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594
대기 길드의 길드 마스터실.
“와. 성좌 후원에 그런 효과가 있나요……?”
이하연은 성지한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을 크게 떴다.
“예. 그래서 말인데, 전사 클래스에서 2명 선별해서 육성하려 합니다. 한 자리는 아무래도 세진 형한테 줘야 할 거 같구요.”
“네. SSS급 기프트를 지닌 전사가, 검왕님 한 분뿐이니까요.”
“그래요? SSS급이 더 없습니까?”
“네. 워리어 클래스에 한정해서는, SSS급은 검왕님밖에 없어요.”
인류에게 SSS급 기프트는 나름대로 많이 나오는 편이었는데.
워리어 클래스는 아직도 검왕 한 명밖에 없나.
“그럼 한 자리는 SS급 기프트를 지닌 전사에게 할당해야겠군요. 요즘은 누가 잘합니까?”
“SS급 기프트의 전사진은 다들 고만고만하긴 한데…… 아. 혹시 예전에 신승 이룡 기억나세요?”
“신승 이룡…… 백팔나한진 썼던 전사였던가요.”
분명, 소림방장 기프트를 지닌 플레이어였던가.
중국 대표팀과 한참 맞붙을 때는 꽤나 성가신 존재였지.
“네. 예전에 남자 하프 엘프가 되는 데 실패해서 레벨도 높게 보전되어 있어요. 물론 예전에 치고받은 게 걸리시면, 다른 선수를 픽해도 되는데…….”
이하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성지한은.
“근데, 이룡 하니 생각났는데…… 중국에는 천마 왕린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 플레이어는 뭐 하죠?”
중국전 때 SSS급 전사로 활약했던 왕린을 떠올리곤,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그러고 보니 국가대표전 때도 안 나왔던 거 같은데.
이 사람도 남자 하프 엘프 돼서 레벨 초기화 된 건가?
그런 성지한의 물음에, 이하연이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
“아…… 오너님. 그분은, 세계수 연합에 끌려갔어요.”
“네?”
연합에 끌려갔다고?
성지한이 황당해하자, 그녀가 부연설명했다.
“천마지체는 인류에게만 적용되는, 특별한 기프트라면서. 천마 왕린은 식민지가 아니라 세계수 연합의 본성에서 활약할 인재라고 하면서 데려가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전 세계 사람들이 그를 부러워했죠…”
“……식민지에서 본국으로 올라갔으니까?”
“네. 지금은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배틀넷 연맹에서 찾고 싶어하지만, 찾을 방법이 없죠…….”
어쩐지 왜 경기에 안 나오나 했더니.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던 건가.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이룡을 후원하죠. 백팔나한진, 잘 키우면 상대 발 묶는 데 쓸 만할 거 같으니.”
“네네. 그럼 인민회 쪽을 통해 바로 연락해 볼게요.”
성지한의 지시에 따라, 핸드폰을 든 이하연은.
이룡이 속한 인민회에 전화하려다가,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저 근데…… 이룡 선수가 제안을 받기 전까지는 후원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일까요?”
“하나는 비어 있을 겁니다. 세진 형이 한 자리 차지할 테니.”
윤세아와 소피아의 후원을 거둬들였기에.
자리야 두 개는 남아 있었다.
윤세진이랑 만나서 성좌 후원을 하고 나면, 이제 이룡이 제안을 받을 때까진 자리가 하나 남겠지.
이런 성지한의 설명에 이하연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 저…… 그동안이라도 저한테 후원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하연 씨한테요?”
“네. 혹시, 제 육성 기프트에도 효과가 있나 궁금해서…….”
“음. 그거 테스트 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성지한은 고개를 끄덕이곤, 바로 이하연에게 성좌 후원 제안을 했다.
그녀가 그렇게 성좌 제안을 받아들이자.
지이이잉…….
이하연의 눈앞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어…… 후원 성좌에 의해, 육성의 성장 효율이 20% 증가했다고 나오네요.”
“20%라…… 애매하네요.”
아쉽네.
물론 저건 대기 길드의 전원에게 적용되는 20%라, 쓸 만하긴 했지만.
그래도 두 자리밖에 없는 후원 슬롯을 쓰기엔 아까웠다.
