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100
23화 헌터 비무대회(1)
*LA 비무경기장.
마치 콜로세움마냥 거대한 경기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평상시에는 사람이 돌아다니질 않는다.
미국 헌터들이 경기장을 감시하며,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헌터비무대회.
1년에 1번 열리는 이 대회만큼은 수많은 일반인들과 헌터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의 실력파 헌터들이 모여서 비무를 치르며, 자신들의 나라가 건재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린다.
그렇기 때문에 헌터 강국인 나라들은 S~A급 헌터들로 추려서 대회에 출전시킨다.
어떤 나라는 A급 헌터가 300명이 넘게 출전하는 경우도 있었다.
재출전하는 헌터들은 출전 자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에만 A급 헌터가 300명이 넘게 추가되었다는 뜻이다.
즉, 내 나라는 강하니까 함부로 건들지 마라.
죽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이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행동인 셈이다.
결국 비무대회는 누가 우승하는 것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 많네.”
한국팀도 경기장에 도착했다.
임지성은 경기장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에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아무리 S급 헌터가 되었다지만, 이런 광경은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태현이 봐도 대단했다.
대충 보더라도 몇 십만··· 아니, 몇 백만은 족히 되어보였으니까.
이 수많은 인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도 대단했다.
총 40층으로 이루어진 경기장에는 각 층마다 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있다.
그러다보니 심각할 정도로 넓은 면적을 자랑했는데, 처음 오는 인원들이라면 길을 하루 종일 헤맬 정도라고 볼 수 있었다.
“제가 접수를 한 번에 하고 올까요?”
백승한이 물었다.
그는 이 비무대회 출전 유경험자다.
그렇기 때문에 접수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
A급 헌터가 움직이지 않고, S급 헌터인 백승한이 움직인다는 사실에 언짢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괜히 A급 헌터가 움직였다가 늦어지면 그건 그거대로 골치를 썩을 게 뻔하니까.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태현이 대표로 부탁했다.
“네. 그럼 여기서 기다려주십시오.”
“잠깐!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혼자서 다 하기에는 힘드실 테니.”
임지성이 급히 말했다.
그 역시 비행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
“알겠습니다. 그럼 같이 가시죠.”
백승한은 그 말과 함께 비행 마법을 펼쳐서는 접수처로 향했다.
임지성 역시 그의 뒤를 따랐다.
이럴 때 보면, 마법이 참 편리하긴 하다.
“어? 이게 누구야?”
마침, 등 뒤에 새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듣는 언어인 것으로 보아 한국인은 아닌 것 같다.
태현이 고개를 돌리려고 하자, 천태도가 앞으로 나섰다.
“오랜만입니다. 메튜 국장님.”
천태도는 불어를 사용해서 응수했다.
생각이 없는 사람치고는 유창한 언어에 태현의 눈이 살짝 커졌다.
“하하, 이렇게 맞이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역시나 불어로 응수하는 이.
태현은 참지 못하고, 휴대폰을 꺼내들어 킹의 상점에 접속했다.
언어가 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치트템을 사용하면 그만.
일전에 번역 효과를 가진 아이템을 본 적이 있었는데, 쓰일 일이 있을까 싶어 킵해둔 게 있었다.
[언어의 마술사]-버프
-24시간동안 언어의 벽을 무너뜨립니다. 사용자의 의지대로 언어가 자유롭게 구사됩니다.
말 그대로 버프다.
태현은 버프를 구입해서는 곧장 사용했다.
“그보다 여기 있는 분들이 이번에 출전하는 분들인가?”
“네, 맞습니다.”
천태도가 접대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들리네.’
이제 잘 들린다.
태현은 말없이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했다.
그러나 메튜는 인사를 받지 않고, 헌터들을 한 차례 훑었다.
“흠··· S급 헌터가 2명?”
메튜의 시선은 장은아와 장은희에게로 향해있었다.
“아, 그 둘은 비무대회에 출전하지 않습니다.”
“음? 처음 보는 S급 헌터인데, 출전을 하지 않는다고?”
“네. 보시다시피 아직 성년의 나이에 접어들지 않아서요.”
“그러면 한국은 S급 헌터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소리로 받아들이면 되나?”
“하하하.”
천태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웃을 뿐이었다.
그것을 긍정으로 받아들였는지 메튜가 혀를 찼다.
“에잉··· 뭐야, 기대했더니 겨우 A급들만 출전하는 거라니.”
태현의 옆에 있는 S급 헌터들은 각 길드의 마스터들이다.
이미 출전의 경험이 있거나 자격이 되지 않는 이들뿐이다.
“하하, 모처럼 관심을 가져주셨는데,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게 됐습니다.”
