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160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작진을 향해서 박수를 치면서 인사했다. 어떤 시간을 보냈어도, 마무리는 훈훈하게. 출연진과도 촬영장에서 다시 보자 인사하고 공 실장님과 선민 형, 그리고 노 팀장님이 서 있는 쪽을 향해서 발걸음을 올렸다.
나는 이미 내 안에서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린 듯한 복수심을 다시 불살라 보기 위해서 주먹을 쥐고, 어금니를 꽉 물었다. 아, 이거 왜 잘 안되지? 그들의 얼굴을 보니 반가운 마음에 표정이 헤실헤실 풀어지는 것이 느껴져서 좀 당황했다.
아니, 고작 하루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반가울 일이야? 미치겠네, 진짜. 어우, 사람이 마음이 너무 약해도 탈이라니까. 그래도 화난 척은 좀 해야지. 흥. 저들은 나를 팔아 치웠다, 나를 버렸다 속으로 계속 그렇게 되뇌었다.
“고생 많았어. 진짜로 얼굴이 반쪽이 되었네. 에효, 아무리 그래도 내가 따라갔어야 했는데, 분장도 없이 이게 뭐야.”
“에이, 우리 연진이야 분장 안 해도 잘생긴 얼굴이라 괜찮잖아요. 그냥 하루 고생했으니, 오늘 좀 푸석한 거지.”
밴에 오르자, 노 팀장님이 내 얼굴에 뭔가를 뿌리고 뜨거운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줬다. 그러면서 공 실장님과 둘이 만담을 했다. 말도 없이, 조금 삐친 것 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니, 내 기분을 풀어 주려고 저러나 보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 웃으면 안 되는데. 수건을 덮고 있어 표정이 안 보이는 것이 다행이었다.
“연진아, 마음 많이 상했어? 그게, 우리는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니고, 제작진 측에서 그렇게 하자고 해서 말이야…. 그래도 귀띔을 하면 안 되냐고 했었는데, 아주 강경하더라고.”
에잇, 공 실장님이 저렇게 쩔쩔 매는데, 삐진 척도 못 하겠네. 사실 마음이야, 얼굴 보자마자 다 풀렸고, 그냥 좀 놀려 볼까 했는데, 이것도 오래는 못 하겠다.
“연진이 네가 매일 하는 말처럼 방송국 놈들이 그렇지, 뭐. 그래도 미안해. 그렇게 버리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방송국 놈들 욕을 그렇게 많이 했나? 옆에서 노 팀장님도 한마디 보탰다. 그래도 조금만 더 삐진 상태를 유지하자, 다짐하고 있었는데.
“연진아, 배고프지? 자, 이제 수건 내리고 밥 먹자.”
익숙한 냄새가 났다. 이건 맛있는 설렁탕의 냄새였다. 나는 서둘러 수건을 내리고, 내 앞에 차려진 밥상을 보았다. 와, 이건 뭐 진짜 떡 벌어진 한 상이었다.
가짓수가 많은 반찬이 담긴 도시락과 보온병에 담아 왔는지,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설렁탕이었다. 그래, 섬에서 모든 것들을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하기는 했지.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을 보자, 허기가 느껴졌다. 웃음이 지어졌다. 에잇, 복수고 뭐고 일단은 먹고 보자.
“저 때문에 사 오신 거예요?”
“그래, 너 고생했을 거 같아서 좋아하는 것들 챙겨 왔지. 얼른 숟가락 들어.”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사과의 설렁탕이면 뭐, 다 풀어 줄 만하지. 암, 그렇고말고. 나는 숟가락을 들어서 일단 설렁탕 먼저 맛을 봤다. 어? 태설렁탕은 아니고, 먹어 본 맛인 거 같은데?
“실장님, 이거 혹시 대배옥 거예요?”
“어? 어떻게 알았어?”
“먹어 보니 알겠는데요, 뭐.”
나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답했다. 후훗, 제가 맛을 좀 잘 보긴 한답니다. 사실 그래도 단번에 알아채긴 힘들겠지만, 지난번 ‘딜리셔스 트립’ 때 먹은 대배옥의 설렁탕 스타일은 기억하고 있었다.
이건 딱 대배옥의 설렁탕 맛이었다. 맛있는 깍두기와 함께 설렁탕을 먹었다. 어우, 시원하니 맛있네.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있다가 먹으니 더 꿀맛이었다.
“그래, 촬영은 어땠어?”
빠르게 숟가락을 놀려서 그릇이 거의 비어 가자, 공 실장님이 물었다.
“아, 괜찮았어요. 완전 열심히 했어요.”
나는 1박 2일 간의 전쟁을 떠올리면서 그렇게 짧게 답했다.
“그래, 그래서 네 걱정이 안 되긴 하더라. 넌 늘 열심히 하니까. 그래도 뭐 재밌는 일은 없었고?”
공 실장님은 촬영이 어땠는지 많이 궁금했나 보다. 하긴, 데뷔 후에 공 실장님이 나를 봐주기 시작하면서부터 실장님이 동행하지 않은 스케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뭐, 그냥 방송으로 보세요. 미리 알면 재미없잖아요?”
