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l God who Regressed Back to Level 2 RAW - Chapter 614
‘백광이 드디어 100에 도달했나.’
무신의 탑을 운용하며 매일 꾸준히 오르던 백광.
타워로 체제가 변환된 이후에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엔 1차 목표였던 100에 도달한 건가.
‘여기선, 빛의 권능을 확장시키면 안 된다고 했지.’
백광 100에 도달하면 랜덤으로 주어진다는 권능 확장 기회.
여기서 이걸 선택하지 않아야.
자신이 ‘게으른 자’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흑색, 백색의 관리자가 모두 알려 주었다.
그러니 지금 이 타이밍엔 역시 권능 확장을 선택하지 않는 게 맞겠지.
성지한은 그렇게 판단하고, 이를 넘기려 헀지만.
지이이잉…….
빛이 동방삭 쪽을 향해 번뜩이자.
‘이건…….’
본능적으로, 저것이 무얼 뜻하는지 알 수 있었다.
빛의 권능을 확장시킨다면.
동방삭을 탑 안에서 꺼낼 수 있다.
‘그리고 빛의 권능을 확장시켜서 타워에서 그를 꺼내면…… 울드를 선제공격할 수 있어.’
동방삭이 제안한 울드를 협공하는 안.
그건 성지한에게 상당히 끌리는 제안이었다.
동방삭의 강함은 그를 상대해 왔던 성지한이 잘 알았으니.
완전치 않은 울드를 제압하는 건 확실히 가능해 보였다.
다만 그가 타워에 나가질 못해서 힘들 줄 알았는데…….
‘게으른 자의 타이틀을 버린다면. 가능하다 이거군…….’
성지한은 고민에 잠겼다.
게으른 자가 되어 빛의 일족에 포함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동방삭을 꺼내서 울드와 일전을 벌일 것인가.
그는 그렇게 잠시 고민하다가.
‘흠…… 혼자 고민하지 말고, 이들에게도 물어봐야겠네.’
둘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다.
“동방삭. 당신을 꺼낼 방도가 있습니다.”
“오…… 그런가? 역시 자네군.”
“하나, 그로 인해 포기할 것이 있습니다만…….”
성지한이 그렇게 운을 띄우면서.
‘빛의 일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흐음…….”
수염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기던 동방삭은.
“어디까지나 내 사견이네만. 내가 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는, 자네가 빛의 일족이 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네.”
타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하곤, 성지한에게 빛의 일족이 되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나도 같은 생각이다.]이는 적색의 관리자도 같은 의견이었다.
“왜지?”
[우리는 빛의 일족이 이 ‘서버’란 것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매커니즘을 알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네가 그 안에 들어가는 게 급선무다.]“나도 동의하네. 울드…… 온전치 않은 그녀를 제압한다고 해도, 또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노릇. 확실히 저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낼 필요가 있다네.”
적색의 관리자와 동방삭이 이렇게 의견이 일치하다니, 참 뜻밖의 광경이로군.
성지한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게으른 자’가 되어 보도록 하죠.”
성지한이 그렇게 빛의 권능을 확장시키지 않고 있자.
동방삭 쪽을 향해 번뜩이던 새하얀 빛은 점점 힘이 약해져 갔다.
권능 확장의 기회가 이렇게 사라지는 건가.
그리고 십여 분이 흐르자 완전히 사라지는 빛.
성지한의 눈앞에 떴던 권능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창도 사라진 상태였다.
대신.
[빛의 권능을 확장시키지 않아, 타워에 적용된 ‘빛의 힘’이 강화됩니다.]타워의 콘텐츠를 보다 선명하게 구현해 준다던 빛의 힘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상태였다.
‘이럼 뭐가 좋아진 거지?’
성지한은 빛의 힘이 타워에 적용된 걸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콘텐츠를 선명하게 구현한다고 해 봤자.
막상 당사자 입장에선 딱히 체감이 안 된단 말이지.
그때.
“음……? 몸이 가벼워졌군. 혹시 날 꺼내기로 한 건가?”
수염을 쓰다듬던 동방삭이 눈을 깜빡이며 성지한에게 물어보았다.
“아뇨. 권능을 확장시키지 않으니 기존 게 강화되더군요. 타워의 콘텐츠가 선명하게 구현된다는데…… 그게 적용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군…….”
[그러면, 혹시 ‘게으른 자’가 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음. 검증을 해 봐야겠네.”
적색의 관리자의 말에 성지한은 인벤토리에서 테스트기 버튼을 꺼냈다.
매번 누를 때마다.
-너무 부지런합니다.
이 메시지가 떠올랐던 테스트기.