“됐어. 그렇게 기대한 것도 아니니까. 그보다는 반가운 얼굴이 보여서 왔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구만.”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천태도가 허리를 굽혔다.
그 모습에 태현의 옆에 있던 헌터들은 조금 놀란 눈으로 그를 보았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허리를 굽히지 않는 사람이 바로 천태도인데.
도대체 저 메튜란 사람은 얼마나 높은 거지?
“나중에 차나 한 잔 하자고.”
메튜는 그 말을 남기고는 사라졌다.
‘흐음··· 꽤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인가보군.’
태현은 말없이 사라져가는 메튜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헌터의 힘은 그리 강한 것 같지는 않지만, 천태도가 이렇게 나올 정도라면 꽤나 높은 위치에 앉아있는 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누굽니까?”
“비무대회 심사위원입니다. 프랑스 관리국장 딘센트 메튜가 바로 저 분이죠.”
“흐음···.”
확실히 자신의 예상대로 높은 자리에 있었다.
‘일단은 기억해둘까?’
은근히 깔보던 눈빛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엇, 마침 백승한 헌터와 임지성 헌터가 돌아오는군요.”
천태도의 말대로 백승한과 임지성이 접수를 완료하고 도착했다.
“접수 완료했습니다. 그럼 바로 이동하시죠.”
경기는 앞으로 6시간 뒤에 열릴 것이다.
백승한의 안내에 따라 헌터들이 걸음을 옮겼다.
*[헌터비무대회 생중계 방송]
-LIVE 방송이 준비중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11시에 시작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헌터비무대회로 전세계가 떠들썩하다.
각 나라의 국민들은 자신의 국가의 헌터가 이기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온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었다.
중간중간에는 욕을 섞어서 헌터들을 깎아내리기도 했지만, 그런 국민들조차 자국의 헌터가 승리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ㄴ오후 11시에 시작합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ㄴ한국은 솔직히 우승 같은 건 바라면 안 된다고 봅니다. 그냥 중위권이라도 먹어줬으면 좋겠네요.
ㄴ기껏해야 A급이 최고 등급 아닌가? 중위권도 못 먹을 걸?
ㄴ이거 진짜임. 다른 나라에서는 올해 등장한 S급들이 출현할 거임. 그거 아니면, A급 중에서도 S급에 근접한 헌터들이 나오겠지. 그런데 한국에는 그 정도 되는 헌터가 출현하질 않았음. 이건 헌터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소리임.
ㄴ너 헌터구나? 잘 아네···.
ㄴ모르겠다. 이기는 건 바라지도 않아. 쪽팔림만 받지 마라.
ㄴ어휴··· 가능하겠냐. 그냥 잠이나 자라. 우리같은 서민들은 내일 출근해야 된다.
ㄴ몬스터들이 득실거리는데 출근 ㅋㅋㅋㅋ
ㄴ헌터들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LIVE방송이 시작하기도 전에 댓글창이 폭주했다.
그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시간이 흐르고, 오후 11시가 되자 LIVE방송이 송출되었다.
댓글들이 더욱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한국 헌터들은 대기실에서 긴장한 채로 대기하고 있을 뿐이었다.
“흐음··· 이렇게 시작해서 언제 끝나냐.”
태현은 다리를 꼰 채로 말했다.
그의 말대로 비무를 진행하는 경기장은 12개였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모여서 비무를 진행하는 것이기에 순번이 500번을 그냥 넘어갔다.
끝이 보이려면, 날밤을 꼬박 4번은 새야만 될 것 같았다.
물론 헌터들은 등급에 따른 신체능력으로 잠을 자지 않아도 버틸 수 있다지만, 비무대회를 시청하고 있는 국민들은 아니었다.
가능한 모든 국민들이 깨어있을 때에 미국 관리국의 만행에 대해 밝히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16강까지는 제한시간을 1분으로 둔다고 하더군요.”
접수를 담당한 백승한이 설명해주었다.
“겨우 1분이요?”
임지성이 물었다.
그의 눈을 보니 꽤 놀란 눈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라면서 룰이 왜 이래?
놀란 건 태현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관리국이 룰을 좀 변경했다고 하더군요··· 다른 나라들도 동의한 사항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백승한이 고개를 저었다.
그 역시 이런 룰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대회에서 겨우 1분으로 헌터의 역량을 판가름한다는 것이 참 웃겼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헌터들이 시민들을 안심시켜주기 위한 취지가 분명히 담겨있는데, 그것을 짓밟겠다는 소리 아닌가?
“···훗. 나쁘지 않네요.”
“네?”
백승한이 반문했다.
“나쁘지 않다고요. 오히려 이런 상황이 저한테는 이득이라서.”