“역시 오너님의 후원은 전사진에 집중해야겠어요.”
“그게 낫겠습니다. 그래도 이룡이 제안을 받기 전까진, 하연 씨를 계속 후원하고 있죠.”
“네. 그럼 인민회 쪽으로…….”
이하연이 이룡에게 연락하려는 순간.
똑. 똑.
길드 마스터실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아. 검왕님 오셨네요. 열어 드려.”
이하연의 뒤에 있던 임가영이 문을 열자.
윤세진은 긴장된 얼굴로, 길드 마스터 실 안에 들어왔다.
그러더니, 안에 있는 성지한을 보고는.
“오셨습니까. 지한님.”
공손하게 90도로 폴더 인사를 했다.
“……왜 또 갑자기 그래요. 세진 형.”
“아니. 지은 죄가 있는데 또 후원을 해 주신다고 하니 몸 둘 바를 몰라서…….”
“됐고 평소처럼 해요.”
“흠. 이거 참…… 면목이 없는데.”
“계속 그러면 후원 안 합니다.”
“아. 알았어.”
원래 자세로 돌아온 윤세진은 뺨을 긁적였다.
“세아한테 어느 정돈 들으셨죠? 후원에 대해서.”
“어…… 네 후원 받으면 그렇게 효과가 좋다던데?”
“예. 무의 재능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서. 전사에게 가장 잘 맞을 겁니다. 현재 무신의 탑은 몇 층까지 돌파하셨죠?”
“음…… 18층이 최고 기록이네.”
난이도가 하향되었다곤 해도, 10층 이후부터는 여전히 어려운 무신의 탑.
거길 18층까지 돌파할 정도면 확실히 인류 중에는 최고의 재능을 지녔다 봐도 되었다.
“역시 인류 대표팀엔 세진 형이 빨리 복귀를 해야겠군요.”
그러면서 성지한이 성좌 후원을 걸자.
“……언제나 신세를 지는군.”
윤세진은 미안한 얼굴로 이를 받아들이다가.
“아니……?!”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이, 이건……!”
“왜 그러십니까?”
“자. 잠시만…… 검을 꺼내도 되겠나?”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스르르릉……!
윤세진이 인벤토리에서 자신의 쌍검, 간장과 막야를 꺼냈다.
그리고.
휙! 휙!
허공에 몇 번이고, 검을 휘두르던 그는.
“아아……!”
급작스레 탄성을 내지르더니, 두 눈을 감고는.
“그래…… 이거였어…… 방향성이 지금껏. 완전히 틀렸구나……!”
눈물을 주르륵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갑자기 왜 울어?’
후원이 뭔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가.
스으으으…….
윤세진이 쌍검 중 하나를 인벤토리에 넣고는 검 한 자루만을 허공에 휘두르자.
‘호오.’
미친 놈 바라보듯 하던 눈빛이 변했다.
‘움직임이 확실히 좋아졌네.’
기프트 ‘쌍검의 극의’는 쌍검을 들어야만 발동하는 기프트.
지금처럼 검 한 자루만으로는, SSS급 기프트가 발동 안 해야 정상이건만.
윤세진의 검은 기프트가 발동할 때보다 좋아져 있었다.
이거, 스탯 청의 효과가 적용된 건가.
‘동방삭의 무재가 극히 일부만 들어간 건데…… 참 능력 좋은 양반이야.’
하긴.
그쯤 되야, 배틀넷의 버그 급으로 판정되지.
성지한이 후원을 받자마자 발전한 윤세진을 보고 만족할 즈음.
“저…… 검왕님?”
이하연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제 사무실이 넓긴 해도. 그렇게 계속 검을 휘두르시는 건 좀…….”
“아. 미. 미안하네. 후원을 받으니 그간의 미혹이 단번에 해소되어서…….”
제정신을 차린 윤세진은 이하연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더니.
성지한을 보고 급히 말했다.
“그. 미안하지만, 지금 바로 탑에 도전해봐도 되겠나? 얼른, 검을 휘두르고 싶네.”
“물론이죠. 신기록 달성 기대하겠습니다.”
“성좌님의 말씀, 꼭 지키겠네.”
