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fe of an actor of a former idol RAW novel - chapter 230
“ 촬영은 언제까지야?”
“아, 이번 주에 끝나요.”
“그래? 그럼 촬영 끝나면 좀 쉴 수 있겠네.”
“아….”
생각났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이 실연을 극복하기 위해서 하는 일들. 일에 빠져들었고, 미친 듯이 운동했었지, 아마? 좋은 방법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했다. 그래, 일을 더 해야겠다. 운동도….
그러면 시간이 빨리 흐르겠지.
김다혜, 그녀가 달라고 했던 그 시간이라는 게 좀 빨리 흘러가겠지….
“아니, 일을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어? 그래도 괜찮아? 좀 쉬지, 그래.”
“광고 촬영도 많이 밀려 있고, 인터뷰도 있고요. 아, 수미 누나 예능에도 나가야 하고….”
생각나는 대로 스케줄을 줄줄이 읊었다.
“아, 그렇구나. 수미 방송도 있네.”
“네. 그래서 바빠질 것 같아요.”
선민 형에게 모든 스케줄을 잡아 달라고 해야지.
그리고 김 상병에게도 연락해야겠다.
나는, 오늘부터 매우 바쁠 예정이다.
당분간은 엄청나게 바쁘게 될 것 같다.
[연예 비하인드] 인기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톱스타 A군과 B양, 그들은 열애 중?(라시뉴스 연예팀) 2016. 8. 30
◇ 함께 드라마에 출연 중인 톱스타 A군과 B양이 목하의 열애 중이라는 이야깁니다.
두 배우 모두 빼어난 외모에 스타성과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는 젊은 배우들인데요. 그런 두 사람이 작품을 통해서 만났고, 곧 사랑에 빠졌다고 해요.
A군이 연상의 B양에게 저돌적으로 대쉬를 했다고 하네요. 그간 수많은 남자 스타들의 고백을 거절해 왔다고 알려진 B양도 상남자의 매력을 뿜어내는 A를 거절할 수는 없었나 봐요.
현재 A군과 B양은 소속사 역시도 같은 회사라 공개 열애의 타이밍을 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계자의 말이 전해졌는데요. 드라마 속에서의 케미가 워낙 좋았기에 열애 소식이 전해지면 좋아할 팬들이 많을 듯싶네요.
정말 잘 어울리는 두 사람. “예쁘게 연애하겠다”고 공개 연애 선언을 하면 A군과 B양 사랑, 축복해 줘야겠죠?
∟ 아예 실명으로 쓰지 그랬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누구죠? 저는 모르겟네요
∟∟∟ ㅈㅇㅈ ㄱㄷㅎ
∟∟∟∟ 그러니까 그게 누구죠?
∟ 이백고 주인공들 말하는 건가?
∟∟ ㅇㅇ 그런듯 근데 걔네가 언제부터 톱스타임?
∟∟∟ 톱스타 맞지 ㅈㅇㅈ 이나 ㄱㄷㅎ나 이제 S-A급 사이 톱스타ㅇㅇ
∟∟∟∟ 걔네가 톱스타라니 톱스타 기준 되게 낮네 ㅉㅉ
∟ 진짜로 사귀나,,,, 너무 좋다,,,, 꿈은 이루어진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완전 깨춤춘다 나는 망붕이 아니었어 내가 이상한게아니라 쟤들이 진짜 사귀고 있었다니깤ㅋㅋㅋ개 잘어울렼ㅋㅋㅋㅋ
∟∟ 정연진이 왜 김다혜 같은 호빵아줌마랑 사귀냐 ㅅㅂ
∟∟∟ 아니지 ㅅㅂ아 다혜여신이 왜 핏댕이랑 만나냐 다혜여신 좋다는 사람이 널렸는데 ㅅㅂㅅㅂㅅㅂ
∟∟∟∟ 여기 전부 pdf 땄음
∟ 이거 완전 소설이자나,,,,기레기가 망붕같은데?
∟∟ 내말이 믿을게 없어서 라시를 믿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얘네 그래도 업는말은안쓴다아님?
