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16
EP.216
#2-21 마법소녀는 카지노에 갔습니다(5)
안내음성이 자꾸만 귓가에 뭔가를 속삭인다.
안 그래도 이 파렴치한 코스튬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데, 안내음성이 거듭 들려올수록 몸이 달아오르고, 힐끔힐끔 사람들의 시선이 더더더더 무겁게 꽂히는 기분이 들었다.
신경이 쓰여서 견딜 수가 없다.
‘아… 나… 젖은 것 같아….’
국부가 촉촉하게 젖어오는 게 느껴져, 나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 일단 무슨 게임이 있는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하러 가볼게!”
단애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람들이 여럿 둘러앉은 테이블 쪽으로 쪼르르 다가갔다.
카드게임이든 룰렛이든, 대부분 지구에 있는 것과 비슷해보이지만 세세한 룰 같은 거에선 다를지도 모른다. 관찰하는 건 현명한 일이다.
나는 다리를 벌릴 때마다 속옷이 아슬아슬하게 보여버릴 것 같은 스커트라던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 도저히 이리저리 싸돌아다닐 기분이 나질 않았다.
아니, 그보다.
조금 전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수록 좀 더 옷을 벗어 전부 보여주고 싶다는, 부끄럽고 파렴치한 욕망이 계속 솟아나서 참느라 고생이다.
아, 아아… 보여버리고 싶어.
이 부끄러운 마조 돼지의 파렴치한 모습을 전부 봐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시선이 쏟아지는 데, 모두의 시선 속에서 속옷도 그 아래의 속살도 다 보이고, 그리고 변태처럼 자위해버리면… 다들 어떻게 볼까….
‘아, 안 돼, 안 돼! 그건 진짜 변태잖아!’
솟아나는 욕망 속에 갈등하며, 나는 천쪼가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면적이 작은 스커트 자락을 매만졌다.
이대로 양쪽 끝을 잡고… 천천히 들어올리면….
“히, 히힛….”
어떡하지… 무늬가 있는 흰 팬티라, 젖어버린 거 다 보이겠지…?
누군가 그런 모습 봐버리면… 아아…!
‘아, 아냐아냐!’
자꾸만 이상해지려는 머리를,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간신히 원상태로 되돌린다. 아니, 자꾸만 욕망이 나를 지배하려 하지만, 정신력을 최대로 발휘해 떨쳐내고자 한다.
일단 뭐라도, 다른 거에 집중하자. 뭔가에 열중하면 이런 생각 따위 더 이상 들지 않겠지.
‘그럼 난 뭘 하면 좋을까….’
살짝 얼굴을 붉힌 채 주변을 이리저리 살펴본다.
먼저 눈이 간 것은 슬롯머신.
저건 나도 안다. 칩을 넣고 레버를 내리기만 하면 되는 종류다. 슬쩍 살펴보니 세 개 슬롯의 그림을 맞추는 건 지구의 그것과 똑같았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777』 대신에 꽁꽁 묶인 『마법소녀』 셋을 모아야 잭팟이라는 점일까.
마법소녀를 얼마나 좋아하는 거야, 이 별은.
가지고 온 돈은 전부 칩으로 바꿔뒀으니, 하려고 한다면 그냥 하면 된다.
하지만 막상 하려고 했더니, 덜컥 겁이 났다.
군자금도 무한하지는 않다. 단순히 운에 맡기기만 하는 게임은, 특히나 레버 하나를 내리고 결과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슬롯머신은 내 마음이 못 버틴다.
‘조, 조금만 더 살펴볼까….’
근처에서 제공되는 과일주를 한모금 들이키고, 사람들의 시선을 가능한 의식하지 않으려 애쓰며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녔다.
* * *
“지배인님!”
“찍?”
“이야기 들으셨습니까? 홀에 마법소녀가 나타났습니다!”
“진짜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하던데? 찍찌.”
지배인이라고 불린 괴인은, 생쥐나 두더쥐처럼 생긴 쭉 찢어진 눈의 교활한 인상의 남자였다.
