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40
사령관이 돌아왔다 040화
040 개발(1)
어제는 NK건설에서 호텔 스위트룸을 잡아 주어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밖으로 나가 봤자 기자들에게 시달릴 것이 뻔했고 내 얼굴이 너무 많이 알려져서 시민들까지 알아볼 것이 틀림없으니 편하게 서울 거리를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선택한 것이 바로 방콕이다.
호텔에 틀어박혀서 간만에 영화를 보았다.
호텔에 부속으로 설비되어 있는 사우나에서 사우나를 하고 수영장에서 수영도 했다. 음악을 감상하며 휴식을 취하다가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물론 스승은 잠잘 시간도 아깝다며 수련을 하라고 부추겼다. 자신의 제자들 중에서 최초로 생사경에 들어갈지도 모르는 인재(?)였기에 혹독하게 수련을 시키려는 모양이었다. 물론 스승의 말은 깡그리 무시했다.
나도 쉴 때는 쉬어야 한다.
휴식 없이 어디 일을 할 수 있던가.
백두산으로 돌아가면 할 일이 많았다.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바로 광산 주변의 개발이었다.
어차피 내 땅이었기에 허가만 받으면 충분히 개발할 수 있었는데 혹시나 추후 문제가 발생할 것을 대비하여 연합정부의 허가를 득할 생각이었다.
백두산에 무엇이 존재하더라도 내 소유로 인정하고 정부에서 관여하지 않는다는 허가서를 받는다.
이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 이후에는 당연히 광산 개발에 들어간다.
다만 광산 개발에는 문제가 좀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할 인부를 어떻게 뽑고 배정해야 할지 골치였다.
과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광산에 오려 할까?
최전방에, 그것도 몬스터 최초 발원지인 위험지역에 말이다. 그것 때문에 꽤나 골치가 아팠다.
물론 어제는 그냥 쉬자는 주의였기에 그 문제를 오늘로 넘겼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이슬기가 도착했다.
“연대장님. 헬기 준비되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나?”
“지금 연합에서도 연대장님을 애타게 찾고 있고 군단장님도 찾고 계세요. 언제 오시냐고 성화를 부리시던데요.”
“그 양반은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군단의 사기를 위해 연설을 해 주셨으면 한답니다.”
“내가 왜?”
“영웅의 연설이니까요. 당연히 사기가 올라가겠죠. 신병들도 오늘 충원이 된답니다. 몇 명이나 올지는 모르겠지만요. 신병들이 오면 이제 세계적인 영웅으로 추앙받는 연대장님의 연설을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세계적인 영웅은 무슨. 이 대위도 아부가 참 늘었단 말이야. 아니면 원래 그렇게 아부를 잘했던가.”
“그럴 리가요? 이미 언론에서는 세계적인 영웅으로 이야기하고 있더라고요.”
“그럴 리가.”
나는 곧바로 TV를 틀었다.
과연 그녀의 말이 사실일까?
어제 서울에 있는 서큐버스 퀸을 죽여 버린 것은 맞다. 그렇게 해서 인큐버스들을 쓸어버린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게 세계적인 영웅으로 등재될 이유가 될까?
하지만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서울을 구했다고 협회에서 나를 어떻게 세계적인 영웅으로 등재를 한단 말인가?
이건 바꿔 말해서 인류가 감당 못할 보스 몬스터가 나타났을 때 항상 그곳에 파견되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이 소식을 마이클 콜슨이 듣는다면 아주 좋아할 거다. 언제라도 나를 사지로 밀어 넣을 구실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그렇지 않아도 놈들의 세력들은 나를 몰락시키기 위해 대비책을 세우고 있을 것이다.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말이다.
“후우.”
“그래도 좋잖아요? 보스 몬스터가 매일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요. 권한이 늘어나니 세력을 만들기도 좋고요.”
“세력을 만든다고?”
“돈을 버시는 이유가 그 때문이잖아요?”
참으로 핵심을 잘 짚는 여자였다.
하기야 지금 내가 나아가고 있는 행보가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아버지의 유산만 팔아도 거의 1조 원에 달한다. 일반인은 평생 다 쓰지도 못할 돈이었는데 나는 그 돈을 굴리고 있었다.
백두산과 한라산, 울릉도 땅을 구매하였으며 NK건설의 대주주로 등극하였다. 앞으로도 몇 개의 회사를 더 소유할 생각이다.
거의 천문학적인 돈이 움직이고 있었으니 그녀가 의아해하는 것도 당연했다. 이걸 세력을 형성할 자금으로 본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이다.”
“알겠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어요.”
“무슨 조건?”
기가 막히는 일이다.
내 의도를 간파한 것으로도 모자라서 조건을 달다니?
“저도 그 세력에 넣어 주세요.”
“세력에 넣어 달라고?”
“연대장님과 함께라면 어딜 가도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지금같이 흉흉한 세상에서는 안전이 최고죠.”
“그 반대 같은데? 어디를 가든 위험할 거다.”
“진급은 빠르겠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그녀는 소령(진)이었다.
편의상 대위라고 부르고 있었지만 소령이라고 부르는 대원들도 많았다. 곧 있으면 진급을 한다고 하니, 내 곁에 있으면 진급이 빠른 건 사실이었다.
“나중에 후회나 하지 마라.”
“그럴 리가 있겠어요?”
그녀는 씽긋 윙크를 했다.
도대체 저건 또 무슨 의미일까?
타다다다다!
12연대가 귀환하고 있었다.
급작스럽게 서울로 파견이 되었지만, 서울을 구했다는 공로는 분명히 인정된다. 내가 거의 다 해치웠다고 봐도 무방하였지만 그래도 12연대가 함께했다는 사실은 기록되어 인사고에 영향을 줄 것이다.