설렁탕으로 모든 것이 다 풀어졌지만, 배가 부르자 그래도 조금 남아 있는 앙금이 있었나 보다. 후훗, 그렇게 답하고는 먹은 것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공 실장님이 거들어서 금방 끝났다.
역시 밴은 크고 봐야 한다니까. 이렇게 상도 펴고 밥도 먹을 수 있고 말이야. 회사에서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바꿔 준 차는 크고 안락했다. 아, 이렇게 큰 차를 타려면 돈을 좀 더 벌어다 줘야 할 텐데 말이야. 언제 사옥도 올리고 그러나.
“제작진한테 뭐, 편집해 달라거나 요청할 것은 없어? 너를 믿기는 하지만, 그래도 방송에 나가면 안 되거나, 네가 내보내기 싫은 거 있으면 말해. 전 PD랑 이야기 해 볼 테니까.”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데, 공 실장님이 말했다. 아, 편집, 편집이라. 그건 좀 편집을 해야 할 것 같기는 한데 말이지.
“음, 있기는 한데요.”
“뭔데?”
아무래도 유마리와의 대화는 방송에는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잘 대화를 마쳤는데 굳이 편집해 달라고 하면 외려 말이 나올 것 같기도 하고.
“흠, 마리 누나랑 둘이 이야기한 게 있거든요.”
“마리 누나? 이제 누나라고 부르기로 했어? 계속 마리 씨, 마리 씨 하더니.”
아, 정말 모든 사람들이 다 알았구나. 그렇게 티가 났나? 아무래도 유마리가 편하지는 않았던 걸 말이다. 공 실장님의 말에 유마리와의 대화를 생각했다.
“저기, 혹시 제가 불편하세요? 아니면 뭐, 제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
유마리의 말에 조금 당황하기는 했었다. 나는 유마리와 나름으로는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단 말이다. 내 행동에서 뭔가가 유마리를 불편하게 만들었었나?
“…글쎄요. 그런 건 없는 거 같은데.”
과거에 알았던 사람들과 새로이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늘 편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악연이라고 생각했던 관계도 좋은 쪽으로 바꾸기도 했고, 과거에 좋아했던 사람들을 곁에서 계속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더 신경을 쓰기도 하고 했었다.
유마리, 유마리와의 관계라. 아무래도 유마리가 편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그냥 평범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했었다. 달리 유마리가 그렇게 느낄 만한 일은 없었던 거 같은데? 함께 촬영하는 씬이 많아서 연기 연습을 자주 함께하기도 했고,
“왜 그렇게 느끼세요?”
내 질문에 유마리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세우는 말도 편하게 하고 누나라고 부르는데, 연진 군은 안 그러잖아요.”
헐. 이건 정말 억울한데? 내가 말을 놓으라고 했을 때, 조금 편해지면 말을 놓겠다고 한 것은 유마리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말을 높이기에, 나도 함께 높였던 것뿐이다.
과거에는 유마리와 말을 편하게 했었다. 그래서 사실 나도 유마리와 존대하는 게 어색했었다고. 그리고, 그리고! 지금도 연진 군이라고 부르는 건 누구?
“헐. 제가 말 편히 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말을 계속 안 놓으셨잖아요. 그래서 그냥 그게 편하신가 보다 했죠.”
“아, 내가 그랬나? 그럼 말 놓아도 되지?”
그렇게 말하면서 유마리는 배시시 웃었다. 나는 편안하게 웃는 유마리의 모습을 보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여기 내 앞에 있는 유마리는 내가 알던 유마리가 아니었다. 내 앞에서는 제대로 웃지도 못하던 그때의 유마리가 아니었다.
나는 유마리와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계속해 왔었다. 당시의 내 감정이 어땠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유마리의 감정은 선명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두려웠던 걸지도 모르지. 그래서 평범하게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티가 났던 건가.
그러나 이걸로 확실해졌다. 이제 더는 내 앞에 과거의 유마리는 없었다. 나를 좋아했던 유마리. 내가 걱정했던 그 유마리. 그래, 그 유마리는 이제 더는 없다.
“네.”
“너도 말 놔. 그리고… 누나라고 부르고.”
아, 그건 좀 싫은데. 뭐, 돈 드는 일도 아니고. 그게 마음 편하다면야, 못 할 것도 없지.
“…응. 마리 누나.”
나는 유마리를 마리 누나라고 불렀다.
그렇게 나는 과거의 유마리의 그림자에 완벽하게 안녕을 고했다.
잘 자란 우리의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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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 [리뷰] 기태준―정연진이 보여 주는 환상적인 연기 합, 좋은 드라마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3, 4화기태준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다. 필자 역시도 배우 기태준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가 선택했던 작품들은 늘 재밌었으며, 다른 것보다도 기태준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믿고 보는 배우. 그렇다. 기태준은 정말 믿고 보는 배우였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기태준의 복귀작이라는 점과 최고의 연출인 설선규 감독의 연출작으로 많은 기대를 받고 시작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불안 요소가 더 많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었다.
