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14
EP.214
#2-21 마법소녀는 카지노에 갔습니다(3)
“그런데… 어째 멀쩡해 보이시네요? 박사님 특제 나노머신을 잔뜩 침투시켰을 텐데.”
의아하다는 듯이.
루판이 여왕의 안색을 살폈다.
조금 전까지 여왕이 쓰고 있던 건 박사가 만든 나노머신 살포 및 세뇌용 헤드기어. 그것도 몇 시간을 그대로 방치해두었는데 어째 여왕은 기대했던 인형이 되기는커녕 조금 지쳐만 보일 뿐 멀쩡해보였다.
안 그래도 몇 번이나 실패하는 바람에, 마법소녀한테도 통한다는 특주품을 사용한 건데.
“누가 네 놈 따위의 꼭두각시 인형이 될 줄 아느냐! 나를 우롱하는 것도 정도껏 하여라!”
여왕의 족쇄는 힘을 외부로 방출하는 것은 억제하지만, 몸 안을 흐르는 것까지는 미처 다 막지 못한다. 아니, 그랬다간 마력으로 육체를 구성한 여왕의 몸 자체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덕분에 안쪽에서 마력을 휘저어 나노머신이며 주입한 각종 약물을 태워없애 버린 거겠지. 안타까운 이야기다.
“우롱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루판이 짐짓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한아름 품에 들고 있던 먹거리들을 내려놓고, 여왕의 턱을 꾸욱 쥐어 틀어올렸다.
그리고는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우음…!”
억지로 입술을 틀어막히고, 살과 살이 맞비벼지고.
입술을 가르고 밀고 들어온 혀의 감촉에, 여왕의 몸이 깜짝 놀라 퍼득 뛰었다.
키스는 오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왕의 입 안을 진하게 맛 본 후, 루판은 순순히 얼굴을 떨어뜨렸다.
“읏… 하… 하아……!”
고작해야 키스. 고작해야 입술이 잠깐 맞닿고 혀가 들어왔을 뿐인데.
여왕은 무언가를 억눌러 참듯이 가슴께를 쥐고 숨을 들이쉬었다.
나노머신과 약물, 그리고 머리가 이상해질 정도로 잔뜩 보여준 세뇌영상은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 증거로, 고작해야 키스 한 번만에 여왕은 암컷의 얼굴을 하고 있다. 발정해버린 몸을 가라앉히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녀의 신경에 침투했던 나노머신들이 적지 않게 그녀의 몸을 이곳저곳 주무르고 예민해지게 만든 탓도 있다.
“하아… 하아… 하아…!”
줄곧 범해지는 바람에 계속해서 줄어들고 줄어들어, 이제는 앳되어져 보이는 외모. 그 모습과 흐트러진 모습이 어우러져, 사랑스러운 한떨기 꽃 같은 인상을 품게 만들었다.
여왕.
이 별의 최고봉.
그런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하복부에, 정확히는 성기가 있을 위치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혀를 비죽 내밀고, 침이 슬쩍 떨어지고 있음을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걸까.
정말이지.
참을 수 없다.
‘아――정말, 이 여자는.’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무척이나, 무척이나,
‘진짜 미친 듯이 짜증나는 얼굴이야.’
루판은 이 여왕이라는 여자를 싫어한다.
이렇게 웃고는 있지만, 속은 시커먼 물감을 좍좍 쳐바른 것처럼 새카맣게 물들어있다.
솔직히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도 않고 이 여자와 같은 공기에서 숨을 쉬고 싶지도 않고 이렇게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싫고 싫고 싫다는 감정이 미친 듯이 솟아올라서 솔직히 견딜 수가 없다.
싫다.
싫어한다.
용서할 수 없다.
그녀가 특별히 루판에게 무엇을 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단순히 간접적으로 루판에게 무언가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판이라는 한낱 떨거지에 버러지 같은 괴인이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겠지.
그저 그녀가 그 자리에 있는 게 싫다. 그녀 때문에 피해를 봤던 것이 싫다. 그녀의 사상이 싫다. 그녀가 선포한 법률이 마음에 안 든다. 그녀가 사는 이 궁이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괴인들을 이용해 이 궁궐의 고귀하고 충성심 있는 여자들을 마구 범하게 만들었다.
루판을 여기까지 있게 만든 것도 그 ‘싫어함’ 때문이겠지. 여왕을 향한 분노와 증오와 경멸과 혐오와 슬픔과 아픔과 미움과 번뇌가 지금 루판을 이 자리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루판이 여왕을 향한 이 ‘싫음’의 감정을 잃어버린다면 아마 더 이상 루판으로서 있을 수 없다고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다.
싫어한다.
싫다.
싫어서 견딜 수가 없다. 너무 싫다. 너~어무 싫어서 견딜 수가 없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이유가 없이 싫다.