∟∟∟∟ 찌라시는 원래 100개 중에 하나만 맞음 그리고 그거 맞았다고 다 믿는거고
∟∟∟∟ ㄴㄴㄴㄴ 얘네는 없는말 많이 만드어냄
똥손이시네요
“안녕하세요. 의 연출 한재연이예요. 여기는 메인 작가인 주재범 작가.”
“주재범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정연진입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부탁은 우리가 해야죠. 선뜻 출연해 줘서 고마워요.”
예능 프로그램 의 녹화를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연출과 작가가 우리를 반겼다. PD의 얼굴이 싱글벙글한 것이 오늘 출연에 대한 기대감이 엄청난 것이 느껴졌다.
“아닙니다.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말이라도 그렇게 해 줘서 고마워요. 박수미 선생님도 엄청 기대하고 있더라고요. 오늘 우리 방송 잘 만들어 봐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 이건 좀 부담스러운데…. 게다가 오늘은 엄청나게 피곤한 상태였다. 가 촬영의 막바지에 이르렀기에 새벽까지 촬영하고 바로 넘어온 차였다. PD가 저렇게 좋아하고 있을 때는 기대에 부응해 줘야 하는데 말이다. 녹화까지 시간이 꽤 남았으니, 좀 쉬면서 컨디션을 제대로 끌어올려야 할 것 같았다.
“여기 큐 카드구요, 녹화 준비가 완료되면 알려 드릴 거예요.”
막내 작가를 따라 대기실에 들어서자, 녹화 일정과 주의 사항을 알려 주며 큐 카드를 건네줬다. 깨끗하게 정리된 큐 카드를 받아 들고 정중하게 인사했다.
“네. 감사합니다.”
“오늘 녹화, 기대할게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답을 했는데도, 막내 작가가 자리를 뜨지 않고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의문을 담아서 바라보자, 눈을 질끈 감더니 입을 열었다.
“저기…. 팬이에요.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아,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사인해 드릴까요?”
“앗. 정말요? 네, 네. 부탁드릴게요.”
막내 작가는 자신이 들고 있던 노트와 펜을 내밀었다. 팬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는 일은 많지 않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이번 작품 끝내고 나면, 팬 미팅이나 팬 사인회라도 해야 하나? 펜을 들고 막내 작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아, 아…. 저 그게요.”
이름을 말하기가 그렇게 힘든가?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작가의 눈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김, 김다혜요!”
“네?”
김다혜가… 왜 여기서 나와? 순식간에 손끝이 조금 차가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저기, 그러니까… 제 이름도 김다혜예요.”
“아…. 네. 김, 다혜 작가님.”
그녀의 이름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김다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지만 내게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된 이름. 사인을 위해 김다혜라고 적는 손이 조금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과거에도 수없이 해 와서 자연스럽게 나오던 사인이 삐뚜름하게 써진 것이 보였다. 이 사인 하나에 내 마음을 들킬 것 같아서 덜컥 겁이 났다. 아무도, 아무도 모를 텐데도….
작가를 향한 응원의 말을 적는데, 여전히 손끝이 차가웠다. 괜찮다, 괜찮다 계속해서 되뇌었는데, 사실은 괜찮지 않았나 보다. 그래, 어떻게 금방 괜찮아질 수 있겠어. 심장께에서 찌르르한 느낌이 전해졌다. 이 아픔은 좀 오래갈 것 같았다.
촬영장에서 만난 김다혜는 괜찮아 보였다. 나 역시도 괜찮은 척을 했다.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함께 대사를 맞추고, 리허설하고, 촬영했다. 그 뜨겁고도 차가웠던 여름밤의 일이 없었던 일인 것처럼, 그렇게….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그녀가 그리고 우리가 배우라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람들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평안했으면 좋겠다. 아픈 것은, 힘든 것은, 슬픈 것은 내가 할 테니 그녀의 마음이 무사하기를….
“자, 여기요.”
“와, 감사합니다.”