희희낙락한 얼굴로, 무신의 탑에 도전하러 간 윤세진.
“……저와는 달리, 후원 효과가 엄청 좋나 봐요. 검왕님한테는.”
“제 후원에는 무의 재능이 담겨 있어서요. 아마 막히던 게 해소되었나 봅니다.”
“아하…….”
이하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뒤에서 가만히 이를 지켜보고 있던 임가영이, 두 눈을 반짝였다.
“그…… 저도 어떻게, 조금 안 되겠습니까?”
“가영이 넌 또 왜?”
“매화검법이 너무 어려워서…….”
“아니. 그래도 그렇지 오너님께 그런 부탁을 하니? 번거로우실 텐데.”
이하연은 임가영의 말에, 주의를 주었지만.
“괜찮아요. 어려운 것도 아닌데.”
성지한은 이하연에게서 후원을 거둬들이곤, 임가영에게 이를 넘겼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성지한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던 임가영은.
“아…….”
주르르륵.
갑자기 두 눈에서, 눈물을 흘렸다.
‘……또?’
윤세아나 소피아는 저러질 않았는데.
전사들이 후원만 받으면 울고 있네.
“……아니. 넌 또 왜 우니?”
이하연도 옆에서 어이가 없었는지, 임가영에게 핀잔을 줬지만.
“매화검이, 이렇게 쉬운 거였다니……!”
그녀는 이하연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들고 있었다.
또다시 길드 마스터실이 수련장이 될 상황에 처하자.
이하연이 소리를 빽 질렀다.
“야. 나가서 해!”
“아. 죄, 죄송합니다. 저도 무신의 탑에 도전을 좀 해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하세요.”
“감사합니다!”
번쩍!
성지한의 허락에 바로 무신의 탑에 들어가 사라진 임가영.
“으이그. 좋댄다…….”
이하연은 그녀가 사라진 자리를 보곤, 혀를 찼지만.
“오너님. 저, 혹시 인민회 쪽에 1시간 뒤에 연락해도 될까요……?”
“1시간요?”
“네. 어차피 가영이. 1시간 안에 탑에서 쫓겨날 거라서…….”
그래도 임가영 생각은 해 주고 있었다.
“1시간으로 뭘 하겠습니까? 인민회엔 내일 연락하시죠.”
“내, 내일요?”
“네. 그 정도면 매화검도 어느 정도 깨달을 테니.”
성지한은 그리 말하곤.
“그럼 내일 오겠습니다.”
이하연에게 손을 흔들고, 사라졌다.
“……정말.”
성지한이 사라진 자리를 잠시, 애틋한 눈으로 바라보던 이하연은.
“그럼 어디 우리 가영이, 얼마나 올라가나 볼까?”
자리에 다시 앉아서, 임가영의 배틀튜브를 틀기 시작했다.
* * *
다음 날.
[성지한, 성좌 후원을 시작하다.] [후원하는 플레이어는 검왕 윤세진과 신승 이룡.]-와 성지한님이 이룡을 지원해 주네……
-중국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진짜
-지금 국적 가릴 때가 아니긴 하지; 워낙 전사진이 폐급이니
-백팔나한진으로 드래곤 같은 적 묶어두면 이득 아님?
-근데 2명 말고 더 후원은 안 되나……ㅎㅎㅎ
-2명이 최대라고 대기 길드에서 그러더라
성지한이 성좌 후원을 개시하자 세간의 이목이 이에 집중되었다.
성좌 후원을 받은 플레이어들은 그간 적지 않았지만.
관리자급의 후원은 이그드라실의 통치 이후로 처음이었기에.
과연 어떤 효과를 보일지,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후.
-후원 효과 미쳤다 ㅋㅋㅋㅋ
-아니 30층도 돌파했어 검왕 ㄷㄷㄷ
시청자들은 관리자의 후원 효과를 화면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었다.
18층이 최고 기록이던 윤세진이 파죽지세로 등반하더니 어느덧 30층까지 돌파하고 있었으니까.
-근데 31층 적은 좀 세 보이는데?
-아 아깝다……
-아쉽게 31층에서 탈락인가
-이야 그래도 인류 신기록 갱신함 ㄷㄷ
-확실히 성지한님 후원 받으니 차원이 다르네
31층에선, 아쉽게 탈락했지만.