이번이 두 번째 미니시리즈인 신인 작가, 다수의 신인 배우와 아이돌 출신 배우의 캐스팅 등. 불안 요소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기가 관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런 불안함은 첫 방송의 시작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미 몇 차례 신인 배우 정연진에 관해서 이야기한 바 있다. 단막극 ‘들리나요, 오버’를 보고 정말 놀라서, 그를 ‘거목으로 자랄 새싹의 기운을 봤다’라고 했을 때는 이렇게 빠르게 배우 정연진의 성장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배우 정연진이 정말 싹이 남다른 새싹이었다.
정연진은 ‘당신과 나와 우리의 개’와 단막극 ‘경성, 이자한의 아리랑’을 연이어 출연했고, 연기가 더 좋아졌네 싶으면 그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의미에서 ‘꿈은 이루어진다’의 캐릭터 ‘유세현’은 정연진에게 꼭 맞는 옷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본격적인 데뷔를 하기 전부터 정연진은 춤과 노래가 뛰어나다는 것이 알려졌었고, 그의 매력을 모두 보여 줄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정연진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고, 드라마가 끝난 후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는 것에 또 놀랐다. 그저 연기만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점, 계속된 연습과 노력으로 성장하는 배우라는 점 등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사과하고 싶다. 그냥 얼굴만 믿고 연기를 못할 것이라고 그의 얼굴을 처음 봤던 순간 생각했던 것에 관해서 말이다.
이번 드라마 ‘꿈이진’에서 정연진에게 가장 놀란 것은, 기태준에게 ‘눌리지 않는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점이었다. 배우 기태준은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그 존재감이 정말 대단한 배우다. 그게 좋은 점일 수도 있지만,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에 종종 기태준과 함께 연기하는 배우가 묻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정연진은 놀라울 정도로 기태준과 연기 합이 잘 맞는 모습을 보여 줬다. 기태준 옆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신의 연기를 보여 주며 시선을 집중하게 했다.
기태준에게 가려지지 않는 신인 배우라니! 정연진의 연기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필자마저도 엄청나게 놀라게 했는데, 정연진을 처음 보는 시청자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기태준이 연기하는 ‘이준’과 정연진이 연기하는 ‘유세현’이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장면들은 가히 환상의 연기 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꿈이진’의 회차가 많이 남아서, 그들의 연기 합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기태준과 정연진. 두 배우가 함께 연기하는 모습을 조금 더 많이 보고 싶다.
[완전 스타네 대스타 대스타대박이야 내 친구가 대스타라니, 대스타라니!]
태선이가 보낸 문자를 보고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요즘 태선이는 정말 공부만 하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도 은 꼬박꼬박 챙겨 본다고 했다. 원래 태선이는 TV와 영화 보는 것도 좋아했고, 연예계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어쩌면 녀석을 막내 작가로 만났던 것은 당연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는 했다.
공부한다고 독하게 마음먹고 모든 걸 다 끊었는데, 그래도 내 출연작은 봐야 한다나? 고맙게도 회차마다 짧은 감상을 이야기하기도 했고, 내가 학교를 조퇴하고 나올 때는 이렇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가끔은 회사에서 놓친 나에 관한 글의 링크를 보내 주기도 했고. 대부분은 좋은 글들이어서, 나는 태선이가 보내 준 것들은 별 걱정 없이 읽고는 했다.
놀리는 것이 다분한 문자였지만, 그냥 웃어 버렸다. 그리고 태선이가 보내 준 링크를 클릭해 보니, 의 블로그 리뷰였다. 제목부터 강렬했다. 나는 걱정을 누르고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아, 엄청난 찬사였다. 기태준 선배와 연기 합이 좋다는 칭찬이라니. 그것도 환상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기태준 선배에게 눌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줬다니. 와, 진짜 ‘블로거 준’에게서 이런 칭찬을 받게 되는 날이 오다니.
이미 여러 번 나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줬지만, 이번 리뷰는 껑충 상승한 3, 4화의 시청률만큼이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정말 과거와 상반된 나에 관한 그의 평가는 조금은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주 기뻤다.
나 때문에 이 사람이 드라마를 보면서 화를 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나만 없으면 좋겠다고 화를 냈었는데….
3, 4화의 시청률이 상승한 것도 나에게는 특별한 느낌을 줬다. 뭐, 과거에도 내가 출연했던 드라마의 시청률은 대부분 꽤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된 후에 나는 정말 작품을 잘 골랐다.
꼭 성공할 작품을 알고 있지 않더라도, 작품 보는 눈 자체는 좋았던 거지. 그래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졌던 ‘블로거 준’은 나를 그렇게 미워했었던 거고. 모두 다 지금은 없는 이야기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일까? 과거로 돌아온 후,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에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었다. 단막극의 시청률이야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었고, 는 성공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의 1, 2화 시청률이 잘 나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역시도 내 지분은 낮다고 생각했다. 드라마가 시작하고 1, 2화의 시청률은 주연 배우의 이름값이 참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 드라마의 첫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의 대부분은 ‘기태준’이라는 배우를 보고 싶어서 채널을 선택하고 고정했던 사람들일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