싫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싫어, 싫어, 싫어, 미워, 증오한다, 싫어한다, 싫어한다, 망할 여자, 싫어, 싫어, 싫다, 싫다.
정말이지 너무 싫다. 이런 여자.
그렇기에.
그녀를 더욱더 끌어내리고, 떨어뜨리고, 비참한 소녀의 모습으로 만들어서 비웃고 짓밟고 경멸의 시선을 보내주고 싶다. 이대로 더욱 미움받을 수 있다면 즐거울 것 같다.
――응, 좋아. 이 예쁘고 고운 얼굴을 더 일그러뜨려주고 싶어진다.
“그럼, 저도 바쁜 몸이니까 오래 있지는 못하겠네요.”
“하아… 끄… 으… 그럼… 어서 꺼져…!”
“가기 전에 할 일은 하고 가야겠죠?”
루판은 연미복 같은 새카만 바지의 앞을 풀고, 발기한 자지를 꺼내 여왕의 코 끝에 가져다 댔다.
“아… 아… 그건… 그것…은…!”
“여왕님의 보지를 푹푹 쑤셔드렸던, 사랑하는 남편님입니다. 어떠신가요~ 남편님과도 재회의 키스를 해야겠죠오~?”
짐짓 놀리듯이, 루판이 발기한 육봉을 여왕의 얼굴에 차닥차닥 때리듯 들이밀었다.
“후욱… 후읍… 스읍… 흐우…!”
여왕은 새된 신음을 흘리면서도, 반사적으로 혀를 빼들고 숨을 깊게 들이쉬며 자지의 비릿한 냄새와 맛을 깊이깊이 받아들였다. 이것만큼은 나노머신의 세뇌영상의 결과물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 헌신적인 모습에 루판의 물건이 더욱 단단하게 서고, 비릿한 향취가 한층 진해졌다.
“자, 남편님께 봉사해주시죠.”
“뭐, 뭐가… 남편님이냐… 이딴, 이딴 거어… 아… 하움…!”
얼굴을 붉히고 분노하면서도, 이 자그마한 여왕님은 순순히 자지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혀로 휘감고 볼이 패일 정도로 빨아들이며, 열심히 그 자지를 맛보고 봉사했다.
얼굴은 칠칠치 못하게 풀어져버렸다.
담쟁이덩굴처럼 혀에 휘감기는 감촉과 그 따뜻한 압박감을 즐기며, 루판은 여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여왕이 행복하다는 듯 어깨를 비트는 모습조차, 가증스러워 보였다.
“여왕님, 여왕님.”
어떻게 하면 이 여왕을 절망에 빠뜨리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싫어하는 여자를 더 슬프게 만들 수 있을까.
루판은 항상 고민하고, 이번에도 새로운 소식을 가져왔다.
“여왕님에게 사용한 나노머신이요, 박사가 관련된 기계를 잔뜩 만들어 준 덕분에 이곳저곳에서 잘 사용하고 있어요.”
“음… 츄룹… 웅후… 웅, 쮸웁… 쮸읍… 후….”
‘사용? 나노머신?’
여왕은 자지를 그 동백꽃처럼 자그마한 입으로 문 채, 몽롱한 머리로 그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가슴 속에 스멀스멀, 불안한 기분이 샘솟는다.
루판은 그런 그녀의 감정을 눈치챘는지, 만족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먼저는 이 궁궐에 있는 여자들.”
그게, 무슨 뜻일까.
사람을 세뇌하고 그 의사를 조종하는 나노머신. 그리고 이 궁궐에 있는 부하들.
“!”
생각이 미친 여왕이 눈을 크게 떴다.
설마…!
“이 궁궐에 남은 여자들 있죠, 지금은 과연 단순한 충성심 때문에 여기에 남아있는 걸까요?”
“네, 네노오오옴…!”
“계속 빨아주세요. 멈춰도 좋다고 한 적 없습니다.”
“우움…! 추릅…!”
분노에 떨리던 얼굴도, 다시금 루판의 자지를 입에 물자 금세 풀어져버린다.
루판은 여왕에게 자지를 맡긴 채, 말을 이었다.
“그래도 한 번에 많은 양을 쓸 수는 없어서요. 아직 실험 샘플도 부족하고… 그래서 차근차근 결과를 보고자, 【향락의 도시】에 손을 좀 대봤습니다.”
“……!”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지켜보려고 합니다. 이대로면 이 별의 여자들은 전부 인형이 되어버릴까요. 그것도 괜찮겠네요. 다들 행복한 인형 라이프★”
“…! …….!”
“그러면, 저도 바쁘니 이제 슬슬 싸겠습니다? 천천히, 깊이깊이 음미해주세요.”