하나 버튼을 누르자.
-‘백광’ 이 101입니다. 200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백광이 200에 도달하지 못했단 메시지만 뜰 뿐.
너무 부지런하다는 메시지는 사라진 상태였다.
이러면 나머지 두 조건은 모두 충족시켰다고 봐도 되는 건가.
‘기존 권능이 강화되어도, 게으른 건 인정이 되나 보네.’
이러면 이걸 게으른 거라고 볼 수가 있나?
오히려, 딴 특성 안 얻고 한 우물만 파는 느낌인데 말이지.
성지한은 테스트기의 판단 기준이 의아했지만.
‘어쨌든 이러면, 백광 200이 될 때까지만 기다리면 되는 건가…….’
하루에 1-2씩 오르던 백광.
하나 무신의 탑이 타워로 변경된 이후에는 성장 속도가 예전에 비해 더 빨라진 상태였다.
이 속도라면 잘하면 한 달 안에 능력치가 200에 도달하겠지.
“게으른 자 조건은 충족한 것 같습니다. 이제 백광 200이 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겠군요.”
“기다린다라…… 흠. 백광을 얻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건가?”
“이거 배틀튜브를 통해 얻어지는 능력입니다만.”
성지한은 그들에게 백광을 얻은 경위와 하루에 스탯이 얼마나 오르는지를 알려 주자.
동방삭이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었다.
“흠…… 그래서 이 속도면 1달이 걸린다는 거군.”
“예. 이것도 많이 단축된 거죠.”
“그래…… 하지만 불완전한 울드가 완전해지기엔 충분한 시간이기도 하지.”
성지한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한 달로 기간이 단축된 걸, 그저 기뻐했을 텐데.
동방삭을 통해 울드의 진짜 힘을 알게 된 이후부터는, 단축된 1달도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그래도.
[백광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지 않나.]적색의 관리자의 지적대로, 지금 상황에서 기간을 더 단축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
성지한이 그렇게 현재 상태를 인지하고 있을 때.
“아니. 시험해 볼 만한 일은 있네.”
스스스…….
동방삭의 등 뒤로 태극이 떠올랐다.
그리고 거기로 손을 넣어 태극마검을 꺼낸 그는.
“자네는 분명 이 태극마검에 백광의 힘이 느껴진다고 했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빛의 힘을 흡수하는 게 어떠한가?”
“태극마검에서 말입니까……?”
“그렇네.”
새하얀 빛으로 강렬히 번뜩이는 검을 가라앉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 * *
3일 후.
[스탯 ‘백광’이 2 오릅니다.]‘와. 이게 되네.’
성지한은 눈앞에 뜬 메시지창을 보면서 눈만 껌뻑거렸다.
태극마검을 봉인한 건 백광의 힘이니 그걸 역으로 흡수하자는 동방삭의 제안에.
옆에서 듣던 적색의 관리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빛의 힘을 인지할 수 없지만, 백광을 지닌 자네는 다를 터.
동방삭은 시도라도 해 보자면서, 성지한에게 태극마검을 흡수하자고 권유했다.
그리고 그의 조언에 따라 태극마검의 빛을 흡수하는 작업을 해 나가니.
겨우 3일째에 성지한은 검에서 백광을 흡수할 수 있었다.
‘가이드가 있고 없고가 하늘과 땅 차이군.’
혼자서 태극마검의 빛을 흡수하려고 했으면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쳤을 것 같은데.
옆에서 동방삭이 1:1 과외를 해 주니, 검의 봉인에서 백광을 흡수하는 데는 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것도.
‘에러 발생을 안 일으키려고 시간이 걸린 거지, 그거 생각하지 않고 바로 진행했으면 하루만에 흡수했겠어.’
-확인되지 않은 에러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에러가 계속 진행될 시, 현재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고 백업 데이터로 대체합니다.
청염으로 태극마검의 빛을 불태웠을 때 나왔던 메시지.
이걸 염두에 두고,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빛을 야금야금 삼키기까지 걸린 시간이 3일이었다.
저번엔 가르치는 게 서투르다고 그러더니, 이젠 전혀 아니네.
‘오히려 이번의 가르침을 통해 무극멸신까지 발전했어.’
동방삭의 무재武才를 일부 담고 있던 무극멸신.
혼자서 수련해도 그다지 발전할 기색이 보이지 않던 능력은 3일간의 가르침을 통해 크게 성장한 상태였다.
이래서 스승이 필요한 건가.
성지한이 그리 생각하고 있을 때.
“자네. 예전보다 이해력이 빨라진 것 같군. 그간 무재가 많이 향상되었나 보네.”