번쩍……!
패배 후 쉬지도 않고 다시 무신의 탑으로 진입하는 윤세진.
-와 검왕 지금 며칠째 잠 안 자는 거임 ㄷㄷ
-4일째 무신의 탑 등반 중임 ㅇㅇ
-일반 게임도 안 하네?
-그거보다 탑 등반이 경험치가 더 많이 오른대
그는 성지한이 후원을 하고 있을 때, 뽕을 뽑을 생각인지.
잠도 안 자고 계속 탑을 도전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룡도 덩달아 무한도전 중이네 ㅋㅋㅋㅋ
-아까 검왕 계속 도전하냐고 물어봤다는데? 검왕이 쉬었으면 자기도 자러 갔을 듯
성지한에게 후원을 받는 또 다른 플레이어.
신승 이룡도 같이 잠도 안 자고 도전을 지속하고 있었다.
-얘 17층이 최고 기록 아니냐? 쉬긴 뭘 쉬어
-그래도 검왕은 기프트가 워낙 사기라 그렇고 이룡은 SS급이잖어
-SSS급 워리어 또 없나? 이룡 밀어주는 거 뭔가 아까움
-ㄹㅇ…… 전사진 약해서 키우는 건 알겠는데 재능이 딸려
검왕급의 사기적인 기프트가 없어서 그런지.
이룡은 성지한의 후원을 받음에도 20층을 넘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룡은 이만 좀 쉬어야겠군요. 눈이 풀렸습니다.”
한편 대기 길드 안에 위치한, 데이터 분석실에선.
성지한은 팔짱을 낀 채, 윤세진과 이룡의 개인 배틀튜브를 틀어놓은 화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네. 그럼 바로 후원을 거둬들이겠다고 통보할까요?”
“그렇게 해 주세요. 쉴 땐 쉬어야 하니까, 다른 전사에게 기회를 주겠습니다.”
성지한의 지시에 따라, 바로 이룡의 배틀튜브에 후원 메시지를 보내는 이하연.
전투에 들어가려던 이룡은.
[아…… 알겠습니다. 성지한님께서 그렇게 보신 거면 맞겠지요.]성좌 후원을 거둬들이겠다는 이야기에 즉시 수긍했다.
-성지한님이 후원 거둬들인다는데 별로 아쉬운 기색이 없는데 ㅋㅋㅋ
-지금 이룡 4일 밤낮 무신의 탑 트라이하면서 100번 넘게 죽었어…… 오히려 저 통보가 반가울지도?
-이러면 다음 전사한테 후원 넘어가나
-워리어 클래스 말고 다른 클래스는 아직 육성 안 하는 건가?
-전사진이 너무 폐급이라 일단 여기부터 키운대 ㅇㅇ
인류 대표팀에서, 가장 취약한 클래스는 역시 전사진.
거기에 성지한의 후원을 통해 조금이나마 적용되는 ‘동방삭의 무재’는.
전사에게 가장 효과가 좋았기에 당분간 성지한의 후원은 전사들에게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룡 말고 그다음 전사론, 누가 있죠?”
“아. 여기. SS급 기프트를 지닌 전사 리스트입니다. 스페이스 리그 대표팀 감독님이 이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워 주길 바라셨어요.”
성지한은 이하연이 넘겨주는 선수 명단을 스윽 훑어보았다.
SS급 중에서도 방어와 관련된 기프트를 지닌 플레이어에 집중된 감독 픽.
아무래도 전위가 약한 인류 대표팀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뭔가 아쉽네.’
후원을 통해 동방삭의 무재에 스탯 청까지 버프가 들어가는데.
윤세진처럼 공수가 완성된 전사가 아니라, 수비 타입의 전사를 키우는 게 아깝긴 했다.
‘그렇다고 세진 형처럼 재능 있는 전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은 감독 픽 키워 주자.’
인재가 없으니 어쩔 수 없네.
성지한이 그렇게, 있는 자원에서 후원 돌려막기를 결심할 때.
지이이잉……
[머리야! 잘 지내니?]그에게 죽은 별의 성좌가 메시지를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