김다혜 작가는 사인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으며 대기실을 떠났다. 작가가 주고 간 큐 카드와 대본을 펼쳤다. 큐 카드에 붙인 빨간 하트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팬…. 그래, 내게는 팬이 있었다. 해야 할 일이 있었고, 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당장은 일에 집중해야 한다. 마음을 다잡았다. 큐 카드를 넘기며, 어떤 말을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수미 누나의 방송인데, 내가 망칠 수는 없지.
한참을 집중해서 보고 있는데 드르륵, 스마트폰이 울렸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자, 반가운 이름이 보였다. 군 복무 시절 선임이었던 김남규의 연락이었다.
[11월 대회 신청 완료했다훈련은 진짜 따로 봐주지 않아도 되겠어?]
그는 내가 입대했을 때 상병이었다. 원래도 성격이 좋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던 김남규의 별명은 ‘철인’이었다. 김남규가 특별하게 철인에 가까워서 생긴 별명은 아니었고, ‘철인 3종 경기’의 전도사였기 때문이었다.
원래 체육 교육을 전공한 그는 입대 전 철인 3종 경기에 푹 빠져서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입대 후 그는 그곳이 노다지로 보였다고 했다. 하긴 우리 부대에는 땅에서는 잘 뛰고, 물에서는 헤엄을 잘 치는 인간들이 넘쳐 났으니… 얼마나 신이 났을까. 아니, 못해도 잘하게 되는 곳이 그곳이 아니었던가.
아무튼 그는 부대원 모두에게 철인 3종 경기의 매력을 설파했고, 전역하면 함께하자고 꼬셔 댔다. 그는 정말 말을 잘했고, 사람들에게도 잘했다. 나 역시도 그의 친화력에 넘어간 사람 중 하나였으니 말 다 했지. 세상에서 철인 3종 경기만큼 멋진 종목은 없는 것 같았으니까.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이번 기회에 대회라는 거 경험해 보지, 뭐. 생각이 모두 날아갈 수 있게, 극한까지 나를 몰아갈 수 있으니까. 나는 바로 김남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냐.]“필승.”
[됐다. 사회에서는 편하게 지내기로 했잖냐. 그냥 형이라고 하라니까.]“네. 그러겠습니다. 문자 확인했습니다.”
며칠 전 그에게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연락했었다. 조용하게 신청서를 접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 참가 신청했고, 우리 동호회 소속으로 했어.]“감사합니다.”
“뭐가 말입니까?”
[완주하려면 훈련해야 한다니까. 시간이 촉박한데 괜찮겠냐고.]“괜찮습니다.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그래, 열심히 하는 건 내가 또 엄청나게 잘하지 않았나. 불끈 주먹까지 쥐어 가면서 대답했다.
[그래.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잘하는 녀석이니까.]“나중에 사이클 탈 때는 한 번 보러 와 주십시오.”
[오냐. 밥은 네가 사는 거다?]“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거하게 쏘겠습니다.”
[그래. 그럼 다음에 보자.]준비에 관한 약간의 조언을 남긴 김남규와의 통화를 마쳤다. 그가 이야기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다시 큐 카드를 집어 들었다.
“연진아.”
“네?”
곁에서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코디 지은 누나가 심각한 얼굴로 나를 불렀다.
“너 그거 진짜로 나갈 거야?”
“아, 철인 3종 경기 대회요?”
“어. 그거.”
“응. 출전한다고 했잖아요. 새삼스럽기는….”
지은 누나의 물음에 답을 하고는 시선을 돌렸다. 이미 선민 형을 통해서 회사에도 이야기를 해 두기는 했었다. 스케줄을 되도록 많이 잡아 달라는 것과 11월에 열리는 철인 3종 경기 대회에 출전할 것이라고. 대회 출전은 처음이라, 대회 한 달 전부터는 전력을 다해 완주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연진아.”
“응? 또 왜요.”
고개를 들고 지은 누나를 바라보자, 여전히 심각한 얼굴이었다. 아니, 그럴 게 뭐 있어. 군대에서 훈련하던 것에 비하면 이 정도야 별것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