동방삭은 태극마검에서 빛을 흡수한 성지한을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내 수많은 제자를 가르쳐 왔지만, 자네가 으뜸이야. 역시 무신의 칭호를 쓸 만하구만.”
그의 칭찬에 성지한은 머쓱한 웃음을 짓다가.
“자네같은 제자가 있었다면 자연경에 도달한 무인이 진작에 생겨났을 텐데 아쉬워. 그러면 무극을 완성하기 위해 굳이 외계인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가 계속해서 칭찬하자, 진실을 이야기했다.
“음. 사실, 제 스킬에 어르신의 무재가 담겨 있습니다.”
“……? 나의 무재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성지한은 그에게 무극멸신의 스킬 설명을 보여 주었다.
스킬 등급 : EX
혼원신공의 진정한 주인, 동방삭이 방랑하는 무신을 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권능.
규격 외의 존재인 동방삭의 무재武才가 담겨 있지만, 시스템의 한계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칭호 ‘무신’을 장착할 시, 무재의 구현도가 올라간다.
동방삭의 무재가 일부만 담겨 있음에도, EX등급인 무극멸신.
“호오…… 배틀넷에서 내 재능을, 높게 평가해 주었구만.”
동방삭은 그걸 보고 나름 기꺼워하더니.
“헌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뚝.
갑자기 수염을 한 가닥 끊고는, 진지한 얼굴로 성지한에게 이야기했다.
“자네가 내 무재를 계승한 거면, 여기서 더 강해져야 하네.”
“예……?”
“그 스킬을 지닌 이상, 자네는 내 후계자가 다름없어. 그리고 내 후인은, 종국에는 나보다 강해져야 할 터.”
아니, 당신보다 어떻게 더 강해져요?
성지한이 그 말을 듣고 황당해 할 때.
“자. 백광이 200에 도달할 때까지, 여기서 폐관수련을 합세.”
동방삭은 무극멸신의 스킬을 보곤, 성지한을 완전한 자신의 후인으로 생각했는지.
무공을 가르쳐 주려고 안달이 나 있었다.
‘뭐 동방삭이 직접 가르쳐 준다면, 이쪽이야 환영할 만한 일이다만……’
폐관수련에 들어가면 여기서 못 나갈 테니까.
가족들에게는 이야기를 해 줘야겠지.
특히 백광 200이 된 이후, 빛의 일족까지 되면 자리를 얼마나 비울지 알 수 없으니까.
“저야 가르쳐 주신다니 좋습니다만, 가족들에게 이야기만 하고 오겠습니다.”
“알겠네. 다녀오게.”
동방삭이 고개를 끄덕이자.
성지한은 타워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포탈을 열었다.
번쩍……!
그리고 그가 거기에 들어서자.
“오. 삼촌. 왔네?”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있던 윤세아가 그를 반겼다.
“마침 소피아가 놀러온다고 했었는데, 타이밍 딱 맞네.”
“나 곧 갈 건데? 폐관수련 해야 하거든.”
“아니…… 삼촌같은 실력자가 무슨 폐관수련을 해?”
“그냥 좋은 기회가 생겨서. 당분간 자리 비울 예정이라, 그거만 알려 주러 온 거야.”
동방삭이 살아 있단 이야기까지 하긴 그러니.
그렇게 이야기를 하자, 윤세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알았어. 근데 소피아 우리 집 놀러 온 목적이아무래도 삼촌인 거 같은데…….”
윤세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딩동.
현관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타이밍 좋게 왔네. 그럼 수련 가기 전에 소피아에게 인사라도 해 줘.”
“알았어.”
인사 정도야 뭐.
성지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지한!”
현관에서, 소피아가 반가운 기색으로 뛰어왔다.
이거 참.
너무 좋아하니까 바로 가 봐야 한다고 하기 미안할 정돈데.
성지한이 내심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응?’
번쩍. 번쩍.
그녀의 이마 위에선.
예전에 보았던 신안이 반짝이고 있었다.
‘저거…… 내가 김지훈 상태일 때도 저런 반응이었던 거 같은데.’
그 이후론 발동하지 않은 거 같더니.
왜 저래 또?
성지한이 그 빛의 눈을 의아하게 바라볼 무렵.
스스스…….
신안의 빛이 약해진다 싶더니.
눈동자 형태로 모습이 바뀌었다.
‘지금까진 명칭이 신의 눈이라 해도 빛의 결정체 같은 모습이었는데…….’
이런 형상은 처음이네.
성지한은 신기한 듯, 소피아의 신안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걸 어디서 본 적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거…… 울드가 동방삭을 감지했을 때와 똑같은 모양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