체격은 특별히 크거나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날카로운 양복 아래에는 웬만한 괴인들은 떼로 덤벼도 이길 수 없는 잘 단련된 육체가 숨어있음을 그의 부하들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이 남자를 얕봐선 안 될 것이, 그가 이 지위에 오른 것은 단순한 힘으로 인해서가 아닌, 【귀족】의 눈에 들 정도의 교활하며 철저한 지략 때문이다.
이 거대한 규모의 카지노를 지배하는 총지배인의 자리에, 그것도 몇 년씩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가 결코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찌익. 그 낙원 같은 【향락의 도시】에 들어가려고 별에 별 짓을 다하는 관종들은 많아. 마법소녀 코스프레 좀 했다고 신경 쓰는 것도 웃기는 짓이지, 찍.”
이 카지노는 【향락의 도시】에 출입하고 거주할 수 있는 『허가증』을 상품으로 내걸고 있다. 온갖 도시에서 낙원을 향한 꿈을 품은 이들은 그 허가증을 노리고 카지노에 몰려든다.
그러나 카지노에서 돈을 따는 일은 쉽지 않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돈을 따려고 하면 본전조차 순식간에 다 날려버리는 법이다.
그렇기에 최소한 눈에 띄고자 별에 별 기행을 다 하는 놈들이 있다.
돈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총지배인인 자신의 눈에 들어 허가증을 따내려는 멍청한 무리들.
‘흥미가 가는 손님들께 말을 거는 일은 있었지만.’
그는 흥미로운 걸 좋아한다. 즐거운 일을 좋아한다. 그리고 돈이 될만한 것들을 좋아한다.
그의 날카로운 후각은 정말 흥미로운 소재를 품은 손님들을 귀신같이 찾아내지만, 저렇게 시선을 끌려고 노력하는 얄팍한 멍청이들은 눈만 버리게 만드는 관종들일 경우가 많다.
총지배인은 부하들이 보내온 영상을 홀로그램에 띄우고, 눈썹을 움찔 떨었다.
‘흐음… 외모는 A+…아니, S라고 해도 좋을까. 한쪽은 가슴이 조금 작긴 하지만, 이 정도면 딱 적당해. 오히려 취향에 맞아.’
하지만 외견만 예쁜 여자야 찾아내기 어렵지 않다.
“【물의 도시】의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예, 확실한 정식 시민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마법소녀일 리가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수배지의 특징과 너무 똑같고… 무엇보다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자신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부하.
그 말에 총지배인이 다시금 화면을 쳐다봤다. …확실히, 그도 적지 않은 여자들을 경험해봤건만 이 여자들은 기이하게 남자의 욕망을 건드리는 뭔가가 있었다. 이론과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뭔가가.
‘흐음.’
“찌지직… 그런데 이 사진들, 이상할 정도로 낮은 각도에서 찍은 것 같은데?”
“바로 보셨습니다. 아슬아슬한 복장이라, 모든 사진에 팬티가 보이도록 찍었는데 어떠십니까?”
“꽤 괜찮네. 한쪽은 흰색, 한쪽은 검은색… 찍찌직. 사진만으로 발기할 것 같구만.”
둘 다 하의가 있으나마나할 정도로 천 면적이 적어서, 조금 아래 각도에서 찍은 것 뿐인데 그 아래의 속옷이 빼꼼히 드러나보였다.
야트마한 둔덕을 감싼, 다소곳한 속옷.
화상 이미지일 뿐인데, 총지배인 남자는 당장에라도 잡아먹고 싶다는 듯 쩝쩝 입맛을 다셨다.
“이 여자들은 마법소녀가 분명합니다!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래봬도 팬티 마이스터라고 불리던 남자, 보통의 여자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강력한 무언가가, 이 팬티에서 느껴집니다!”
“…….”
“총지배인님!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마음으로 느끼시는 겁니다! 이 여자들의 팬티에서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해고할까.’
상사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부하인 급사는 열띤 목소리로 그를 설득하고자 말을 이었다.