루판은 드문드문 예전의 백발이 보이는 여왕의 머리를 붙들고, 오나홀에 갖다 박듯 스스로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입 안을 비릿한 육봉에 휘저어지는 이 상황에, 여러모로 조교되어 버린 여왕은 눈이 반쯤 돌아갈 정도로 쾌락에 젖어 흠칫거렸다.
“자, 갑니다…! 우오… 옷…!”
피스톤질이 정점에 달할 무렵, 루판은 여왕의 목구멍에 닿을 기세로, 그 자그마한 입술 사이로 자지를 밀어넣었다. 반사적으로 휘감겨 오는 여왕의 혀가 자지에 닿아, 루판 또한 머리에 저릿한 쾌감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수축하고 팽창하고.
부르르르륵…! 부륵…!
비릿하고 농후한 정액이, 여왕의 목젖을 탁탁 때리며 부어졌다.
“….우움…….!!”
자그마한 입 안에 지나치게 깊숙이 들어온 육봉. 그리고 목구멍을 때리는 감촉에 여왕은 저도 모르게 그대로 뱉어버릴 뻔했다. 그러나 가까스로 참아내며, 그 입 안에 부어진 정액을 모았다.
뱉어내지는 않았지만, 음미하지는 않고 꿀꺽 삼키는 것으로 항의를 대신했다.
“크흐… 역시 고귀하신 분의 입은 뭐가 달라도 다르군요. 아니, 그 마법소녀랑 우열을 가리긴 힘들 정도로요.”
“하아… 하아… 하….”
‘마법소녀?’
그러고 보면 예전에 루판이 언급했던 마법소녀가 있었던 것 같기도….
“그러면 저는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루판은 아무 미련 없다는 듯이 떠나갈 준비를 했다. 시장에서 사온 먹거리며 그 외에 놀거리들을 여왕의 침대 옆에 놓인 탁자에 산처럼 올려놓고.
여왕이 좋아하는 귀엽고 감각적인 색감과 디자인의 과자가 잔뜩있다.
여왕이 이 남자를 굉장히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이, 이 남자가 자신의 취향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말이지만 취향을 너무 잘 파악하면 이상하게 기분 나쁘다. 싫지만은 않지만.
“그럼 가보겠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이 별이, 언제쯤 망할지 기대가 되네요.”
“크… 으…! 루판…!”
“이름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루판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이제야 완전히 방에서 떠나갔다.
화려한 장식품이 가득한 방 안에는, 아름다운 조각 같은 여왕만이 홀로 남게 되었다.
* * *
“우와… 사막 한복판에 이런 데가.”
“오아시스 같은 게 있네. 사막은 별이 통째로 죽어가는 흔적이라더니, 무슨 꼼수를 쓴 걸까?”
나와 단애는 아데로부터의 특명을 받아 예의 카지노에 와 있다.
정확히는 카지노가 있는 도시…라고 할까, 마을이지만.
“도시와 도시를 잇는 교역로에 이런 카지노 호텔을 두다니, 【메크라크】 정도가 아니면 할 생각도 안 들걸?”
사막 한복판에 있는 도시를 일부러 찾아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상공의 대기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비행기처럼 공중을 이용하는 장거리 이동수단은 사용하지 못하고, 땅으로 다닐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도와 도시들 사이에 구멍처럼 나있는 묘한 사막지대 한복판에, 이 카지노와 주변 마을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전부 다 여관이나 먹거리로, 정말로 이동 도중 하룻밤 쉬는 것을 목적으로 세운 듯 호화롭고 즐길거리로 가득하다.
다만 차마 도시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어쩌면 한 두시간 정도 걸으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 닿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다. 이 이상 커지면 통제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따로 지배자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다들 뭔가 번쩍번쩍 해보이네.”
지나치게 사치스럽게 껴입은 사람들만 보인다.
“카지노에서 돈 딴 사람들, 아니면 카지노에서 즐기기 위해 찾아온 졸부들, 둘 중 하나겠지. 돈 없는 사람들은 카지노에서 돈 딸 때까지 매달려 있을 테고.”
――‘……【향락의 도시】에 가려면, 일단 그 카지노에서 눈에 띄어야 돼.’
아데의 설명을 떠올렸더니, 한숨이 폭 나왔다.
‘어휴, 진짜 몽땅 벗겨져서 사막 한복판에 내던져지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여자라는 이유로 빚을 갚을 때까지 바니걸 차림으로 급사를 하거나… 그러다가 막 누군가가 손으로 더듬고….
“으으으윽…!”
떠올리니 소름이 돋았다. 그러고 보면 특별 극장판 3편이 카지노 배경이었지.
약자는 도태될 것 같은 도시의 분위기 속에서, 과연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 밖에는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