참아 냈다. 사실 제일 웃긴 부분이야 당연히 기태준 선배가 나오는 부분이지.
∟ 기태준ㅋㅋㅋㅋㅋㅋ아니 진짜 기태준 밖에 기억이 안난다곸ㅋㅋㅋㅋㅋ 기태준 뭐냐곸ㅋㅋㅋㅋㅋ
∟ 기태준 씨 아이돌 출신이었나요? 그런데 알려지지 않은 건가요? 실제로 데뷔했었는지 궁금합니다 완전 어린 시절 같은데요
∟∟ ㄴㄴㄴㄴㄴ 기태준 아이돌이었던 적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은 CG로 만진거 같은데 춤은ㅋㅋㅋㅋ 진짜로 춘건갘ㅋㅋㅋㅋ
∟ 기태준 컨셉 미쳤닼ㅋㅋㅋㅋ 진짜로 딱 세기말 느낌이야 스페이스 오딧세이ㅋㅋㅋㅋㅋ
∟∟ 저 머리 어쩔,,, 진짜 저당시에는 다저렇기는했는데 기태준이 해도 위화감없다
∟∟∟ 망돌 출신이라고 기사에 나와쎀ㅋㅋㅋㅋ설정개웃기넼ㅋㅋㅋㅋ기태준이 망돌ㅋㅋㅋㅋ
∟∟∟∟ 아니 저 얼굴로 돌센터로 데뷔하면 완전 성공했을거같은데 왜 망돌이죠? 왜 때문에 망돌이죠?
∟ 제발 기태준 댄스 영상 메이킹조뮤ㅠㅠㅠㅠㅠ 메이킹이급해
∟ 저거 라캄파넬라 치는 손 정연진이야?
∟∟ 아마도? 지난번에 정연진 스타일상에서 피아노 연습하는거보여준거 저거아닐까? 그때도 감독이 나중에 드라마 시작하면 공개한다고 했었음
∟∟∟ 와 대체 얼마나 연습했기에
∟ 다른건 다 필요엄꼬 그냥 손이 엄청고와요 섬섬옥수 그 자체네요
댓글을 다시 한번 쭉 확인했고, 내 태블릿 화면을 슬쩍 바라본 공 실장님도 웃음을 참는 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크, 크흠. 태준이가 참 춤을, 크흠.”
실장님, 우리 그냥 크게 웃을까요? 주변에 기태준 선배도 주변에 없는데 웃어 버려야지. 하하, 내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자, 공 실장님도 따라서 시원하게 웃었다. 아니, 사실 이렇게 웃을 일은 아닌데. 기태준 선배는 정말 열심히 했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2주 전부터 기태준 선배는 바다 엔터의 연습실에서 고강도의 댄스 트레이닝을 받았다. 기태준 선배가 연습하는 걸 돕기 위해서 연습실에 나도 함께 갔었는데, 정말 어째서 기태준, 기태준 하는지 다시 느꼈다고 해야 하나.
나야 원래 춤을 출 줄 알았기에, 연습도 춤추는 장면을 찍는 것도 어색함이 없었지만, 기태준 선배는 아예 댄스의 기본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도 촬영 스케줄은 스케줄대로 소화하고 댄스 연습을 밤을 새워서 하는 모습을 보여 줘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촬영 당일, 90년대 세기말 콘셉트의 아이돌 스타일링을 보고 많이 놀랐었다. 아니, 진짜로 웃을 일이 아니라니까. 그 모습을 하고도 어찌나 열심히 안무를 소화하는지, 엄청, 정말 엄청 놀랐다. 그렇게 진지하게 안무를 하다니.
그러니까 이렇게 웃으면 안 된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고 누가 웃음을 참을 수 있겠냐고.
아, 기태준. 그는 진정 프로였습니다.
풉.
[기사] ‘꿈은 이루어진다’ 뮤직비디오 형태로 하이라이트 공개, 기대감 UP엠연예뉴스 장은혜 기자 2013. 8. 25
오는 10월 2일 첫 방송 예정인 MBS 새 수목 드라마 ‘꿈은 이루어진다’(극본 신새롬/ 연출 설선규, 권재한/ 제작 황금사과 미디어)는 꿈을 잃은 예술을 전공한 고등학생들의 좌절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랑과 우정을 그려 다양한 시청자의 공감을 끌어낼 예정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망한 아이돌 출신의 선생님 이준이 특별반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각기 다른 재능을 가졌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꿈을 잃은 아이들이 다시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 25일 공개된 ‘꿈은 이루어진다’의 하이라이트는 정연진이 부른 첫 번째 OST ‘드림스 컴 트루 (Dreams Come True)’의 뮤직비디오의 형태로 공개되었다.
‘꿈은 이루어진다’의 연출을 맡은 설선규 감독은 “마지막에 모든 출연진이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추는 장면을 제외하고 모든 장면은 실제 드라마의 촬영분을 편집한 것이다. 극적인 효과를 위해서 엔딩만 따로 찍었다”라고 밝혔다.
또 “실제로 드라마의 편집과 뮤직비디오의 편집은 큰 차이가 있다. 하이라이트로 공개된 뮤직비디오의 장면이 실제 드라마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4분이 넘는 하이라이트에서 가장 화제가 된 부분은 기태준이 아이돌 댄스를 추는 장면과 정연진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었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기태준의 아이돌 모습은 마치 실제 과거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실시간 검색어에는 ‘기태준 아이돌’이 차지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중략)…
대또라이들의 시대
“훠우, 기자들이 진짜 엄청나게 많이 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