바보 같다고는 생각하지만, 팔랑거리는 스커트 아래에 빼꼼히 드러난 이 속옷 사진을 계속 보자면,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안에서 꿈틀거리는 게 느껴졌다.
과연 이 여자들이 마법소녀가 맞을까?
아니, 마법소녀가 아니더라도, 이 여자들은 흥미를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찍, 일단 이 여자들은 예의 주시하도록――”
이 카지노호텔은 넓다. 총지배인으로써 어디 한군데만 지켜볼 수는 없으므로, 부하에게 이 두 여자들을 잘 지켜보도록 명령하려는데.
삑, 삑, 하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 또 다른 부하 급사의 얼굴이 가득 실린 홀로그램이 떴다.
“뭐지? 찍찌.”
[전달 받으셨겠지만, 예의 마법소녀 말입니다만――]다급해 보이는 부하의 목소리에 총지배인은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그리고 그 내용에 경악으로 눈을 크게 떴다.
* * *
일단 근처에 내가 알만한 테이블이나 머신들은 다 둘러봤지만, 이렇다 싶은 것이 없었다.
아니, 그냥 내가 쫄보일 뿐이다. 도박 같은 것으로 돈을 따는 비전 자체가 보이지 않으니, 동전 하나에 벌벌 떠는 소시민인 나로서는 섣불리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생각 이상으로 착실한 성격이었구나, 나.
그냥 견실하게 하루하루 일해서 적당히 돈 버는 것이, 이렇게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누리는 것보다 훨씬 즐겁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나는 도박 같은 게 맞지 않는 게 분명하다.
‘단애한테 그냥 다 맡길걸.’
아까 슬쩍 둘러보니, 단애는 카드게임으로 꽤나 선전하는 모양이었다. 옆에 칩을 수북이 쌓아놓고, 근처에 있던 손님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부 놀라는 게 눈에 보였다.
그 모습에 급사들도 신중한 표정으로 어딘가에 보고를 올리던데, 어쩌면 눈에 띈다는 목적은 이미 달성한 걸지도.
‘이 돈으로 돈 따달라고 하면… 어후, 그 녀석
그 녀석한테 빚지는 건 싫지만… 그렇다고 군자금을 전부 잃어버리면 죽도 밥도 안 돼고.
적자생존, 각자도생이라고 말했으니까. 내가 돈을 전부 잃으면 단애 녀석 정말로 나 버리고 혼자 허가증을 얻어 떠나가버릴지도 모른다.
‘하아, 싫지만. 정~말 싫지만 적어도 이 돈을 맡기고 부탁하면 버리지는 않겠지.’
무슨 요구를 해올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몇 번이나 한숨을 폭폭 내쉬고, 지친 듯이 기대고 있던 벽에서 몸을 뗐다.
그 때였다.
“………………….!”
스윽, 하고.
누군가의 손이 내 엉덩이를 더듬는 게 느껴진 것이다.
치, 치한?!
나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주변에서는 급사들을 포함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쪽 구석은 사각이다.
그리고 아무도 보이지 않을 각도로, 어떤 중년 아저씨 같은 인상의 남자가 내 엉덩이를 향해 슬쩍 손을 가져다대고 있었다.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 게 느껴졌다.
지금 이 설명대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이따금 마법소녀 복장 때문에 흥미로운 시선을 던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 엉덩이에 닿은 손이나 뒤에 서 있는 수상쩍은 아저씨를 의아하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이 손이 안 보이는 거구나.
이 아저씨 같은 괴인의 손이 내 허벅지와 엉덩이를 문질문질 문지를 때마다, 오싹한 혐오감이 들었다.
어떻게든 밀어내고 저항하고 싶었지만 특성 때문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으, 읏…!”
“가만히 있으렴…♪ 흐흣.”
다른 사람들이 신경 안 쓰는 걸 확인하고 나자, 아저씨의 손이 내 몸을 끌어안고, 둔부를 더욱 적극적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 손이 자그마한 스커트를 들추고, 그 아래의 팬티를 잡고 천천히 끌어내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