이런 철저한 제도가 아니라면 아군의 사기는 추락하고 누구도 목숨을 걸려 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 있는 상급자를 만난 것도 다 복이다.
헬기가 들어오자 병사들이 환호성을 내지른다.
그야말로 귀가 멀어 버릴 지경이다.
“와아아아아!”
“영웅들이 귀환하였군!”
헬기장에 군단장이 직접 마중을 나와 있었다.
군단장이 원래 이렇게 가볍게 움직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절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일개 중령의 행차에 군단장이 마중을 나온다?
흔하게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군단장은 나를 세계적인 영웅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지존급 헌터라고 인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빠른 속도로 진급하여 언젠가는 자신의 상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의 판단은 옳다.
이런 속도라면 2년 안에 인류연합군 사령관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감사라니?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네. 군단장이라고 해서 엉덩이 붙이고 뭉개던 시절은 지나갔어.”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네. 연합군 내부에서도 장성급 인사들을 헌터로 대체하고 있다네. 진즉에 그리했어야 하는데 그놈의 권력이라는 것이 뭔지.”
맥키엄 대장은 이곳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향하여 혀를 찼다.
지금 시류가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기득권층이 쉽게 권력을 내려놓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그리 여긴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아마 사령관이 되려면 수많은 암투를 거쳐야 할 것이다. 특히나 마이클 콜슨의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내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지.’
나는 별로 착한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내 안위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인기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은 전부 차기 사령관이 되기 위해서였다. 민심을 등에 업고 연합 내 정치 세력들을 뒤흔들기 위해서 말이다.
헬기에서 12연대가 내려 도열했고 신병들도 함께 왔다.
급한 대로 서울에서 신병들을 데려왔는데 그들은 군기가 바짝 들어 있었다. 굳이 헌터 병력이 아니더라도 신병은 필요했다.
“충성! 구, 군단장님을 뵙습니다!”
신병 대표가 경례를 붙인다.
어디 신병 따위가 군단장을 볼 기회가 있을까.
맥키엄 대장은 크게 웃으며 신병들을 맞았다.
“백두산 군단에 온 것을 환영하네.”
“화,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자네가 한 번 연설을 하는 것이 어떤가?”
“험험. 그럴까요?”
군단장과는 미리 이야기되었던 일이다.
국가적인 영웅을 넘어서 이제 세계적인 영웅이 되어 가고 있는 내가 연설을 한다면 신병들의 사기도 상당히 고취될 것이라고 말을 맞췄었다.
약간 뻘쭘한 일이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나는 신병들을 향해 돌아섰다.
“귀관들은 오늘부로 백두산 군단에 배치되었다. 백두산 군단이 어떤 곳인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최전방에 있으며 몬스터 발원지에서 놈들을 발본색원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훌륭한 군단장님과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전력이라면 충분히 놈들을 박살 낼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최선을 다해 군 생활에 임하도록. 이상.”
“와아아아아!”
병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나를 바라봤다.
반쯤은 신을 영접하는 느낌이었는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럴 만도 했다.
어제의 공적은 뉴스에서 끊임없이 방송을 하였고 내가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니 이런 환호성은 당연한 일이었다.
병사들과 떨어져서 군단장과 함께 걸었다.
“정말 축하하네.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더군.”
“운이 좋았습니다.”
“하하하하! 이 사람아. 그랜드 마스터가 어디 똥개 이름인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닐세. 자네의 노력이 빛을 본 게지.”
“험험.”
딱히 노력이라고 할 것은 없다.
그냥 전생에 깨달음이 있어서 각성을 시켰을 뿐이다.
무학이라는 것은 학문과는 달라서 육체의 강함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지는 육체의 강함이 수반되지 않아서 각성을 시키지 않고 있었다.
좀 더 수련을 한 이후에 각성했으면 좋았겠지만 상황이 꽤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보면 잘된 일이다.
상단전이 만들어진 이후에 각성하였기에 내 머릿속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내공이 잠재되어 있었다.
이걸 잘 사용한다면 탈마의 극의를 깨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
“곧 자네는 진급을 할 걸세. 아직 명령서가 내려오지 않아서 그렇지.”
“이렇게 빨리요?”
“장군 달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자네 공적이면 대령은 되고도 남네. 다만 기득권층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까 걱정이야. 자네를 견제하려는 세력이 나타날 걸세.”
맥키엄 대장은 꽤나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내가 빠르게 발전해야 인류를 위협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아버지의 열렬한 신봉자였으니 내가 걱정이 될 수밖에.
“대령이 되고 나서도 당분간 연대장을 맡아 주게. 장성급으로 올라가면 새로운 보직을 알아보도록 하지.”
“저는 지금으로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인원이 더 많으면 기동성도 떨어지고요.”
“그래. 자네의 말이 맞아.”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전 회의실로 들어왔다.
그는 간단하게 현 상황을 설명했다.
“오늘까지 백두산을 수색하였는데 몬스터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네. 어디론가 스며든 것이 확실해.”
“보스 몬스터가 곧 나타날 징조일 겁니다. 그때는…….”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
맥키엄 대장 역시 그리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몬스터가 다시 나타나는 날에는 어마어마한 대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자네는 백두산 초계 임무를 맡아 주게. 미리 적들의 침공을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뭐든 말하게. 힘이 닿는 데까지 도와주지.”
“백두산의 제 땅을 개발하려 합니다.”
“백두산을?”
“그곳에 방벽을 세우고 최대한 튼튼하게 개발하려 합니다만,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