태현이 놀란 것은 자신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1분이면 헌터들 한 명 정도 끝내는 데에는 일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시민들이 지치기 전에 이 사건을 터뜨려야 한다는 것.
‘오히려 도움을 주네.’
태현이 피식 웃었다.
관리국 입장에서는 비무대회를 하루라도 빠르게 끝내고, 지원단 헌터들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 룰을 변경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지 않고서야 매년 바뀌지 않던 룰이 급작스레 변경될 리는 없으니까.
“···하긴, 그게 나을 수도 있겠네.”
임지성 역시 그의 계획을 알고 있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헌터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S급 레이드를 클리어하고 난 뒤로, 나가기 전에 그가 계획을 설명해주었기 때문이다.
“흠··· 좋게 받아들여야 되는 부분이겠군요.”
백승한 역시 그의 말에 동의했다.
나머지 헌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슬슬 예선 준비하겠습니다.”
백승한은 그 말과 함께 번호표를 나누어주었다.
이 번호가 예선전의 출전 번호였다.
태현은 번호표를 받아들고, 뒷면을 확인했다.
‘322번이군.’
‘이런··· 주군께서 320번이 마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인가!’
‘누가 감히 주군을 기다리게 만들어!’
‘조용히 하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정말이지···
이렇게 통제를 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날 뛸 것 같은 수하들때문에 웃음만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자신을 위해서 화를 내는 것이기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나는 29번이야.”
임지성의 말에 그의 번호표를 힐끔 보았다.
그의 말대로 번호표는 29번이라고 기록되어있었다.
“다녀와라.”
초반부터 경기에 임할 수 있는 것이 조금 부러웠다.
임지성은 히죽 웃으며 주먹을 들어보였다.
“맞대주라.”
그의 말에 태현이 피식 웃으며 주먹을 들어 맞댔다.
*제한시간이 1분으로 인해 순서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임지성이 비무를 진행한지 2시간도 되지 않아서 자신의 차례가 다가온 것이다.
태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슬슬 나가야 할 때다.
“빠르게 끝내버려요.”
“너무 쉬울 거 같은데···.”
장은아와 장은희의 응원에 태현이 미소 지었다.
“비무대회는 내 선에서 끝이야. 왕국에 들어온 이상, 출전할 생각은 하지 마라. 참고하라고 알려준 거야.”
“에?”
“······.”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승부욕이 올랐나보다.
그래서 사전에 통보를 내렸다.
반응은 굉장했다.
시무룩해진 얼굴로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려고 하지 않았으니까.
하긴, 숙련도가 얼추 갖춰진 S~A급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테지.
중간 중간 S급 헌터들의 모습에 자신들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리라.
“그 힘은 어디에 사용해야 된다고?”
“······.”
“···몬스터요.”
그녀들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 비무 대회는 몬스터 토벌에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모든 국민들이 열광하는 대회라고는 하지만, 게이트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 때에 비무 대회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노릇.
“그래. 그러니까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길드에 등록되어 활동하는 이상, 보호자는 마스터인 태현이다.
물론 실제 보호자는 부모님이지만, 적어도 길드에서 활동할 때만 한정적으로 말이다.
“네.”
얌전한 대답을 듣고 나서야 태현이 비무 경기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와아아!
경기장 가까이 걸음을 옮길수록 사람들의 열기가 이곳까지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중한 가운데, 태현이 경기장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경기를 마친 한국의 헌터들은 따로 비치된 자리에 앉아있었고, 진행요원이 태현에게 다가와 그가 들어가야 할 경기장으로 안내해주었다.
“더럽게 많네.”
태현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수십층 모두 사람들이 없는 곳이 없었다.
“한국 헌터분이시죠?”
“네.”
번역할 필요는 없었다.
진행요원이 사용하는 언어는 한국어였으니까.
“순서가 되고 경기장의 문이 열리면, 안에 들어가셔서 비무를 펼치시면 됩니다. 예선이기 때문에 제한시간은 1분이고요. 1분이 지나면, 심판을 보는 S급 헌터가 곧바로 중단시킬 겁니다.”
“알겠습니다.”
“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진행요원의 설명이 끝이 났다.
태현은 대기좌석에 가서 앉았다.
앞에는 2명의 헌터가 앉아있었다.
“젠장··· 무조건 이겨야 되는데.”
“떨린다···.”
각장 자신의 모국어로 중어거리는 헌터들.
태현은 조용히 눈을 감고 대기했다.
각 인원마다 1분이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은 금방이었다.
경기장의 문이 다시 열렸다.
자신의 앞에 있던 헌터가 비무를 마치고 빠져나왔다.
“들어가 볼까?”
태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그가 들어갈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